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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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다제작소에는 뭔가가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뭔가를

가지고 있다.

p.225

제법 두꺼운 책을 보며 시작은 ‘오늘 이걸 다 읽고 잘 수 있을까?’였다. 그런데 읽다 보니 100페이지가 200페이지가 되고 200페이지가 300페이지가 되더니 결국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은 <변두리 로켓>, 일본 드라마로 만들어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을 정도로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다. 특히 직장인으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잠자고 있는 꿈과 열정에 불을 지른다.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의 꿈과 열정 가득한 휴먼 드라마 <변두리 로켓>은 어릴 적 우주비행사가 꿈이었던 쓰쿠다가 로켓 공학으로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로켓엔진을 연구하는 연구실에 들어가게 되고 자신이 설계한 엔진으로 로켓을 쏘아 올리는 꿈을 가지게 된다. 마침내 자신의 열정과 노력으로 만든 로켓 '세이렌'을 쏘아 올리지만 궤도 이탈로 끝내 실패하고 만다. 로켓 발사가 실패함에 따라 그 책임을 지고 그만두게 된 쓰쿠다는 아버지가 경영하던 쓰쿠다제작소를 이어 받아 경영을 시작한다.

자신의 꿈이 바로 눈앞에서 실패로 돌아가는 걸 봐야만 했던 쓰쿠다, 아내와의 사이도 틀어져 이혼을 하게 되고 사춘기에 들어선듯한 딸과의 사이도 소원해진다. 전자제품이 주력이었던 아버지의 회사를 쓰쿠다가 이어받아 경영하게 되면서 좀 더 정밀도가 요구되는 엔진과 그 주변기기에 손을 뻗으면서 매출액이 세 배로 뛰어오른다. 연구자로서는 좌절을 맞보았지만 새로운 세계에서 결실을 맺는듯하더니 거래처의 거래 중단과 경쟁 대기업의 특허소송, 그리고 직원들의 반발까지 더해지는데 이 역경을 쓰쿠타제작소가 어떻게 헤쳐나갈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다.

특허소송으로 중소기업이었던 스쿠타제작소를 삼키려고 했던 대기업의 음모와 개발에 투자만 하는 회사가 못마땅한 주거래 은행의 대출 거절과 스쿠타와 직원들의 불협화음 등 온갖 시련과 위기가 찾아온다. 그리고 그 속에 직장인들의 애환이 녹아있어 공감이 되니 더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회사란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서 일할까. 누구를 위해서 사는 걸까.

p.258

<변두리 로켓>을 읽다 보면 왜 일을 하는지와 일에서 꿈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조금 더 쉽게 특허를 판매해 이익을 남기길 원하는 직원과 로켓 부품 개발로 나아가고 싶은 쓰쿠다사이에서의 불협화음은 어쩌면 꿈과 현실의 부딪힘일 수도 있다. 시련과 위기 앞에서 무너지지 않고 꿈과 열정으로 극복해 목표로 향해 달려가 성공하는 모습에서 위로를 받는다. 꿈을 향해 전진하는 사람에게 힘을 내라고 응원을 하고 있는 거 같다.

꿈과 열정 가득했던 휴먼 드라마 <변두리 로켓>, 다음 이야기는 인공심장에 관한 기술로 다음 이야기 또한 기대된다.



난 말이야, 일이란 이층집과 같다고 생각해. 1층은 먹고살기 위해 필요하지. 생활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 하지만 1층만으로는 비좁아. 그래서 일에는 꿈이 있어야 해. 그게 2층이야. 꿈만 좇아서는 먹고 살 수 없고, 먹고살아도 꿈이 없으면 인생이 갑갑해. 자네도 우리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었을 거야. 그건 어디로 갔지?

p.353

나의 일이 가지고 있는 집은 1층일까? 2층일까? 여러분이 가진 일의 집은 어떠한 가요?



