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로 산다는 것 - 워킹푸어의 시대, 우리가 짓고 싶은 세계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워킹푸어의 시대라는 말에 공감이 되네요. 작가님이 어떻게 풀어놓았을지 궁금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
제프리 디버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

제프리 디버 외 지음 Ⅰ김원희 옮김Ⅰ오토 펜즐러 엮음Ⅰ북스피어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는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시리즈 도서 중 한 권으로 미스터리 소설 백과사전이자 '미스터리 서점'을 만든 출판업자 오토 펜즐러가 미스터리 및 스릴러 작가들에게 '책'과 관련된 소설을 의뢰하여 제작한 책이다. '책'과 관련된 만큼 도서관에 숨겨진 책, 마피아와 거래했던 사람들의 치부가 적힌 책, 희귀 도서 수집가의 약점이 되는 책등 다양한 이야기 속에 담긴 여러 책을 8편의 단편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책 제목에 있는 '미스터리'라는 말에 '울림'이 있을 거라는 생각도 못 했던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던 첫 이야기 '세상의 모든 책들', 지금 읽고 있는 책부터 선택받지 못하고 장식처럼 꽂혀있는 책까지 온전히 '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무직한 메시지를 나에게 던져 주었다. 너의 책장이 윌리엄의 책장보다 나은 게 뭐가 있냐고?! 너의 책은 살아 숨 쉬고 있냐고?!

첫 이야기부터 인상 깊어서인지 뒷이야기는 자동으로 술술 읽히는 효과까지 나온다. 그리고 미스터리 소설인 만큼 살인사건이 매 이야기마다 나오니, 과연 살인 없는 미스터리 소설도 있을까?!라는 궁금증까지 생길 지경이다. ㅎㅎㅎ

'책'에 대한 모든 것

책 제목과 같은 첫 번째 이야기 '세상의 모든 책들'은 다른 지역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이모가 있음에도 동네 책방이 번창하길 바라는 마음에 딸을 데리고 다니는 테스의 이야기이다. 그저 동네 책방이 잘 유지되어 딸이 이곳을 드나들며 자라나길 바라던 그가 제일 비싸고 아름다운 책들을 누가 훔쳐 가고 있다는 직원의 말에 책 도둑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e-book과 온라인 서점과의 관계, 그리고 책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재미난 반전이 있던 두 번째 이야기 '모든 것은 책 속에'는 사설탐정 해머에게 경찰 두 명이 찾아와 상원 의원이 찾는 물건, 뉴욕의 소위 6대 마피아로 불리는 지랄디가 사업을 하며 있었던 모든 것을 기록한 장부를 찾아 달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혹여나 자신을 위협하는 정보가 담겨 있을까 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그 장부의 행방을 찾는다. 그가 죽기 전 본인이 신임하는 사람에게 넘길 거라 했던 그 장부, 소문만 무성하고 실제로는 보지 못했던 그 장부, 항상 누가 물으면 '모든 게 다 책 속에 있다'라고 대답했던 그 장부! 정말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존재한다면 누구에게 주었을지 궁금해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아니 그런데, 그 장부의 정체가 그 책일 줄이야?! 정말 늑대마녀님의 말 따라 '네가 왜 거기서 나와?!'가 절로 나왔다. ㅋㅋㅋ

관광버스를 덮친다는 첩보를 듣고 나가 있던 에번스와 디아스가 쿠치요의 '희귀 도서'에 대한 치명적인 약점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세 번째 이야기 '용인할 만한 희생', 이야기는 허구였지만 미국 서부에서 손꼽히게 기묘한 일화의 사진이 담겨 나를 놀라게 했던 네 번째 이야기 '제3제국의 프롱혼', 강제 수용소 다섯 곳을 전진하며 3년을 버텨 낸 사내가 지어낸 이야기가 진실이 되어 나타난 다섯 번째 이야기 '유령의 책', 희귀서적을 판매하는 골동품 수집가 삼촌을 책으로 살해하며 일어나는 여섯 번째 이야기 '죽음은 책갈피를 남긴다', 반전에 반전을 주며 마지막에 경악하게 만들었던 도서관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책을 둘러싼 채 일어나는 일곱 번째 이야기 '망자들의 기나긴 소나타', 아버지가 죽고 나서 찾아온 의문의 서점 주인 그리고 그의 사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이야기 '이방인을 태우다'까지 어느 것 하나 '책'과 관련되지 않은 게 없었다. 정말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이다.

