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 Antiqu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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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잘 만든 저예산 영화라는 얘기를 들어서 한 번 봐야겠다 싶었는데 드디어 어제 보게 됐다.
일단 영상미가 돋보인다.
요즘 만들어진 영화는 기본적으로 화면이 예쁘고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꽃미남 네 명의 출중한 외모가 영화를 더욱 화사하게 만든다.
<궁>이라는 비현실적인 드라마를 볼 때는 왕조국가라는 발상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주지훈 역시 매우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는데 이 사람이 이렇게 매력적인 남자였는지 처음 알게 됐다.
키도 크고 몸매도 멋지고 분위기도 있다.
왜 모델 출신인지 알 것 같다.
호모로 나오는 김재욱도 여성스러운 선이 풍부해 남자들간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잘 표현해 내는 얼굴이다.
유아인도 질리지 않는 마스크라 좋았다.
한 편의 예쁜 동화를 보는 느낌이다.
거기다가 맛있는 케잌이라니!
<식객>을 볼 때도 느낀 바지만 요리사라는 직업도 참 낭만적이고 멋진 것 같다.
보기도 좋고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음식을 만들어내는 직업이라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달달하고 예쁜 케익 만드는 파티쉐는 더욱 그럴 것 같다. 

동성애에 대한 부분은 <천하장사 마돈나>가 생각났는데 왜 사람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지 모르겠다.
동성애를 하나의 취향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 호모를 사람 취급 안 하는 당시 분위기가 잘 서술됐는데 그들 역시 성적 소수자로써 사회적 약자의 신분을 감내하고 있음을 공감해 줘야 한다.
한국 영화의 묘미는 역시 대화에 있다.
번역물이 아무리 훌륭해도 속어나 비어, 농담 같은 얘기를 풀어내기는 어려우리라.
신나게 웃으면서 즐겁게 본 영화다.
누구나 자기만의 상처를 안고 산다는 것,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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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 잊혀졌던 유럽의 관문 살림지식총서 297
서진석 지음 / 살림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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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이 세 나라에 대한 책이 없어 제목만 보고 덥썩 집어들었는데 내용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100 페이지가 안 되는 작은 분량에 무려 세 나라를 집어 넣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유학생 아내들이 미국에서 몇 년 살면서 미국 유치원은 이렇대요, 미국 아줌마들은 저렇대요, 하는 수준과 비슷하다.
살림 총서는 어떤 책은 정말 알차고 양질이다 싶다가도 또 어떤 책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고 실망스러운데 이 책은 두 번째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덜 알려진 발트 3국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와 관심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겠다.
인터넷에 검색을 좀 했더니,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기사물이었다.
그러고 보면 오마이뉴스는 미국이나 중요 강대국들 외에도 다양한 곳으로 관심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좋다.
기사로 읽을 때는 흥미롭고 괜찮은데 책으로 엮어 내면 수준이 떨어져 보이는 것은, 책 쓰기를 너무 쉽게 생각한 탓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기자들의 책을 신뢰하기가 어렵다.
기자가 과연 한 분야에 책을 쓸 만큼 전문가인지 의문스럽다.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에 검색하면서 참조를 했다.
제일 큰 소득은 발트 3국이라고 뭉뜽그리지 않고 하나의 독립된 나라로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자신들도 그저 발트 3국 이런 식으로 싸잡아 언급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발틱해를 끼고 있는 나라가 비단 세 나라만도 아닌데 소련에 합병되는 바람에 비운의 현대사를 공유하면서 같이 언급됐던 것 같다.
에스토니아의 경우 독소 불가침 조약으로 처음에는 독일군이 진격해 소련군을 몰아냈다고 인식되서 자원친위대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지배를 받아야 했던 역사가 복잡하게 얽혀서 자원 친위대는 히틀러의 후방 부대 역할을 했지만, 그들이 자원입대한 것은 압제자 러시아에 대한 저항이기도 했다.
과연 그들을 애국자로 기려야 할 것인가, 나치즘의 잔인한 학살자로 단죄해야 할 것인가?
어느 나라나 그 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배경 때문에 외국인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복잡한 가치 판단의 문제들이 있는 것 같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역시 근세에 연방을 형성한 적이 있어서 폴란드인들은 여전히 리투아니아의 유산을 자기것인양 행세한다고 한다.
리투아니아 태생의 시인 아담 미츠키에비치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시인이다. 

세 나라의 수도가 각각 빌뉴스, 리가, 탈린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기회가 된다면 이 나라들도 방문해 보고 싶다.
빌뉴스는 중세 도시 느낌을 간직한 곳으로 지하철도 없고 트램이 돌아다니는 조그마한 도시라고 한다.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는 한자 동맹이 있던 곳으로 검은머리궁전 등이 매우 유명하다고 한다.
룬달레 궁전은 바르사유 궁 보다도 화려하다고 하니, 자못 기대된다.
탈린은 스웨덴, 독일, 러시아 등이 각축을 벌인 곳이라 다양한 문화 유산이 많이 남아있다고 한다.
미국이나 서유럽 편향적인 시각을 벗어나 다양한 나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가 아닐까 싶다.
