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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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에서부터 아픔이 느껴진다. 여러 사람을 통해 들었던 운명 4부작의 세번째 이야기라니! 야만의 역사에 상처 입은 한 영혼의 내밀한 독백으로 날 얼마나 빠져들게할지 기대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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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세계사 인물사전
야마사키 케이치 지음, 이유라 옮김 / 로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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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세계사 인물사전

야마사키 케이치 | 이유라 옮김 | 로북

청소년 역사· 세계인물사 / p.384

나에겐 그저 암기과목으로 날 힘들게 했던 역사였지만 이상하게도 선생님께서 들려주던 역사 속 인물의 뒷이야기는 재미가 있어 졸음 가득했던 눈이 그땐 엄청나게 초롱초롱해졌던 기억이 난다. ㅋㅋㅋ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역사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직 교사인 저자의 학생들 또한 인물의 뒷이야기를 들을 때면 눈이 반짝거리며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학생들의 이 작은 흥미가 전환점이 되어 역사적 배경으로 확장되고 큰 줄기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렇게 「모두를 위한 세계사 인물사전」을 집필해 출간하게 된다.




이 책은 각 인물의 간단한 경력과 인물의 생애 그리고 역사적 역할을 중점으로 이야기가 진행, 각 인물마다 간략한 연도와 소개가 적혀있고 그 아래로 인물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이 이어지는데 중요한 단어는 색을 달리 해놓았고, 중요한 문장엔 밑줄이 쳐져 있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라이온 하트라는 별명을 가졌고 아주 살짝 ‘전쟁 바보’와 같이 전쟁밖에 모르는 전장의 영웅 제3차 십자군에서 활약한 ‘리처드 1세’,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유명한 함무라비 법전을 편찬한 ‘함무라비’, 현존하는 유일한 세계 7대 불가사의 피라미드의 건설자 ‘쿠푸’, 프랑스를 위기에서 구했으나 마녀재판에서 이단이라는 누명을 쓰고 화형 당했던 동레미 마을의 소녀 ‘잔 다르크’ 등 다양한 세계사 인물을 만날 수 있다. 

그중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 타지마할을 세운 황제 ‘샤자한’과 현대의 블로거나 SNS 인플루언서에 빗대어 설명된 이미지 전략을 교묘히 이용했다는 ‘카이사르’, 민중에게 악인으로 기억되는 ‘루이 16세’가 자물쇠 만들기를 취미로 가질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났고 백성을 생각하는 인물이었다는 점 등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목차에 해당하는 내용이 색으로 구분되어 있고 마지막엔 인물 색인도 따로 있어 원하는 인물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순서대로 혹은 알고 싶은 인물부터 찾아 읽기에 좋다.

무엇보다 각 인물에 대한 내용이 반 페이지 혹은 길어봤자 한 페이지 반으로 분량이 정말 적어 쉽게 읽을 수 있다. 단지 내 기준으로는 좀 흥미 있을만하면 끝이나 아쉬웠고 무엇보다 한국인이 담겨있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이 아쉬움이 흥미로 이어진다면 저자가 의도한 것처럼 기억에 도움이 되는 뒷이야기가 되어 더 자세히 파고드는 계기가 될 거 같고, 역사를 어려워하거나 친하지 않은 성인 혹은 자녀와 함께 읽기에 좋을 세계사 입문서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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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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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모리미 도미히코 |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일본소설 / p.400

👩 이백 씨는 행복한가요?

👨 물론.

👩 그건 정말 기쁜 일이에요.

👨 이백 씨는 빙그레 웃고 작게 한마디 속삭였습니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책 제목과 같은 말을 하던 이백 씨. 무슨 의미를 담은 말이었을까?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무슨 말을 하고자 했는지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 

3층 전차가 날아다니고, 하늘에서는 비단잉어가 떨어지고, 헌책 시장의 신과 감기 신의 등장 등 판타지스러운 요소가 펼쳐지는 가운데 흑발의 귀여운 후배를 사랑하는 한 대학생의 고군분투기가 그려진다. 현실성이 없으면서도 현실성 있게 그려지는 이야기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담은 4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이다.



그는 처음 말을 주고받은 날부터 자신의 영혼을 사정없이 움켜쥔 클럽 후배인 그녀와 우연한 만남을 끊임없이 만들며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눈에 띄려고 한다. 하지만 우연히 마주칠 때마다 어쩌다 지나가던 길이었다는 그의 말에 그녀는 그저 "선배, 또 만났네요."를 시전하며 지날 갈 뿐이다.

그래도 그에겐 포기란 없었으니!! 그녀가 자신만의 밤을 즐기려고 혼자 걸어갈 땐 그녀의 뒤를 쫓아가다 길가에서 팬티와 바지가 벗겨지는 봉변을 당해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단잉어에 맞아 기절해도, 그녀가 애독하는 그림책을 손에 넣기 위해 강적들과 불냄비를 둘러싸고 나란히 앉아 사투를 벌인다.

이처럼 봄의 밤거리, 여름의 헌책 시장, 가을의 대학 축제, 감기로 모두 드러누워버린 겨울을 통해 짝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묘사되는데, 전혀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그들 주위의 괴짜 인물들도 그 웃음에 한몫한다.

특히 신사에 가서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빤스를 갈아입지 않겠다고 맹세해 빤스총반장이 되었다는 그를 소개받았을 때 그녀가 속으로 생각했던 대사에서 정말 빵 터졌다. 

아아, 신시여, 그토록 오래 속옷을 갈아입지 않은 무모한 그를 보호하소서. 온갖 하반신의 병으로부터! p. 203



분명 봄의 밤거리에서 첫 에피소드만 아니었다면 유쾌하게 읽었을지도 모를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였다.