한때 e-book이 생겨났을 초창기에 종이 책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무성했을 때가 있었다. 나 또한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맞추어 점점 종이 책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으니. 확실히 e-book을 활용하면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고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전자기기를 통해 다운로드해 읽을 수 있으며, 집에 책을 쌓아 놓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종이 책이 좋다. 책에서 주는 그 특유의 냄새가 좋고 책을 직접 한 장 한 장 넘기며 즐기는 그 촉감도 좋고 인상 깊은 문장에 포스트잇을 붙이며 읽는 그 느낌이 좋다. 그래서인지 '책'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었던 이 책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를 올해 다 가기 전에 읽을 수 있어서 더없이 좋았다.

책 속에는 길이 있다.

독서는 오롯이 혼자만의 체험이다.

같은 책을 각자가 체험을 하고 무사히 통과한 후에야 동지를 만날 수 있다. 그 책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얻었으며 어디에서 서성였는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비밀로, 때로는 서로 공감하는 부분을 찾아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때로는 낯선 해석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음 책으로 혼자만의 모험을 떠난다.

다음 장 다음 장을 넘겨야 어떤 마침표에 다다를지 알 수 있는 책은 미로이자 미스터리 구조물이다.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4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황소연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 장편 소설 Ⅰ황소연 옮김 Ⅰ북로드

읽자마자 역시 '데이비드 발다치'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너무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아니 뭔데 이렇게 재미있냐고요. 재미있어서 자러 갈 시간이 한참 지나고도 계속 읽고 있으니 둥이들이 결국 나를 끌고 들어갔다. 이거 조금만 더 읽고 자면 안 될까?!를 연발했으나.. 그래 회사를 가야 하지... 회사가 더 싫어지는 순간이었다.

데이비드 발다치 시리즈도서로 ' 진실에 갇힌 남자'를 먼저 읽고 후에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진실에 갇힌 남자'에서 만났던 인물들이 한 명 한 명 등장할 때마다 너무 반가웠다. 그리고 그 인물들과 주인공 데커가 어떻게 엮여있었는지 자세히 알게 되는 재미도 있었다.

난 끝났어. 아무것도 안 남았어. 혼자는 못 살아. 그렇게는 못 해.

데커가 잠복 수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죽어있는 처남과 아내 그리고 10살 생일을 앞둔 딸을 보게 되면서 그의 삶은 바뀌기 시작한다. 자살 충돌을 느껴 경찰직을 떼려치운 건 진즉이고 아내와 함께 대출을 갚아나가던 집은 혼자의 월급으로 감당이 되지 않아 압류로 넘어가고 집을 나와 빌린 아파트에서 몇 개월, 다시 모텔로 모텔에서 노숙자 보호소 마지막은 공원 주차장 박스가 집이 되었다.

2미터에 달하는 키에 몸무게는 100키로에 육박해졌고 무성한 수염으로 지저분한 행색으로 살아가던 데커는 어느 날 주차장에서 눈을 뜨다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면 가족이 얼마나 창피해할까란 생각을 하게 되고 몸을 씻고 잡일을 해 방을 구하고 탐정 일을 시작한다.

미식축구 선수였던 그가 경기에서 사고로 죽다 살아나게 되면서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되는 과잉기억 증후군과 숫자와 색깔이 연결되어 나타나는 공감각자가 된다. 모든 것을 기억하지만 자신의 가족을 죽인 범인을 찾지 못했던 그에게는 그 능력은 저주나 다름없다. 그 순간이 지금 당장 일어난 것처럼 똑똑히 눈앞에 펼쳐지니 만약 내가 그랬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만 해도 고통스럽다.

에이머스 데커입니다.

자살하고 싶습니다.

이게 다예요. 더는 할 말이 없네요.

p.15

정말 데커의 저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을 상황.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던 그에게 예전 파트너 랭커스터가 찾아와 데커의 가족을 죽인 범인이 나타났다고 전한다. 무려 제 발로 걸어와 자수를 했다고 하는데 그 범인이 진범일까?! 그와 동시에 맨스필드 학교 살해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의 유급 컨설턴트를 맞게 되면서 사건의 단서를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하며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퍼즐 조각들이 하나씩 맞추어지면서 그를 향한 메시지가 하나씩 나오는데 그런 소름 소름이 없다!! 이건 스포가 될 수 있어 말도 할 수 없고!! 읍!! 읍!!

