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가 돌아오지 않던 밤 창비청소년문학 7
마르타 헤센 지음, 김영진 옮김 / 창비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작은 아들 마츠가 가출(이라는 표현은 엄마에 의해 금지되었다)했다가 돌아온 다음 날 하루의 사건과 그 사이 회상되는 과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적으로 페트뤼스카의 시각에서 보고, 생각하고, 해석하기 때문에 가끔씩 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재구성하자면 평범한 아버지, 현기증이 있으면서 감수성이 풍부했던(?) 엄마, 다른 가족을 떠맡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동시에 엄마의 품에서 소외된 것 같은 부담을 갖고 있는 큰 아들 페트뤼스카, 그림을 그리는 걸 가장 좋아하는 막내 마츠가 한 가정입니다. 엄마는 마츠를 편애합니다. 아버지는 이 모자에게 소외되어 있죠. 마츠는 어렸을 때부터 밖으로 돌아다녔고, 찾아오는 것은 항상 페트의 몫입니다. 어느 날 엄마는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현기증이 나서 쓰러지고, 뒤에 오던 트럭에 치여 죽습니다. 그리고 몇 달간 가정은 황량하게 변합니다. 아버지가 다락방을 치우고 자기 서재로 쓰겠다는 제안을 하여 페트와 아버지는 어머니의 유품들을 정리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을 보내는 그리고 추억을 강제로 정리하려는 시늉일 뿐입니다. 마츠는 당시 11살, 페트는 14살입니다. 다락방 정리 후 또 밖으로 나가려는 마츠를 난생처음으로 강제로 제압하여(나이는 차이가 나지만 덩치는 비슷하여 그렇게 했다는 게 본인도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아버지 앞에 데려다 놓습니다. 그리곤 둘이 멀뚱멀뚱 쳐다만 보자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두 사람 멀뚱히 서 있는 것 좀 보세요!" 셋 다 눈물이 터져나옵니다. 몇 달 전 엄마가 죽었을 때는 아무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죠.

마츠의 경우 옮긴이의 글에 언뜻 나오는 '자폐증'은 아닙니다. 어쩌면 다른 인간과의 교감이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그것을 조장한 것 같고요. 결국 그날 페트는 '평생 둘 사이를 왔다 갔다 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해결의 기폭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깨어나야 해결이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 

(2009년 9월 22일 작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금용 왕국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15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비룡소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야수의 도시] 후속작입니다.

케이트 콜드는 알렉스가 건네준 '수정구슬'을 함부로 취급하다가 옛 친구이자 보석상인 이삭 로젠블라트에게 보여주곤 하나가 작은 나라를 하나 살 수 있을 정도의 훌륭하고 큰 다이아몬드임을 알자 안개족을 도울 다이아몬드 재단을 루도빅 르블랑과 함께 추진한다. 한편 황금용 왕국, 일명 금지된 왕국에 인터내셔날 지오그래픽 사의 취재가 받아들여져서 케이트는 사진사 티모시 브루스와 조수 조엘 곤잘레스, 알렉스 그리고 나디아와 함께 입국한다. 금지된 왕국은 연간 외국인 입국 허용자가 백명 내외로 폐쇄된 나라이다. 알렉스와 나디아는 미국에서 인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본 히피 풍의 남자 텍스 아르마딜로가 황금용 왕국에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통역자 겸 안내인 완디의 딸 페마(연꽃-순수함과 아름다움의 상징)와 함께 나디아가 납치되고 또 다른 소녀 4명도 납치되어 범죄가 없던 나라는 발칵 뒤집힌다. 그 와중에 튤립 조경 전문가 주디 킨스키와 왕은 이 사태를 황금용에게 묻기로 하는데 왕과 주디는 텍스 일당에게 납치된다. 그들은 세계 제 2위 갑부의 청탁으로 황금용과 그 해독능력을 가진 왕을 탈취 및 납치한 청부업자 '전문가'의 부하이다. 나디아의 원숭이 보로바가 이끄는 대로 이동한 알렉스는 라마승 텐싱과 왕위 계승자 딜 바아두르(용감한 마음)와 만나고 이들은 나디아의 이념이 형상화된 흰독수리를 따라 가서 그녀를 구출한다. 나머지 소녀들을 구출한 다음 소녀들은 도시로, 일행은 왕이 잡혀 있는 첸탄 드종 요새 사원으로 간다. 한편 소수로 전락한 예티 무리는 주술사 그르르 임프르의 인도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 원인 모를 질병으로 곤란을 겪고 있었다. 몇 달 전 방문을 한 텐싱 등은 물이 문제임을 알아내어 이제 그들은 건강을 되찾았다. 이들 전사 열명과 함께 텐싱 일행은 요새 사원을 습격하여 탈출하려던 텍스를 막지만 왕은 주디를 보호하려다 총을 맞아 죽는다. 한편 주디가 바로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전문가'였다. 그녀는 달아났다가 동상에 걸려 불구가 된 다음 왕의 유언에 따라 형을 면하고 수도원으로 보내진다. 텍스는 스스로 헬기를 몰고 달아나려다 돌풍에 쓸려 황금용과 함께 추락하여 재로 변한다. 이들의 수하였던 전갈교의 푸른 남자들도 일망타진된다. 왕자는 아버지에게 전해받은 몇 가지 사실과 '전문가' 일행이 사용했던 현대 장비의 도움으로 알렉스, 나디아와 함께 비밀의 방에 가서 황금용(사실은 용의 좌대가 신탁을 받는 장치이다)에서 몇 가지 이야기를 듣는다.