인상 깊은 글귀

변두리 로켓

대기업이 재판을 하면 다들 '그 회사가 소송을 걸었을 정도니 저 회사가 정말 잘못했나 보다'라고 여긴다. 아무리 '우리는 아무 잘못도 없다'하고 주장한들 믿어주지 않는다.

p.57

"돈만 벌면 될까? 더 큰 꿈을 가지고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확률을 따져봐도 되지 않겠어?"

p.245

어머니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아빠가 꿈을 이루는 순간을 딸한테 보여주렴. 그러려면 데이코쿠중공업의 테스트에 반드시 통과하는 수밖에 없겠구나."

p.296

도전의 끝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p.411

"가라, 모노톤! 발사! 발사! 날아가라!"

p.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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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 구글 최고의 혁신 전문가가 찾아낸 비즈니스 설계와 검증의 방법론
알베르토 사보이아 지음, 이지연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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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라는 야수에게 바친다.

네 덕분에 많이 배웠어.

이제 내 차례야.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목차 전에 적혀있던 글귀로 책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나를 사로잡았던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모집 글이 올라왔을 때만 해도 이건 사업하는 사람이 봐야 하는 거 아닌가?! 갸우뚱하며 신청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계속 눈에서 아른거리더니 어느 순간 이 책의 리뷰를 찾아 읽고 있는 나, 결국 '사업을 하지 않는 사람도 읽으면 일상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다수의 리뷰글이 눈에 들어오면서 이렇게 나의 손에 들어와 읽게 된 책이다.

코카콜라 디즈니, 구글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들조차 신제품이 시장에서 자주 실패를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건 바로 그것들이 잘못된 '전제'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될 놈'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느 제품이 '될 놈'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제대로 만들기 전에, '될 놈'을 만들어라.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고 건조도 건조기가 해주는 요즘이다. 그런데 빨래는 아직 사람이 갠다. 그래서 빨래를 개 주는 기계가 있으면 어떨까 하여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초로 해서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기계를 만들려면 설계를 해야 하고 투자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만약 시간과 투자금을 들여 만든 기계가 시장 호응이 좋지 않아 실패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망하는 거다.

우리는 제품을 제대로 만든다. 하지만 '될 놈'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설계나 개발, 마케팅이 아무리 뛰어나도 실패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시제품을 만들기 전에 이 아이디어가 '될 놈'인지 테스트해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일명 저자가 만든 '프리토타이핑' 기법으로!

쓸모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 - 프리토타이핑

'우리가 이것을 만들 수 있나?'라고 생각하며 그 아이디어를 잘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설계하고 만들고 사용하는 게 시제품이라면 프리토타이핑은 저자가 만든 단어로 시장 호응 가설을 검증하는 목적만을 위해 만들어졌다. 프리토타이핑을 이용하면 빠르고 저렴하게 이 아이디어가 '될 놈'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1. 시장 호응 가설을 숫자를 이용해 XYZ 가설(적어도 X 퍼센트의 Y는 Z할 것이다)로 세운다.

예를 들면 우리가 '회원가입' 버튼을 조금 더 넓게 만들면 클릭을 좀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의견을 숫자를 이용해 우리가 '회원가입'버튼을 20퍼센트 더 넓게 만들면 가입자가 최소 10퍼센트는 늘 것 같아.로 명확하게 검증 가능한 가설을 세우는 것이다.

2. XYZ 가설을 더 작은 xyz 가설 여러 개로 세분화한다.

3. 다양한 프리토타이핑 기법으로 '나만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4. 될놈척도 및 적극적 투자 지표를 이용해 '나만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5. 다음 단계를 결정한다.(추진, 폐기, 수정)

이 방법대로 적용해 나간다면 실패 가능성을 극적으로 낮출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바보가 된 기분이 들지 않을 것이며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될 놈'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수십 번 테스트하고 실패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걸 반복하다 보면 시장 검증 절차를 모두 이겨낸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될 놈'을 만들고 있는지 분명히 확인하고,

제대로 만들기 전에

그 일이 내가 정말 소중히 여기는 것인지 확인하라.

p.353

이렇게 적어 놓은 글을 보면 '뭔 말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책에는 이 방법을 하나하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면서 배운 기법을 어떻게 적용하고 결합해 실행하는지 알려준다.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고 혹 비슷한 아이디어라면 바로 적용도 가능할 것이다. 정말 그만큼 사례를 들어가면서 설명을 해주니 이해 안 할 수가 없다. ㅎㅎㅎ

가격과 매출, 고객의 리뷰 등을 통해 냉정하게 평가받는 비즈니스 정글에서 아이디어를 팔려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길을 잃지 않고 성공으로 나아갈 보석 같은 나침반을 선사한다. 사업을 하지 않는 사람도 읽으면 아이디어를 다양한 방법으로 모색해보고 적용해 볼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뭔가 정리되는 느낌?!^^ 왠지 경제전략 책으로 필독서가 될 거 같습니다.(엄지 척!)



