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는 철수다 청소년오딧세이
노경실 지음, 김영곤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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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다!
I AM I!
안다, 다 안다.
부모가 되면 비교하는 병이라도 걸린 것인지 제어가 안 되는 모양이다.
비교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나 조차도 끊임없이 비교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구는 몇 키로그램이고 누구는 걸음마를 몇 개월에 했느니 말을 언제부터 했느니 대소변을 언제 뗐는가 등등 끝없이 비교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한글을 언제 떼었느냐로 시작되는 공부와 관련된 끝없는 비교.
이 비교가 끝내는 아이들을 벼랑끝으로 몰아가고 있음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옆집 누구는~'하고 잔소리를 늘어 놓고 있는 엄마들이 많다.
어차피 1등과 꼴등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비교를 하자면 끝이 없다. 오히려 반발심만 키울 뿐 자극이 되거나 콩알 만큼의 긍적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비교의 말은 언제고 불쑥불쑥 튀어나와 칼날처럼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
<철수는 철수다>의 엄마와 아들의 대화는 너무나 일상적이다. 특별할 게 전혀 없는 바로 우리집에서 오가는 대화이고 옆집 엄마와 아들의 불퉁거리거나 버럭 화를 내는 말투며 모습 그대로를 옮겼다. 
아들은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엄마는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 냈지만 읽는 독자는 어느 누구도 시원하지 않다. 상대방의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닌데 왜 달라지거나 변화되지 못하고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걸까. 정말 내 아들이 옆집 아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1등이면 모범생이고 성적이 나쁘면 불량학생이 되는, 말도 안되는 등식이 성립된다고 생각하는가. 등수에 아이들을 가두려는 것이 아동학대와 뭐가 다른지...

성적이 다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위선의 가면을 쓴 어른들이다. 사회에 나가면 이력서에 학력난이 분명히 존재하고 토익 점수가 몇점인가에 따라 합격 여부가 결정되는데도.

등수로 줄 세우는 지금의 교육 방식은 자식과 부모간의 단절도 가져온다. 성적을 따지지 않으면 자식과 다툴 일이 훨씬 줄어 들 텐데...
'방문이 닫히는 게 아니라 안방 벽이, 내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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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피시 - 네 종류 물고기를 통해 파헤친 인간의 이기적 욕망과 환경의 미래
폴 그린버그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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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니 식량주권이니 이런 머리 아픈 용어가 아니더라도 인간은 살기 위해 많은 물고기를 포함한 많은 동물을 죽여왔다. 그리고 소나 돼지, 닭 등은 자연스레 먹거리로 인식해왔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물고기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의 문명이 물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것도 식량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수은 중독과 PCB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동안 1인당 생선 소비량은 두 배로 늘어나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그러니 물고기를 보호해야 할 생명체로 보기보다는 더 많이 양식하여 배불리 먹을 것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윤리적인 것을 따져 볼 생각조차 없었다.
근래엔 소의 사료전환율에 대한 얘기가 많이 언급되지만 물고기도 그것을 적용한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가장 고등하다고,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인간의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사료방정식. 고작 0.5킬로그램의 양식 연어를 얻자고 1.5킬로그램의 자연산 물고기를 사료로 이용하는 비효율적이고 이해되지 않는 이건 도대체 누굴 위한 계산인지.
산업화된 공장형 어업의 출현은 다른 종류의 생태계가 형성되고 고갈이라는 위기를 맞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민들의 밥상에 자주 올랐던 고등어가 귀한 생선이 되는 것도 여기서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는 아닐까....지금 이대로 간다면 지금 고등학교 가정 교과서에 실린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 고등어가 다시 서민들이 즐겨 먹는 생선이 되지 않을 테니까.
동물의 야생성을 제거하는 작업을 통해-선별 사육이나 개량을 통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유전적 진실을 알고도 모르는 척 해 왔음을 솔직히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수없이 많은 유전자 조작 식품이 존재하고 그것을 무해하다고 누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세계인을 먹을 식량원을 찾기 위해서는 이젠 다른 물고기를 선택할 필요가 있고 먹는 물고기의 양 자체를 줄여야만 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육류의 섭취를 제한하고 생선을 자주 먹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육류든 생선이든 마찬가지였음에도 어떤 음모(?)나 정치적인 것에 의해 마치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어떤 것도 무한한 것을 없을 텐데 말이다.
