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유럽 - 배낭여행 베테랑 가이드들이 직접 쓴 유럽 배낭여행 가이드 북, 2009-2010 최신개정판 이지 시리즈
신중혜 외 지음 / 트래블북스블루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움이 전혀 안 된 책.
정보가 하도 많이 틀려서 혹시 개정판이 안 나온 거 아닌가 했다.
이번에 스페인 여행 가면서 여행사 측에서 보내 준 책인데 정말 수박 겉핧기 식 정보 모음이었다.
특히 유럽을 오가는 저가 항공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어 진짜 황당했다.
분책하기 아까워 통째로 들고 갔는데 어깨만 무거웠지 써먹을 곳이 없었다.
차라리 론리 플래닛 한국판을 들고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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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CURIOUS 13
마리 루이즈 그라프 지음, 이현철 옮김 / 휘슬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스페인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은 책.
가벼운 문화 총서라고 해야 할까?
일주일 간 스페인에 다녀왔는데 수박 겉핥기의 관광객이라 그런지 여기 나온 스페인 사람들의 분위기는 솔직히 잘 못 느꼈다.
다만 급할 게 없다는 건 확실하다.
KTX 의 정확한 출발 시각에 익숙한 나는, AVE가 15분 이상 지연되는 거 보고 경악했다.
아니 어떻게 기차가 제 시간에 출발 안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느긋한 느낌이랄까?
그러고 보면 한국 사람처럼 빨리빨리 일처리 하는데 익숙한 민족도 드문 것 같다.
각 지역색이 뚜렷하다는 것도 책을 통해 알게 됐다.
확실히 마드리드와 그라나다, 바르셀로나의 느낌은 다르긴 달랐다.
한국처럼 서울 중심주의는 아닌 게 분명하다.
어떤 문화권에 대해 제대로 안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면서도 늘 궁금하고 호기심의 대상이기 때문에 편견에 가득찬 외국인의 시선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언제나 이런 엿보기를 즐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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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1 기담문학 고딕총서 5
워싱턴 어빙 지음, 정지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면서 읽게 된 책.
네이버 까페의 여행 동아리에서 추천을 받았다.
워싱턴 어빙이라면 슬리피 할로우의 원작자로도 유명하다.
19세기 미국의 에세이스트 혹은 저널리스트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책인데 <생각의 나무>에서 나온 고딕 총서라는 전집이 특이하다.
서양 옛날 이야기 모음집이라고 해야 할까?
내 취향과는 좀 맞지 않아 약간 지루하기도 했다.
막연히 생각하기로는, 알함브라의 역사와 유적에 관한 인문학적 보고서 형식을 기대했는데 주로 무어인들과 관련된 전설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알함브라에서 몇 달 머물면서 워싱턴 어빙이 전해 들은 옛 전설들, 꼭 천일야화 같기도 하다.
그가 얼마나 이 옛 궁전을 사랑했는지 저자의 애정이 잘 녹아난다.
막상 스페인 가서 알함브라를 구경했는데 서양 건축 양식과 전혀 다른 이슬람 양식에 감탄하면서도 너무 많이 들어 왔기 때문에 약간 질린 느낌이랄까? 하늘 아래 새로운 곳은 없구나 하는 약간의 반발심도 생겼다.
앙코르와트를 갔을 때도 가기 전에 찬사의 말을 너무 많이 들어 막상 가서 보니 약간은 시큰둥 했던 그런 비슷한 느낌?
책에서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했던 열 두 사자가 조각된 분수대는 아쉽게도 공사 중이라 볼 수가 없었다.
관광객은 정말 많았다.
동양인은 드물고 주로 유럽과 미국 관광객들이었다.
스페인은 서양 내에서도 유명한 관광지 같다.
가난한 사람들의 꿈은 언제나 부유함, 마술, 이를테면 복권의 당첨과도 같은 환상이 주를 이룬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난한 스페인 민중들은 쫓겨난 무어인이 남겼을지 모를 보물에 대해 끝없이 상상한다.
애절한 느낌도 들고 그들의 소박한 소망이 이뤄질 날이 올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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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케스 - 인상주의를 예고한 귀족화가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92
자닌 바티클 지음 / 시공사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드디어 스페인에 간다.
너무 흥분되고 기쁘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0여 년 전, 파릇파릇한 대학생 때 유럽 여행을 갔었다.
그 때만 해도 우리 과는 여름방학이 겨우 3주에 불과했다.
그것도 기말고사 재시에 걸리지 않는 학생의 경우만 3주를 다 누릴 수 있었고 심지어 재시, 삼시 보다가 여름방학 없이 2학기 개강하는 불운한 학우들도 있었으니, 나로서는 큰 결심을 하고 3주간의 배낭여행을 떠난 셈이다.
재시 발표가 나기도 전에 마지막 과목을 치루고 바로 인천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탄 까닭에 혹시나 재시 걸리지 않았나 유럽에서도 가끔 조마조마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무사히 진급을 했다...
하여튼 당시 트렌드는 3주 일정의 호텔팩은 이베리아 반도는 못 가는 스케쥴이었다.
이베리아 반도까지 내려가려면 25일 일정이 많았다.
그래서 아쉽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못 가고 말았는데 미술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프라도 미술관이 눈에 아른거려 늘 아쉬웠다.
그런데 드디어 신혼여행으로 스페인을 가게 된 것이다.
사실 신랑은 나보다 더 빡빡한 결혼 휴가 스케쥴 때문에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많이 미안하기도 하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가까운 동남아 휴양지로 갔으면 얼마나 편했겠는가.
그러나 active 한 wife를 둔 죄로 피곤한 신랑을 이끌고 스페인까지 날아가게 됐으나 분명히 다녀오면 신랑도 만족하리라 믿어 의심지 않는다^^ 

