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왜 바다로 갔을까
과학아이 글, 엄영신.윤정주 그림 / 창비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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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온지 10년이 넘었지만 고래에 대한 정보를 이보다 잘 풀어낸 책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저학년만 아니라면 읽는데 크게 어려울 것도 없지만 수록된 내용은 알이 꽉찬 생선 같다고나 할까^^

우리나라 인근에도 한때는 고래가 굉장히 많이 서식했다고 한다. 삼면이 바다인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것도 없고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입증하고 있기도 하다.

앞부분에는 암각화에 그려진 고래 그림을 통해 어떤 고래가 있었는지 낱낱히 설명한다. 귀신고래는 새끼에 대한 애착이 강해 새끼 고래를 업고 있는 고래의 옆모습이 그려진 걸 볼 수 있고 작살 에 맞아 괴로워 하는 모습, 진흙이 잔뜩 묻은 모습의 귀신고래며 배에 긴 줄무늬가 있는 대왕고래, 두 줄기로 물을 뿜는 참고래 등등 새겨진 그림이 얼마나 자세하고 정확한지 놀랍다. 어떻게 3천년 전인 청동기 시대에 이렇게 고래를 자세히 관찰 할 수 있었으며 그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었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그러니 고래가 우리 나라 바다에 많았음은 반구대가 증거하지만 곳곳에서 고래뼈나 고래뼈로 만든 도구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그렇다면 고래로는 어떤 것에 활용되었는지 잠깐 언급하자면 기름은 대단히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석유가 발견되기 전까지 '떠다니는 유조선'이라고 불리웠으니까. 수염은 코르셋 재료로 이용된 것을 비롯하여 화장품의 원료나 장신구, 양초나 약용으로도 사용하여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었으니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잡을 만하다. 아직 고래 고기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일본이 고래 고기를 즐겼고 우리나라도 일부 지방에서 제사상에 올리는 것으로 안다. 맛은 어떨까?^^

고래를 통해 진화론도 짚어 보고 포경의 역사나 고래들의 신비한 노랫소리에 대한 설명도 상세히 들을 수 있다. 특히나 흑고래의 노랫소리는 로렐라이 요정의 노래에 버금갈 만큼 매혹적이고 라벨의 변주곡처럼 복잡하단다. 또한 흑고래의 노래 한 곡이 '오디세이'와 맞먹을 정도의 정보량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과학자들이 이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린피스에 의해 고래를 구하기 위한 캠페인이 많이 알려졌고 성과를 보고는 있지만 아직도 불법 포획되는 고래가 많다.

그러나 더 충격적인 것은 해안가에 좌초된 고래떼의 사진이다. 가끔씩 뉴스의 토픽감에도 나오는데 떼로 죽음을 맞는 '고래의 자살'이 어떤 이유인지 수수께끼로 남아있는데 정말 안타깝다. 그럴일은 없겠지만 길 읽은 고래를 처음 발견하였을 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응급 구조 방법까지 친절히 싣고 있다.

책의 뒤쪽엔 고개가 보낸 편지가 봉투에 담겨 있다. 귀여운 귀신고래가 보낸 편지엔 동해 바다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편지를 받았으니 귀신고래한테 당장 답장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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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생의 사랑 푸른도서관 42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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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혼란에 명확한 길을 제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길이 반드시 지름길이 아니더라도 조금 둘러 가더라도 자신의 신념과 인간의 본성과 조우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로 살짝 떠밀어 볼 수도 있으련만....^^

명나라 연경으로 가는 이천오십 리의 사행길을 선택한 조생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것을 축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조생의 사랑>에서는 기묘사화가 밑바닥에 깔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여러 인물과 만난다. 등장 인물들의 성격이 매우 분명하지만 한편으론 저릿한 느낌이 든다. 애기, 기화, 황업산, 정암, 기재, 이경 등, 등장 인물들 중 누구도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행복보다는 불행에 더 가까운 거리에 닿아 있는 듯하지만 어쩌면 이는 내가 더 중요한 다른 것을 애써 보지 않으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애기만 보더라도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고 이경은 우정을, 노복인 업산역시 충복임에 절대적으로 반기를 들 수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난 이들에게 느끼는 연민이 더 크다.

밤나무 위에서 버선발을 간당간당 흔들어 대던 기화에게 맘을 빼앗긴 연은 사실 아버지의 두 발이 대들보에서 허공으로 뜬 발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만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처에 덧대어 사화의 혼란 속에 왕친인 이경의 도움으로 혼자만 사화에서 빠져 나올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죄책감 내지 회의감에 빠진 조생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원천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길을 떠난다. 그리고 이들이 있어 아름다웠노라 말한다.  

