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장난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3
로베르토 아를트 지음, 엄지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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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장난감

로베르토 아를트 | 엄지영 옮김 | 휴머니스트


스페인·중남미문학 / 288 p.

이봐, 친구.

모든 게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고…….

세상의 변화에 맞춰

스스로를 바꿔나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러지 못하고 낙오하는 이들도 있지…….

우리네 인생이라는 게 다 그렇잖아!

p.205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각자만의 상황에서 자신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저 형식적인 자유뿐인 상태로 인간답게 살아가는 최저한도의 생활 보장마저 힘든 상황에서부터 생이 시작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이 국가에 대하여 생존 또는 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조건의 확보를 요구하는 권리인 '생존권'의 위협. 자본주의의 발달로 생겨난 부익부·빈익빈 현상.

가난과 비참한 삶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절망 속에 갇혀 살아가야만 하는 그 어떤 희망도 미래도 보이지 않던 비극적 세계가 「미친 장난감」 속 주인공 실비오를 통해 현실적으로 그려지며 되물어 온다.

언제쯤 밑바닥 인생에서 벗어나게 되냐고. 그리고 어떤 일이든 하겠다고 덤벼드는 꼬마에서 벗어나 어엿한 신사가 되려면, 보란 듯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이놈의 세상, 왜 이다지도 불공평하냐고. 산다는 게 다 그런거냐고...

 

여기서 당장 꺼지라고, 이 더러운 자식아.

도대체 어쩌다 인생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거지?

네 인생이 말이야?

p.174

「미친 장난감」 주인공 실비오의 첫 모험은 그가 책 속 모험 이야기에 푹 빠지면서 시작된다. 

구두 수선공으로부터 도적 문학의 짜릿한 즐거움과 스릴을 알게 된 실비오는 퐁송 뒤 테라유 자작이 쓴 로캉볼에 관한 소설을 모두 읽은 후 최고의 도적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그리고 할 일 없이 빈둥거리고, 언제나 위조꾼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엔리케와 함께 도적들과 악당들에 관해 긴 대화를 나누다 강도질이 가치 있고 아름다운 행위라는 확신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실비오와 엔리케는 전선, 전등갓, 접시, 나이프 등 족족 훔치기 시작했고 급기야 경보 장치가 없는 금고에서 현금을 빼내는데 성공했으며, 뒤늦게 노파 집에 얹혀사는 친구 루시오가 합류하면서 '한밤의 신사들 클럽'이 탄생했다. 그리고 셋은 학교 도서관의 책을 훔치기에 이른다. 

하지만 경찰의 추적으로 일이 커지자 비밀조직의 활동을 멈추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난 죽지 않을 거야. 절대로…….

아냐…… 난 죽을 수 없어…….

그렇지만 난 자살해야 해.

p. 187

더는 너를 먹여 살릴 수가 없다며 가난으로 인해 어려워진 삶을 이야기하던 엄마는 매일 같이 이제 너도 일해야 한다 말했고, 결국 실비오는 중고책방에서 일을 하게 된다.

어쩌면 그가 꿈에 그리던 공간이었을 수도 있었을 책방. 하지만 손님을 끌기 위해 '소 방울'을 딸랑딸랑 쳐야 했던 그. 

책방을 그만둔 뒤 항공 군사학교의 정비공으로 취직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퇴직, 지물포에서 종이를 판매하며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으나 다시금 그에게 손을 내밀던 범죄의 유혹.

그리고 경찰 수사관이 된 친구 루시오와의 만남과 거액의 위조수표 유통 사건으로 감옥에 있다는 엔리케의 소식.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 걸까?

로캉볼처럼 위대한 도둑이 되기를 꿈꾸었던 그가, 보들레르처럼 천재적인 시인이 되기를 꿈꾸었던 그가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그림자 같은 가난에 무너져 내리게 될까?

