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은 역사다 - 전선기자 정문태가 기록한 아시아 현대사
정문태 지음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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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역사다’ 이 책은 전선기자가 쓴 아시아의 현대사를 다룬 생생 리얼 리포트라 할 수 있겠다.

처음 생각했던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 읽는데도 애를 먹었다. 그동안 우리의 정치가 암담하고 가슴 답답해 외면하고 싶었더랬다. 그랬으니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도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주류가 아닌 변방국이라 해도 좋을 인도네시아 자까르따나 아쩨, 동티모르, 버마(지금의 미얀마)와 같은 나라의 소식을 뉴스에서 듣기나 했나 싶을 만큼 아는 게 없었다. 쉽게 짐작하듯 외신 뉴스에 할애되는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나라에 집중되고 있으며 유혈 폭동이나 크게 이슈가 되어야 관심가질 만한 나라에 대한 것이니 말이다. 저자가 첫 머리에 말했듯 뉴스는 역사며 지금 이 순간도 역사는 기록되어 진다. 그러나 현대사를 기록 하는데는 여러 가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례로 우리의 현대사가 그동안 자리를 잡지 못했던 것도 그야말로 기득권자들이 버젓이 눈뜨고 있는데 어떻게 까발릴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쿠데타와 같은 혁명에 의한 정권 교체일 때는. 그러나 이 사람 정문태는 혁명 지도자, 총리, 최고위급 정치지도자나 대통령을 인터뷰 할 때 너무나 거침없이 묻는다. 때로는 저 사람 목숨이 몇 개나 되나 싶을 만큼 당당하고 속 시원 하긴 하다. 전시라는 특수한 상황이 또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꼿꼿하고 의연한 모습은 자칫 불안감이 들기도 했다.

전시언론통제와 같은 상황에서 모든 외신 기자들이 철수하는 상황을 설명할 때는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우리는 이러한 기사를 볼 수 있게 하는 사람들에게도 고마움을 가졌다. 아시아에서 이뤄진 행위들에 대한 분노를 잠재우기도 못하지만 지난 일들이 새로운 희망으로 싹틀 수 있기를 소망하며 아시아 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는 점 등이 두루두루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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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와 가을이 사계절 웃는 코끼리 3
김양미 지음, 정문주 그림 / 사계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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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싸우지도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게 이상타 싶을 정도였는데 냉전이 오래가는 울 아이들에게 읽히고픈 책이다.

아이들 책을 읽다보면 ‘맞아’하고 맞장구 칠 때가 있다. 그런데 그게 정작 아이보다 엄마 쪽에서 공감하는 때가 훨씬 더 많은데 이 책은 특히 남매인 집에서는 ‘맞아, 맞아~’하며 ‘야, 너랑 똑 같다’며 함께 ‘호호하하’ 거리며 재미있게 볼 책이다.

글 구성도 마음에 들지만 얄판하니 작고 가벼운 것이 참 좋다.

누나인 여름이와 남동생 가을이의 알콩달콩한 생활 밀착형(이런 말이 있나?^^) 이야기가 굉장히 재미나다.

아이들은 혼자 노는 방법을 안다. 때론 고양이가 되어 털실뭉치를 굴리기도 하고 그 털실을 잘라 얼굴에 붙여 수염을 만들어 놀거나 개미가 되어 꼬물꼬물 기어 다니기도 하면서.

둘이 함께 놀면 좋으련만 누나는 놀이에 끼지 않는 척 하며 동생의 놀이에 간섭을 한다. 그러면서 투닥투닥. 둘 이상의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5분 사이에도 몇 번씩 다투는 것을 경험한다. 하지만 여름이와 가을이의 싸움이 격렬하게 이어지는 건 아니다. 때론 팥 호빵과 야채 호빵을 선택해야 하지만 각기 다른 호빵을 반씩 나눠먹기도 한다.

또 어느 날은 오줌 누고 물을 마시는지 물을 마시고 오줌을 누는지, 말장난 같은 걸로도 대립 하는 게 웃기다. 그뿐인가, ‘불공평해’란 말을 새로 알게 된 가을인 자신이 사용하는 말에 ‘불공평해’란 말을 섞어 쓰는 모습에서는 풋~하고 웃음이 터졌다. 울 아들이 딱 그랬다. 새로운 단어를 배우면 문맥상 맞지도 않고 뜻도 통하지 않는데도 그 단어를 사용해 말을 해서 우리를 웃겼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적절한 단어 사용을 하지 못해 누나나 엄마한테 구박받는 울 아들이 생각났다.

