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의 모든 것
폴 반 지음, 고은별 외 옮김 / 루비박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끝까지 못 읽은 책이다.
다 읽었다고 착각하고 도서관에 반납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다시 빌려 읽을 만큼 재밌지는 않았다.
발견의 과정은 흥미진진하기 보다는 지루하고 따분했다.
정리된 결론만 원하는 셈이다.
어렸을 때 막연히 공룡에 대한 흥미 때문에 고고학자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또 <인디애나 존스>의 영향 때문에 유물 발굴하는 것도 멋지게 느껴졌다.
그러나 실제로 발굴 과정은 지난하기 짝이 없는 지루한 과정이고 실수와 오류 등이 가감없이 드러나는 바람에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게 된다.
왠지 학자들이 완벽하게 고대를 재현했다고 믿고 싶은데 실은 형편없는 유물 발굴의 잡탕이었다는 식의 실망을 하고 싶지가 않다.

책의 좋은 점은 사진이 풍부하고 편집이 잘 되서 읽기 편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내용 자체는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
영국과 프랑스가 식민지 경영을 시작하면서 중동 지역의 고대사 발굴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사실이 역사의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과연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을 떠나지 않았더라도 이집트의 상형문자는 곧 이집트인들에 의해 해독될 운명에 처했을까?
로제타석 외에도 크레타 문명이나 아시리아 등을 처음 발굴한 선구자들의 면면이 드러난다.
고고학이 19세기 서구인들의 일종의 취미였다는 게 신기하다.
우리의 골동품 수집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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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 오페라 : 카르멘 -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시리즈
James Levine 외 / 유니버설뮤직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난생 처음으로 본 오페라 DVD다.
돈 조반니를 오페라 공연으로 본 후 좀 더 알고 싶어 DVD로 다시 보려고 했는데, 음악적인 면에서는 <카르멘>이 가장 마음에 들기 때문에 첫 작품으로 이걸 골랐다.
2시간 40분에 걸친 꽤 긴 작품인데, 솔직히 2막에서는 많이 졸았다.
귀에 쏙쏙 꽂히는 음악도 여러 편 있었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감동이 적었다.
중간중간에 전화도 받고 하는 바람에 완벽하게 집중하지는 못했다.
기회가 되면 꼭 공연으로 직접 보고 싶다.

문득 얼마 전에 본 <시베리아의 이발사>가 생각난다.
거기서도 상관이 청혼하고자 하는 여자를 사랑하는 바람에 살인범으로 몰려 시베리아 유형을 떠나는 가엾는 사관학교 생도가 등장한다.
결국 그는 장래가 유망한 러시아 제국의 장교에서 평생을 시베리아 벌판에서 농사지으면서 보내야 하는 죄수로 몰락하고 만다.
단 한 번의 사랑을 위해서 인생을 바친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을 얻지도 못했다.
완벽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카르멘>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사관인 돈 호세는 술집에서 만난 짚시 여인 카르멘을 놓아 주다가 영창에 가게 된다.
풀려 난 후에도 그는 여전히 카르멘을 사랑한 나머지 그녀의 꼬임에 빠져 군대를 탈영해 산 속으로 숨어 들어가 밀수업자가 되고 만다.
그러나 팜므 파탈 카르멘은 그만 투우사 에스카미요에게 빠진다.
이제 그를 버리려는 카르멘, 한편 산으로 약혼자 미카엘라가 찾아와 어머니가 위독하시다고 전한다.
결국 호세는 떠나려는 카르멘을 붙잡지 못하자 질투에 눈이 멀어 그녀를 죽이고 만다.
에스카미요가 출전한 투우장 한 복판에서 말이다.
삶을 바쳐 사랑한 여자는 자기 손에 죽고, 남자는 살인자가 되어 평생을 감옥에서 보낼 것이다.
얼마나 완벽한 비극인지!

<베토벤 바이러스>의 영향인지 예전에는 별 관심이 없던 지휘자의 지휘 모습도 열심히 봤다.
주빈 메타가 지휘했는데 현장에서 직접 보면 더욱 실감나고 재밌을 것 같다.
카르멘 역을 맡은 마리아 에윙이라는 여배우는 굉장히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박해미 같은 인상을 풍긴다.
왜 남자들은 이런 못된 여자에게 끌리는 걸까?
여자들 역시 돈 조반니처럼 바람기 철철 넘치는 호색한을 좋아한다.
막상 결혼 상대로서는 난색을 표하지만, 연애할 때는 사랑에 정열적인 파트너가 매력적인 모양이다.