이봐, 절름발이. 이렇게 사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 우리는 먹기 위해서 일하고 일하기 위해 먹을 뿐이라고. 즐거운 일도 없고, 파티나 축제에 갈 생각은 꿈도 못 꿔. 그저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할 뿐이잖아, 절름발이. 이제 이런 생활도 지긋지긋해.

p.238~239

가난한 프로이센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작가의 자화상이기도 했던 이야기 「미친 장난감」. 

문학과 읽기가 그들에게 범죄나 다름없었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했던 도서관마저 돈에 의해 철저하게 규제되었던 그 시절이 실비오의 삶과 경험으로 되풀이되며 일어나는 과정으로 담은 이야기가 마음을 울린다.

특히 그가 범죄의 세계에서 놓여나기 위해 했던 마지막 선택으로 받아야 했던 비난에 마음이 아팠다.

자신은 절대 죽을 수 없으나 자살해야 한다는 실비오의 말이 메아리치며, 책 제목으로 정해진 '미친 장난감'의 의미와 함께 불타오르는 얼굴을 가진 표지가 저자가 던지는 묵직한 펀치로 돌아오며, 오늘날 '소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수많은 책이 그의 손을 거치지만 정작 그의 것이 될 수 없었던 현실.

당신은 오늘날 어떤 '소유'를 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다들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하고 다니는 거죠?

인생은 아름다운 거예요. 아름답고말고요…….

그렇지 않아요?

p.262~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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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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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이란주 글 | 순심 그림 | 한겨레출판

청소년인문·사회 / 304 p.

E-9 노동자는

사장님이 허락해 줘야만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는 거,

당신은 혹시 알고 있나요?

p. 81

아니요. 몰랐어요.😥 

정말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그저 중 2가 된 청소년 둥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거 같아 신청했던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였는데, 24명의 이주민이 직접 들려주던 이야기는 다른 나라 이야기 같았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무심했었는가.... 

가만히 생각을 떠올려보면 둥이들이 초등학생 때, 친구 중 고학년이 되자 히잡을 쓰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고, 종종 다문화 교육을 한다는 공문을 접하기도 했으며 이주민 2세 친구들도 종종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는 와닿지 않아 내 일과는 무관하다 생각했던 거 같다.

그래서 이주민 인권 활동가 이란주 저자님의 말처럼 대한민국의 인적 구성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사회적 인식이 그 속도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더 크게 와닿았다. 

그렇다면 우린, 함께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함께하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나가야 할까?


 

우리는 차별에 익숙해요. 직장에서 겪는 하대와 무시는 그냥 일상이어서 우리에겐 공기와 같은 일이죠.

p.191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에서는 인종, 국경, 피부색을 넘어 이주민 1세대부터 2세대까지 

한국에서 결혼한 엄마를 따라 어릴 적 타이에서 한국으로 이주했고 지금은 한 가정의 가장이 된 반야, 필리핀 출신 엄마가 한국 아빠와 이혼해 파키스탄 새아빠와 살고 있는 열다섯 살 수정, 아이들이 태어났으나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없어 출생 등록을 하지 못한 정우와 현우, 한국과 네팔을 잇는 식당 주인장 지브 등

다양한 24명의 이주민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중 스물여덞에 와서 나이 마흔에 자신의 나라로 간다던 니로샨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정말 한국에서 일하는 사이 청춘을 다 보낸 그.

용접을 배워 줄곧 한 회사에서 12년을 일하며 용접 달인이 되었으나 오르지 않던 월급. 만약 한국인이 자신과 같은 일을 했다면 두 배 이상의 월급을 줘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10년을 일해도,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인 현실. 자신의 청춘을 다 보낸 한국을 떠날 때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한국 국적으로 바꿨으나 아무도 한국 사람으로 보지 않았고 일본마저 국적을 바꿨다며 일본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던,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한국에서 혐오에 대응하던 일본 출신 샤토미도.

차별에 익숙한 사람은 없다. 아니, 익숙해져서도 안된다.