내용도 좋았지만 책값이 껑충 뛰어 요즘은 만 원을 넘는 일이 다반사라 부담되는데 가격까지도 착하니 더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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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춤을 추자 - 우리춤 야호! 신나는 체험 시리즈 3
이야기꽃.김지원 지음, 이지원 그림, 김찬복 사진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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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로 시작되는 조지훈의 승무라는 시가 떠오르는 표지의 책은 지금껏 어린이 책에서 흔하게 다루지 않았던 내용이라 궁금했다. 그만큼 지식 정보 책이나 순수창작물에 있어 다양하지 못했다는 것일 수 있다. 하루에도 수백 권씩 쏟아지는 출판계에서도 책은 시장성을 담보로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라지만 다른 것도 아닌 책만큼은 수익을 따지지 않고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이후 아무리 좋은 기획물이 있더라도 당장의 운영에 제약을 받으리라는 것쯤은 안다. 그래도....하는 마음.

어쨌거나 춤에 관련하여 접한 책은 ‘탈춤’에 관한 것이 고작이었으므로 내 님이 오신 것 마냥 반가웠다.^^ ㅎㅎ

‘임금이 정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에도 공을 들이는 것은, 그 나라의 예술에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그대로 담겨져 있기 때문이야. 예술을 이어 가는 것은 단순히 문화를 보존하는 것이 아닌, 이 땅의 역사와 민중들의 삶을 몸에 새기는 것이라 할 수 있지’ (35쪽)

그랬다. 처용무나 고구려 벽화(무용총의 무용도)에 춤을 추는 그림이 등장하는 것 역시 역사와 관련지을 수 있고 이것을 단순히 주술적 의식이나 놀이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기원까지 들여다보면 고유의 몸짓이나 미의식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우리 춤이 자연과 사람의 화합을 어떻게 끌어내고 있는지 등을 이해하게 할 것이다.

궁중춤, 의식춤, 민속춤으로 갈래를 나눠 설명하였고 여기에 서양의 신문물이 들어와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나지 않고 세계적으로 우리춤의 아름다움을 알린 최승희로 대표되는 신무용까지 아이들이 춤과 친숙하게 하기 위해 보너스 팁으로 삽입된 <어디 한번 따라 해 볼까?>는 우리 춤이 서양의 발레나 힙합보다 배우기 쉬운 우리만의 흥과 멋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도도 돋보였다. 관심과 흥미를 이어가기 위해 분장을 소개한 부분은 특히나 여자아이들이 흥미로워 할 것 같다.

이 참에 나도 어깨가 덩실 올라가는 것이 함께 아이와 춤판 벌여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딸아이의 타박이 두려워 참는다.ㅋㅋ

와락 반가움과 더불어 아쉬웠던 점은,

텍스트란 게 읽으면서 우리 가락이나 절제되고 우아한 선이나 경쾌한 발놀림을 직접 볼 수 없다는 제약이 따르지만 보조 수단인 사진이 그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사진이 작고 사진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우리 춤은 어른들조차 생소하고 실제로 볼 기회조차 많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친절한 사진 설명이 요구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점을 놓쳤다는 것은 책을 덮은 순간까지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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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품 오두막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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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란 시기는 뭐가 됐든 공통적으로 혼란과 모호함이 혼재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내적 갈등이나 심리를 다룬 성장 소설이 흔하다. 우리나라의 성장소설이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있어 조금 더 실제적인 실생활에서 겪는 이야기라면 유럽의 소설은 관념적이고 불완전한 시기의 심리를 다양한 눈으로 읽어내는 편이다. 이것이 청소년 문학이 오랜 기간에 걸쳐 쌓이고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수는 있으나 아직 우리가 공감하고 밀착시켜 우리 삶에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들의 평이야 어떻든(2009년 독일 최고의 청소년문학상인 룩스 상 수상작. 카네기 메달·코스타 상·뉴 앵글 상 최종후보에 오른 작품) 애매모호한 접근한 성정체성이나 첫사랑에 대해 이야기한 이 책에 몰입하기엔 우리 청소년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닷가 외딴 오두막에 홀로 사는 소년 핀-진짜로는 여자 아이였다. 핀과 주인공인 나는 품행과 성적을 이유로 두 번의 퇴학당하고 지금의 기숙학교인 성 오스왈드로 전학을 온다. 이런 아이들이 그렇듯 학교나 주위 친구들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그런 9월의 어느 특별한 날 핀과의 운명적인 만남이후 알 수 없는 끌림으로 핀을 찾아가고 강해보이고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핀을 좋아하게 된다. 주인공과 핀이 그곳 오두막에서 생활하면서 핀에게로 향했던 심리를 100세 노인이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핀의 눈을 통해 나를 보고 핀과의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을 규정짓는, 스스로의 존재 자체를 핀과 연결시켜 모방하려는 주인공의 집착과 같은 모습은 사랑이란 감정을 갖게 되는 사람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렇듯 이 둘의 관계를 우정이라고 말하기도 뭣하고 핀이 계속 소년으로 묘사되고는 있지만 혹시 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핀이 옷을 갈아입을 때 보였던 행동에서 확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핀이 여자라는 게 밝혀졌을 때 반전의 느낌을 가질 만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주인공이 가졌을 배신감 따위의 감정은 결코 없었다.