하여튼 내가 스페인에 가는 가장 큰 목적은 바로 프라도 미술관을 관람하기 위해서인지라 적어도 하루는 온전히 미술관에서 보낼 생각이다.
아쉽게도 월요일은 프라도 미술관이 휴관일이고 화요일은 소피아 미술관이 휴관일이라 월, 화를 마드리드에서 머물 예정인 우리는 일단 프라도 미술관에 투자하기로 했다.
스페인 미술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벨라스케스와 고야일 것이다.
엘 그레코나 수르바란, 무리요 등도 있고 현대 화가로는 피카소와 달리, 미로 등도 있겠으나 스페인의 대표 화가라면 당연히 앞의 두 사람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벨라스케스에 대한 관심은 사실 화가 자신보다는 그를 몹시도 존경했던 마네를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역으로 관심이 생긴 경우다.
언젠가 화가들이 뽑은 최고의 그림으로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 뽑혔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지나친 유명세 때문인지 오히려 무덤덤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네의 책에서 언급된 벨라스케스의 그림들을 감상하면서 17세기의 바로크 스타일과는 다른 쓱쓱 문지르는 듯한 거친 필체나 빛과 어둠의 선명한 대비, 특히 인물의 얼굴 위에 떨어지는 밝은 빛의 선명한 명암 대비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화가가 사랑했던 펠리페 4세의 공주 마르가리타의 초상화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가문의 특성인 긴 주걱턱을 잘 포착한 화가의 주군 펠리페 4세의 초상화는 또 얼마나 독창적인지!
저자의 말대로 그 유명했던 후원인들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으나, 화가의 그림 속에 남아 겨우 20대의 젊은 나이에 사망한 마르가리타 공주를 우리는 영원히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명언이 왜 나오게 됐는지를 피부로 느끼는 바다. 

그가 그린 <브레다 성의 함락>도 매우 인상적인 그림이다.
저자는 이 그림에서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를 잘 짚어 준다.
사실 얼핏 봤을 때는 그냥 그런 승전 기념식인가 보다 했는데 인물들의 표정을 클로즈업 해보니, 네덜란드 반란군에게 승리한 에스파냐의 장군 스피놀라의 자비로운 표정이 잘 잡혀 있다.
반란군 대장은 적군 에스파냐의 승리를 깨끗히 인정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성의 열쇠를 바친다.
그 열쇠를 받아든 스피놀라 장군은 기사로서 예의를 지키며 관대한 표정으로 적의 사령관을 어루만져 준다.
피비린내 나는 잔인한 살육전이 아니라 기사들의 명예를 건 정의로운 귀족들의 대결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황 인노켄티우스 10세의 초상도 매우 인상적인 그림이다.
어쩐지 잔혹하고 동정심이라곤 조금도 없어 보이는 강팍한 느낌의 인물이지만, 벨라스케스의 붓질에서 그 남자만이 지닌 매력이 느껴진다.
적어도 사람의 개성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사진은 초상화의 적수가 못된다고 생각한다.
대가들이 그린 초상화를 보면 단순히 인물의 얼굴을 정확히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성격적 특성을 날카롭게 캐치한 것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이 그림은 20세기에 와서 베이컨이 변형시켜 더욱 유명해졌다. 