언어가 달라도 텔레파시로 의사를 주고 받을 수 있다니 차원을 달리하는 기능입니다. 동물과 소통이 가능하면서 독수리로 가끔 변할 수 있고 안개족의 능력을 배워서 보이지 않게 이동할 수 있는 나디아, 재규어로 변하는 알렉스의 조합은 어드벤쳐의 절대강자입니다. 3부작이라고 하니 다음 것 [피그미족의 밀림]까지 봐야겠습니다.

소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예티 계곡
2 수정 알 세 개
3 수집가
4 독수리와 재규어
5 코브라
6 전갈교
7 금지된 왕국
8 납치 당한 소녀들
9 보로바
10 흰 독수리
11 재규어
12 정신력
13 황금용
14 도적 패거리의 동굴
15 절벽
16 예티 전사들
17 요새 사원
18 전투
19 왕자 

(2009년 9월 22일 작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2년 전 열심히 선전을 했던 책입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하여 빌려왔습니다. 만만치 않은 양(본문 마지막 페이지가 533이고 서평 등을 포함하면 555입니다)에 얼핏 보기에 프로이트와 융 등이 다뤄지기 때문에 부담이 되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내일은 반납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작가는 어떤 여자가 죽는 것처럼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 곳곳에서 작가는 (번역가가 그렇게 틀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출판사에서 손을 안 보았다면 작가로 믿어야겠죠) 독자들에게 잘못된 해석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첫 장면이 독자들에게 여자의 죽음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믿게 만듭니다. 덕분에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로 출발합니다. 요즘 소설답게 여러 관점으로 돌아가면서 병행하는 듯한 흐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간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기 때문에 피곤도가 높아지죠. 작가에게는 (글을 이끌어 나가기) 좋은 흐름이고 독자에게는 피곤한 흐름입니다.

어떤 리뷰어들은 추리소설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아닙니다. 그냥 소설입니다.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를 속이는 것은 추리소설에서 허용되는 것입니다. 전적으로 오해를 한 독자에게 문제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거짓을 보여줘서 독자를 속이는 것은 추리소설을 벗어납니다. 그냥 소설이지요. 그래서 이것은 추리소설이 아닙니다.