사건의 단서가 미로처럼, 거미줄처럼 점점 조여오며 데커와 두뇌싸움을 하는 범인! 그런 범인을 잡기 위해 수없이 자신의 머리에 담겨있는 블랙박스를 보고 또 보며 복기를 하는 데커. 그의 시선을 따라 함께 이동하고 함께 복기하고 함께 의문을 가지다 보면 정말 왜?라는 의문에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작가님이 끝까지 밀당을 하니 마지막에 가서야 범인을 찾을 수 있다! 정말 범인의 동기가 밝혀지기 전까지 범인을 잡아다가 '도대체 왜?! 왜 그랬어?'라고 묻고 싶은 게 한두 번이 아녔다.ㅋㅋㅋ

이런 긴장감과 스릴 그리고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느껴지는 짜릿함에 추리소설을 다들 읽나 보다! 왜 2015 아마존 최고의 책,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 전 세계 1억 3천만 독자가 선택한 책인지 읽는 순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재미있어요!(소곤소곤)




인상 깊은 글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내일은 또 어떤 희한한 게 나타날까?

p.174

나는 후천성 서번트증후군이다.

더 정확히는 고기능 후천성 서번트증후군.

p.181

그는 자신이 괴물 같았다. 별안간,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단 몇 분 만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죽을 날까지 이대로 쭉 살아야 했다. 낯선 사람이 그의 몸과 마음, 인생을 무단으로 검거했는데 쫓아내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기분이었다.

p.183

"이번에도 경험에서 우러난 추측입니까?" 그 남자가 물었다.

"이번에도 경험에서 우러난 추측입니다." 데커가 대답했다.

p.238

▶ 정말 보거트 요원과 티카티카하는 모집 너무 좋았음!

숫자 3 군단이 그에게 돌진하고 있었다. 단도를 치켜들고, 그를 죽이려고, 실제가 아님을 알면서도, 그는 그것들을 처음 봤을 때처럼 공포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p.245

▶ 으악 숫자 3이 단도를 치켜들고 그를 죽이려고 돌진하고 있다. 숫자가 무섭기는 처음

"기억의 길을 따라 여행하는 중인 거네."

"내 인생 자체가 기나긴 기억의 길이지."

"그게 그렇게 나쁜 거야?"

"영화 보다가 일어나 나가고 싶었던 적 있지?"

"당연하지. 여러 번."

"그런데 영화를 끌 수 없다면 어떻겠어? 그냥 일어나서 자리를 뜨는 게 불가능하다면? 네 머릿속에서 계속 상영된다면?"

p.361

"난 이 세상이 싫진 않아." 데커가 말했다. "여기서 살아가는 일부분 없느니만 못한 인간들이 싫을 뿐이지."

p.417

둘 다 많이 보고 싶어. 영원히 보고 싶을 거야.

p.4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콘트라바스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박종대 옮김, 함지은 북디자이너 / 열린책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콘트라바스

파트리크 쥐스킨트_지음 Ⅰ박종대_옮김Ⅰ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장편소설, 세 번째로 읽게 된 <콘트라베이스>. 첫 문장을 읽자마자 앞서 읽었던 '좀머 씨 이야기'와 '향수'랑은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두 책에서 느껴지던 작가만의 오묘한 그 느낌이 없다. '와~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구나!' 새 옷을 입은 듯한 파트리크 쥐스킨트, 이 작가 참 매력적이다.

(방 안. 레코드판에서 브람스 교향곡 2번이 흘러나온다. 누군가 함께 흥얼거린다. 멀어지던 발소리가 다시 가까워진다. 누군가 병을 딱 맥주를 따른다.)

잠깐만요…… 조금만 더 …… 그래, 여기요! 들으셨나요?! 지금 이 소리? 들으셨죠?

p.5

한 남자가 무대로 나와 독자에게 말을 걸듯 이야기가 시작된다. 본인을 국립 오케스트라 소속 콘트라바스 연주자로 소개하는 이 남자는 이 악기의 속성을 여러 연주곡을 통해 알려준다. 그리고 오케스트라에서의 위치에 빗대어 예술가로서의 고뇌와 신분적 위치를 하소연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가 말하며 들려주는 음악이 궁금해지고, 중간중간 맥주를 마실 때는 왠지 모르게 함께 마시며 짠을 해야 할 거 같았다.