야수는 아직 그곳에 있습니다.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굶주린 채로.

놈은 바뀌지 않았고, 바뀔 수도 없습니다.

싸울 준비를 하세요.

저도 그럴 겁니다.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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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경제 트렌드 2021
안재만.전준범 지음 / 참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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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코로나로인해 많은 것이 바뀐 현재, 위기를 기회로 바꿀 생존 전략과 경제 전망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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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8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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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리보 보이', '스쿼시' 등의 저자 팀 보울러가 10년간 집필한 역작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는 난쟁이 소년 미짓이 그리는 특별한 기적 이야기로, 성장소설이다.

자신의 진짜 이름을 잊을 정도로 미짓(Midget, 난쟁이)이라는 이름에 익숙해져 살아가는 주인공 조셉, 그에게 보이는 세상은 사람들의 다리와 서류 가방뿐, 딱 그 정도의 세상이다. 시도 때도 없이 경련을 일으키는 비틀린 몸과 근육, 못생긴 외모, 나이를 먹어도 키가 자라지 않는 장애로 인해 평생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엄마의 죽음을 미짓의 탓으로 돌리며 학대하는 친형 셉과 형의 편만 드는 아버지가 유일한 가족으로 열다섯 살 미짓은 고통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간다.



항상 올드레이에 정박되어 있는 요트를 보며 항해를 꿈꾸는 미짓, 자신만의 요트를 가지고 바다를 나아가는 것을 꿈꾼다. 그런 미짓을 보며 아버지는 항해 도중 발작을 일으키면 위험하다고 그런 요트를 운전하기엔 미짓이 작고 허약하다며 항상 허락을 해줄 수 없다고 말한다.

넌 가질 수 없단다. 너도 그 이유를 알겠지. 미안하다.

p.32

그래도 꿈은 꿀 수 있었다. 그곳에 앉아 있을 때 그 요트는 미짓의 것이었다.

p.49

이런 그의 꿈은 어느 날 조선소에서 만난 기인한 노인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노인이 자신의 머리를 두드리며 여기가 너만의 기적의 요트를 만들 수 있는 조선소라며 미짓에게 그림을 그려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라고 조언한다. 조선소 소장이 저 노인은 조금 미쳤을 뿐이라던데, 어째 어눌하게 하나의 단어도 얘기를 못하는 미짓의 말을 귀신같이 알아듣는다 했더니 미친 사람들은 서로 통하는가 보다고 생각하는 미짓. ㅋㅋ 노인은 미짓을 통해 자신이 예전에 보았던 기적을 본 것일까?



완전하게 그려보고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

그런 다음 네 기적의 요트를 진수대 위에

올려놓으면 그것이 네 삶 속으로 들어올 거야.

p.90

구석구석 아주 뚜렷이 무엇보다도 간절하게 그 존재를 의심하지 말고 완전히 믿으며 직접 그림을 그려보라는 말을 들은 미짓은 집으로 돌아와 기적을 시험해보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림을 그리며 밤이 되면 찾아오는 악마, 형의 얼굴을 하고 형의 목소리를 지닌 채 찾아오는 그 악마가 두렵지 않다며 그림을 그리면서 용기를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애쓰는 미짓의 모습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 노인으로부터 항해에 대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되고, 노인이 죽으며 미짓 앞으로 그가 조선소에 와서 매번 바라만 봤던 그 요트를 '미러클 맨'이라는 이름이 붙여 선물로 준다. 그렇게 미짓은 자신만의 요트를 가지게 되고 꿈꿔왔던 항해를 시작한다.