다문화든 아니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외모가 어떻든 나와 다르다고 해서 미워하고 싸워야 할 이유가 대체 뭐가 있겠어요. 우린 다 똑같이 '사람'인데요.

p.46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는 한 명 한 명 들려주는 이야기가 길지 않고, 중간에 그림도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각 사연이 끝날 때마다 더해진 저자의 글박스로 이주민에 필요한 관심과 제도가 언급되어 있어 더 자세히 이주민에 대해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안 또한 제시되어 있어 다문화 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습 자료로도 활용하기에 좋다. 

무엇보다 앞으로 인적 구성이 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살아갈 청소년 아이와 함께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모두가 함께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 속 이민자 중 한 명인 서아프리카에서 온 음악가이자 마음 치유사 아미두 디아바테가 한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다. 정말 우린 다 똑같은 '사람'이지 않은가?! 

블랙, 화이트, 옐로, 그런 색깔이 다 무슨 상관이랍니까. 세상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옆 사람이 조금 낯설어도, 조금 불편해도 서로 참아주면 어떨까요. 그럼요, 인생 쉽지 않죠. 그럴수록 서로 받아들이고 나누고 살면 더 행복할 수 있어요. 나도 힘 보탤게요. 마음 아픈 일 있나요? 그럼 젤리를 찾아오세요. 어서요!

p.206

ps. 다른 회사로 가고 싶어도 사장의 사인을 받아야 하고, 사장이 고용센터에 해고했다고 신고해 줘야 비로소 고용센터에 사업장 변경 신청을 할 수 있고 고용센터에서 알선해 주는 회사에 갈 수 있다는 제도는 하루라도 빨리 보완되었으면 좋겠다. 

그만두게 해달라고 부탁해도 회사에서 거부하면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없는 제도는 누굴 위한 제도인 걸까?! 그들이 다른 회사로 옮길 권리만 있었더라도, 그렇게 오랫동안 제대로된 임금을 받지 못한채 참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ㅠㅠ

+ 한겨레출판사 하니서포터즈 5기로

책을 지원받아 직접 읽고 남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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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4
보리스 비앙 지음, 이재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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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보리스 비앙 | 이재형 옮김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프랑스소설 / 204 p.

중요한 건 오직 한 가지, 복수하는 것,

그것도 가장 완전한 방법으로 복수하는 것이다.

p.83

누군가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던 적이 있는가? 살다 보면 누군가가 미워지기도 하고, 다른 이로부터 미움을 받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대갚음을 한다면 ''눈에는 눈' 식으로 하면 결국 온 세상의 눈이 멀게 된다'라는 간디의 명언처럼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드라마나 책 이야기 속 혹은 현실에선 끊임없이 복수라는 단어가 들려오고, 때론 실제 행해지기까지 한다. 무엇이 그들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게 한 것일까?

함루라비 법전에도 똑같이 보복한다는 의미를 가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태복수법이 나와있다. 하지만 '동태'복수법임에도 실제로는 신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는 법이다. 어쩌면 이 차별에서 오는 분노가 더 큰 복수를 불러일으켰는지도 모른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살해를 당한 동생을 위해 완전한 복수를 목표로 세운 리 앤더슨처럼.


 

금발과 분홍색이 도는 흰 피부, 정말이지 위험할 게 전혀 없었다. 그들 모두를 감쪽같이 속일 수 있으리라.

p.47

흑인의 정체성을 가졌으나, 혼혈이었던 리 앤더슨은 금발과 흰 피부를 가지고 있어 백인의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 형의 외형은 그와 다르게 모든 것이 흑인이라 가리켰고, 그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며, 어린 동생은 좋아하는 백인 여자아이와 만났다는 이유로 살해된다.

오직 피부와 머리칼, 입술 등 외형이 그들과 틀리다는 이유 하나로.

