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7
샤론 크리치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고 정이 들기까지는 사람마다 성격이나 그 외에 다른 환경적인 것들이 고려되겠지만 무척 낯설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그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닐 때는 더더욱. 납치당하듯 끌려온 아름다운 스위스의 국제학교. 더구나 교장이 이모부고 이모는 그곳에서 교사라니 정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러나 정작 디니는 가족을 그리워하며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

일반적인 시각으로 볼 때, 디니의 가정은 매우 불안정한 떠돌이 생활을 한다. 오빠는 자주 사고를 치고 열여섯 밖에 안 된 언니도 임신을 했다. 완전 막나가는 가족이라 생각하지만 꼭 그렇다고 볼 수도 없다. 아빠가 보통의 사람보다 아주 많이 자유로운 사고를 가졌다는 것,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다는 것을 빼면 가족 간의 사랑은 비교적 돈독하다. 그렇기에 디니는 늘 가족을 그리워한다. 그래서 앞 뒤 설명 없이 스위스로 와서도 원망보다는 그리움으로 점철된다.

어차피 삶은 나의 선택일 수밖에 없고 똑 같은 것을 말해주고 나눠줘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달리 나뉘게 된다. 어떤 사람은 아주 잘, 또 어떤 사람은 어깃장 놓는 식으로 삐뚤어질 테다 하는 마음으로. 그렇기에 낯선 것들과의 만남도 자신의 마음의 선택에 따라 성장의 크기나 속도가 달라질 게다.

디니가 스스로를 비눗방울 속으로 가두려 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역시 시간은 모든 걸 해결해 주듯 서로 다른 문화적 충격을 감싸 안고 잘 적응하고 성장해 나가는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

낯섬은 분명 새로운 기회가 된다. 새학년, 새학교가 그렇지 않은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빼어난 경관을 한 루가노 호수를 배경으로 한 스위스, 그중 스키를 타다 눈사태를 겪는 안타까움 속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이 연상되기도 했다.

판타스티코한 우리네 인생, 비바!! 디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가 맨 처음 cm를 배우던 날 아이세움 열린꿈터 6
김성화.권수진 지음, 노인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김성화, 권수진. 이들 콤비는 늘 함께 책을 낸다. 그동안 읽은 책들은 썩 괜찮았다. 교과과정과 관련된 것을 재미있고 명확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랬기에 저자만으로도 믿음이 갔다. 그리고 cm를 처음 배우는 초등 저학년에게 상당히 도움이 될 책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수학이나 과학을 좋아하는 일부의 아이들에게나 흥미로울 내용이다. 수학이 직접적으로 우리의 일상에서 얼마나 효용가치가 있는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감을 잡을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숫자-지구는 허리둘레가 4만 75킬로미터 키가 1만 2765킬로미터 몸무게가 5976000000000000000000000킬로그램이에요, 와 같은 숫자들은 자칫 질려버릴 우려가 있다. 이런 숫자들의 잦은 나열은 흥미를 떨어뜨리기도 하고 그냥 무의미한 숫자로 밖에 인식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실린 지식 정보가 무의미하다기 보다 아이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다는 거다.

1미터 자의 길이가 들랑브르와 메솅이 맨 처음 측정했던 지구의 길이에서(북극에서 적도까지 거리의 1000만분의 1일 바로 1미터) 왔다는 사실이나, 1센티미터를 열 칸으로 나누었을 때 그 한 칸을 1밀리미터라고 부른다는 것은 수학시간에 바로 적용해서 배우게 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너무 방대한 우주 이야기는 어른인 나도 책장을 휘리릭 넘기게 했다.

좀더 교과와 밀착시킨 내용이 많았더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념 잡는 초등교과 어휘사전 개념 잡는 초등 사전
신경식 지음, 우지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공부의 시작은 개념 잡기나 용어의 정확한 이해를 말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그럼에도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는 어느 한 과목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교과서든 피해갈 수 없다.

작가가 서문에서 밝혔듯,
‘교과서의 어휘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한자어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교과서에 왜 이렇게 한자어가 많은 걸까요? 교과서의 학술 어휘들은 외국에서 들여온 말들이 많은데, 이를 전문적이고 간략하게 옮기려고 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자의 함축성 때문에 이것을 전부 한글로 풀어 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랍니다. 초등학교에서는 한자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데, 교과서 어휘는 한자어로 되어 있다는 것이 모순됩니다.’

이러한 예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국어야 그렇다 쳐도 수학이나 과학 등에서도 예외는 없다. 대칭축(對稱軸), 원주율(圓周率) 같은 수학 용어, 외채(外債), 별기군(別技軍), 농사직설(農事直設)은 사회교과서에서 보게 된다. 다지류(多肢類), 밀도(密度), 자화(磁化)는 과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이뿐 아니라 도덕, 예체능도 빼놓지 않고 어휘를 정리해 두었다. 한마디로 교과서 전반을 두루 아우르는 어휘 사전이니 책꽂이에 항상 꽂아두고 명확한 뜻을 모를 때면 즉시 찾아 볼 수 있겠다.

