듄 신장판 3 - 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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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은 사실이었다!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알리아는 정말로 금지된 방법에 빠져 있었다. 그 증거는 풋내기들도 읽을 수 있을 만큼 분명히 드러나 있었다. 그녀는 저주스러운 존재였다!
p.43

제시카의 딸 알리아, 드디어 재회를 한 둘. 그런데 왜 그들은 철천지원수가 되었지? 왜 적이 된 것일까?! 둘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 거 같은데, 정말 저주스러운 존재라는 소문이 그들을 이렇게 멀게 만든 것일까? 딸과 엄마의 사이라고 볼 수 없는 그들의 관계가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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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조지 오웰 서문 2편 수록 에디터스 컬렉션 1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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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조지 오웰 | 문예출판사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p.179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문장, 하지만 정확한 줄거리가 기억이 나지 않는 아이러니함. 뭔가 친근하면서도 재미있어 보이는 일러스트 표지가 ‘아이와 함께 읽어봐!’라고 유혹하는 듯했고, 결국은 아이와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동물농장을 아이에게 건네자 이 책을 그림과 함께 읽어본 거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결말은 다르게 알고 있다. 응?! 그거 어디 책이야?ㅋ

폭정에 맞선 혁명이 폭정만큼이나 끔찍한 전체주의로 변질해가는 과정을 조지 오웰의 예리한 통찰과 풍자로 쉽고 명료한 문장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동물농장」이 책에는 초판본의 서문으로 썼으나 책에 수록되지 않았던 <표현의 자유>와 1947년 우크라이나어판 서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 속에서 그 시대 상황이 조금 더 잘 느껴졌다.

조지 오웰 저자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이야기로 소련의 거짓을 폭로하려 했으나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어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열 살쯤 되는 사내아이가 짐마차를 몰면서 말이 방향을 바꾸려고 할 때마다 채찍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게 되고,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는 방식과 부자가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는 방식이 아주 흡사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동물의 관점에서 마르크스의 이론을 분석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완성된 동물농장 이야기, 러시아혁명의 역사에서 여러 일화를 개략적으로 가져와 사용했고 커다랗게 울리는 불협화음 속에서 소설은 완성된다.

존스 농부가 운영하고 있는 ‘매너 농장’, 그가 잠든 밤, 동물농장의 동물들이 전날 밤 이상한 꿈을 꾸었다는 수퇘지 메이저 영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헛간에 모여든다.

인간이 사라진 뒤의 지상을 보여주는 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동물들의 삶의 본질(태어나서 숨이 끊어지지 않을 만큼만 먹이를 받고, 힘이 있는 자들은 마지막 티끌만 한 힘이 다할 때까지 억지로 노동을 하며 쓸모가 다하면 도살당하는 자유가 없는 비참한 노예 생활을 하고 있는 동물의 삶)에 대한 의문과 함께 본격적인 연설이 시작되었고, 그 연설은 머리 좋은 동물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중 가장 영리하다고 인정받은 돼지가 다른 동물들을 가르치고 조직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맡게 되면서 그들 중심으로 메이저가 예언한 봉기를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봉기가 성공한 날이 예기치 않게 찾아오게 되고 존스 씨와 일꾼들을 농장에서 쫓아내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매너 농장’은 ‘동물 농장’이 되었다.

그래, 이 풍경이 그들의 것이었다!

거기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그들의 것이었다!

p.60





그런데 정말 그들은 봉기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인색한 주인이 나눠준 먹이가 아닌 그들이 자신을 위해 스스로 생산한 진정한 자기 음식을 먹게 된 그들은 즐겁기 그지없었다. 정말 동물농장은 일곱 계명 아래 그들이 원했던 평등한 지상낙원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 중 가장 지식이 월등했던 돼지가 일은 하지 않고 다른 동물들을 감독하며 지시를 내리기 시작하더니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자리를 차지한다.

급기야 스노볼과 나폴레옹의 권력 다툼이 심화되다가 나폴레옹이 부모로부터 떼어낸 개들을 몰래 길들여 자신의 사병으로 만들어 풍차 건설을 주장한 이상주의자 스노볼을 내쫓는다. 또 다른 독재 정치가 시작된 것이다.

