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걸 푸른도서관 35
이은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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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으면 같은 집이라 해도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감을 느낀다. 방문 밖에서 답답한 마음 혼자서 삭이며 사춘기 반항이나 이탈이 튕겨나가더라도 빨리 제자리를 찾기를, 너무 힘들어 하지 않고 빨리 지나가기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어정쩡하고 불안정안 위치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지들도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른의 시각으로 혹은 사회의 부조리나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혼란스러움을 해결해 줄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며 그저 ‘믿음’과 ‘사랑’으로 일관하며 기다려 주는 것 밖에는 할 줄 모른다.

얼마 전 아이는 담임과 마찰을 빚었다. 누구의 잘못이건 간에 말도 안 되는 선입견으로 모진 소리를 들어야 했던 내 아이는 그길로 학교를 뛰쳐나왔고 선생님께 잡혀 학교로 돌아와 입을 다문 채 엄마하고만 말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나도 한때는 많이 그랬지만 젊은 선생님도 자신의 감정 컨트롤도 못하고 힙합을 좋아하는 것을 시덥잖게 보고 껄렁거리는 것으로 생각해 자신의 생각만 맞다는 아집으로 똘똘 뭉쳐있는 담임을 보니 우리가 아이들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크지 않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아마도 <스쿠터 걸>에서처럼 중학생 아이가 스쿠터를 탄다고 하면 그 역시 아이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좋게 보지 않겠지....

당연히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일위는 공부겠지만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지...

<바비를 위하여>외모지상주의로 인해 아이들은 자신의 외모에 만족스러워하기는 커녕 무리한 다이어트나 성형을 무조건적으로 따르고 행한다. 그뿐인가 부모의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해 거식증에라도 걸린 듯 마음의 허허로움이 폭식으로 나타난다.

아이돌 스타에 빠진 빠순이, 왜곡된 판타지를 쫓아 팬클럽이란 이름아래 행하는 타 집단과의 충돌을 그린 <Hey, yo! Put your hands up!>은 악성 댓글이나 흡연과 같은 것으로 확장해 생각해 볼 여지가 많아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이 아이들과 소통하기 좋은 주제였다고 생각된다. 나는 소녀시대가 좋고 빅뱅이 좋고...하는 식으로 말이다.

<야간 비행>은 나나 울 아이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 같다. 공부, 공부하고 아이들을 닦달하지도 않지만 어차피 아이들도 공부에 취미가 있는 아이들이 아니기 때문에.^^

특목고라 불리는 과학고나 외고에 가기위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 매달려 좋은 시절을 담보로 혹사당하고 정작 목표로 한 고등학교에 가더라도 최종적으로 대학을 가기위해 지금보다 더 혹독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좋아하는 것은 철저히 배제된 채 점수에 맞춰 진학을 하고 점수로만 평가받는 현재의 줄 세우기식의 교육, 교육에 대해서는 자식을 키운다면 어느 부모든 할 말이 많다. 아이들이라고 할 말이 없을까. 엄친 딸이라 할 예령은 학원 현수막에 쓰인 자신의 이름에라도 자유롭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어 했던 것일까....옥상에 올라가 현수막의 끈을 풀어버린다.

청소년 소설을 통해 나와 비슷한 고민, 생각을 엿봄으로써 동질감 또는 청소년기에 겪는 혼란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한데 가끔은 너무 뻔한 해답을 제시하여 불편할 때가 있다. 어른들은 무조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도 알 건 다 안다. 그것이 어른들이 보기에 불편할 뿐이지....

이 책의 분량은 짧지만 많은 생각과 공감을 얻어낼 것이다.

며칠 전 교보의 청소년 책들이 꽂힌 서가에 가니 가장 많은 시리즈를 자랑하는 ‘푸른책들‘에서도 아이들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듯 소재에 있어서도 다양한 책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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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난다 신난다 - 제7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동심원 3
이병승 외 지음, 권태향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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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보다 시는 분량이 짧으니 시간 없다는 핑계를 대기도 어렵고 목도 덜 아픈데 이상하게 시집을 읽는 아이들이 점점 보기 힘들어진다. 뭐 그건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를 읽는 어른들 또한 본 적이 없으니.
감각적이고 거친 말을 쓰는 요즘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바로 동시가 아닐까?
요즘 아이들 동요도 안 부르고 어른들이 부르는 가요만 따라 부르니 점점 동요나 동시가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동요를 부르고 시를 암송하는 아이를 그 친구들은 어떻게 볼까? 혹시 왕따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1학년짜리 조카도 가요를 얼마나 잘 따라 부르던지 내가 부를라치면 가사가 틀리다며 고쳐주곤 한다.
생각해보니 조카를 가끔 만나더라도 꼭 그림책 한 권씩이라도  읽어주지만 아직 동시를 읽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제목부터가 통통 빗방울 튀듯 경쾌하다.
가급적이면 동시는 심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여기 실린 시를 보면 사회문제나 묵직한 문제를 어쩌면 이렇게 기발하게 담았을까 하며 감탄을 하였다. 역시 시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하면서.^^

