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우체통 - 아직도 아빠는 편지를 보내고 있나요? 처음어린이 6
봉현주 글,국설희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으로 대강의 내용은 짐작했지만 이렇게 주루룩 눈물을 흘리게 될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어쩜 경제난이 가중되어가는 즈음, 그리고 40대란 나이가 펑펑 울 꺼리만 있다면 이렇게라도 울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4명의 아이를 잃고 어렵게 얻은 딸, 솜이를 두고 먼저 하늘나라로 가야 하는 아빠의 심정이 고스란히 내 가슴으로 들어와 펑펑 눈물을 쏟았다. 아이들이 초등 저학년 때 이런 책 꽤 여러 권 접했고 비슷한 내용의 영화도 본 터라 새로울 것도 없지만 부모의 마음이란 언제나 그만큼의 크기로 변하지 않기에 늘 처음 접하는 책처럼 눈물을 흘린다.
평소 건강하다고 자부했는데 건강검진결과 대장암이란 판정을 받게 된 아빠는 두 달 남은 자신의 시간을 솜이와 함께 추억 만들기를 하려고 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솜이는 오히려 아빠가 핸드폰에 저장해두라며 문자도 보내고 사진도 찍어대는 아빠의 마음도 모른 채 삭제를 하고 툴툴거리기만 한다. 사춘기니까 하고 이해하려하지만 그건 이성적인 머리로나 가능하지 그 서운함을 어떻게 말로 할까?

가슴이 무너진다는 게 뭔지 자식들은 알지 못 할 거다. 나중에 지들이 자식을 키우면서나 알지 그 마음을 헤아리기엔 솜이는 너무 어리다. 그건 내 자식도 마찬가지다. 철없는 요즘 아이들이라고는 하지만 나 역시 그 나이 때는 그러지 않았던가.
어차피 죽음은 예고되지 않기 때문에 가끔은 내가 사고라도 당하면 울 애들은 어떻게 하나...
가르쳐야 할 것도 많은데...하는 별별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유언은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만약을 위한 편지를 한 장씩 써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생각을 여러 번 했지만 언제나 생각에만 그쳤는데 이 책을 보니 또 맘이 복잡하다. 남편이 들으면 쓸데없는 생각 한다고 퉁을 주겠지만....

솜이 아빠는 죽어도 죽지 않는 방법을 찾는다. 그러면서 하늘나라에서도 편지를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빠가 떠난 후 솜이에게 날아오는 편지를 이해할 수 없던 솜이는 엄마가 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반항하다가 엄마도 같은 편지를 받은 걸 알고, 편지가 어떻게 해서 오게 된 건지 추적하여 찾아간다.

노란우체통이란 회사는 편지를 보관했다가 원하는 날짜에 배달해 주는 편지 타임캡슐이란 걸 알게 된다. 이 부분에서 역시 어른의 눈으로 보니 ‘노란 우체통’이란 것을 사업으로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는데 책 뒤쪽에 이에 대한 위치정보와 전화번호, 홈페이지까지 친절히 안내했다.

‘실제로 이 노란우체통에는 솜이 아빠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야 하는 애끓는 심정, 아끼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추억, 앞으로 태어날 아기에게 전하고픈 한없는 사랑, 미래의 자신에게 띄우는 결심 등 말로 전하지 못했던 수많은 사연들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라고 소개된 글이 있다.

