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걸음이 1년 후 나를 바꾼다
로버트 마우어 지음, 김우열 옮김 / 더난출판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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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One small step,  참 적절하고 좋은 전략이다.
자기변화란 작심3일이라는 단어가 말해 주듯 참 어렵고 힘든 숙제인데 변화에 저항하고자 하는 우리의 방어 시스템을 어떻게 무력화 시킬 것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앤서니 라빈스 같은 자기계발 전문가들의 과장이나 지나친 확신이 없어서 읽기가 편했다.
그동안의 관습에 익숙해진 우리의 몸과 머리는 가능하면 기존의 습관대로 하려고 애쓴다.
또 좋은 습관이란 원래 오래 지속시키기 힘든 법이다.
운동 중독자들도 있다지만 사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게으르고자 하는 본성보다 강하다면 왜 다이어트 산업이 저렇게 열풍이며, 날씬한 사람들은 사회에서 특권을 누리겠는가?
퇴근 후에는 쇼파에 걸터앉아 포테이토를 먹으면서 스포츠 중계나 드라마를 보면서 쉬는 게, 헬스 클럽 가서 1시간씩 뛰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 본성에 걸맞는다.
이걸 바꾸려고 하니 당연히 저항감이 생기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저항에 대한 해결책으로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1시간씩 뛸 게 아니라 단지 런닝머신에 발만 딛어라.
오늘은 1분, 내일은 2분, 이런 식으로 절대 실패할 수 없을 정도로 사소한 변화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여기에 딱 들어 맞는다.
일단 시작을 하면 관성의 힘으로 그 쪽으로 방향을 틀게 마련이다.
거창한 변화는 당연히 몸의 저항을 일으킨다.
모든 자기계발서들이 다 마찬가지인데 지나친 변화 보다는 조금씩 지속적으로 계속 하는 게 성공의 열쇠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낙숫물에 돌 깨진다는 말처럼 지속성이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저자는 갑자기 변하는 것을 혁신이라고 표현했다.
갑작스러운 혁명은 성공했을 때는 이득이 엄청나지만 실패했을 경우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실패의 위험이 적은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자.
작은 성공들이 쌓이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책 분량도 작고 내용도 무리없이 실천해 볼만한 내용들이라 유익했다.
다만 제목을 좀 더 인상적으로 지었다면 홍보가 잘 됐을텐데 그 점이 아쉽다.
차라리 여기 나온 구절을 그대로 인용해 "One small step" 이라고 했더라면 더 주목을 끌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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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그리스도교 - 천년 동안 지속된 문화의 뿌리 즐거운 지식여행 17
G. R. 에번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예경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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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책이다.
사진도 훌륭하고 내용도 깊이가 있고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닌, 기독교의 기본 개념을 참 잘 설명해 준다.
의외로 책이 얇아서 깜짝 놀랬다.
이렇게 작고 가벼운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창해 ABC 시리즈나, 시공총서 등은 사진과 도판이 많고 가벼운 문고판 형식이라는 장점이 있으면서도 내용이나 편집에 있어 산만함을 피하기 어려운데 이 책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각 챕터들이 유기적으로 참 잘 엮어져 있다.
다른 시리즈도 읽어 보고 싶다.

중세의 그리스도교란 생활과 문화, 지성 등에 있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낸, 일종의 세계화와 같았다고 한다.
오늘날 유럽이 EU 라는 정치적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어찌 보면 기독교라는 정서적 공감대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마치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이 유교 문화권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처럼, 혹은 중동 국가들이 이슬람교라는 정서적 토대가 있는 것처럼 유럽을 묶은 것도 바로 그리스 로마 유산과 기독교였던 것 같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유치한 생각을 피할 수 없었다.
중세인들이 품고 있었던 천국이나 신, 혹은 구원, 지옥 등의 개념은 민간 신앙이나 기복 신앙 등과 별 다를 바가 없고 그들이 상상하던 천국과 지옥은 절에 가면 벽에 그려져 있는 벽화 속의 그것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내가 믿는 종교기 때문에, 또 상대적으로 발전한 서구의 종교라는 선입견 때문에 뭔가 고차원적인 종교라고 생각했는데 기원을 따지고 들면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가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 온 보편적인 심성에서 기원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종교의 속성은 결국 다 비슷비슷한 게 아닐까?
인간에게는 종교적 본능이 있다더니, 과연 절대자를 숭배하고 복을 기원하고 내세의 안락한 삶을 꿈꾸는 것은 어떤 민족이나 종교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기독교에 관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종교 이상의 의미를 갖기가 힘들어진다.