벌써 다녀온 사람들이 올려 놓은 사진들을 재밌게 감상했다.
소련의 지배에 대항해 600km에 이르는 인간띠를 만든다거나, 세계노래대전 등을 통해 화합을 다지는 독특한 문화 전통도 기억할만 하다.
에스토니아의 경우 스탈린 치하에서 강제이주된 고려인들의 후손들이 많다고 하니 우리와 아주 무관한 곳도 아니다.
정말 세상은 넓고 수많은 이들이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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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을 꿈꾸다 - 불교회화 보림한국미술관 14
김정희 지음 / 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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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판형이 커서 그림을 시원시원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용은 이 시리즈가 그렇듯, 간략한 편이다.
한 10여편 전후의 그림이 실린 것 같고 자세한 설명 대신 개략적인 감상을 위주로 설명한다.
대신 시원하게 전체 회화를 볼 수 있어서 좋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영산회상도를 본 후부터 불교 회화에 관심이 생겼다.
일단 우리나라에 이렇게 큰 걸개 그림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종교화를 보는 것처럼 수많은 도상과 인물들을 아우르는 상징적인 그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불교를 제외한다면 한국의 전통문화를 논할 수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아쉬운 점은 너무 전형화되어 개성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홍도가 참여했다는 용주사 후불탱화의 경우 입체감도 있고 같은 도상을 이용했으면서도 개성적인 화풍이 돋보이는 반면 그 외 다른 불화들은 너무 전형적인 틀에 갇혔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어쨌든 수월관음도라든가 시왕도, 영산회상도,  관경변상도 등은 그 상징성 만으로도 우리 회화사에 큰 의의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의 도상을 이해하듯 이제 불화도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제일 인상적인 그림은 역시 수월관음도였다.
물 위에 떠 있는 온화한 관음보살의 모습이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조선시대에 철저하게 억압된 불교는, 문화적인 면에서 보자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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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2500년의 여행 (4disc)
KBS 미디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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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도 나와서 한 번 읽어 볼까 싶었는데 영상으로 먼저 접하게 됐다.
내레이터 유인촌의 목소리가 낭랑하다.
내용이나 편집은 솔직히 그저 그렇다.
좀 더 압축적이고 핵심적인 면을 보여줬으면 좋았을텐데.
무리하게 현대 사회의 특성과 유교를 연결지으려는 시도가 부자연스럽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차별의 원리에 입각한 유교는 현대 자본주의나 개인주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서구 문명의 폐해에 대한 대응으로 유교가 새롭게 각광받는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유교는 현대 사회와 기본적인 개념부터가 너무나 다르다.
누구 말처럼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사는 건 아닐지라도 유교의 부활은 어쩐지 부자연스럽다.
신의에 입각한 장사, 말은 좋지만 과연 유교 정신이 현대 자본주의와 얼마나 일치할까?
오히려 애덤 스미스처럼 노골적으로 이기적인 욕구에 충실할 때 발전한다는 게 훨씬 더 자본주의를 꿰뚫어 보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들에게 강요된 정절 이데올로기는 아무리 미화를 시키려 해도 유학의 어두운 면이 아닐 수 없다.
가미가제 특공대를 잘못된 충성 이데올로기라고 비판했지만 결국 그것도 유학의 일부가 아니던가?
부모를 위해 살을 잘라 공양했다는 효의 이야기도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끔찍하게 들리고, 양을 훔친 아버지를 고발한 아들을 비난한 공자의 이론도 현대 사회의 정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
오히려 이 다큐멘터리는 유학의 본질을 무시하고 현대식으로 지나치게 변형시켜 진짜 정신을 훼손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천 여년 전의 이데올로기를 현대 사회에 적용시키려는 시도 자체가 무리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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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로 보는 한국전쟁 - 잊혀진 전쟁을 기억하며
준디지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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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필름이라 생생한 느낌이 좋다.
색을 입힌 티가 좀 많이 나긴 하지만.
한국어 나레이터도 좋고 다양한 장면들을 많이 보여줘서 재밌게 시청했다.
외국인의 눈으로 봐서 그런지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생략되어 마음이 편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볼 때처럼 눈물을 쥐어짜지 않아도 되니까 좀 편했다.
미국 병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남의 나라 전쟁에 참여해서 개죽음 당하는 꼴이니 비극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승만 대통령이 간간히 나오는데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한강 다리 폭파시키고 도망간 장면이나 공공연히 북진 통일 외치는 장면에서는 욕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정말 우리는 지도자를 잘못 뽑은 게 아닐까?
미국의 화려한 50년대와 한국의 초라한 시골 풍경들이 극명하게 비교됐다.
중국의 영향력 아래 1000년을 보냈다는 코멘트에서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우리는 중국과 다르다고요!!
맥아더는 중국 대륙 진출까지 주장했으나 트루먼이 그를 해임하고 그쯤에서 매듭을 지은 건 현명한 처사였다는 생각도 든다.
필름에서 맥아더는 왠지 전쟁광처럼 보인다.
그의 인천 상륙 작전은 극적으로 묘사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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