원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해왔던 '콘트라베이스'라는 말은 없는 말이라고 한다. 독일어권에서 이 악기를 콘트라바스 Kontrabass, 영어권에서는 더블 베이스 double bass라고 불리던 게 bass라는 독일어가 영어로 베이스로 발음이 되다 보니 '콘트라베이스'라는 말이 생겨나 계속 그렇게 불려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콘트라바스는 어떤 악기일까?!

저자는 콘트라바스가 없는 오케스트라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휘자를 포함해 나머지 모든 오케스트라를 받치는 기본 골격 같은 콘트라바스는 웅장한 건물을 세우는 토대로 비유되고 있다. 그만큼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악기로 모든 악기의 기초를 잡아주는 묵직한 저음을, 가장 깊은 소리를 내면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잘 들리는 유일한 현악기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소리 자체만 보면 플루트나 트펌펫보다 더 크지만 멀리 퍼져 나가지 못하고 비가 내리면 소리가 죽으며 다른 여러 악기 소리에 묻혀 드러나지 않아 연주 곡을 듣고 '와, 콘트라바스다!'라고 말하는 사람 또한 없는 악기이다.

오케스트라의 핵심적인 악기임은 분명하나 그 누구 하나 선뜻 인정해 주지 않는 콘트라바스

주인공이 아는 한 콘트라바스를 하는 사람들 중 자발적으로 시작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큰 덩치로 들고 다닐 수 없어 질질 끌고 다녀야 하며 혹여나 바닥에 쓰러지면 무게 때문에 쉽게 망가지고 차에 실으면 이것만으로 꽉 차버린다. 온갖 종류의 좌절과 우회를 반복하다 콘트라바스에 닿아 연주자가 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듯 자신 또한 가족 중 아무도 본인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반항하는 마음으로 국립 오케스트라 제3열에 앉는 콘트라바스 주자가 된다.

1열에는 독주자가 앉고 2열에는 수석 주자와 부수석 주자들이, 그 뒤로 주인공처럼 일반 연주자들이 앉는다. 실력과 상관없는 서열 표시로 오케스트라는 위계질서가 있는 조직체이고 인간 사회의 복사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엔 능력의 잔인한 위계질서만,

한번 정해지면 움직이지 않는

끔찍한 위계질서만,

개인적 재능의 소름 끼치는 위계질서만,

자연법칙에 따른 울림과 소리의 뒤집을 수 없는

물리학적 위계질서만 존재하죠.

p.44

주인공이 좋아하는 메조소프라노 사라, 그녀는 구내식당보다는 주로 나이 든 남자 가수들의 식사 초대로 밖에서 식사를 한다. 어느 날엔 그녀를 비싼 고급 레스토랑에서 오십이나 먹은 테너와 식사하는 걸 목격하고 자신의 벌이를 계산해본다. 자신이 사무실 허드렛일하는 사람이나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보다 공부도 배로 하고 몇 배 더 일했음에도 그들의 수준과 같다며 한탄하는 그를 보며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를 돋보이게 하는 피아니스트나 지휘자, 연출자 심지어 기술 감독까지도 콘트라바스를 연주하는 본인보다 어울려 보인다며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절망감도 보인다.

오케스트라에 하찮지만 없어서는 안 될 존재 콘트라바스에 빗대어 자신의 삶을 하소연하며 인정받고 싶어 하는 그의 모노드라마! 마지막에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기로 대단한 결심을 하며 막을 내리는데.... 과연 그는 그 결심을 실행했을까? 맥주를 마셔가며 열변을 토하던 그의 모습에서 맞아! 맞아!라며 공감했던 부분들이 있어서인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잔잔히 울림을 주던 이야기였다.

ps. 어느 작은 극단의 제의로 쓰인 <콘트라바스> 그래서인지 한 예술가의 고뇌가 눈앞에 그려지듯 보여 최근 박상원 배우가 연극한다는 1인 극 '콘트라바쓰'가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영상 찾아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1 - 셜록 홈즈 130주년 기념 BBC 드라마 [셜록] 특별판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마크 게티스 외 엮음, 바른번역 옮김, 박광규 감수 / 코너스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01

아서 코난 도일 원저 Ⅰ마크 게티스, 스티븐 모팻 엮음 Ⅰ코너스톤

나는 지루한 일상을 혐오해.