가늠 끈도 있고 사전이니만큼 찾아보기기능인 색인편도 있지만 무엇보다 일반적인 사전의 작고 얇은 종이가 아니란 점이 사전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특히나 수학은 그림으로도 설명하였고 책을 펼치면 두 쪽에 걸쳐, 더도 덜도 말고 네 개씩만 실었다. 물론 한자 한 글자 한 글자의 뜻과 음까지 적어두었다. 완전 만능이다. 번거롭고 귀찮을 수 있으나 한자와 함께 외워두면 절대 개념이나 뜻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는데 이걸 다 외우라면 ‘헐~’하고 도망가겠지.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 요즘은 정말 책이 잘 나와서 공부 할 맛(?)나겠다고 쉽게 얘기하겠지만 나 같아도 시험을 위한 공부라면 싫을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책이더라도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돼지 오줌보 축구 국시꼬랭이 동네 16
이춘희 글, 이혜란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춘희 작가의 <똥떡>, <꼴따먹기>, <아카시아 파마>, <야광귀신>.....많은 작품들이 옛 전통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로 단번에 이 출판사의 효자상품으로 출판사의 이름을 알리지 않았나 싶다. 애들도 좋아했지만 이 그림책들은 엄마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보였던 책인데 15권을 끝으로 더 이상 시리즈 책을 내지 않을 것 같았다. 이후 ‘국시꼬랭이’시리즈가 ‘사파리’란 브랜드로 이름을 바꾸고-출판사에서는 글로벌화한 이름이라는 말을 했지만 영어만이 세계에서 통 할 거라는 발상이 못마땅했었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 막걸리에 대한 애칭 공모에서 ‘드렁큰 라이스‘란 뉴스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 아닌가 생각된다.

얘기가 샜는데 어쨌거나 이 시리즈가 100만 부 판매를 한데는 이춘희 작가의 공이지 싶다.

돼지를 잡을 정도의 큰 잔치가 있는 날은 동네 사람들이 모두 일을 거들었을 것은 자명한 일, 명수네는 잔칫집에 줄 메밀묵을 쑨다. 명수는 엄마를 뒤로하고 돼지를 잡으면 오줌보를 얻어 축구할 생각에 입이 함박만하게 찢어진다. 당시엔 장난감이나 놀이기구가 없어도 하루 종일 신나게 놀 수 있기야 했지만 짚이나 풀, 헝겊으로 만든 공보다야 통통 튀고 부드러운 돼지 오줌보만 못했다.

돼지 오줌보에 든 오줌을 빼내고 공기를 넣으면서 맡아야 하는 지린내나 구린내, 비린내 등을 감수해도 좋을 만큼 돼지 오줌보는 최고의 장난감이지만 지금의 가죽 축구공처럼 질기지 못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단점이 있으니 더 아슬아슬하지 않을까.^^

그동안 잔치를 떠올리면 음식만 생각했는데 이젠 돼지 오줌보도 함께 떠오를 것 같다.

요즘 아이들 뭐든 쉽게 생각하고 금방 싫증내지만 이런 돼지 오줌보를 던져주면 흠뻑 땀흘려가며 신나게 놀까,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개입니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는 개입니까 사계절 1318 문고 62
창신강 지음, 전수정 옮김 / 사계절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작가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 딸애가 유독 재미있다고 반응을 보이는 작가의 작품이다. 제목을 보곤 호기심이 일었으나 곧 <열혈 수탉 분투기>의 작가란 내 설명에 두어 시간 만에 킥킥 대며 후딱 읽어버린 책이다. 읽으면서 카프카의 <변신>같다는 말에 풍자와 위트에 탁월한 그의 글이 기대됐다. 

개 같은 세상에서 진짜 개의 눈에는 얼마나 더럽게 보일 것이며 또 얼마나 비웃고 조소를 날릴 것인가, 뭐든 적당히 타협하는 우리 인간들을 신랄하게 써줬으면 하는 맘이 어느 때보다 컸다. 시원한 탄산 음료수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말이다.

화자인 개는 할아버지가 말한 창구-인간 세상으로 통하는 문-에 대한 궁금증이 컸지만 아빠는 화를 내기만 할 뿐 누구도 그것에 대해 설명해 주지 않을뿐더러 금기가 된다. 부모라면 위험한 세계를 접하게 하지 않는 것이 의무감일 것이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은 그럴수록 커져만 간다. 그때 우연히 분홍 지렁이로부터 맨홀 밖의 세상인 창구에 대해 알게 되고 분홍지렁이는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외투를 나에게 남긴다. 그로인해 예지력이 생긴다.

작은 형이 가족의 상징이라 할 이빨을 빼버리고 홀연히 사라지고 나 역시 마찬가지로 그러한 방법으로 가족을 떠나 인간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딸애가 책을 읽으면서 카프카의 변신을 떠올렸듯 잠에서 깨고 보니 인간이 되어있더라는 얘기.

카프카에서 벌레가 인간의 무가치함을 이야기 했다면 여기서는 개만도 못한 인간을 드러내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지 싶다. 카프카의 변신을 말할 때 실존주의를 끌어와 논하는데 이 책에서도 뒤쪽에 작품 해설을 두고 그것에 대해 번호를 매겨 설명한다. 굳이 어린이 책에 그런 것까지 하나하나 짚어 설명하지 않더라도 재미있으면 그만 아닌가. 그야말로 많은 책을 읽으면서 또 나중에 학교에서 심도 있게 공부할 때 해도 괜찮다고 본다.

개의 본성을 감추지 못하고 갈비와 같은 먹는 것에 집착하거나 화가 나면 무는 등의 행동....어쨌거나 이러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와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인간이 되어 나는 현대인의 어두운 단면을 보고 가족의 운명을 목격한다. 슬픔, 분노 앞에 문득 밝은 빛이 그립고 집이 그리워 집으로 돌아오지만 자신의 분신 같은 분홍지렁이 류웨를 찾아 먼 길을 떠난다. 개가 인간이 된 소년은 그 도시에서 또 무엇을 깨닫게 될까. 더 이상 도시에 대한 환상이나 재미있는 모험 같은 없을 것 같은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