그럼 나는....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내 삶을 지탱해 줄 것은 무엇인지, 길 밖의 길은 어떤 길이 있는지....책을 덮으며 더 많은 시간을 이러한 답에 근접하기 위해 곱씹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잠시 내 자리를 벗어나 보는 것도 현명하네. 떨어져서 보면 이 자라가 더욱 잘 보이는 법이거든. 허나 자꾸 제 길에서 벗어나려는 것도 좋은 생각은 못 되네."

"찾았으면 됐지 않나. 그거면 됐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데 늦고 빠름이 중요한가."
(143쪽)

 살짝 책의 귀퉁이를 접어 놓은 곳을 들춰보다 눈에 띈 문구하나가 마음을 붙든다. 내 조급증으로 저녁 나절에도 아이에게 네가 원하는 것을 빨리 찾으라 잔소리가 늘어졌기 때문인데, 사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해 놓고 그것에 대한 승부를 빠르게 보길 원하였던 것은 아닌지....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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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은 강아지
이사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 전은주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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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하게 대비되는 빨강과 파랑이 주조색을 이뤄 산뜻하고 발랄함이 느껴진다.
편하게 의자에 기대 앉아 신문을 펼쳐든 강아지, 은근 귀여워.^^
표지를 열면 표지 안쪽과 그 옆으로 가득 네모난 건물들이 가득 그려져있다.
도시에 살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똑같이 네모난 건물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 아파트가 심심한 곳이란 표현에 급 공감하면서 아파트란 공간 자체가 건축물로서도 재미없지만 그곳의 사람들의 모습도 단절된 모습을 보여서 싫다. 꼭 아파트만 그러진 않겠지만 현대인은 각기 자신의 방에 들어가 문 닫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달라며 물리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벽을 느낀다. 두껍게. 튼튼하게.
아파트에 커다란 이삿짐 차가 들어와도 이젠 아무 관심도 없다. 어차피 위, 아래층 조차 누가 사는지도 모르니. 그런데 이곳엔 다들 창문으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궁금해 한다. 새 이웃이 누군지. 새 이웃인 강아지는 친절하게 인사를 하며 들어오지만 엄마 아빠는 이상하게 생각한다. 거기다 계단에 털을 떨어뜨리고 뼈다귀를 이상한 곳에 숨겨두거나 예의 없이 몸을 긁어 댈 거라 짐작하고 탐탁치 않아한다. 난 좋은데~
며칠 뒤, 또 다른 이웃이 이사를 왔다. 이번엔 코끼리 한 쌍. 이번에도 엄마 아빠는 이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투덜댄다. 또 악어가 이사오고 엄마 아빠는 이상하다고 한다. 그들이 베푸는 호의나 친절은 무시한 채.
정말 이상한 건, 사람으로 대표되는 엄마, 아빤데. 이들이 얼마나 멋진 이웃인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이런....인간들이란, 자신들의 편견이나 생각에 갇히는 우를 범할 때가 많다.
동물들은 말한다.
"우리를 무시해."
"항상 잘난척 해."
"선물을 줘도 고마워 하지 않아."

엇, 그런데 우리집에 크고 작은 상자들이 쌓여있다. 헉~ 엄마와 아빠는 이사를 결정한 것이다. 이 얼마나 어리석냔 말이다.