"기억해라. 어떤 이들은 누구보다도 손쉽게 기적을 일으킬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말이다."

p.106

자신만의 요트로 당당히 요트 경기에서 우승을 하며 자신 안에 잠들어 있던 신비한 힘을 깨닫게 된 미짓은 항상 강자였던 형과의 관계에서 대등한 위치로까지 올라간다. 엄마를 죽이고 태어난 동생을 밤마다 학대하며 죽이려는 형과 그런 형에게 증오를 가지고 있던 미짓이 충돌하며 둘의 관계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까지 가게 되는데, 유일하게 자신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는 제니가 이런 상황을 눈치채고 선 자신이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쉽다고 하셨어.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일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 내 안에 있는 싫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하셨어. 싫어했던 것을 좋아하게 될 때까지. 그 싫은 점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말이야.

p.238~239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도 미짓에게 말한다.

"형을 용서해 줄 수 있겠니… 그 애가 한 짓을 알지만… 그래도 용서할 수 있겠니."

p.266

형을 용서하렴. 사람들은 내게 계속 요구한다. 처음엔 제니가 이번엔 아버지가. 하지만 두 사람은 형이 내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형을 용서할 수 없었던 미짓은 선택을 해야 했고, 그 선택에서 무엇을 버렸고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 깨닫는다.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책을 읽으며 책 제목이 자연스럽게 계속 떠올라 미짓이 기적을 일으키길 기다리며 읽었던 소설이었다. 미짓의 눈부신 성장을 기대했다고 하는 게 맞을 듯하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내가 읽어왔던 그 어떠한 성장소설과는 달랐던 모호했던 분위기를 가진 이야기로 마지막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미짓의 선택이 왜 그러했는지 저자의 덧붙이는 이야기와 이 책을 함께 읽은 인친님과 이야기하고 나서야 마무리할 수 있었으니^^;

미짓이 점차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땐 짜릿했다. 아버지가 형의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할 땐 속상했으며 형이 미짓에게 행하는 행동을 볼 땐 욕이 절로 나왔다. 책을 읽고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지만 형을 죽이지 않기 위해 온전히 자유를 선택한 미짓의 그 선택이 그에겐 좋은 기적이었길 바라본다.

ps. 요즘 뉴스뿐만 아니라 책을 읽다 보면 학대에 관한 소재를 많이 접하게 된다. 그만큼 이 일이 알게 모르게 많이 행해지고 있다는 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이런 소식이 없는 날이 오긴 할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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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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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 5권 시리즈 도서 중 ‘좀머 씨 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책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소설로 저자가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그들은 그의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고, 그래서 그 아이가 두려웠다.

p.39

주인공 장바티스트 그르누이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악취가 도시를 짓누르던 때, 그중에서도 가장 심한 도시 파리에서도 가장 악취가 심한 페르거리에서 생선 장수를 하던 여인의 아들로 태어난다. 그것도 생선 내장과 잘린 생선 대가리들로 온통 파리 떼에 뒤덮여 있던 그곳에서 버림받다시피 말이다.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존재를 소리로 알려야 했던 그는 그 누구보다도 천재적인 후각을 가지고 태어나 냄새로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파악했고, 장소의 냄새를 통해서 눈을 감고도 그곳을 활보하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향기에 대한 재능이 뛰어났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 냄새도 가지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래서였을까? 본능적으로 끝을 잴 수 없을 정도로 깊고 풍요로운, 이 지구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향기를 만들어 내려고 했던 향에 대한 그의 집착이 시작된 이유가! 그리고 그 집착이 인간의 체취를 액으로 소유하기에 이르게 하고 죄의식 없는 살인으로까지 이어진다.




이 향기는

다른 모든 향기를 정리할 수 있는 열쇠일 것만 같았다.

이 향기를 알아내지 못하면 향기에 대해서는

영영 아무것도 알지 못하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마저 들었다.

