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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 씨가 받은 유산 ㅣ 미래의 고전 17
조장희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6월
평점 :
요즘 아이들은 “강아지 키우고 싶어“하는 말을 쉽게도 한다. 무엇이 아이들에게 강아지를 갖고 싶어하게 만드는 걸까? 단지 심심하니까, 친구 대용쯤으로? 그것도 아니면 정서적인 면을 고려하여?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중성화 수술이니 성대수술 등을 아무렇지 않게 시키는 거겠지. 동물입장에서 보면 인간처럼 잔인한 동물도 없다. 오직 자신들의 편리를 위해서라면 뭐든 가리지 않는다. 개들이 짖지 못하게 하는 수술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개의 귀에 독한 약물을 넣어 귓속의 고막을 태워 버린다는 얘기에 몸이 다 부르르 떨려왔다.
방학이면 학교급식이 중단되어 하루 종일 굶어야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개한테 사람이 먹는 것보다 더 고급스런 음식이나 옷을 입힌다는 뉴스를 들을 때면 화가 난다. 그게 과연 동물들을 사랑하는 옳은 방법일까? 동물의 본성 따위는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만족을 위한 일들이 너무나 많이 목격된다.
“물론 그 아줌마가 너를 귀여워했겠지. 앙증스러운 네 재롱이 귀엽고 사랑스러웠겠지. 그러나 그게 다 자기 자신의 심심풀이를 위한 것이지, 너를 위한 것은 아니란 말이다. 햄이나 치즈 따위에 길들여진 네 혀는 네 본래의 입맛은 물론 네 정신까지 어지럽게 했던 거야. 너는 너도 모르는 사이에 너를 잃어버린 거란 말이지.”(62쪽)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자동 장난감 아시지요? 거 왜 건전지를 넣거나 태엽을 감아 움직이게 하는 장난감 말이에요. 그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그런 장난감이나 자동인형쯤으로밖엔 생각하지 않아요. 아니, 그보다 편리한 장난감으로 생각할지도 모르지요. 건전지 넣고 스위치를 누르지 않아도 되고, 태엽 풀어지면 움직이지 못하는 그런 장난감보다 그냥 놔두어도 꼬리치며 재롱떠는 전자동 장난감. 거리에 끌어안으면 보드라운 털과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어요.”(125쪽)
<괭이 씨가 받은 유산>에서는 단순히 애완동물로서가 아니라 고양이다운 고양이, 즉 본성을 찾아 진정한 반려동물로 거듭나고 이들 동물과 인간과의 조화롭고 동등한 공존에 대해 생각게 한다.
정말로 동물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이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은 동물 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도 반드시 기억하고 그것이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부터 시작되어 행해져야 할 중요한 문제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