동생을 죽인 자들에게 완전한 복수를 꿈꾸며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새로운 장소 벅턴에서 서점 관리인으로 일을 하기 시작한 리.

그는 그 지역의 젊은 여성들과 은밀한 관계를 맺으며 복수의 희생양을 몰색한다. 그러다 부유한 가문의 자매 루 애스퀴스와 진 애스퀴스가 그의 눈에 들어오고,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 가지던 자신의 근육과 몸매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 뭔가 있다는 목소리로 그녀들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완전한 복수를 이룰 수 있을까?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3 '질투와 복수' 편에 속하는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는 실제 파리의 한 살인 사건 현장에서 책의 한 장면이 밑줄 그어진 상태로 발견되면서 신문의 1면을 장식하게 된다. 

그에 따라 수많은 독자의 눈을 끌며 책이 엄청나게 팔렸고, 작가 또한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이 책은 인종을 다루는 방식이 너무 과격해 미국에서는 도저히 출판할 수 없어, 작가 보리스 비앙이 '버넌 설리번'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 작가가 쓴 걸 자신이 프랑스어로 번역했다 주장하며 프랑스에서 출간한 책이다. 

그러니 엘리트 작가들의 책을 제치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이 소설이 어떻게 궁금하지 않겠는가?! 

그것도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먼저 읽으신 분이 19금이란다. 그래서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3 책 중에서 제일 먼저 펼쳤다. ㅋㅋㅋ

마을 사람들은 그가 죽었는데도 그를 교수형에 처했다. 검둥이였기 때문이다.

p.193

처음엔 '어우야'가 절로 나오는 장면들에 시선을 빼앗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용이 진행될수록 그 속에서 보이던 인종차별 문제가 작가의 간결한 문체와 만나면서 거친 분위기를 자아내고, 이 문제에 대해 그리고 복수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가 자매를 죽이겠다는 계획이 불러온 복잡한 상황과 비극적인 결말에서 과연 그의 남동생이 그의 불행을 원했을까? 그리고 그가 행한 그 복수가 진정한 복수가 되었을까? 나였다면, 그처럼 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여전히 백인과 흑인 그리고 혼혈이란 단어가 존재하듯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차별 문제. 그리고 오늘날 범죄자들에게 선고되는 가벼운 죗값을 볼 때면 어쩌면 나도...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이야기였다.

1946년 출간 당시 커다란 충격을 주었고, 5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된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20세기 프랑스 누아르 소설의 고전이 궁금하신 분께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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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나 아티스트
알카 조시 지음, 정연희 옮김 / 청미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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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나 아티스트

알카 조시 | 정연희 옮김 | 청미래

영미소설 / 464 p.

나는 세 명의 사라스바티 여신

(예술, 학문, 지혜의 여신)이 지닌

지식을 몹시 가지고 싶어요!

나를 작은 삶 안에 가두기 전에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세요.

p.245

만약 자신이 태어날 나라와 부모, 성별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가끔 그 나라만이 가진 제도에 갇혀 날개를 펼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날 때면 종종 상상해 보게 된다. 

조금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갔을까? 아니면 자신이 원하던 환경이 주는 안락함에 자신의 정체성도 삶의 이유도 찾지 않은 채 안주하며 살아갔을까?

하지만 「헤나 아티스트」의 주인공 락슈미처럼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환경 또한 중요하겠지만 어쩌면 그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개인의 의지가 삶의 이유를 찾게 만들고 자신의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게 만들며 모든 것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녀가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려고 노력할 땐 응원했고, 동생의 존재로 위태로워질 때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안타까워했으며 이야기의 끝을 보았을 땐 괜히 내가 성장한듯한 뿌듯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왜 할리우드 배우 리즈 위더스푼이 강력 추천한 도서인지도 알 수 있었다. 