솜이는 아빠가 떠났지만 언제 올지 모를 아빠의 편지를 기다리며 아빠가 바랐던 대로 당당하고 행복하게 아빠의 사랑을 기억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는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며 아이가 삐뚜루 나갈 수 없게 하는 든든한 사랑의 울타리가 될 것이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HAT 왓? 23 회색곰 왑은 왜 사람을 싫어할까? WHAT왓? 시튼동물기편 1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함영연 옮김, 이준섭 그림 / 왓스쿨(What School)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아이들 동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 뭘까?
곰이 아닐까. 곰을 내세워 맘껏 사랑스러움 내지는 귀여움을 드러내는 동물인 곰이 여기선 화가 났다. 왜? 역시 원인 제공은 사람이다.
<회색곰 왑은 왜 사람을 싫어할까?>는 기존의 WHAT? 과는 내용면으로 많이 다르다.
이전엔 과학적 정보를 슬며시 녹여낸 것이라면 이 책에서는 한편의 아련한 동화를 풀어냈다고 보여진다. 그만큼 감성적으로 동화에 더 무게를 둔 듯 싶다.
엄마곰과 왑의 형제들이(무니, 프리즐, 퍼즈) 모두 사냥꾼의 총에 죽자 왑은 이때부터 먹이를 구하는 것도 힘들어지고 다른 동물들로부터도 멸시를 받고 놀림을 당한다. 그렇게 되자 왑은 마음속으로 복수의 칼날을 세우고 분노만 쌓여간다. 왑은 시간이 흐르면서 몸집도 커지고 힘도 세지자 다른 동물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 감히 다른 동물들이 접근하는 것도 두려워하게 된다. 급기야는 사람까지 해친다. 왑은 그렇게 메팃시 골짜기에서 왕이 된다.
난폭한 왑은 사람과 총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어느 날 금을 캐러 온 노인들과 마주치게 된다. 나이 많은 노인들은 절대 곰을 화나지 않게 하였고 왑에게 총을 겨누지도 않았다. 그러자 왑은 적들을 물리칠 수 있었음에도 치밀어 오르던 화가 가라앉는 이상한 경험을 한다.
그렇게 강했던 왑이지만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흰 점박이 로치백에 대해 두려움이 생긴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힘도 약해지고 눈도 흐릿해진 왑은 로치백과 절대로 맞닥뜨리려 하지 않으려한다. 결국은 늙고 힘없어진 왑은 누구도 꺼리는 유황 가스가 나오는 계곡으로 향하며 먼저 간 엄마와 형제들을 떠올리며 행복했던 날들을 생각하며 깊은 잠 속으로 빠지며 이야기를 마친다.
곰 왑의 일생을 잔잔하고 감동적으로 한편의 다큐처럼 보여주는 동화가 시튼동물기란 타이틀을 달고 나왔다.
시튼 동물기라고 하지만 동물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서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 좋아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HAT 왓? 13 노래기벌은 어떻게 사냥을 할까? WHAT왓? 파브르곤충기편 1
고수산나 지음, 김성영 그림, 장 앙리 파브르 원작 / 왓스쿨(What School)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이런 이야기를 다큐 프로그램으로 보면 훨씬 살벌하고 잔인한 영상이 펼쳐져, 으~ 하는 탄식이 절로 새어 나온다.

하지만 대조적으로 사내 녀석들은 눈동자도 움직이지 않고 몰입하며 본다.

이 책은 사진이 아니기도 하지만 동화로 풀어서 노래기벌이나 나나니벌이 바구미의 관절에 침을 찔러 넣어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을 다소 순화시켜 이야기 속에서 보여준다. 이러한 장면들이 사진이라면 훨씬 생생하게 전달되겠지만 과학적 정보를 딱딱하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동화와 어우러짐을 생각하면 지금과 같은 그림 방식이 말랑말랑해서 과학이란 마음의 무장을 허물어뜨릴 수 있어서 편안하다.

살아있는, 좀 더 신선한 먹이를 자신의 애벌레에게 주기 위해 혹노래기벌 보보가 네점박이바구미를 마비시켜 사냥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수술하는 의사 나나니벌 이야기는 이보다 훨씬 전투적이라 흥미진진하게 읽힐 것이다. 나는 자꾸만 잔인한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져 곤란했지만 말이다.

파브르곤충기편의 [왓?] 시리즈는 남자아이들에게 인기짱이 될 것이다.

우리 아들이 다른 책에는 관심을 표하지 않지만 이런 곤충책에는 대단히 열광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포야 입을 크게 벌려 꼬마 그림책방 25
오이시 마코토 지음,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그림책의 신이라 칭송받는 초 신타. 그의 그림은 과감한 색의 사용으로 힘 있고 시원스런 터치로 편안함을 준다. 우리나라에 웬만한 책들은 다 번역되어 나온것같다. 누구지? 하는 사람들은 로쿠베나 나의 크레용 작가라면 아~ 할 것이다. 2005년 중인두암으로 세상을 등진 그는 치료를 받는 때 병원에 다녀와서도 그 날의 일을 그림으로 남겼다고 하니 그림에 대한 열정만은 알아줘야 할 것 같다.