정말로 기독교가 유일한 진리인지 내세의 부활이란 정말 가능한 것인지, 그저 우리의 관념 속에 만들어진 상상력의 소산은 아닌지 혼란스럽다.
이성적으로는 종교란 그저 문화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일상 생활에서 두렵고 힘든 상황을 만났을 때 하나님께 기도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절대자를 찾는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원래 약하고 부족한 존재이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나는 리처드 도킨스나 칼 세이건처럼 종교 자체를 부정하게 될 가능성이 다분한데 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신에 대한 숭배감이나 기원하는 마음 때문에 아직까지는 내가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한다.

책 편집도 잘 됐고 내용도 훌륭하고 여러 면에서 좋은 책인데 홍보가 별로 안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심지어 도서관에도 없어서 내가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게 됐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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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을 위한 세계사 - 산업혁명부터 이라크 전쟁까지 24개 테마로 세계를 읽는다!, 2007년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
김윤태 지음 / 책과함께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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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 읽을 때는 여러 책의 내용을 적당히 짜집기 한 것 아닌가 싶어 비판적인 시각이었는데 차츰 책에 빠져 들었다.
아마도 저자의 전공이 경제학 쪽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현대성을 주제로 오늘날의 세계가 형성되는 게 큰 공헌을 한 20여 가지의 사건들을 기술했다.
어떤 분야는 어딘가에 읽은 듯한 느낌이 많이 들고, 또 어떤 분야는 저자 나름의 독자적인 시각이 드러나는데 아마도 자기 전공 분야와 아닌 분야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일단 주제 자체는 굉장히 잘 잡은 것 같다.
세계사라고 범위를 넓게 잡으면 해야 할 얘기는 많고 지면은 한정되어 있으니 압축하다 보면 결국 수박 겉핥기 식으로 빠지는 오류를 피하기 힘들다.
반면 이 책은, 현대성이라는 명료한 개념을 주제로 잡아 그것과 관련있는 역사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기술해 통일성이 돋보이고 챕터마다 깊이가 있으면서도 전체의 유기적 연결이 매끄럽게 이루어졌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이나 프랑스 68혁명은 관료주의의 비판과 학생 중심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개인의 권리 확대와 자유 추구라는 점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중국이나 일본 문화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서구의 제도와 사회 분위기에 손을 들어 줄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중국의 그 유구한 역사와 위대한 문명에 감탄한다.
예전에는 신라나 고려, 조선의 사대외교가 부끄럽고 화가 났었는데 중국의 역사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조상들의 외교술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탄복하게 된다.
저렇게 엄청나고 강력한 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주체성을 지키면서 나름의 문화를 지켰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얼마나 위대한가!
일본도 마찬가지다.
식민지의 역사가 없었다면 뒤늦게 뛰어든 산업화에도 불구하고 서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뿐더러 오히려 앞서 나가는 일본의 저력에 대해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거대한 중국 문화에 함몰되지 않고 나름의 독자적인 문화를 지켰으며 서구 열강의 식민지가 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짧은 시간에 강대국이 된 놀라운 저력의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나 일본의 전체주의적인 분위기가 싫다.
개인의 권리를 억압하고 나보다는 집단을 우선시 하는 유교적 문화, 특히 가부장적 문화에 거부감이 든다.
특히 일본의 천황 숭배를 보면 영국의 여왕과는 전혀 다른,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유교가 아시아의 가치관과 전통을 수호하는 훌륭한 문화이고 정신임은 분명하지만, 서열을 따지고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시 하는 속성 자체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최우선으로 삼는 현대성, 혹은 서구성과 배척될 수 밖에 없는 지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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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비 오백년사 - 왕비를 알면 조선의 역사가 보인다
윤정란 지음 / 이가출판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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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상당히 실망스러운 책이다.
역사를 전공한 사람들은,  근거를 가지고 나름의 이론을 전개하는데 이 책은, 역사적 사실과 상상이 뒤섞인, 뭐랄까, 야사류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제대로 된 교양서도 아닌, 지식이 좀 있는 아마추어의 책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드시 대학 교수나 박사 학위가 있는 사람만 좋은 책을 쓰는 건 절대 아니지만, 적어도 직업적으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옳든 그르든 자기만의 논리가 있어 이론 전개를 한다.
