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사는 귀신 - 제5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시읽는 가족 3
한선자 외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어디를 가나 노오란 은행잎이 거리를 뒹굴고 발에 걸리는 계절이네요.

누구나 가을엔 시인이 된다고 하지요.

하지만 그것도 한때인가 봅니다.

뭔가를 끄적거릴 열정이 없는 것을 보면....




자신과 한 계절을 함께한 잎을 떨구는 나무를 가만히 손으로 쓰다듬으면 나무가 말을 걸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렇듯 동시집도 여러 이야기를 담아 말을 걸어옵니다.

은행잎이나 단풍잎이 노랗게, 혹은 빨갛게 물이 들었다고는 하나 어느 것 하나 똑같은 빛깔을 띠고 있지 않은 것처럼, 각기 다른 언어로 내 가슴을 물들입니다.

한선자 시인의 시엔 사랑이 넘쳐 시를 읽는 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눈은 살짝 밑으로 처지게 합니다.^^

동시는 아이 뿐 아니라 어른이 읽으면 더 좋습니다.

아이들의 숨어 있는 마음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단골>이란 시에서도 그렇지만 <마트에 사는 귀신>이란 시는 주부의 입장을 더 많이 표현 해 낸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마트에는 지갑을 터는 귀신이 사는 게 맞습니다.ㅋㅋㅋ




박방희 시인의 <개기>란 시는 매일 아침 다림질을 하고 옷을 개면서 내 마음도 함께 반듯하게 개면 좋으련만 손과 마음이 따로따로 노는 것은 아닌가 싶어, 낼 부터는 옷을 갤 때는 마음도 탈탈 털어 개어 봤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시는 예쁘고 고운 말만을 나열해 놓은 것은 아닙니다.

시는 우리의 마음을 곱게 물들이니까요

떨어진 낙엽을 주워 책갈피에 소중히 간직하듯, 책에 실린 몇 편의 동시는 내 가슴에 소중히 넣어 예쁘게 물들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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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2008-03-3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좋네여
 
쿵짝짝 소리 나는 그림, 김환기 - 그림 보며 놀자 1 그림 보며 놀자 2
문승연 지음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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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색채의 마술사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화가, 샤갈.

우리나라엔 색의 마술사라 할 수 있는 화가가 누굴까?^^




점에도 색을 입혀 통통 튀는 발랄함과 소리를 입힐 수 있다는 발상이 이채롭다.

빨강, 파랑, 초록색의 점에 이름을 붙여 쿵.짝.짜, 쿵.짝.짜.

색을 따라 차례를 바꿔가며 불러보니 재미나다.

짝.짜.쿵, 쿵.쿵.짝.




김환기의 작품이나 미술 세계에 문외한 어른에게도 이런 그림책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어떤 지식이 없어도, 하얀 도화지에 색을 입히고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도 될 것 같은 편안함이 있다. 억지로 그림에 대한 정보를 머릿속에 넣으려 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미술은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표현의 한 방법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한 시도가 돋보인다.

부담없이 그림과 관련된 책들을 접하게 한다면 <그림 보며 놀자!> 시리즈는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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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아카데미 해를 담은 책그릇 1
섀넌 헤일 지음, 공경희 옮김, 이혜진 삽화 / 책그릇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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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모르고 살았어도 크게 불편함을 모를, 에스켈 산에서 대리석을 캐며 사는 미리는 그곳 마을에서 아빠와 언니와 함께 산다.

그곳 산속에서는 산 아래 사람들과의 대리석을 사러오는 상인들이 있을 뿐 거의 고립상태라 할 만큼 삶의 질은, 특히나 교육적인 면에서는 열악하다.

대리석을 캐는 일을 열심히 하지만 그 가치를 알지 못하기에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워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 산골마을에 ‘프린세스 아카데미‘가 생겨나고 마을의 소녀들은 자의든 타의든 왕자비 교육을 받게 되고, 미리는 그곳에서 부당하게 학생들을 대하는 선생님께 반기를 드는 선봉에 서게 되며 협상을 통해 적정한 타협점을 찾고, 왕자비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교육이나 댄스를 비롯한 예절 교육 등을 배우게 된다.