어린 악어 밤포의 입을 청소해주는 악어새가 여느 날과 같이 입 청소를 해주었다. 배도 부르고 나른한 나머지 잠든 밤포는 사냥꾼들이 총을 들이대는 꿈을 꾸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 자신의 이빨을 청소해 주러온 친구를 삼켜버렸으니 어쩌나...괴로워하던 밤포는 숲에 사는 만물박사 흰 앵무새에게 가 악어새를 구할 방법을 묻는다. 그 방법이란 늪에서 자라는 쓴 약쑥을 씹어 즙을 삼킨 후 해를 향해 입을 벌린 채 꼼작하지 않고 있으면 악어새가 뱃속에서 나올 수도 있다는 건데 과연 밤포는 움직이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어른인 나도 가만히 잘 있을 수 있어도 움직이지 말라고 하면 여기저기 가렵고 움찔움찍 계속 움직이고 싶어진다는 것인데 어린 밤포는 잘 참아낸다. 단 한 가지 친구 악어새만을 위해!

장수풍뎅이가 날아와 콧등이랑 콧구멍 속을 간질이는 것도 참아내고 새끼 호랑이들이 놀려대도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무려 다섯 마리의 원숭이들이 기어올라 밤포의 머리를 발로 쿵쿵 거려도 절대 움직이지 않으니 오히려 원숭이들이 싫증을 내고 다른 곳으로 가 버린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는데 악어새는 나올 낌새도 보이지 않고....

그런데!

포로로 한 마리의 악어새가 기운차게 튀어나온다.

악어새가 어떻게 나오게 되었을까?ㅋㅋ

악어새를 삼킨 악어의 비극의 원인이 죄 없는 동물을 공포로 몰아넣는 사람들의 행동이란 것을 말하고 싶은 의도보다 밤포의 따뜻한 마음과 굳은 의지가 대견해 박수쳐주고 싶어.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qkrwndnjs 2013-12-23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qhetrfer
 
WHAT 왓? 1 쇠똥구리는 왜 똥을 좋아할까? WHAT왓? 자연과학편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왓스쿨(What School)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이나 작가 등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졌음에도 이 책은 예전에 ‘민들레 과학동화’에서 봤던 책이란 확신이 들어 찾아보니, 역시!
울 딸 초등입학하고 시어머니랑 함께 살던 때라 눈치 보면서 책을 샀었다. 당시 다니던 슈퍼가 있던 상가 2층엔 서점이 있어서 한 권씩 사다 날랐는데, 이때 울 딸의 독서량이 어마어마할 때였다. 한권씩 사다주는 것은 감질나고 성에 차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시리즈로 한꺼번에 샀던 것 같다. 아마도 저렴한 가격 때문이었을테지...

제본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낱장으로 많이 뜯어진 책이 몇 권 있었어도 정말 열심히 읽었던 책이라 특히 기억난다.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치니 안에 그림이니 글씨체 등이 예전과 크게 바뀌지 않아 눈에 익어서 그런지 한참이나 지났지만 엊그제 읽어준 책의 느낌이 났다.
오래된 좋은 책들이 개정판으로 나오면 묻혀있던 좋은 책을 다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는 하지만 덩달아 책값도 올라있다. 당연하겠지, 내가 이 책을 처음 산 게 9년 전인데.
다른 건 몰라도 책값은 많이 안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제가 어려울 때 책이라도 읽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요즘 책값 비싸도 너무 비싸다.ㅠㅠ

<쇠똥구리는 왜 똥을 좋아할까?>엔 표제작 외에 ‘민들레 꽃씨야, 어디로 날아갈 거니?’, ‘달팽아, 넌 왜 비오는 날을 좋아하니?‘ 이렇게 세 편의 동화에 과학적인 내용을 잘 녹였다. 그야말로 ’녹여냈다‘는 말처럼 정보를 별도의 팁 박스와 같이 ’이건 꼭 알아야해‘하는 무언의 압력 같은 게 느껴지지 않아 훨씬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될 것이다.

쇠똥을 볼 수 없으니 쇠똥구리를 볼 수 없다는 게 가장 아쉽긴 하지만 봄이면 땅바닥에 바짝 붙어 피는 노란 민들레를 보며 엄마들이 다른 건 몰라도 자신 있게 민들레라고 알려주고 노란 갓털을 후~ 하고 날려 보냈던 기억, 또 열무와 같은 채소에 붙어있던 민달팽이 한 마리를 서로 갖겠다며 다퉜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게 한다.

산뜻한 표지의 ‘WHAT?' 의 물음처럼 과학은 ’왜?‘ 라는 궁금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이 책을 읽는 연령은 책을 읽으면서 귀찮을 만큼 왜? 하고 묻게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