라다가 기쁨을 본 곳에서 나는 곤경을 보았다. 라다가 사랑을 본 곳에서 나는 책임과 의무를 보았다. 그것이 한 동전의 양면일 수 있을까? 그 애가 내 삶에 들어온 후로 나는 사랑과 의무, 기쁨과 분노를 모두 경험하지 않았는가? p.375

화려한 도시 자이푸르에서 상류 계급의 부인들 몸에 헤나 문양을 그리며 헤나 아티스트로 성공의 길을 걷고 있던 락슈미였다. 자신만의 집을 지어 그 집에 부모님을 모시고 오리라는 목표를 이룰 날도 멀지 않았던 그녀의 삶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도 모르는 여동생 라다가 등장하며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자신이 떠난 후 태어났다는 라다

사실 락슈미는 부모님이 정해준 남편과 원치 않는 결혼을 했었고,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끝내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쳐 나와 자이푸르에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그녀가 달아난 뒤 남겨진 가족이 사회에서 배척되고 무시당하며 종교의식, 결혼식, 탄생일, 장례식에도 갈 수 없었던 상황. 그녀가 떠나고 태어나 동네에서 재수 없는 계집애로 불리며 후에 부모마저 돌아가시며 보호받지 못한 채 살다 자신을 찾아온 여동생 라다.

나였어도 나로 인해 그들이 겪어야 했던 상황들에 마음 아팠을 것이고 죄의식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죄의식을 느끼며 라다에게 자신보다 나은 삶을 주려고 더 열심히 일하려던 그녀가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런 그녀의 마음을 모르고 행동하며 피해를 주던 라다가 미웠다.

정말 '영리하지만 순진했고, 용감하지만 무모했으며, 도움이 되지만 경솔해서 다루기가 아주 까다로웠'던 라다는 표현이 딱 맞다. 하지만 라다 또한 그 누구도 더 나은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반응했으리라. 그래서 그녀 또한 성장하리라 생각했다.

설마 칸타에게 책을 읽어주며 라다가 상상력을 키우고 세속적인 생각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그 계기로 불러온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니...

락슈미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게 될까? 

락슈미가 여자에게 배타적인 인도 사회의 차별에 맞서며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던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무엇보다 내가 알지 못했던 아름다운 헤나의 문양과 향신료를 듬뿍 뿌린 이색적인 요리 등 이색적인 인도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았고 그녀의 주위 인물들과의 이야기도 좋았다.

넷플릭스 영상화가 확정되어 프리다 핀토가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상태이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헤나 아티스트」는 현재 락슈미를 도와주던 말릭을 주인공으로 한 2권이 작년에 출간되었으며, 여동생 라다가 주인공인 3권이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자이푸르 왕가의 먼 친척 파르바티 싱과 그녀의 남편이자 카스트의 이름난 건축가인 사미르 싱, 항상 그녀의 곁에서 머물며 잡일을 도와주며 락슈미를 앤티-보스라 부르던 말릭, 라다의 친구가 된 칸타 그리고 락슈미의 약초 치료법을 배우고 싶다던 제이 쿠마르 박사를 또 만나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3권까지 번역 출간되어 끝을 볼 수 있길 희망해 본다.^^

나는 만 번의 헤나 획을 남기고 떠난다. 나는 더 이상 스스로를 헤나 아티스트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고, 누가 물어보면 고통을 치유하고 덜어주며 건강을 찾아주는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순종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부질없는 사과는 놓고 떠난다. 과거를 다시 쓰고자 한 열망은 두고 떠난다. 기술, 배움에 대한 열망, 내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삶에 대한 갈망. 이것들은 내가 가져갈 것들이다. 피, 숨, 뼈가 그렇듯이 이것들은 내 일부이다.

p.413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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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헤이의 365일 긍정 확언 일력
루이스 L. 헤이 지음 / 센시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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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헤이의 365일 긍정확언 일력

루이스 L 헤이 | 센시오

자기계발·성공학 / 384 p.