그런데 이 책은 한 편의 소설을 보는 것처럼, 마치 TV 사극을 보는 것처럼 적당히 자신의 상상력을 알고 있는 지식에 섞어 기술한다.
역사 에세이집이라고 해야 하나?
조선의 왕비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왜 이렇게 밖에 이용하지 못하는지 아쉬울 뿐이다.
사료가 워낙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상력을 많이 발휘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역사학자가 아닌 방송작가 수준의 상상력이라는 게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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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8-07-24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경화면이 매혹적입니다. ㅎㅎ "술만먹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만~' 로고 말입니다.ㅎㅎ 뜨끔하네요. 하하 잘 지내시는거죠. 오랜만의 댓글이라...

marine 2008-07-2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울마당님, 오랜만에 뵙는 것 같아요
더 반가워요^^
 
경제학 패러독스 - 기발한 상상력과 통쾌한 해법으로 완성한 경제학 사용설명서!
타일러 코웬 지음, 김정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게 읽었다.
제일 좋았던 것은 문화 생활에 대한 조언이 많았던 점이다.
특히 미술 관람에 대한 조언이 유용했다.
요즘 내가 제일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라 흥미있게 읽었다.
독서야 뭐, 너무 많이 읽어서 탈이니 어지간한 건 다 아는 팁이었는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소설을 읽을 때 한 인물을 따라가라는 충고였다.
꼭 주인공이 아니어도 된다.
등장인물의 이름을 써 본다거나 플롯을 메모지에 그려가면서 읽는 방법, 전체적인 맥락을 아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대충 뛰어넘어도 된다는 점, 첫 장은 가능하면 꼼꼼하게 읽는 게 좋다는 점 등은 나 역시 평소에 실천하는 방법이다.
소설은 첫 장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일단 몰두하게 되면 흡인력이 생겨 어지간해서는 마지막까지 한 번에 쭉 읽게 된다.
그림의 경우, 역시 미술관에 가서 직접 보는 게 제일 좋은데, 미리 예습하는 것 보다 관심이 생긴 미술품에 대해 나중에 복습하는 게 더 낫다는 충고에 나도 동의한다.
관심의 유발, 나의 주의(attention)을 잡아 놓는 게 모든 문화 생활의 핵심인 것 같다.
현실적인 백만장자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문화적 억만장자가 되는 것은 돈이 거의 안 들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다는 진리를 가르쳐 준다.
물론 아주 안 드는 건 아니다.
책도 사고 할 수만 있다면 미술 작품도 사는 게 나으니까.
클래식 연주회도 티켓 값이 든다.
그렇지만 다른 소비 생활에 비하면 새발의 피고, 또 실제로 돈을 버는 일 보다는 훨씬 쉽다.
문제는 관심을 분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서도 나온 바지만, 어차피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도 없고, 모든 음악을 다 들을 수도 없으며, 모든 그림을 다 볼 수도 없다.
나에게 지루함을 주는 예술 작품을 일부러 애써서 볼 필요는 없다.
교양을 갖추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더 직설적으로 스노비즘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예술 작품을 통해 기쁨을 느끼고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감상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은 결국 주의와 희소성의 원칙으로 귀결된다.
한정된 자원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는, 즉 희소성이 있는 것, 이를테면 사회적 지위, 돈, 권력 등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고 노력한다.
인간의 능력은 한정되어 있고 내가 갖고 싶어하는 것은 남도 갖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남보다 나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나의 한정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야 하므로 선택의 문제가 생긴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내가 가장 갖고 싶은 것, 가장 원하는 것, 제일 얻을 가능성이 큰 것에 집중해야 한다.
결국 경제학은 인간의 심리와 욕망까지 모두 포함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왜 자본주의가 성공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해답도 이 책에 들어 있다.
인간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동물이 아니다.
눈에 들어나지 않지만 속에 숨겨진 내적 동기나 인센티브, 긍정적인 자아상의 강화 등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도 자극하기 때문에 시장경제는 여전히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한정된 내 주의를 어디에 돌릴 것인가, 최대한의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것을 포기하고 선택할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겠다.
참 쉽게 잘 쓰여진 책이고 흥미롭게 읽었는데 표지가 너무 허술하고 제목도 인상적이지 못해 아쉽다.
번역도 비교적 매끄럽기는 한데 일부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잘 안 쓰는 단어라 적절한 번역인지 의심이 되기도 했다.
번역하기 애매하거나 우리 문화에서는 낯선 단어라면 원어 표기를 해 주면 좋겠다.
그래야 구글에서라도 찾아 볼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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