항의하거나 불평하는 동물은 첩자로 몰아 숙청당하거나 식량 배급이 줄어들기도 한다. 일곱 계명이 단 하나의 계명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서,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던 구호가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욱 좋다”로 둔갑되어 가는 과정에서 동물들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그들의 무지와 맹목적인 믿음이 그들을 그 세상에 머물게 만든다.

그래서 존스 시대보다 더 호의호식하던 지배계급 그들이 위스키에 취하고 존스 부부 집에서 지내며 두발로 걸으며 채찍을 들고 다른 동물들을 부려먹기까지 너무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을지도 모르겠다. 대립하던 인간들과도 손을 잡던 그들, 온데간데없어진 동물주의 정신, 끝엔 누가 돼지이고 사람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된 상황, 핍박당하고 속임을 당해도 무엇이 잘못된지도 모른 채 위협과 명분에 이용당하던 그들이 그저 안타까웠다.

끝으로 그들을 보며 맹목과 광신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고 노력하며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추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창밖의 동물들은 돼지의 얼굴에서 인간의 얼굴로,

인간의 얼굴에서 돼지의 얼굴로,

그리고 다시 돼지의 얼굴에서 인간의 얼굴로 시선을 움직였다.

누가 누군지 이미 분간할 수가 없었다.

p.187

동물농장, 인상 깊은 구절

인간과 동물에게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고, 한쪽의 번영이 곧 다른 한쪽의 번영이라는 말에 절대 귀 기울이지 마시오. 그건 모두 거짓이니까.

p.47

잉글랜드의 동물들이여, 아일랜드의 짐승들이여,

모든 땅 모든 나라의 짐승들이여,

나의 기쁜 소식을 들으라

황금의 미래에 대한 소식.

조만간 그날이 온다,

폭군 인간이 타도되고,

잉글랜드의 비옥한 땅에는

짐승들의 발자국만 남는 날.

코뚜레가 사라지고,

멍에가 사라지고,

재갈과 박차는 영원히 녹슬어가고,

잔인한 채찍 소리는 이제 없을 것이다.

상상도 할 수 없는 풍요,

밀과 보리, 귀리와 건초,

토끼풀, 콩, 사탕무가

그날 우리 것이 되리니.

p.49~50 / <잉글랜드의 동물들> 일부

안건을 내놓는 주체는 언제나 돼지들이었다. 다른 동물들은 투표하는 법을 이해했지만, 스스로 결의안을 생각해내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p.70

"만약 우리 돼지들이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아십니까? 존스가 돌아올 겁니다! 그래요, 존스가 돌아올 겁니다! 동무들. 설마 여러분 중에 존스를 다시 보고 싶은 동물은 없겠죠?"

동물들이 절대적으로 확신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존스가 돌아오는 것이 싫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바람에 떨어진 사과와 우유를 오로지 돼지들의 몫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 모두들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동의했다.

p.76

만약 그녀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었다면, 오래전 인간들을 쫓아내고 나섰을 때 그들의 목표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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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8-03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넘 예쁘게 나왔네요! 오래전에 읽었는데 또 사야겠어요ㅎㅎ
 
패싱 - 백인 행세하기
넬라 라슨 지음, 서숙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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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피부를 가진 흑인여성이 백인처럼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합니다. 지금도 문제되고있는 인종차별, 책에선 어떤 결말을 가져왔을지도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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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신장판 3 - 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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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스러운 존재에 대해 저주스러운 존재만큼 잘 아는 사람이 있겠어?" 레토가 물었다.
가니마는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저주스러운 존재니 뭐니, 난 그런 헛소리 안 믿어!"
p.21

미리 태어난 자를 '저주스러운 존재'라고 부르는 것은 자신들에게 그럴만한 이유와 끔찍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지 않나?! 태어나자마자 '저주스러운 존재'라고 불리는 그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자궁에 있을 때부터 모든 지식을 얻은 그들은 내적인 공격에 시달리는 듯 보인다. 그런데 쌍둥이 레토와 가니마는 그렇지 않고 알리아는 내적인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듯하다. 그래서 그들이 보는 것이 다른 것일까? 그리고 제시카는 왜 지금 이곳으로 돌아오는 것일까? 정말 교단을 위해 맘을 돌린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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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인문학 - 삶의 예술로서의 인문학
도정일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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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인문학

도정일 지음 | 다산북스

인문학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것이 우리네 삶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삶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을

우리는 ‘삶의 인문학’이라 부를 수 있다.