앞서도 말했든 이 책은 노인이 된 주인공의 회상이다. 그 쯤 되는 나이는 모든 게 공허가기 마련이고 격한 사랑의 감정조차 세월이 많이 눌러주어 데일 것처럼 뜨거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제목처럼 모든 게 물거품처럼 사랑도 화해의 감정도 성정체성으로 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지 못했던 자책마저도 흘려보내는 잔잔함이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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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별 1,2,3>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로봇의 별 1 - 나로 5907841 푸른숲 어린이 문학 18
이현 지음, 오승민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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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와우!

이런 장르 -SF, 그것도 만족스러울 만큼 완성도와 재미를 갖춘 동화를 읽게 될 거란 기대를 하지 못했다. 판타지 물도 그렇고 번역 작들이 국내에 소개되고 뒤따라 영화로 등장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작품들은 이쪽 장르와는 멀다,라고만 생각했다.

흥미로운 소재이긴 했지만 과연 책은 독자의 기대를 충족시켜줄지 엉성한 줄거리나 사건의 전개가 치밀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머릿속 한켠에 둔 채로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놀라웠다. 내가 이현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짜장면 불어요!>였다. 이후 <우리들의 스캔들>을 읽으며 ‘주목해야 할 작가’로 점찍어 두었었다. 이 책은 작가의 이전 작품들과 많이 다르다고 느껴질 수는 있으나 그녀의 작품을 통해 사회비판적이고 통통 튀는 발랄함을 엿볼 수 있는 것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또한 <영우의 우연한 현실>의 단편 중 한편의 연장선상에서 보자면 이런 작품이 나온 것에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고 금방 이해가 된다.

과학의 발전은 상상력을 넘어서고 있다고 본다. 로봇이라는 것을 예로 들면 앞으로 몇 년 후가 될지는 모르지만 인간이 로봇의 지배하에 존재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싹텄고 실재로 그럴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로봇이라서, 인간이 시키는 일은 뭐든 해야 해요. 그렇죠? 나는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인간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우리는 인간이 시키면 뭐든 해야 하죠. 억지로 전원이 꺼지기도 하고, 억지로 팔려 가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하고....그렇지만....”

어느 로봇 하나라도 이런 생각이 들기라도 한다면 앞서 얘기했던 불안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은 인간의 본능 중 신을 흉내 내어 신이 사람을 만들었듯 인간도 자신을 닮은 로봇을 만들려 한다는데서 예고된 재앙이 시작될 수도 있다. 신이 천지 창조를 하듯 화성과 같은 다른 별에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든다. 그러나 세상의 주인이 인간이란 터무니없는 자만과 오류를 범하는 사이 로봇의 반란은 시작된다.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컴퓨터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인간 역시 로봇이라 가정한다면 인간의 두뇌에 새겨진 프로그램에 따라 잘못된 명령을 수행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있는지....

인간 역시 불분명하지만 무언가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는 바가 크다. 그게 공부는 일이든 컴퓨터든 또 다른 뭔가가 되었든 간에.

저자의 상상은 현대인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다른 청소년 작품들에서처럼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나 뚜렷한 직시가 놀랍다.

주인공 나로는 우주 도시로 누구도 상상치 못한 세상인 로봇의 나라를 향했다. 우주선이 십,구,팔,칠....카운터와 함께 발사되듯.

표지에 겹치게 쓰인 ‘로봇은 인간을 해칠 수 없어’란 글귀처럼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지....나로가 향한 로봇의 별은 어떤 모험이 펼쳐질지 예상이 안 된다.

오홋~ 우리나라에서 이 책이 대박을 거둔다면 책에 ‘영화화 결정’이란 홍보문구가 들어가게 될까 하는 설레는 마음이 저만치 앞질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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