미리는 프린세스 아카데미에서 배운 경제와 외교의 법칙을 이용하여 채석장에서 캐낸 대리석을 좀 더 적당한 가격에 팔 수 있는 역할을 해 내기도 하면서, 처음에 생각했던 왕자비가 되기 위한 노력만이 아니라 스스로 배움의 기쁨을 알게 된다. 그것은 미리 뿐 아니라 함께 수료하게 되는 친구들 역시나 마찬가지다.

미리는 그곳에서 그동안 자신에게 숨어있던 여러 가지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그동안 힘이 없어 채석장에서 아빠를 따라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무력함에서 벗어나, 용기있고, 리더쉽 있는 소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의 제목에서 자칫 공주를 길러내는 순종적이며 여성성만을 강조한 책이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과 모험을 담고 있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딸들에게 더 와 닿지 않을까 생각된다.

신데렐라나 백설공주와 같은 수직 신분 상승을 다룬 주인공이 아니라, 비록 미리는 왕자비로의 간택은 되지 않지만 더 멋지고 당당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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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과 닮았어요, 장욱진 그림 보며 놀자 2
문승연 지음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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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고 젤 먼저 든 생각이 집에 있는 책과 표지의 그림이 같은데~ 하는 것과 분명히 내가 알기로는 출판사가 다른데 이상하다. 책의 판형을 조금 줄여서 다시 나온 건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 개 되지 않는 책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렇지, 분명 다른 출판사지~ 하는 뿌듯함이 살짝 들었다.^^ 이 책을 왜 이렇게 잘 기억하는가 하면, <화가 장욱진 그림 속 이야기>란 공연을 아이들과 함께 보았었기에 생생히 기억했던 것이다.

그럼 이 책은 표지까지 똑같은 것을 알고도 만들었다면 분명 그 책과는 다른 차별화된 특징이 있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고 펼쳤다.

안쪽의 표제지에 쓰여 있는 제목의 텍스트가 어느 책의 느낌과 같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내 느낌이 틀리지 않았네^^

이 책을 쓴 문승연 작가는, 너무나 유명한 <우리는 벌거숭이 화가>의 글을 썼다네,

아흑~ 그럼 그림 작가가 아닌 글 작가란 얘기면 내 느낌이 틀린 거란 얘기네,

그런데 두 책의 텍스트의 느낌이 비슷한 건 왜일까?ㅎㅎㅎ


책은 장욱진 화가의 대표적인 나무 와 새의 작품을 동그라미, 네모, 세모의 도형을 모양대로 구멍을 뚫어 그림에 대한 접근을 재미있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만의 특징인 동심을 단순화하여 그린 소재인 해, 달, 나무, 새 가족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눈치 챌 만큼 쉽게 풀어냈다고 하겠다.

분명 전에 읽었던 책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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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수첩 즐거운 동화 여행 9
린요우루 지음, 이채은 그림, 윤진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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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라면서 비밀이 생기고 또 그에 대한 비밀을 알고 싶어 하기도 하고, 때로는 쉽게 남의 비밀을 공개하거나 그 비밀을 빌미로 괴롭히는 등의 일을 서슴없이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내가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을 지켜주는 것, 그것은 사람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며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하는데, 그런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바퀴벌레 형님의 등장시켜 재미있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인 유나이는 바퀴벌레 형님의 비밀 실습생이 되어 비밀을 수집하는 신비롭고도 멋진 경험을 하게 되는 기회를 가진다.

그런데 유나이가 수집한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하지 않은지.vgg

뭐 별것도 아닌 것이 비밀일까 싶은,

교장 선생님이 교장실에서 몰래 낮잠을 주무신다거나, 2학년짜리 동생이 가끔씩 이불에 쉬를 한다거나, 청호이가 생리를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조금 위험한(ㅋㅋ) 왕안의 나체 사진과 같은 사건은 좀 심각하다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사실을 비밀 수첩에 적는다.

또한 비밀을 경매장에서 등급을 매겨 사고 파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비밀을 망가뜨리지 않고 잘 보관하는 게 수집하는 것 보다 훨씬 힘든 일이라는 것에서, 또 그 비밀이 훼손되었을 때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마음을 헤아려 주는 등의 보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다른 사람의 비밀을 가볍게 생각하거나 하찮게 생각하지 말라는 깊은 뜻이 녹아있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비밀에 대한 접근을 하고 있다.

어린이 책에 있어 중국동화를 많이 접해보지 않아 중국 동화에 대한 기대도 살짝 해 보았는데, 이 한권의 책으로 판단하기엔 많이 부족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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