사람들은 좋은 말로 칭찬하기보다 험담하기를 즐겨한다. 그래서 내가 동네 아줌마들과 어울리는 걸 꺼려하는거다. 할 일 없는 아줌마들이군...하고 넘기기 일쑤지만 가끔은 너무 심하다 싶을 때도 있다. 그런 나지만 이것 또한 내 편견은 아니었을까....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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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야 산다 신부님의 속풀이 처방전 2
홍성남 지음 / 아니무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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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쾌락과 맞닿아 있는 듯한 제목. 더 눈에 띄는 것은 저자가 신부라는데 있다. 종교에 입문한지 딱 1년. 아직도 많은 갈등 속에서 나 같은 가짜가 앞으로 더 나아가는게 맞는지 아니면 다 관둬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 아니 힘들다. 내 의지에 의해 선택한 종교가 아니었다고 핑계를 대지만 그건 말 그대로 핑계일 뿐이란 걸 내 자신이 더 잘안다.
어떤 종교든 내겐 의지처가 필요했으니까.
난 아직 어떤 신부님이 어떻고 저떻고 판단할 그 무엇도 없다. 그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말들이 전부다. 홍성남 신부님도 대모님께서 하도 말씀을 많이 하셔서 정말 궁금했던 분이다. 신부님이 심리학을 공부해 신자들의 마음을 잘 읽어낸다고 하니 늘 걱정이나 고민을 짊어진 난 무진장 관심이 생겼다. 그러나 믿음이 없는 내가 일부러 찾아가 말씀을 듣거나 할 기회는 없었다. 아니 그럴 정성이 없었다고 보는게 맞겠지. 대모님이 그렇게 칭찬해 마지않던 신부님이라 이 책에 거는 기대는 자못 컸다. 종교 서적으로도 처음이라 그랬지만 심리학 관련 된 책이란 것도 많이 끌렸다. 관심의 대상이니까. 한데 그런 내 기대와는 달리 그저 그런 수박 겉핥기 식의 이야기 뿐이었다. 전공서적은 아니더라도 좀더 깊숙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낼 거라 생각했었는데 실망스러웠다. 대신 일반 신자들의 가독성을 고려했지 싶기는 하다. 어차피 비신자들이 이 책을 읽을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신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종교와 관련된 용어가 불가피 하게 나오는데 비신자의 경우엔 이런 것으로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어차피 많지도 않지만.
그래서 쉽다. 종교나 심리학에 관련된 어려운 용어는 전혀 없다. 그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랄 수 있다. 종교와 관련없이 읽어봐도 절대적으로 좋을 내용 가득이다.
사실 평소 성당 사람들을 만나거나 모임의 자리에서 듣는 얘기는 뜬구름 잡는 식이라 반감을 가졌더랬다. 그리고 모든 얘기가 종교로 귀결된다. 기도가 모든 근심과 고민을 풀어준다면 누군들 못할꺼며 나쁜 일을 해도 기도가 면죄부가 되겠나 싶은 그런 삐딱한 마음을 그래서 버리지 못했던 것이기도 하고.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그런 마음 안에는 그 속으로 빠지 못한 자격지심이나 다가가고 싶은 혹은 남들은 경험한 하느님을 내가 느끼지 못해서는 아닐까?
뭐 어쨌든 모든 일에 있어 '나'를 중요시 해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남편에게고 자식에게 한번 더 웃어 줄 수 있고 힘을 줄 수 있는 거지 내가 불행하거나 힘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화가 나면 나면 꾹꾹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그것을 잘 건강하게 풀어야 하는 법. 화를 다스리고 스트레스를 다스리려면 절대적으로 나에 대한 자존감 내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뭐든 아는 것과 달리 그것을 실천하고 행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 

말미에 저자는 말한다. 가짜 믿음, 가짜 사랑, 가짜 위안, 가짜, 나....이런 껍데기를 벗어 버리라고. 그러나 이 또한 나인걸. 그게 진짜든 가짜든 한 번에 벗어버리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좀더 진실된 나를 찾아가는 건 필요하다. 그런 가짜가 결국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누구보다 내 자신이 잘 알기에.
이제 벗어보자. 하나씩, 하나씩.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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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나의 기차여행
카트린 쉐러 글.그림, 지영은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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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됐든 그림이 됐든 이야기를 끌고가는 것은 온전히 작가의 몫 만은 아니다. 때론 독자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주체인 주인공 스스로가 튀어나와 작가에게 말을 걸거나 요구를 한다. 여기 요한나 처럼 당당하고 귀엽게.

독특한 이야기와 다양한 그림 방식을 보여주는 <요한나의 기차여행>을 펼치면 생각지도 못했던 그림과 마주한다. 흑백의 연필 스케치로 그린 작가의 책상은 아주 잘 정리되지 않았어도 나름의 멋과 연필 그림이 주는 정겨움을 맘껏 보여준다.

줄줄이 엮인 기차처럼 이야기도 어떤 이야기들이 줄줄이 이어질지 기대가 되는 가운데 작가는 객실에 동물 친구들을 탄생시킨다. 암소, 늙은 개, 그리고 분홍 돼지. 근데 요 녀석 어깨에 점을 그려 달라, 이름을 지어 달라, 예쁜 옷을 그려 달라 요구 사항이 많다.

그리고 기차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보여주면서 요한나는 작가와 대화를 이어간다.

요한나 이번엔 자신의 객실에 누군가 들오는 그림을 그려보면 어떠냐고 그림 작가 아줌마께 말한다. 귀찮은 녀석. 뾰쪽한 이빨과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늑대가 들어오는 그밍를 그려줄까보다. 아님 더 무시무시한 동물을 그려줄까.^^

맘씨 좋은 작가는 요한나와 닮은 다른 분홍 돼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림을 그려준다. 이젠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겠지.

신난 요한나, 이젠 그림 이야기를 끝내도 좋다고 한다. 이제부턴 울이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고약한걸~

둘의 기차여행, 많은 이야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겠지. 시골 들판을 ㅈ나고 어두운 굴 속을 지나기도 하고....어떤 곳을 지나는가는 중요치 않다. 둘이서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훨씬 멋질 테니.

요한나는 좋겠다. 나도 친구와 떠나는 여행을 꿈꾸지만 언제쯤이나 가능하게 될지....네가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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