퉤! 침 뱉는 들판 동물 어린이 자연 학교 3
소피 포베트 지음, 브누아 페루 외 그림, 박민정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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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하나는 기막히게 뽑았다. 이전의 <뿡! 방귀 뀌는 나무>도 그랬지만.^^
특히 제목에 고개를 끄덕인데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오래전에 학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동물원에 갔는데 침팬지인지 원숭이인지가 아이들에게 침을 뱉어 뜨악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였지 않았을까, 하고 당시에 그냥 넘겼는데 어쩜 이 책을 통해 해답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계산이 있기도 했다.
동물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공격 능력이 없다면 방어 능력이라도 가지고 있어서 어떻게든 자신들의 종족을 보존하며 살아간다.
그 방법으로 악취를 풍긴다거나 우웩! 토를 하거나 혹은 피를 빨아먹는다거나 오줌이나 물총을 쏘는 등 방법 또한 다양하고 재밌다. 이 책에서는 그중에서도 들판 동물만 모아 두었는데, 흥미로운 분류로 책 읽기를 즐겨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도 재미있어 할 것이다. 글밥 많지 않기 때문에 읽는 것에 대한 부담도 없고 편집도 훌륭해 짧은 토막 지식을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예컨대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노린재가 오래전에 프랑스에서 향수의 원료로 사용되었다거나 사체의 부패 정도에 따라 꼬이는 파리로 사망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 등이 그러하다.
사실 곤충 관련 책을 많이 읽은 아이라면 중복되는 내용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매우 흥미로운 구성이 아니던가. 거머리가 피를 빨아 먹는 다는 것은 알았지만 자신의 몸무게 10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피를 빨아 먹는다는 사실은 잘 몰랐다. 배가 두둑해질 정도로 많은 피를 빨아먹은 거머리는 수개월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틸 수 있다니 대식가란 말이 딱 맞다. 그런 무시무시한 거머리도 이로운 일을 한다. 거머리의 침 속에 들어있는 '하루딘'이란 성분이 피의 응고를 막고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여 염증을 억제한다니 예뻐해야 할지 미워해야 할지 헛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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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동심원 19
안오일 지음, 강나래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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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긋, 활짝, 헤벌쭉.^^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면서 미소 짓게된다.
제목마저 사.랑.하.니.까.로 기분을 업시킨다.
어쩜, 그래 맞아, 너도 그러니? 나도 그런데...하는 속엣말과 공감.
역시 시인은 모든 것들의 외양 뿐 아니라 내면을 관찰하는 탁월한 능력자다.^^
예쁘고 통통 튀는 시어로 베란다로 들어오는 뜨거운 햇살마냥 내 마음도 반짝거린다.
그러나 몇몇 시들은 마냥 예쁘고 기분 좋게 휘리릭 넘길 내용은 아니었다. 몇몇 시들이 오래 가슴에 머물렀다.
그중 <병아리 인형>에서 살아있는 병아리보다 비싼 인형이란 것, 졌다고 포기하고 이겼다고 으스댈 게 아니라는 <가위 바위 보> 시가 그랬다.
또 <내가 먹은 말들>은 책을 덮고 잠깐 멈춤을 하게 했다. 나를 유혹하는 말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내가 수없이 하는 많은 말들이 아이들의 마음에 가 닿지 못하고 귓불에 턱 걸려 넘어가지 못하는 말들은 무얼까?... 그래서 내 말을 잔소리로 여겨 말들을 먹어버리는 구나.
비슷한 생각의 고리를 만든 다른 시로 <양치질>이란 시가 있다.
밖으로 내 뱉는 말들 중에,
'짜증나싫어해안끼워줘뚱보야못믿어'가 많을까 아니면
'미안해고마워괜찮아축하해좋아해잘했어믿을게'가 더 많을까? 자꾸만 생각의 고리가 길어진다-.-;;

학교 혹은 학원 갔다 허탈하고 지친 몸을 끌고 오는 내 아이들에게 신발 같은 존재였으면 하는 우스운 생각을 했다. 