밤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중년층 남자 도도 씨. 그리고 그와 함께 술을 마시게 된 그녀.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그를 불쌍하게 여기던 그녀는 그가 자신의 옷 속으로 손을 넣고 가슴을 만졌음에도 그의 처지를 고려했을 때, 인생론을 들려주었으니 나쁜 분이 아니라며 겨우 자신의 가슴쯤이야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겨울 편에서 그가 감기에 걸렸다는 말에 병문안까지 가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첫 이야기에 등장했던 이 에피소드로 인해 뒤 세 편의 이야기조차 불편함의 요소가 없었음에도 불편했다. 그래서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이 되었을 만큼 베스트셀러였고 야마모토슈로고상 수상작이었을 이 이야기를 온전히 느끼지 못한 거 같아서. 

그래도 끝의 둘만 보았을 땐 간질함이 있던 이야기였고, 헌책 시장의 신은 나도 만나보고 싶게 만든 이야기였다.

■ 일기일회라는 말 알아? 그것이 우연의 스쳐 지나감이 될지, 아니면 운명의 만남이 될지, 모든 것은 자신이 하기에 달렸어.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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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열린책들 세계문학 54
볼테르 지음, 이봉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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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볼테르 | 이봉지 옮김 | 열린책들

세계문학·프랑스 소설 / p.220

컵에 담긴 같은 양의 물을 보고 어떤 사람은 ‘아직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물이 반도 안 남았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생각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

이처럼 같은 상황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판단이나 선택이 달라질 수 있고, 그 달라진 결과에 따라 또 다른 상황이 연계되어 돌아간다.

하지만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듯, 물이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반도 안 남았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살아가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고 배우면서 조금씩 변해간다. 마치 이 세상은 최선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하는 스승 팡글로스로부터 배운 낙관주의를 유지한 채 세상에 나가 성장해나가던 캉디드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되묻는다. 이 세상을 최선으로 이루어진 낙관주의로 볼 것인가 아니면 최악으로 이루어진 비관주의로 볼 것인가.



‘순박한’, ‘순진한’을 의미하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 캉디드는 원인 없는 결과란 없고, 인간이 겪는 고난도, 자유도, 세상의 최선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믿는 단순한 낙관주의자다. 그런 그가 사랑하는 남작의 딸 퀴네공드 양과 키스를 하다 남작에게 발각되어 쫓겨나게 되면서 온갖 시련을 겪게 된다. 

그런데 그 고난의 과정들이 저자 특유의 익살과 해학으로 버무려지면서 불행의 연속임에도 아이러니하게 웃음이 나 눈을 뗄 수가 없다. 마치 눈 떠보니 성에서 쫓겨나 군대에 들어가 있고, 눈 떠보니 폭풍우에 난파당하고 있는 배에 있고, 눈 떠보니 지진을 막기 위한 제물로 놓인 상황이랄까?! 정말 세상이 그를 기다렸다는 듯 전쟁과 살인, 지진과 같은 참사에 놓아두고서 그의 반응을 보는 느낌이다.

거기에 그가 정처 없이 떠돌며 만났던 돈이나 아름다운 여자에 욕심을 내던 사람들, 신에 대한 믿음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불리던 사제들, 더 많은 땅을 차지하려 전쟁을 하던 권력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인간의 사악함과 추악함을 끝도 없이 보여준다.

꼭 누가누가 더 불행한가 내기를 하는 한 편의 콩트처럼.


인간의 타락과 저주는 최선의 세계에 필연적으로 들어 있는 것일까? 인간의 자유 의지는 절대적 필연과 일치하는 게 맞는 것일까? 저 결과가 생기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시련을 겪으며 만난 염세주의 철학자 마르틴과의 논쟁을 하며 결국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 팡글로스의 가르침에 의문을 갖던 캉디드. 우연적이고 필연적 사건들 속에서 원인과 결과를 찾으며 인간의 자유 의지와 필연성에 대해 끊임없이 논하던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두 사상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 이야기였다. 

나는 긍정적인 생각들이 긍정적인 행동을 낳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주의는 판단력을 마비시킬 수 있으니,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전체적으로 보며 공존하며 나아가려 노력한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이처럼 어느 사상이 옳고 그른지 따지고자 했던 것이 아니지 않을까?!

그리고 그 해답은 캉디드의 마지막 대사에서 엿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 최선의 세계에서는 모든 사건들이 연계되어 있네. 만일 자네가 퀴네공드 양을 사랑한 죄로 엉덩이를 발길로 차이면서 성에서 쫓겨나지 않았더라면, 또 종교 재판을 받지 않았더라면, 또 걸어서 아메리카 대륙을 누비지 않았더라면, 또 남작을 칼로 찌르지 않았더라면, 또 엘도라도에서 가지고 온 양들을 모두 잃지 않았더라면 자네는 여기서 설탕에 절인 레몬과 피스타치오를 먹지 못했을 것 아닌가.

👨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의 밭을 갈아야 합니다. p.200




낙관주의 캉디드를 통해 볼테르의 철학적 사유를 즐겁고 재미있게 알 수 있었던 시간으로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로 조금은 세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분께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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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컬렉션 박스 세트 (리커버 특별판, 전4권) - 뉴욕 3부작 + 달의 궁전 + 빵 굽는 타자기 + 공중 곡예사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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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렇게 감각적인 리커버로 출간해주시면 그저 감사하지요❤ 책 디자인에 반해 들어왔다가 4권의 이야기에 빠져 폴 오스터 저자도 알게되고 너무 좋습니다. 강렬한 시각적인 즐거움만큼 글의 재미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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