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블루시아의 가위바위보 ㅣ 창비아동문고 217
김중미 외 지음, 윤정주 그림,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창비 / 2004년 12월
평점 :
제발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한 사람에겐 센 그런 사람은 되지 말았으면 싶은데 꼭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자기보다 약하다 싶으면 함부로 하고 짓밟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내가 정말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들. 그런 사람들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모두 그렇게 생각할까 걱정된다.
‘인권’하면 생각나는 책 <블루시아의 가위 바위 보>는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쓴 책이다. 각각의 단편을 시작하기 전에 핵심적인 내용을 만화로 미리 알려주고 있어 <십시일반>이나 <사이시옷>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리도 한때 독일로 간호사나 광부로 돈을 벌기 위해 간 적이 있었다. 광부란 얼마나 고된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하지만 허울 좋은 간호사 역시 타국에서 고생은 다르지 않았다. 당시 서독의 간호사는 지금의 간병인 비스무리한 일을 하는 것으로 동양의 작은 체구의 여자가 거구의 덩치 큰 환자들을 옮기고 치다꺼리 하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한 이야기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블루시아의 가위 바위 보’에서 다뤄졌다. 인도네시아에서 산업 기술 연수생으로 우리나라에 와 일한만큼의 보수도 대우도 받지 못하고 손이 잘려나갔어도 제대로 치료조차 하지 못한 블루시아의 얘기와 함께 실려 있는 것이 일반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인권문제를 다룬 책과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해서 그들보다 인격적으로 고매하다는 대단한 착각을 한다.
특히 아이들이 외국인들에게 ‘너희 나라로 가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거나 동남아시아 인들을 낮춰 보는 것은 아이들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 어른들에게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그런 편견을 가지게 했기 때문이다. ‘아주 특별한 하루’에서의 수진이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얼마나 가증스럽던지.
지금의 농촌은 외국인 며느리가 70%란 통계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들을 언제까지나 이방인 취급해야 할까. 분명 이들도 우리의 이웃이자 가족이란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
나만 아니면 돼, 하는 생각은 위험하다. 세계화의 시대에 노동력의 이동은 불가피하고 이들의 인권을 보장해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우리의 인권을 보호받는 것이란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