어서 오라고, 같이 가자고 언제나 끝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시에서는 신발이었다. 내 아이들에게 엄마가 신발 같은 존재였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신발이든 뭐든 상관없다. 엄마는 언제나 너희를 사랑하니까.
따뜻하고 포근한 집이 연상되는 사랑스러운 시집을 만나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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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랑골 왕코와 백석이 상수리 큰숲 1
장주식 지음, 박영진 그림 / 상수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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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에 대한 오염을 염려하는 뉴스가 심심찮게 나왔다. 이런 기사가 아니라면 도시에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구제역은 다 지난 일로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을 것이다.
제목만으로 구제역을 떠올리기도 어려웠고 휘리릭 넘겨본 그림은 섬세한 터치가 생생하니 정말 예뻤다.
그럼에도 썩 호감이 가지 않았던 것은 제목에서 흥미를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명을 보는 순간, '읽어 볼까"하는 마음이 생긴 건 <그리운 매화 향기>나 <깡패 진희>를 쓴 작가였기 때문이다.^^
다루고 있는 소재만으로도 최고의 별점을 주고 싶다. 아동서에서 매향리 사건을 다뤘다는 것, 또 구제역에 관련된 소재의 동화를 썼다는 것 자체로도 훌륭하지 않은가.
구제역에 관한 내용이란 걸 알고는 흥분되기까지 했으니까.
도시에 사는 나 같은 사람도 구제역이란 말만 들어도 휴~ 하는 한숨이 나오는데 직접 소를 키우는 사람들의 마음이야 오죽할까 싶다. 십 년을 넘게 함께 산 소를 살처분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면....
평소라면 말린 풀을 얻어먹을 만큼 일을 하지도 않았고 혓바늘이 돋거나 아프지도 않은 왕코에게 아끼던 마른 풀을 넣어 죽을 끓이는 할아버지께 차마 천석은 왜냐고 묻지 못한다. 그러나 말로 하지 않더라도 안다. 불안감과 두려움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병과 상관없이 의심만으로도 살처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천석은 다른 소들을 체쳐 놓더라도 왕코와 백성이만은 살리고 싶어 숨긴다. 하지만 없어진 두 마리의 소로 인해 살처분 미완료일 경우 보상이 안 된다는 날벼락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살처분 대상 농가가 된 것도 사실은 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를 팔아야 했기 때문인데 그때 구제역 발생지역을 다녀온 도축 가축 운방 차량이 왔었다는 이유다) 보상이 안 된다는 것은 같이 죽으라는 것과 다를바 없는 처분이었다. 희망의 다른 이름이 바로 보상일 정도로 이들에게는 소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가 바로 보상이었던 것이다.
축산 농가건 뭐든 간에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우리네 농촌 현실. 그리고 축산업을 산업화하여 먹을 것, 즉 고기로만 여기는 윤리적인 생명 존엄성에 관한 것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건드리고 있다.
무엇보다 독약을 주사로 주입해 소를 죽이고 공기로 옮겨 다니는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땅속 깊이 묻기 위한 일련의 묘사가 너무나 끔찍했다.  
결국 왕코와 백석이를 살릴 방법은 없었다.
앞으로 '움머~' 긴  울음에 커다랗고 맑은 눈망울을 가진 소를 바라 볼 자신이 없어졌다.
그리고 더 미안한 것은 그럼에도 육식을 끊는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미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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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바보 - 이덕무 산문집, 개정판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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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무를 일컬어 우리는 간서치, 즉 책에 미친 바보라 한다. 그러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에 미친들 어떠하랴는 생각을 한번쯤 해보지 않았을까.
스스로가 세상 물정에 어둡고 처세에 졸렬하다고 했는데 이덕무가 책에 미칠 수 밖에 없었던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신분적 제한 때문에 일찌감치 출세에 대한 미련을 접고 책 읽기에 몰두하지 않았을까 싶다.