저자는 법을 전공했고, 프로이트와 셰익스피어를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을 이 소설에서 잘 써먹고 있습니다. 트릭처럼 보이는 것은 허망합니다. 너무 작위적이니까요. 게다가 흥행을 위하여 주인공이자 희생자로 극중 최고 미녀(그것도 미성년자)를 내세웁니다. 한 달 동안 자신의 아파트를 몇 번이나 방문한 것처럼 되어 있는데 나중에 보면 클라라의 설득에 의한 연기라니... 휴겔의 정체성도 불확실합니다. 첫부분에 영거가 브릴과 함께 배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번역자는 동료 '외과의'라는 표현을 썼더군요. 본문을 보면 분명 정신분석학자니 외과의는 아니죠. 그래서 처음부터 번역에 의혹을 가지고 독서를 출발했습니다. 판이 바뀌면 다른 단어로 바뀔까요? 

(2009년 9월 22일 작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 어딘가에 우리 집을 묻던 날 사계절 1318 문고 35
로버트 뉴튼 펙 지음, 이승숙 옮김 / 사계절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의 후속작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잘 읽어보면 작가의 전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짧은 기간(5월에서 12월) 동안 일어나는 한 농가의 몰락을 그린 책입니다. 13살(에서 14살) 소년이 가장이 되어서 가뭄으로 몰락하는 이야기가 애잔하게 쓰여져 있습니다. 어찌 보면 몰락해도 완전히 몰락하는 광경입니다. 아버지가 죽고, 황소가 죽고, 암소는 더 이상 젖을 못 내고, 밭은 가뭄으로 소출이 없고...... 결국 식량을 위하여 구걸 비슷한 생활까지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불과 몇십 년 전의 미국이랍니다. 도시에서는 경제공황이 주식의 폭락으로 나타나고 시골에서는 가뭄으로 인한 자작농의 몰락이군요.

어머니와 케리 이모의 로버트에 대한 무한한 지지는 놀랍습니다. 미화된 게 아닌가 싶네요.

베키 테이트의 태도 또한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쇠똥 냄새를 '열심히 일한 냄새'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애들에게 강제로 읽으라고 한 보기드문 책이 되었습니다. 

(2009년 9월 22일 작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하늘 어딘가에 우리집을 묻던 날 a part of sky의 전편입니다. 나중에 읽었지만 리뷰를 먼저 올립니다.

아버지 헤븐 펙은 돼지 도살꾼입니다. 저자의 약력을 보면 1928년생이므로 무대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13살인 1941년이 시대인 것 같습니다만 약간은 덜 어울립니다. 오히려 1930년 경이 맞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아버지는 3남 4녀의 막내인 로버트를 데리고 삽니다. 위의 네 딸은 시집을 갔고, 두 아들은 태어난 후 금방 죽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버지는 어떤 병인지 모르지만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있으며 연말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듬해 5월 3일에 사망합니다. 속편은 그 5월부터 시작하고요. 이것은 그 전해 4월부터 시작합니다. 속편에 나오는 보브와 비브 쌍둥이 황소의 출생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 새끼를 못 갖는 암퇘지 핑키 그리고 이웃 몇이 소개됩니다. 아버지가 죽어 장례를 치루는 날은 기대치 않았던 도살장의 사장과 동료가 모두 몰려와 함께 참여합니다. 그래서, 그 날은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죽어 로버트가 가장이 되자 이웃인 벤저민 프랭클린 태너는 정식으로 자기 이름을 소개하고 '태너 아저씨'가 아니라 '벤'으로 불러달라고 합니다. '친한 친구끼리는 이름을 부르며 지내는 게 좋다'면서. 상대를 성인으로 대접하는 것이죠. 그 부인도 '베스'로 불러주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속편에서는 벤과 베스로 나오고 여기서는 태너 아저씨와 태너 아줌마로 나오죠. 짧지만 가슴이 아린 장면이 뒤에 나오고 앞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모습입니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서 나는 심한 냄새(돼지를 손으로 잡으니 냄새가 밸 수밖에요)를 보고 말하는 장면은 감동입니다.

'성실하게 일한 냄새가 난다'

그래서 속편에서 베키 테이트가 로버트에게서 쇠똥 냄새가 난다고 흉보는 다른 애들에게 '저 애에게서는 열심히 일한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네요. 두 번 들으니(보니) 감동이 조금 덜합니다. 

(2009년 9월 22일 작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