프랑스 한 지방 관리사 아비뇽 근처에서 발견된 구석기 시대 동굴벽화, 2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벽화는 그 보존 상태가 거의 완벽하고 솜씨가 탁월한 데다가 음각까지 합치면 그림도 3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까?! 화가라는 직업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미술관 같은 문화시설이 있지도 않았던 그 시절, 그들은 드나들기도 힘든 동굴에 굳이 들어가 그림을 왜 그렸을까? 무엇을 위해서?

이 질문은 인간이 왜 노래를 하게 되었는지, 왜 시를 쓰게 되었는지 예술의 기원을 따져보게 한다는 점에서 근원적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했는가?’라는 질문과도 연결이 된다.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질문은 아예 던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근원적인 질문은 그 자체에 해답을 찾기 힘들지라도 다른 많은 질문을 파생시킨다. 따라서 저자는 우리가 종종 잊고 있는 질문을 떠 올려보길 권한다. 매일 행복이 무엇인지 떠올리며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단지 한 달에 한 번 아니면 1년에 한 번이라도 근원적인 질문을 해보면서 철학적 반성의 순간을 놓치지 말라고 권한다.




근원적인 질문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궁금증과 호기심을 촉발한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깊이 있게 성찰하게 만든다. 그만큼 ‘생각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인간 아닌 동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남자로 산다는 것은?’ 이와 같은 질문은 다른 존재의 입장에서 세계를 보는 훈련을 하게 하고, 인간, 사회, 자연을 이해하기 위한 인문학적 훈련의 징수이기도 하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으로 생각의 힘을 강화하며 삶의 근원적인 힘을 키워주면서 자신의 삶을 더욱더 풍성하게 해주는 인문학을 통해 문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다시금 책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했다.

끊임없이 나와 가족, 나와 세상을 연결 지어 이야기를 만들고 전하는 인간, 그들이 만든 이야기 속에 담긴 은유의 둘러 가기의 복잡성 능력과 치매의 연관성, ‘기대의 파괴’가 주는 재미와 사회과학에서도 쓰이고 있는 ‘반대 효과의 원리’, 과학과 신화의 상호 환원되지 않는 별개 차원에 따른 이야기 등 흥미로운 주제로 풀어나가는 이야기와 더불어 배우는 인문학이라 즐거웠다.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창조해나가는 인간, 감동을 만들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을 지닌 인간은 그 특권을 포기하고 매일매일 살기 위해 죽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문학은 대학에만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도, 동네 구멍가게에도, 회사 사무실에도 모든 곳에 있어야 하는 만인의 것이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하면서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도 연결되어 있던 인문학은 어쩌면 우리의 삶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렵게 생각되었던 인문학과 조금이나마 친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만인의 인문학, 인상 깊은 글귀

인간만이 갖고 있는, 그래서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게 하고, 인간을 특별히 인간이게 하는 능력과 덕목은 무엇일까?

p.23~24

재미는 한순간 우리를 즐겁게 하고,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피로를 잊게 한다. <중략> 그러니까 재미난 표현, 둘러치기의 표현은 엔도르핀 분비 촉진제인 셈이다. 그것은 모든 일이 잘 풀렸을 때처럼, 갑자기 좋은 소식을 듣거나 보고 싶은 사람을 우연히 만났을 때처럼, 우리를 한순간 기쁘게 하고 즐겁게 한다.

p.39

문학은 은유의 예술이다. 문학에는 은유 사용의 기술이 넘쳐난다. 은유는 빙 둘러말하고 슬쩍 감추고 지연시킨다.

p.73

신화는 인간을 담는 문화의 온실이고, 이데올로기의 우주이다. 인간은 그 우주 바깥에 있지 않고, 그 바깥으로 나가지 못한다.

p.101

신이 인간에게 눈을 준 것은 보게 하기 위해서인가,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인가.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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