너무나 궁핍하여 책을 마음껏 사볼 수 없을 정도로 궁핍한 그는 굶주린 사람에게 돈을 주듯 책을 읽고자 하는 자신에게 책을 빌려주는 것이 천하의 큰 보시라며 책을 빌려 읽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토록 책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긴 그가 내 집에서 가장 좋은 물건인 '맹자' 일곱 편을 굶주림 때문에 돈 2백 전에 팔아버린 일이 있다. 속상함을 벗인 이서구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엿볼 수 있는데 이덕무의 벗들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유득공도 '죄씨전'을 팔아 굶주림을 면하고 남은 돈으로 자신에게 술을 사주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처럼 책은 이덕무가 교류한 벗들을 알 수 있다. 직접적으로는 책에 실린 편지를 통해서이기도 한데 이광석, 윤가기, 성대중, 유득공, 백동수, 이서구, 박제가 등 다들 선비다운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다. 유유상종이라 했으니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 이중 백동수가 눈에 띄는데 요즘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의 무사 백동수가 바로 이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이덕무의 독자적이며 개성적인 도문일치에 입각한 문학관이나 독서에 대한 생각, 특히 그의 글을 통해 엿보는 서평은 매우 흥미로웠다. 뿐만 아니라 수호지, 삼국지연의와 같은 소설에 대한 비판이나 바둑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통해서 그의 가치관을 살필 수 있다.

사물이나 세상 이치에 대해 꼼꼼히 따지기를 좋아했던 그였지만 누추한 집을 화려한 궁전처럼 여길 수 있는 마음은 아무나 가질 수는 없다. 물질적인 것에 연연해 오로지 물질을 추구하고 쫓는 현대인이 보기에 정말 책에 미친 바보라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덕무와 같은 마음의 고요함과 책 한 권에도 진정 행복을 느끼는 부자된 마음을 우리는 얼마나 느끼고 살고 있는지....
자고로 선비라 함은 책을 가까이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따라야하지.

'모름지기 벗이 없다고 한탄하지 마라.
책과 함께 노닐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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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이 끝나는 곳 동화 보물창고 34
셸 실버스타인 지음,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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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뒤쪽에 책 소개를 보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작가로 생텍쥐페리, 미하엘 엔데, 그리고 쉘 실버스타인을 꼽았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의 보물 같은 시를 이해하는데 역부족이다. 몇번이나 고개를 갸웃거리고 다시 읽어봐도 도통 이해되지 않는 언어의 조합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예를 들어  '누가 아이를 먹었대...'로 시작하는 <끔찍한 일>은 현실은 아니지만 실제로 자식을 죽이는 일을 뉴스를 통해 들어봤던 일이기 때문에 불편했다.
그렇다고 그의 시들이 불편함으로 채워진 것은 아니다. 실버스타인의 시는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그 틀을 깨는 경우가 많다. <화성인>에서 머리가 엉뚱하게도 엉덩이에 붙어있을 거라고 생각조차 못한 것이며 <실화>는 온갖 상상을 동원하며 머리를 굴리는데 '죽었거든'하고 생각의 마침표를 찍어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갖게 한다. 어쩜 그런 의외성이 실버스타인의 매력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도 그림도 투박한듯 거칠게 보이지만 시 속에 감춰진 세상을 향한 예리함과 날카로움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상적일 것 같은 행복의 나라에서는 모두 유쾌하고 웃음과 미소가 넘쳐나는 곳이 정말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행복의 나라에 가 봤다는 그는 어찌나 지루했는지 모른다며 너스레를 떤다.
시인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쯤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물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생명을 숨을 불어 넣으며 남과 다르게 보는 눈을 가진 그만의 상상의 주머니엔 얼마나 많은 보물이 담겼을까?^^
이제 보물찾기는 끝났다. 하지만 <골목길이 끝나는 곳>, 한 권의 책에도 보물은 끝없이 넘쳐나고 있음을 알기에 또 다시 책을 펼친다. 책 속에 담긴 보물을 주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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