고양이 기사
동네 골목 전봇대 옆 으슥한 곳에 /무시무시한 까만 봉지 괴물 / 빵빵한 배를 퉁퉁 치며 자고 있어요// 고양이 기사가 발톱으로 가르면/ 빨간 리본의 사과 껍질 소녀가 나와요/ 참치 캔 깡통 로봇도 나오고/ 신문지 박사와 샴푸의 요정도 나와요//썩지 않는 비닐 감옥에/천 년 동안 갇혀 있을 뻔했다며/ 고양이 기사에게 박수를 쳐요// 으쓱해진 고양이 기사는/ “뭘, 이까짓 걸 가지고....“// 깡마른 생선 뼈 아가씨 하나 물고/ 담장 위로 폴짝 사라지지요//하늘이 반달눈으로 살짝 웃어요.

 때론 시를 도구로 어른들한테 하고 싶은 말을 하기도 한다.
‘정전‘이란 시에서 전기가 나가서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이 상할까, 빨래는 언제 다 할까, 청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산더미처럼 쌓인 일 앞에서 넋 놓고 있는 것처럼 우리들은 엄마가 지난번 아빠랑 싸우고 집 나갔을 때도 그런 마음이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데 꾹 참았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그뿐인가 시는 속상한 아이의 마음도 굉장히 간결하게 표현한다. 아무런 미사여구 없이.

 

석구
작년엔 홍석구였는데/올해는 박석구가 됐다/성만 바뀌었을 뿐인데/키가 한 뼘은 더 커지고/말도 없어지고/어딘가 아파 보였다/등도 굽고 땅만 보고 다닌다/우리한테 석구는/그냥 석구일 뿐인데.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시를 읽어주잔 새로운 결심을 해본다.
표현력도 풍부해지고 어휘력도 는다는 것이야 다 아는 사실 아닌가.
옛날 울 아들 말이 늦을 때는 시를 많이 읽어주었는데 이후론 별로 시를 읽어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라도 재밌는 동시 한 편씩 읽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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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철의 사랑의 인사 - 아침마다 나를 일으켜 세우는 좋은 생각 365
정용철 지음 / 좋은생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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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속담이 있다.

그 속담대로라면 아무리 좋은 말이 담긴 책이라도 읽기만으로 그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인데 그러고 보면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들이 아무런 효용가치를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백날 좋은 책을 읽는다고 해도 가슴으로 새기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고 맨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으니 어찌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좋은 생각이 실천으로 옮겨지면 오죽 좋을까....

책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굉장히 작았다. 가방에 쏙 들어갈 싸이즈이니만큼 매일 한 쪽씩 가슴에 품어봄직하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사랑의 인사를 나누듯, 내 가슴이 충만하고 행복해질 명언 한마디가 모여 나를 성장시킬 마음의 자양분이 될 책으로 만들리라.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작은 사이즈로 1년 365일 매일매일 날짜가 적혀있으며 가늠 끈이 있어 언제 건 혹은 시시때때로 펼쳐보기가 좋다.

아주 잠깐의 시간을 투자하면 매일매일이 행복해질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이다.

가급적 아침을 이 책에 적힌 좋은 글귀로 시작한다면 까짓 조금 힘들고 어려운 일도 무난히 헤쳐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몸에 좋은 것은 신경써서 챙겨먹지만 마음에 양분이 될 비타민 같은 책도 빠뜨리지 말고 챙겨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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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왓? 맛있게 먹은 음식은 어떻게 똥이 될까?
이상배 지음, 백명식 그림 / 왓스쿨(What School)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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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눈, 코, 귀, 혀, 손, 발이 하는 역할에 대한 것과 맛있게 먹은 음식이 어떻게 똥이 되는지의 과정을 다룬 두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우리 몸의 구성이 무엇으로 되었든 한 가지라도 빠지면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생명에 위험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그런 것처럼 우리 몸, 그중에서도 눈, 코, 귀, 혀, 손, 발, 어느 것 하나 덜 중요한 것이 없다.

이것을 재미난 이야기로 꾸며 우리 몸이 하는 역할을 알려주고 있다.

어느 나라 왕이 병이 들었는데 사자의 젖이 병을 낫게 할 명약이란 것을 알고 명령을 받은 젊은이는 새끼 사자 한 마리를 데리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간다. 각각의 눈, 코, 귀, 혀, 손, 발은 바삐 움직이며 사자의 젖을 얻는데 협력을 한지만 정작 젖을 획득하자 서로 자신의 역할이 커서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거다. 이 얘기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얘기 아닌가.^^

이야기가 끝나면 각각의 감각기관 들이 하는 일을 잘 정리 해 둔 페이지가 나오고 다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을의 대표적인 그림을 연상하라면 감나무 끝에 매달린 까치밥이 떠오르지 않는가.