 

이 책은 벨라스케스의 작품 세계 보다는 일종의 짧은 전기처럼 구성되어 그의 일생을 잘 보여준다.
이렇게 위대한 화가가 당시 화단에서는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는 게 좀 의외다.
펠리페 4세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 말년에는 기사 작위까기 받았으나, 당시만 해도 인상파의 선구자 격인 벨라스케스의 화법 보다는 티치아노 식의 깔끔하고 선명한 화풍이 더 선호됐다고 한다.
그러나 스페인 왕실을 외교관 입장으로 방문한 루벤스는 천재의 솜씨를 대번에 알아 보고 칭찬에 마지 않았음을 루벤스 전기에서 읽은 바 있다.
벨라스케스 역시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티치아노와 틴토레토 등 베네치아 거장들의 작품들을 모사하고 많이 구입했다고 한다.
벨라스케스는 스승이자 장인인 파체코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 겨우 스물 네 살의 어린 나이에 벌써 펠리페 4세의 궁정에 입성한다.
그 후로 그는 승승장구해 기사 작위까지 수여받게 된다.
그러나 당시 스페인 왕실의 재정은 바닥이 나서 말년에는 끊임없이 정부에게 밀린 연금을 지불해 달라는 청원을 하곤 했다.
2주 만에 제자와 아내, 그리고 벨라스케스 자신이 연달아 숨을 거둔 것으로 보아 저자는 전염병을 의심하고 있다.
1599년에 출생해 1660년에 사망했으니 우리나라로 치면 광해군과 인조 시대 인물이고 정선보다 더 앞세대 사람이다.
이번에 프라도 미술관에 가면 벨라스케스 그림을 마음껏 감상하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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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07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황의 저 표정을 보고 놀랐습니다. 사치스러운 반지와 날카로운 눈빛의 교황이라니, 하고 싶은 말을 꼭 하고야 마는 화가의 그림이지요.

marine 2010-05-14 14:23   좋아요 0 | URL
프라도 미술관에서 직접 벨라스케스 그림을 보니 더더욱 좋아하게 됐어요. 고야보다 더 좋은 방을 차지하고 있더라구요.
 
구운몽도 - 그림으로 읽는 『구운몽』 키워드 한국문화 3
정병설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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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구운몽을 무척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난다.
그런데 등장인물이 많아 <사씨남정기> 보다 더 복잡하고 마음에 확 와 닿지는 않았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구운몽도라면 중앙박물관에서 병풍으로 구경한 적이 있다.
고전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민화의 형태로 남아 있는 구운몽도를 분석한 책인데 분량이 적고 내용도 평이해 금방 읽을 수 있다.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나니 구운몽을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조가 이 소설을 재밌게 읽고 나서, 문장이 출중해 볼 만 하다고 평가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당대의 석학이었던 서포 김만중의 작품이니 대화가 오죽 격조 있었겠는가?
대부분의 소설들이 작가 미상이고 유명한 홍길동전마저 작가가 의심되는 실정이고 보면, 저자의 말대로 구운몽의 작가가 확실히 전해 오는 것은 매우 기록할 만한 일 같다.
김만중은 막연히 유복자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의 아버지는 호란 때 피란가다 죽은 게 아니라, 화약 창고에 불을 지르고 순절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과거에 일등으로 급제한 촉망받는 신예였고 할아버지가 이조참판이었으며, 증조부가 예학의 대가 김장생이다.
외가 또한 외증조부가 선조의 부마였으니 외증조모가 바로 선조의 고명딸 정명공주였던 것이다.
외5대조는 임진란 때 영의정을 역임한 윤두수니 외가 역시 당대 명문이었다.
이런 집안의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김만중의 조카, 곧 형 김만기의 딸이 숙종의 비로 뽑힐 수 있었을 것이다.
유복자이긴 하지만 아버지가 다른 것도 아니고 오랑캐와 싸우다 순절했으니 과부가 된 윤씨 부인이 이를 악물고 자식들을 교육시켰다는 말이 과연 실감난다.
김만중의 효성은 유명하여 유배지에서 어머니가 적적하실까 봐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구운몽의 환상적인 서사 구조를 생각하면, 또 사씨남정기의 흥미진진한 처첩대결을 떠올려 보면, 단지 근엄한 유학자가 아니라 창작에도 빼어난 능력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조선 시대 선비들은 오늘날로 말하면 상당한 교양인들이었던 것 같다.
관리들이 기본적으로 유학을 공부하는 문인들이었고 김정희나 강세황처럼 그림과 글씨에도 능했으며 김만중이나 허균처럼 소설 창작에도 솜씨가 있었던 걸 보면, 산업화 되기 전의 전근대 사회에서는 문인관료라는 상당히 이상적인 인간상을 구현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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