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해류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하윤 옮김 / 해문출판사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8

 

319페이지, 22줄, 26자.

 

크헉! 단편집이네요. 전 단편집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작품에 들어가는 기본 정신 에너지는 장편이든 단편이든 같다고 느끼거든요. 이렇게 네 편의 단편이 있다면 동일(전체를 말합니다) 페이지의 장편 두 권보다 더 큰 피곤함이 몰려옵니다. 아 그렇다고 단편을 안 읽는 건 아닙니다. 무려 열 편이나 읽었는데 하나의 독후감만 작성해야 하니 짜증이 나는 것이지요.

 

왜 빌릴 때는 안 보이다가 막상 읽으려고 하면 그 때서야 [단편집]이라는 게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불과 해류] (128)
시바무라는 우에다 고로와 함께 요트 경주에 나섭니다. 아내 미야코는 시바무라의 대학동창인 소네 신기치와 즐거운 날을 보내기 위하여 몰래 왔습니다. 요트 경주가 왕복 65시간 정도 걸리니 외도를 즐기기엔 충분한 시간입니다. 호텔 옥상에서 미야코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며칠 뒤 소네의 집 근처에서 부패한 사체로 발견됩니다. 일단 용의자로 연행된 신기치. 형사 쿠마시로는 신기치 용의자설이 부족하다고 보고 시바무라를 파고듭니다.

 

사실 바다에서의 존재시간은 먼 바다가 아니라면 충분히 조작 가능합니다. 특히 반환점에서 확인을 안한다면 말이지요.

 

[증언의 숲] (62)
아오자 무라츠구는 집에 와 보니 아내 카즈에가 교살체로 발견되었다고 경찰서에 신고한 직후 용의자로 체포됩니다. 여러 차례의 신문 끝에 부인, 시인, 재부인, 재시인 등이 반복되고 결국 기소된 후 1심에선  무죄, 2심과 대법원에서 유죄로 평결받아 7년형으로 수감됩니다. 때는 1938년에서 1943년 사이. 그 후 미소 배달원의 자수가 있었지만 관게자들이 무마시켰고, 배달원은 징집되어 참전합니다. 배달원은 징집을 피하기 위하여 거짓 자수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종족동맹] (61)
아니 린페이라는 사람이 스기야마 치즈코라는 여성을 강간살해한 혐의로 기소됩니다. 당일 심부름을 다녀왔는데 시간 오차가 20분 정도 생기기에 검사측이 기소하였던 것인데, 국선변호인은 몇 가지 이유로 무죄를 주장 관철시킵니다. 후에 변호사는 자신의 사무실에 린페이를 고용하였지만, 린페이는 사건 당시 발견되지 않았던 피해자의 핸드백을 가져와 자신이 진범이라고 하며, 여사무원에 대한 치근거림을 계속할 것을 말합니다.

 

[산] (68)
아오츠카 이치로는 횡령후 도피 중 한 여관에서 종업원 키쿠를 만나 밀회를 갖다가 사체를 하나 발견합니다. 그리고 근처에서 다른 남자를 봤던 기억을 간직합니다. 도쿄에 올라온 둘은 우연히 그 남자(이치사카)를 발견합니다. 얼마 뒤 아오츠카는 작은 잡지사의 편집장이 되는데, 표지에 미인도를 싣던 관행이 어느 달만 산으로 바뀝니다.

 

아마도 제각기 다른 시대에 쓰여진 것 같습니다. 나오는 금전의 사용액을 보면 동시대는 절대 아니네요. 이에 대한 정보는 책에 없습니다.

 

시간이야 페이지에 비례하지만, 피로도는 확실이 높습니다.

 

150320-150320/1503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김중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8

 

411페이지, 22줄, 25자.

 

전직 형사 구동치는 딜리터라는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누군가에게서 의뢰를 받아 특정 조건(보통은 죽었을 때)이 되면 그 사람이 의뢰했던 것을 지워줍니다. 뭐 사진일 수도 있고, 하드 디스크일 수도 있고, 수첩, 일기장, 또는 끄적거린 종이뭉치일 수도 있습니다.

 

한 의뢰인이 찾아옵니다. 뭔가를 부탁하였지만 작가는 그 장면에 다른 걸 끼워 넣습니다. 마지막에 가면 나옵니다.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서로 연결되면서(뭐 인생이 다 그렇지요. 몇 명을 끼우면 모두 연결되는 게 당연하니까.) 얼개가 나옵니다. 부분 부분 몰입하게 하면서 재미도 있습니다. 전체 얼개는? 글쎄요.

 

죽은 사람이 말이 없다고들 하지요. 제 생각엔 죽은 사람은 듣지 못합니다. 말이 없는 이유는 듣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또한 듣지 못하니 남기고 간 것에 대해 연연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체면이니, 느낌이니 감정이니 하는 건 모두 살아 있는 사람의 몫.

 

책을 빌린 이유는 보통 책의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 때문입니다.

 

다 옮기자면 이렇습니다.