둑이나 수력 발전소 등 인간이 주도한 산업 개발과 정반대되는 것들에 의해 강, 호수, 바다는 오염되고 있으며 또 인간의 탐욕이나 이기로 인해 물고기를 생명이 아닌 식품으로만 여겨져 왔다. 
책은 참치, 대구, 연어, 농어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이기를 파헤쳐 환경을, 생명을 위한 위대한 선택을 하라고 한다. 
여기서 언급하지 않은 다른 물고기들의 운명에 대해서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끝없는 이기와 탐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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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8
허균 원작, 박윤규 다시 씀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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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축지법과 같은 도술을 부려 판타지나 무협소설 같은 재미를 주는 책이지만 실제 고전을 읽을 일은 많지는 않다. 왠지 고루하고 어려운 말들, 뚜렷한 권선징악과 같은 내용의 전개가 뻔한 스토리 일 것이라는 선입견에 더해 대강의 내용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선뜻 이런류의 책을 선뜻 읽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책을 다시 읽으면서 느끼는 충만감은 굉장히 크다.
대충. 그러니까 허술하게 알던 내용의 빈구석을 채워주니까.^^
홍길동전은 아이의 중학교 1학년때던가 교과에 일부 지문이 실려 전문을 읽히려는 목적으로 함께 읽었다. 그때가 나 역시 처음이었고.
최초의 한글 소설이었다는 것이야 학교에서 시험문제로 출제되는 내용이라 내겐 관심 밖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도 흥미롭지만 실제 인물인가 아닌가 하는 논란 등도 흥미로웠던 적이 있었다. 책의 어디에도 그와 관련된 내용은 없지만 이 시대는 소설 속 홍길동과 같은 영웅을 원한다. 이전까지는 의적으로서의 홍길동만 생각했는데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이 곧 홍길동이라고 했다. 그렇게본다면 홍길동은 그리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단 한사람일 필요도 없다. 내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한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마음속에 홍길동을 품고 용기를 갖고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문학 작품에서도 세계적인 컨텐츠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홍길동전>과 같은 고전이 아닐까.
더 많은 작가들이 청소년이든 어린이든 아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표지갈이를 해서든 아이들의 입맛에 맛게 다시 쓰든 원전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작품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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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다녀올게요! - 우리의 ‘다른’ 이웃을 향한 따뜻한 포옹, 장애와 소외 계층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교양 만화
고은정 지음, 기쁜우리복지관 엮음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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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다는 것처럼 무섭고 잔인한 일이 있을까?
가난 때문에, 나이 들었다고, 혹은 장애 때문에...갖가지 이유로 소외되어 침울한 표정으로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은 정작 그러한 이유보다 이들을 더 아프고 힘들게 하는 것은 무관심이 아닐까.
그 예로 12년간 이어진 (창작문화콘텐츠 공모대상)행사의 사업 진행이 복지 예산 삭감으로 서울시의 경제적 후원이 어려워져 사업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하니 말해 뭣하리.
다른 것도 아닌 복지 관련 쪽의 예산 삭감을 생각해 내는 인간들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고 싶다.

 '장애와 소외 계층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교양 만화'란 타이틀 아래 11개의 '창작 문화콘텐츠 공모대상' 수상작품들을 수록한 만화책으로 장애인 작가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솔직히 말하면 장애와 관련되어서는 일본의 만화 <도토리의 집>처럼 감정을 뒤흔든 책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만화라는 도구로 장애나 어려운 이웃에 대한 글을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가 컸다. 꼭 심금을 울리는 것만이 진정성이 있고 훌륭한 작품이랄 수는 없지만 감동을 주기엔 약간 부족하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당연하겠지만 기획 컨셉 자체가 장애이고 소외 계층의 얘기 였으니까.