고양된 정신 상태를 갈망하지.

그런 이유에서 이런 특별한 직업을 택했고 말이야.

아니 만들어냈다고 하는 편이 낫겠군.

나 같은 사람은 세상에 또 없으니까.

p.189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01>은 셜록 홈즈 130주년 특별판으로 마크 게티스와 스티븐 모펫이 선정한 원작 셜록 홈즈 시리즈 중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선정한 장·단편 8편의 모험담이 담겨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마틴 프리먼의 모습이 담긴 멋진 표지만으로도 이미 소장각인 이 책엔 작품마다 마크와 스티븐의 코멘트도 달려있어 더 뜻깊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아니 좋아하지 않는 이라도 '셜록 홈즈'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수없이 들어왔던 '셜록 홈즈'였지만 한 번도 책으로 접해보지 못했던 나, 이렇게 특별판으로 만날 수 있어 더없이 좋다. 왜 셜록 홈즈를 현존하는 모든 추리소설의 시작과 끝이라고 하는지 알 거 같다.

매력적인 인물 셜록 홈즈

지루한 일상을 혐오하는 셜록 홈즈는 가만히 있는 걸 견디지 못해한다. 가장 풀기 어려운 암호나 아주 복잡한 분석 문제를 주면 코카인 같은 인위적인 자극제가 없어도 된다며 일을 달라는 홈즈는 <다양한 담뱃재의 구분에 관하여>라는 책부터 시작해 발자국 추적에 관한 책, 직업이 손 형태에 미친 영향을 다룬 책등 전문 서적까지 낸 적이 있다. 정말 뼛속까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과학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그 시절 그는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만으로 모든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한다. 사소한 문제에도 흥미를 보이며 주운 모자만으로도 그 모자를 쓰고 다닌 사람을 추리해낼 수 있는 그는 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닌 탐정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즐겼기에 기이하거나 터무니없을 정도로 별난 사건이 아니면 손도 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그를 보며 왓슨은 그의 추리 방식을 연구하면서 기록해왔다. 이야기는 왓슨 박사의 회고록 재판으로 시작하며 왓슨 박사와 셜록 홈즈의 첫 만남부터 그려진다.

<셜록 홈즈 에센셜 01>에 담긴 8편의 장·단편 아이린 애들러 사진을 되찾으려고 한 일, 메리 서덜런드 양이 의뢰했던 황당한 사건, 입술이 비틀어진 남자 등 여러 유형의 사건을 읽으며 함께 모험을 한 기분이다. 입술을 뒤틀린 남자에서는 전혀 사건이 어떻게 돌아가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맞이한 반전이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특히 홈즈가 살해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지켜보며 그 과정을 기록한 이야기 '주홍색 연구'는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몰입감이 뛰어났다. 어떻게 범인을 잡게 되었는지 셜록의 설명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 나에게 전혀 엉뚱한 이야기가 시작되어 당황하게 했으니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나중에는 그 이야기가 사건과 연관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의 짜릿함이란! 와~ 이렇게도 이야기를 구상할 수 있거나 싶었다. 그래서일까?! 뒤의 이야기에서는 범인들이 들려주듯 이 사건을 일으킨 배경을 설명해 주는 부분들이 앞의 이야기보다 임팩트가 떨어져 약간은 지루한 듯 들렸다. 주홍색 연구처럼 사건 사이사이 그 범인의 입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한편의 이야기로 풀어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건이 생겼을 때마다 이 사건은 어떤한 추리로 해결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 홈즈의 추리는 끝난다. 짧은 순간에 그 많은 것을 알아내는 홈즈의 추리는 항상 논리적인 단서 위에서 전개되니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한다.

탐정 기질을 타고난 사람 셜록 홈즈, 그의 천재성과 같은 추리와 관찰 그리고 그 일에 자신의 모든 관심사를 두고 일생을 살아가는 그 남자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그 어떠한 사건도 셜록 홈즈라면 이쯤이야 하며 아주 간단히 풀어줄 거 같다.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2권'에서는 어떤 추리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ps. 분명 난 셜록 홈즈 이야기는 처음 읽는데 마지막 얼룩 끈 이야기는 읽다 보니 아는 이야기였다. 도대체 난 이 이야기를 어디서 읽었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