 

<썼는데,
 누군가
 지웠다.>

 

등장인물(가나다 순, 중요도 무시)
구동치(딜리터), 김인천(형사반장), 나영욱(천일수의 경호실장, 원수도장 대사형), 박찬일(지하 레스토랑 사장), 배동훈(동영상 유출후 피살), 백기현(1층 철물점 주인), 이강혁(원수도장 초기 이탈자), 이리(탐정, 동물 애호가), 이빈일(3층 PC방 직원), 이영민(YM기획 사장), 정소윤(의뢰자 정인수의 딸, 그래픽 디자이너?), 차철호(2층 합기도관장), 천일수(노블엔터테인먼트 회장), 한유미(노블테니스클럽 사무원)

 

150320-150320/1503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리 망치 - 2005년 일본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 블랙 캣(Black Cat) 10
기시 유스케 지음, 육은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3.9

 

454페이지, 25줄, 31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빌딩 최상층인 12층에서 사장이 피살체로 발견됩니다. 구조상 밀실이고 폐쇄회로 화면에서는 아무도 드나든 흔적이 없습니다. 동일층에 있던 사람은 복도 반대쪽의 여비서 한 명과 복도 같은 쪽(에다가, 사이문으로 통행할 수 있는 방)에 있던 전무뿐입니다. 경찰은 전무를 기소하기로 하고 수감합니다.

 

변호사 아오토 준코는 전무 히사나가 도쿠지의 변호인단 소속으로 밀실 트릭을 해결하기 위하여 에노모토 케이를 찾아옵니다. 이야기의 태반은 에노모토가 여러 가지 가설을 만들고 점검하고, 해체하는 걸 보여 줍니다.

 

일단 처음 부분에서 독자가 추리할 수 있는 것은 전무가 실제로 살해했을 가능성입니다만 시종일관 아닌 것으로 몰고 가므로 배제합니다. 다음으로 로봇을 이용한 살인 내지 살인 상황인데, 준코의 시연으로 모두 무산시킵니다. 그러면 남은 것은 유리창입니다. 원래의 판유리를 강화유리로 대체했다고 나옵니다만, 밖에서 들어내면 그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 로봇은 왜 필요하지? 작가나 감독이 보이도록 갖다 놓은 것은 뭔가 필요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사냥총을 보여줬다면 하다못해 사격 실습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나머진 상상해 봅시다.

 

읽을 때 재미가 있는 편입니다.

 

등장인물
에노모토 케이(도둑 출신(/내지 겸업) 방범 컨설턴트), 아오토 준코(변호인), 시이나 아키라(고리대금업자에게 파멸당한 집안의 아들, 사오토 마나부로 위장취업), 가와무라 시노부(전무 비서)

150319-150319/1503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증언 2
존 카첸바크 지음, 김진석 옮김 / 뿔(웅진)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3.6

 

397페이지, 26줄, 26자.

 

인간사에서 끝이란 없고 다만 잊혀지는 것만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아는 건 일부 정보에 불과하니 진실이라는 건 당사자가 만족하는 수준에서 멈춰도 됩니다.

 

설리번이 진술한 사건들의 절반 정도는 남의 이야기를 자기 것처럼 부풀린 것입니다. 이렇게 되니 퍼거슨이 (교환조건으로) 설리번의 부모를 살해했다는 설리번의 주장은 빛이 바래는 듯합니다. 엉뚱하게도 남은 유품들은 유언장을 통해 로저스 교도관에게 남겨졌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교도관에게도 혐의점이 있습니다.

 

"나는 너의 가족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다." 라고 말한다면 협박일까요, 아니면 그냥 어떤 사실을 언급한 것일까요? 법원에서는 후자로 받아들일 것이고, 일반인은 전자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거든요. 법이라는 것은, 특히 형사 관계 항목은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니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인은 미연에 보호받기를 원하지만 법률은 사건이 일어나야 개입할 수 있습니다. 미연에 방지한다는 건 다른 개인의 자유를 침습하는 행위가 됩니다. 구체화되지 않으면 그 가능성이 얼마의 확률인지 알지 못하는 게 문제죠. 바로 옆 사람의 생각을 모르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그러니 법이 멀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이 너무 가까우면, 내가 이유도 모르고 처벌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현대 사회가 되기 전에는 비일비재했다고 하네요.

 

150308-150308/1503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증언 1
존 카첸바크 지음, 김진석 옮김 / 뿔(웅진)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3.9

 

325페이지, 26줄, 26자.

 

<마이애미 저널>의 매슈 코워트는 한 사형수(로버트 얼 퍼거슨)로부터 편지를 받습니다. 당연히(?) 자신은 죄가 없다는 것입니다. 퍼거슨이 새로 선임한 변호사 로이 블랙을 만나니 이렇게 말합니다. 법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죄가 없다는 것과 같지는 않다. 사실 둘은 다르죠. 법원은 주어진 절차에 따라 주어진 증거가 적절하고 법률에 부합하면 유죄를 내리고, 아니면 무죄를 내려야 하는 것이지요. 심증으로 치죄할 수는 없으니. 그러므로 범죄자가 풀려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코워트가 들쑤시고 다녀 보니 당시의 판결에 헛점이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두 가지 경우가 생기죠. 무죄인 사람을 풀어주거나, 진범을 풀어주거나.

 

같은 시기에 연쇄살인범이 하나 있습니다. 블레어 설리번이라고 하는데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조니 슈라이버에 대한 정황증거를 흘리는 것이지요. 퍼거슨의 주장에 의하면 설리번이 범인입니다. 설리번은 마지막 면회에서 코워트에게 자신의 짓이 아니라 퍼거슨과 거래를 한 거라고 말하고 사형집행 당합니다. 그런데 그 전에 사형수의 마지막 말이 진실이라고 보통 믿는데 정말이냐는 의미의 말도 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죽기 직전, 마지막에는 진실을 이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사이코 패스라면, 마지막 말도 믿기 어렵지요.

 

아무튼 1권은 약간의 허술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읽을 만합니다. 2권을 기대해 봅니다. 허술하다고 하는 건, 조금만 읽으면 이런 전개가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개는 몇 가지 경우의 수 중 하나인데 너무 빤히 보이는 게 그대로 진행되면 허술하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150306-150306/1503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