이 냄새를 붙잡는데 실패한다면

그르누이 자신의 인생은 실패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의 뛰는 심장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도

그는 향기를 차지해야만 했다.

p.65

왕위 계승일을 기리는 불꽃놀이가 있던 날, 화려하게 번쩍이며 불꽃이 튀면서 내는 냄새가 별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마음먹었을 때 바람에 미세하게 그가 지금까지 맡아 본 적이 없는 향기가 실려온다. 그 미세한 향기를 맡는 순간 그것을 갖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 심장이 아플 정도로 괴로움을 느낀 그르누이는 그 향기를 추적하게 되고 그 끝에서 자신이 이 세상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여자를 보게 된다. 그녀에게서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었던, 그의 첫 살인이었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아니, 다시 태어난 정도가 아니라 이제 처음으로 태어난 기분이었다.

p.72

예민한 코, 비상한 기억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마레 거리의 그 소녀한테서 빼앗아 깊이 각인해 놓은 그 향기가 있었다. 그 속에는 위대한 향기, 향수를 구성하는 모든 것, 즉 부드러움, 힘, 지속성, 다양함, 놀라우면서도 뿌리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주문처럼 들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미래를 이끌어 줄 나침반을 발견한 것이다.<중략> 자신이 이를 악물고 그토록 끈질기게 생에 집착해 온 이유가 분명해졌다. 그는 향기의 창조자가 되어야 했다. 그것도 그저 그런 정도가 아니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향수 제조인이.

p.73





발디니의 밑에서 향수 제조법을 배우며 도제의 과정을 밟던 그가 한계를 느끼고 그 답을 찾기 위해 그리스로 떠나는 과정에서 자신이 빠져나오고 싶어 했던 것이 세상이 아니라 사람들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악취로 가득했던 도시와 사람들로부터 멀어질수록 맑아졌던 정신, 깨끗한 공기에 익숙해질수록 인간 냄새에는 예민해져 결국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 동굴에서 7년을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무취의 안개가 자신을 질식시키려는 악몽을 꾸게 되고 수 마일씩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 냄새도 맡는 본인이 정작 자신의 냄새를 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자신에게선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이 자신을 두려워하고 꺼려 하고 그를 전혀 인식 못 하고 지나쳤던 이유가 그가 다른 사람들처럼 주변에 냄새의 공간을 형성하지도, 파동을 일으키지도 못했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어떠한 향도 알아낼 수 있었던 그가 정작 본인은 향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향을 만들기 위해 25명의 여인을 살해했던 그르누이, 그는 단 한 번 꼭 한 번만이라도 그의 진짜 모습을 그대로 인정받고 싶어 했다. 그는 인생에서 <단 한 번 만이라도>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고 단 한 번 만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싶었다.

그는 이 향수를 통해 세상에 신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향수를 느낄 수가 없으니

그걸 바르고도 자신이 누군지 모른다면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미일까?

그는 세상과 자신, 그리고 향수를 비웃었다.

p.384



크게 4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던 <향수> 이야기는 그의 탄생부터 그가 향기로 인해 죽음에 이르기까지 파트리크 쥐스킨트 저자의 치밀한 문장력에 더해진 특유의 분위기와 느낌으로 흡입력 있게 작품의 세계 속으로 끌어당긴다. 악취가 풍기는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쓰인 파트리크 쥐스킨트 장편소설 <향수>를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랑스 향수의 유래가 생각나며 왜 제목이 '향수'였고, 부제가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였는지 알것만 같았다.

향수 본고장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프랑스 그라스, 초반에는 페스트 등 각종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향료가 동물 가죽에서 나는 역겨운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발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화려한 외관과 달리 베르사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어 당시 귀족들이 주변 정원에서 볼일을 봐야 했으니 여기저기 오물 천지였다. 그래서 그때 유행한 게 그 오물을 밟지 않기 위한 하이힐과 자신의 몸에서 나는 악취를 완화시킬 향수였단다.

'향기는 기억을 지배한다'라는 말이 있듯 나 또한 나 자신에게서 좋은 향이 나길 바라는 마음에 향수를 사용한다. 후각은 인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뇌의 기관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다른 감각에 비해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정보를 기억하고, 그 당시의 감정까지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함이 있다. 즉 그 사람이 가진 향이 그 사람을 각인시키게 하는 효과와 그를 기억하게 하고 감정을 끌어내 변화시키는 것이다. 증오를 원했던 거라고 외쳤던 그르누이도 어쩌면 자신 그대로를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했던 건지 모르겠다.

그가 원하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

즉 아주 드물지만 사람들에게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사람들의 냄새였다.

그 사람들이 바로 그의 제물이었다.

p.291

ps. <향수>를 읽으며 파리 도시의 냄새는 냄새는 다 맡은 기분, 정말 향이 이렇게 다양할 수도 있구나 새삼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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