하지만 나는 까치가 감을 쪼아 먹고 눈 똥 속에 나온 감 씨가 다시 감나무가 되고....식의 뒷이야기를 생각 해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유감스럽게도 내겐 과학적 사고가 떨어지는 가 보다.^^

어쨌든 까치가 됐든 사람이 됐든 맛있게 감을 먹다가 씨까지 꼴딱 삼킨 씨는 우리 몸속을 돌아다니다가 똥으로 나와 다시 똥을 거름삼아 새싹을 틔우는 순환의 과정 속에서 소화의 과학적 지식을 재미있게 전달한다.

생생하게라고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그림이 딸리고 글의 표현이 많이 순화되었기 때문으로 이 책은 딱 저학년들이 부담없이 소화의 과정을 들여다 보기 적당하다.

매일 먹능 음식이 어떻게 똥으로 나오느냐 하는 것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하다.

더구나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니 말랑한 과학의 접근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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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 - 이미륵의 자전 소설 올 에이지 클래식
이미륵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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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당연히 읽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책이 사실은 제목이 너무 익숙해 읽지도 않았는데 읽을 걸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아주 당연하단 듯이...

이 책은 한빛문고의 대표적인 도서이기도 하고 고학년들에게 권장도서로 많이 추천되는 책이기도 하다. 애들은 벌써 다 읽었던 모양인지,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책이 바뀌었나 하는 것 같았다.^^

이미 우리나라보다 먼저 독일에서 주목받아 좋은 평가를 받은바 있는 이 책은 방송 드라마로도 방영되면서 잠깐 이미륵 작가가 재조명되기도 하였다.

소박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의 이야기를 자전적 소설로 써 내려간 이야기는 간결한 문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폭발적 반응’이란 카피 문구에 어떤 점이 그들에게 감동을 주었는지가 궁금했다. 내 이해력 부족인지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독서력 때문인지 책을 덮고 나서도 완전히 그 궁금증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동양적 정서? 전후 독일인의 상처를 보듬어 줄 만큼의 인간미 넘치는 소설적 내용이? 그것도 아니면 유년 시절의 평화로움을 통해 돌아가고 싶은 마음일까?

어쨌건 그건 행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 문제이고, 내가 이 책에서 두드러지게 보였던 것은 자전적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조각조각 흘린 역사를 꿰어 맞추는 재미였다. 딱히 역사 소설이 아닌 자전 소설에서 흔하다면 흔할 수도 있겠지만 유난히 이 책에서 그러한 부분이 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어릴 적 한학을 배우며 사촌형인 수암과 개구 졌던 유년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전반부에 분량을 많이 할애하여 묘사하였고 이후 신대륙에서 들여온 유럽의 학문을 배우기 위해 신식학교를 들어갔고 모든 게 낯설기만 했다. 유리창 많은 교실, 고등 산수, 지리학, 천문학 등은 그동안 공자 왈, 혹은 맹자 왈,로 시작하는 한문으로 쓰인 고전과는 너무나 달랐다. 이렇게 옛것과 새로운 것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풍습과 우리 강산의 모습 등 문화적인 면을 조금 더 부각시킨 듯 했다.(관찰사 취임식이나 아기를 낳고 싶어 하는 여자들을 위해 대신 기도해 주는 여자인 대원 어머니에 대한 부분, 초가지붕을 이을 새끼 꼬기 등)

그리고 미륵의 아버지는 가부장적이며 공명심 많고 엄격한 선비였지만 새로운 학문에 대한 편견이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미륵이 신학문을 배우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임금님의 옥새가 찍힌 포고문을 통해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합병되었다는 사실에 집 안팍의 분위기는 어수선했고 그 와중에 아버지마저 돌아가신다. 이것으로 미륵의 유년은 마침표를 찍는다.

미륵은 어머니의 바람대로 공부를 계속하여 서울 의학 전문학교를 다니게 된다. 이때 삼일 운동에 참여하여 전단을 돌린 미륵은 일본 경찰을 피해 고향으로 간다. 어머니는 미륵에게 유럽으로 가라고 권유하고 일단은 중국으로 도피하여 독일로 가는 여정이 그려진다.

어머니가 며칠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편지를 받는 그림이 고향 송림만에 휘몰아치는 눈 오는 풍경에 오버랩되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산수화 같은 풍경과 정적(?)이 느껴진다. 여전히 압록강은 흐를 것이다. 앞으로도. 그리고 우리의 역사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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