오페라는 성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즐기기에 적당한 형식 같다.
연극적인 실제감은 약하지만 다양한 음악이 많이 나와서 듣기 좋다.
다음 번에 꼭 공연장에서 <카르멘>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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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반 룬의 예술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 남경태 옮김 / 들녘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사실 읽다가 중간에 덮어버린 책이다.
주제는 참 흥미로운데 이상하게 이 사람 책은 나와 잘 안 맞는다.
서술 스타일이 나에게 잘 와 닿지가 않는 것 같다.
<배 이야기>도 문장 하나하나가 훌륭한 것 같은데 전체적인 틀은 쉽게 와 닿지가 않아서 고생하면서 읽었었다.
꽤 다양한 관심사를 지녔던 제너럴리스트였던 것 같다.
72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 때문에 처음에는 기가 좀 질렸지만 내용은 이 사람의 다른 책들이 그렇듯이 아주 쉽고 평이하다.
가볍게 읽어 보는 예술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도판도 풍부하고 챕터도 읽기 쉽게 짧게 나눠져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에 몇 챕터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한꺼번에 읽고 갖다 주려고 하니 나중에는 분량이 많아 꾀가 났던 것 같다.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보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훨씬 더 평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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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와 편견으로 가득한 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
이옥순.이희수 외 지음 / 삼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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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신간이 나왔을 때 읽고 두 번째 다시 읽은 책이다.
그 때는 꽤 자세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으니 생각보다 많이 평이하고 진도도 의외로 빨리 나갔다.
아마 그 때는 동남아시아나 라틴 아메리카의 지명에 익숙치가 않아서 읽을 때 고생을 좀 했던 것 같다.
처음 읽을 때만 해도 저자들이 지나치게 오리엔탈리즘에 경도되어 이념적인 성향을 갖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일부 서술은 불편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알렉산더는 일부 지역을 점령했을 뿐이니 대왕이라는 칭호는 어울리지 않다고 왕이라 칭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자극적인 서술이 눈에 거슬렸다.
그렇게 따지면 광개토대왕도 광개토왕이라 해야지 않겠는가?
한 술 더 떠서 로마 제국도 점령과 약탈만 일삼았으니 세계사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면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 읽은 헤로도토스의 <페르시아 전쟁사>의 역할이 컸다.
흔히 야만족이라 생각하고 넘어갔던 스키타이인이라든가 소아시아의 여러 민족에 대해서 매우 성실하게 기록하고 있고 이집트 문명에 대해서도 감탄을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의 역사학자들 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역사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한국은 미국에 여러 면에서 영향을 받는 나라이므로 서구 중심주의적 시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특히 역사 서술에서 있어서 서구 중심주의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쩌면 식민사관 보다 이런 서구 편향주의가 더 문제인지도 모른다.
한국 사람들 특유의 민족주의, 이를테면 아프리카 흑인이나 동남아시아인들을 무시하고 쓸데없는 자긍심을 갖는 그런 배타성이 더욱더 힘있는 서방 세계 외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는 미국적 관점을 체득하는 것 보다는, 세계사에 대한 인식의 틀을 넓혀 다양한 관점과 사고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야 좀 더 세련되고 국제적인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세계사가 지금은 선택 과목이 되어 시험을 안 치르기도 하는 것 같은데, 어쩌면 수학이나 물리 같은 어려운 학문들 보다 나중에 실생활에서 더 많이 써먹을지도 모르는 과목이다.
각 나라의 역사를 줄줄 외울 필요는 없겠으나, 기본적인 상식 선에서 각 민족의 성장과정 등을 알고 있다면 외신 뉴스 보는데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열린 관점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교과서 집필진의 전문성은 교육부에서 정말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것이다.
관점은 둘째치고라도 단순 오류가 이렇게 많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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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지구 보급판 (디지팩, 5disc)
KBS 미디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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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솔직히 다 못 봤다.
한 장에 겨우 60분 밖에 안 되는 것 같던데 왜 11장으로 편집을 했나 모르겠다.
영상은 훌륭하고 좋은데 내가 관심이 적어서 그런지 감탄하면서도 끝까지 다 보지는 못했다.
제일 열심히 본 게 북극과 남극 편이었는데 펭귄들이 집단으로 모여 알을 부화시키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다.
암컷이 산란을 하면 수컷은 그 추운 남극 대륙 한 복판에서 대규모 집단을 이뤄 바람을 막는다.
알은 발 밑에 숨겨 두고서 말이다.
그렇게 넉 달을 버티고 나면 산란 후 녹초가 되서 대륙을 떠났던 암컷들이 배에 잔뜩 먹이를 가지고 수컷들에게 찾아온다.
그 때 처음 부화한 아이를 본 후 넘겨 받는다.
마치 사람처럼 말이다!
너무 신기해서 한참을 봤다.
정말 이런 게 생존 본능 혹은 이기적인 유전자의 전달이란 말인가?
대체 이 짐승들은 아무런 의도나 생각도 없이 그저 본능이 시킨 대로 이 놀라운 탄생의 과정을 주도한단 말인가?
다시 한 번 생명의 위대함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무엇보다 우리 유전자에 새겨진 그 놀라운 본성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이 그들과 다른 존재라는 발상은 어쩌면 우리의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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