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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부터 시작하는 나의 첫 진로 수업 ㅣ 14살부터 시작하는 시리즈
학연플러스 편집부 지음, 김신혜 옮김, 이케가미 아키라 감수, 카나 만화, 모도로카 일러스 / 뜨인돌 / 2021년 4월
평점 :

평소에 아이들에게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지 자주 묻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나름 생각을 해보는 듯싶으나 그렇게 현실적으로 와닿아 보이지는 않는다.
책에 적힌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왜 우리 아이들이 절로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ㅋㅋㅋ '돈 많은 백수' 누구나 꿈꾸는 직업일지 모른다. 나 또한 돈 많은 백수, 건물주를 꿈꾸니깐.... ㅎㅎㅎ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미래에 하게 될 일을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는 이 책은 자신이 일을 하며 살아가는 미래가 멀게 만 느껴지며 진로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에게 그리고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어른에게도 도움이 될 현실적인 진로 탐색 가이드 책이다.
'꼭 일을 해야 하는 걸까?',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고?!', '축구를 좋아한다면 축구 선수가 돼야 하는 걸까?', '취업하면 해피엔딩일까?', '10년 후에는 어떤 직업이 남아 있을까?', '미래를 위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될까?'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까운 미래부터 먼 미래까지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각 장 마지막에는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직업인의 생생한 이야기를 Q&A 방식으로 만날 수 있으니 찐 '현실'을 엿볼 수 있다.

미래에 관한 고민으로 등교 거부 증상까지 왔던 중학교 2학년 '하야토'가 등장하며 만화로 시작하는 「14살부터 시작하는 나의 첫 진로 수업」, 진로 책이라면 딱딱하고 글로만 가득할 거 같다는 선입견을 깨며 쉽게 손을 내밀게 만든다.
요즘 쉬운 책 위주로 보려는 둥이들도 만화라는 말에 서로 보겠다고 달려들었듯, 글자가 많은 책을 부담스러워 하는 친구들에게도 책을 평소에 잘 보지 않는 친구들에게도 이 책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 같다.
일과 직업이 무엇인지 청소년들에게 설명하는 책을 디자인하고 있던 이모의 권유로 책을 읽기 시작한 또래 친구 하야토를 보며 자연스럽게 이야기 흐름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중요한 부분은 그림과 글로 다양한 예시를 들면서 풀어 놓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거기에 현실적으로 조사한 내용들(국민연금공단에서 조사한 국민 노후 생활비, 교육부·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조사한 2019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조선일보 행복도 조사 등)이 표와 그래프로 더해져 한눈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만화 영역(하얀색)보다는 글 영역(컬러)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먼저 책을 읽은 랑이가 이 부분을 콕 집으며 글이 더 많았다고 구시렁거렸는데 과연 그 부분까지 다 보았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래도 다 읽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조금 더 열심히 찾아봐야겠다며 '나도 분명 뭔가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안테나를 세우겠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니 이 책이 좋은 영향을 끼친 건 확실해 보인다. 책을 읽으며 조금은 현실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았으려나?^^

90세 할머니에게 인생에서 후회되는 게 없냐고 물었더니 60세에 바이올린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 배우지 않았다며 그때 시작했더라면 30년이나 할 수 있었을 거라고 대답을 한다.
더 길어진 인생, 100세 시대가 왔다. 졸업하고 일을 한다고 해서 배움이 끝난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40대, 50대에도 끊임없이 배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조금 더 알차게 보낼 100년 인생을 계획해야 하지 않을까?

라면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해야 하듯,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 우리가 입는 옷, 우리가 사는 집 등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많은 사람이 하는 일로 인해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대신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또는 지불하는 금액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돈을 지불한다.
돈거래가 있다는 것은 거기에서 일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의미로 세상의 구조, 돈의 흐름을 조사해 보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일에 대해 알게 된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축구를 좋아한다고 해서 꼭 축구선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조금 더 넓은 시야로 축구와 관련된 감독이나 코치, 선수의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 등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살려 다른 직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오호라~ 그렇지! 그렇지! 나부터 시야를 넓혀야겠다.)
'미래에 어떤 일을 하고 살아갈지 정하지 못해 조바심 내지 말자!'라고 당당하게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으나 나 또한 다가올 미래에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지 어떻게 변화해갈지 알 수 없으니 나조차도 불안하다. 그 불안한 마음을 '나도 분명 뭔가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안테나를 세우고 노력하다 보면 힌트를 줄 거라고 이 책이 다독여 준다.
그래 지금은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며 다른 사람에게 휩쓸리지 말고 내 삶의 방식을 고민하자!
괜찮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
내 인생은 앞으로 더욱더 즐거워질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