그러나 비장애인이라면 결코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나를 불쌍하게 보고 동정하고 손가락질한 건 이 세상이 아니라 바로 나였어.
장애라는 틀 안에 내 영혼을 가둔 것은 나였어.' (132쪽)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 면면을 다 이해하지도 할 수도 없지만 장애를 가지고 자라면서 받는 동정의 눈빛과 불쌍하다는 말들을 수없이 들었을 이들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가두는 것이 일정 부분 우리 비장애인들의 말과 눈과 행동에서 나오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임을.
'형이 정말로 귀머거리라고 생각한다면 저처럼 눈으로 듣든지 가슴으로 들으세요'(47쪽) 홍석의 말이 아니더라도 내가 먼저 손 내밀고 가슴을 열면 그들도 우리의 이웃으로 함께 살 수 있지 않을까.
분명 이웃이지 않은가. 밀어내지 말고 우리가 그들 가까이 한 발짝 다가가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나도 언젠가 나이가 들테고 지금은 아니더라도 예비 장애인이기도 하니까.
우리는 이들과 수직 관계가 아니다. 뭐가 잘났다고 젠 체하고 군림하려 하는가. 늘 수평관계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웃이 힘들어 하는데 나 혼자 웃으며 배 두드리는 일이 행복은 아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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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봐 세용출판 자연일기 1
유근택 글.그림 / 세용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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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변을 걸으면 떼로 몰려다니는 하루살이들이 입이나 코, 눈을 가리지 않고 마구 덤벼들 때가 있다. 이렇게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보이는 곤충도 있지만 눈 크게 뜨고 찾아야 그제서야 보이는 것들도 있다. 보호색으로 눈속임하여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앙큼한 곤충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대벌레인데 이 녀석에겐 또 다른 신통한 재주?가 있다. 적의 습격을 받으면 다리를 떼어 버리고 도망가거나 의사(擬死)행동-외부로부터 갑작스러운 자극을 받은 동물이 움직이지 않고 죽은 척 하는 일-을 한다는 데 있다.  재생 능력도 막강해서 잘려나간 다리가 다시 생긴다고 하니 퇴화된 날개에 대한 보상 치고는 꽤 유용하다.
딱히 곤충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대벌레나 반딧불이 같은 것들은 신기하여 호기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아직 한 번도 본적 없는 반딧불이는 루시페린이란 뱃속에 든 화학물질이 산소와 만나는 화학 반응에 의해 빛을 뿜어 내는 그 경이로움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이렇게 곤충을 찾아 관찰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지만 또 어든 이들이게는 곤충=벌레라는 인식이 강하여 조그만 날파리에도 '아악~' 소리를 질러 주위 사람들을 놀래키는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인다. 그게 바로 울 딸과 우리 아들로 정말 같은 뱃속에서 나왔어도 많이 다르다. 매미의 허물을 책상 서랍에 모으는 희귀한 취미를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들을 키우는 엄마들이야 한 번쯤 겪어야 할 산통 같은 것이라 생각하니 매미의 종류도 하나씩 배워가니 재미있어진다.
<나를 찾아봐>에서는 12가지의 곤충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먹이가 무엇인지를 비롯한 특징을 설명하지만 그 곤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고 '내가 누굴까? 나를 찾아봐!'하고 그림 속에서 독자가 찾아보는 방식을 취했다. 자연 관찰의 책이라면 모름지기 지식.정보가 나열된 것을 그대로 외우는 방식보다는 눈으로 혹은 손으로 만져보며 관찰하는 시간에 투자를 하다보면 그 특징이나 생김새를 잘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성급함과 욕심에 천천히 바라보는 여유를 앗아가는 우를 범한다. 이거는 어떻고 저거는 어떻고 하며 설명을 먼저 하려 드니 말이다.
예쁜 그림도 좋았지만 이런 구성 방식이 무엇보다 맘에 들었다.
다만, 곤충의 이름과 더불어 꽃그림 아래에도 이름을 적어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술래잡기 놀이처럼 몰랐던 곤충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쁨을 주는 재미난 이 책을 읽고 당장 밖으로 나가 화단에 꾸물꾸물 움직이는 곤충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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