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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성교육 하자 - 건강한 성 관점을 가진 아들로 키우는 55가지 성교육법 ㅣ 성교육 하자
이석원 지음 / 라온북 / 2021년 6월
평점 :

아들아 성교육하자
이석원 | 라온북
둥이들이 어릴 때,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엄마, 결혼한 사람만 아이를 가질 수 있죠?!"
"아니, 결혼 안 해도 아이 가질 수 있지."
"어떻게요?! 어떻게 결혼 안 했는데 아이를 가질 수 있어요?"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가 '어떻게요?!'라고 되돌아온 질문에 당황하며 때마침 들어온 신랑에게 대답을 넘겼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이 흐른다. 오래전부터 아이가 생기면 친구 같은 엄마가 되어서 아이들 연애상담도 해주고,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해 '올바른 성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져왔던 나였음에도 막상 순간순간 성에 관한 질문과 상황이 오면 당황하게 된다. 왜 이렇게 유독 성교육이 힘든 걸까?!
2020년 세상을 크게 떠들썩하게 했던 n번방 사건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성폭력, 성추행 사건이 들려오는 요즘,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들도 10대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이 들려올 때면 혹여나 내 아이가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면서 정말 아들 잘 키워야겠다는 다짐도 매번 한다. 그런데 정말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1조차 오지 않는 성교육이다.
아무리 공부 잘하고 성공했어도 성문제가 터지면 그동안 쌓아 올린 게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잖아요. 이제는 성교육이 우리 아이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 명의 아들을 키우는 한 아빠가 연차를 내고 강의를 들으러 와 한 이야기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나 또한 이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현재 중 1인 둥이들, 2차 성징이 조금씩 보이고 있어 조금 늦은 감이 있는 성교육이지만 지금이라도 「아들아 성교육하자」를 만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성교육이 인성교육이라는 강사님 말에 별 세 개를 표시하며 집중해 읽으며 때마침 둥이들도 옆에 있어 바로 적용도 해보았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아들아 성교육하자」는 양육자가 가져야 할 마인드부터 시작해 성교육이 왜 중요하고 해야 하는지 그리고 각 시기에 맞춘 핵심적인 성교육 방법과 아이가 성피해자, 가해자가 되었을 때의 현실적인 예방과 대처 방법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한 답을 들으며 배워나간다. 더 나아가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방안이 나와있어 바로 생활에 적용해 볼 수 있었던 점이 참 좋다.

본문을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이전에 있던 성 지식 체크리스트! 아이들과 함께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첫 번째 문제부터 막힌다. 발기가 무엇인지 남성의 귀두와 여성의 음핵, 질 외 사정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 하나하나 설명하며 같이 풀었다. 그런데 나 또한 아리송한 것들이 많았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신체 명칭부터 제대로 알려준 적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반성의 시간도 잠시 가져본다.
현재 아이들은 KTX 속도로 성을 빠르게 배운다. 그런데 우리 어른, 부모는 어떤가?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배워본 적도 없고 아직 새마을호, 무궁화호에 머물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해야 할지 방황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성교육 책을 보며 파고들려고 하면 걱정하면서 못 읽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영어나 수학 책은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나고 깊이 파고들어도 걱정하지 않는다. 유독 성교육 책만 걱정하는 것이다. 정말 왜 그런 걸까?
그 이유를 저자는 성을 '성기와 행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준다. 성교육 책에 대해 잘못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 때문에 궁금증을 해결 못한 아이들은 온라인으로 그 궁금증을 해소하고 잘못된 성 지식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어른, 양육자부터 변하고 부모부터 먼저 성교육 책을 읽고 아이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성교육 전문가는
바로 '양육자'이다.
성이란 성관계뿐만 아니라 그 안에 인성, 사랑, 생명, 존중, 평등, 책임 등 다양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성교육이다. 유네스코에선 5세부터 성교육을 권고하며 각 나이에 적합한 성교육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그리고 핀란드에서는 15세가 되면 콘돔이 들어있는 '성교육용 선물 꾸러미'를 자동으로 받는다고 한다.
「아들아 성교육하자」를 통해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은 제대로 잡을 수 있었고 성에 대한 새로운 지식도 얻을 수 있었다. 바로 옆에 있던 둥이들과도 바로 이야기해보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성교육 지침서이면서도 한편의 육아서와 같았던 책! 우리 아이가 올바른 성 지식을 가지고 주체적인 성 가치관을 가진 어른으로 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p.1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