유재석과 이적이 부른 '말하는 대로'를 알고 있는가?!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될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로, 긍정적인 말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는 둥이들이 부정적이거나 자신감 없는 말을 할 때면 이 노래를 떠올리며 둥이들에게 주로 적용해오곤 했다. 

그래서인가?!

"엄마, 나 이번에 상장 두 개 받을 거 같아요."

"오옷, 그래? 결과 나왔어?"

"아뇨.”

“응?! 방금 두 개 받는다고 하지 않았어?!”

“엄마. 나 랑이에요. 나 아님 누가 받아요?"

헐... 그 자신감 뭐냐?!ㅋㅋ

긍정적인 마음이 넘치다 못해 흘러넘치는 녀석들. 아니, 어쩌면 긍정적인 허세인가?! ㅋㅋ

내가 한 말을 고스란히 흡수만 하던 녀석들이 이젠, 내가 부정적인 말을 할 때면 내게 긍정적인 말을 전하며 응원해 준다. 그런 모습에 정말 말의 힘이 그것도 긍정적인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듯 사람을 살리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말의 힘. '나는 할 수 있다'를 자주 외치며 변화해가는 긍정적인 사고가 불러오는 행동. 

그리고 말의 힘만큼 우리를 달라지게 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글귀가 주는 힘. 

긍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사고를, 부정적인 말은 부정적인 사고를 불러와 우리의 행동에까지 영향을 주니, 「루이스 헤이의 365일 긍정확언 일력」을 통해 매일 짧고 좋은 긍정적인 글귀로 자신에게 좋은 말을 선물해 보면 어떨까?




작은 사이즈의 탁상형 미니 일력으로 되어있어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아 좋고, 연도와 요일이 적혀있지 않은 만년 일력이라 올해도, 내년에도 후년에도 반복해 사용할 수 있어 더 좋다.

나 또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해당하는 날짜에 적힌 긍정확언으로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하루하루가 쌓이고 쌓여 나의 마음과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며 긍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다양한 테마를 담고 있는 12달


 

미국을 대표하는 심리치료사이자 긍정확언의 세계적 대가 루이스 헤이.

그가 40년간 펴낸 글 중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긍정확언을 선별해 예쁜 그림과 함께 담은 「루이스 헤이의 365일 긍정확언 일력」은 달마다 테마를 달리한 글귀를 담고 있다.



나를 사랑하고 위로하는 열두 달.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1월, 위로가 필요한 날엔 2월, 넘어서고 나아가게 해 주는 용기가 필요할 땐 3월, 상실과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4월, 다섯 살의 나에게 건네는 말 5월, 행복한 하루를 부르는 긍정의 말 6월, 너를 용서하고 가벼운 내가 되기 7월, 성공과 부를 부르는 긍정확언 8월, 나의 영원한 친구, 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9월, 나이 듦과 죽음을 향한 다정한 시선 10월,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려면 11월, 나를 둘러싼 세상을 축복하며 12월.

해당하는 날짜가 아니더라도, 용기가 필요하면 2월을 성공과 부를 부르고 싶을 땐 8월 중 원하는 하루를 펼쳐보고 말해봐도 좋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는 나와 나 자신이고, 나는 뭐든 할 수 있으니 나를 믿으며, 다양한 관계를 통해 얻은 경험과 깨달음에 감사하며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긍정확언. 

길지 않은 짧고 좋은 긍정적인 글귀로 매일 나에게 긍정과 사랑을 줄 말.

선으로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하니 힐링마저 되어, 가까운 이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좋다.

365개의 짧고 좋은 긍정적인 글귀 중, 오늘 11월 24일에 해당하는 글을 적으며 마무리해 본다. 여러분에게도 선물이 되고 힘이 되어줄 글귀가 되길..^^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도 괜찮다.

이것을 분명히 의식했기에 끝낼 수도 있다.

마음속에서 부정적인 속삭임이 들려온다면

그것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자책하지 말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말해 주세요.





+ 출판사로부터 협찬 받은 일력을 직접 사용해보고 남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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