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 플래닛 - 세계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
피터 멘젤 외 지음, 홍은택 외 옮김 / 윌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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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보고 사진이 많길래 읽게 됐다.
일단 사진 때문에 책이 굉장히 화려하다.
솔직히 내용 자체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냥 각 가족들의 한 끼 식사를 취재한 것에 불과하고 분석하는 글이 부족하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군데군데 다른 사람들의 칼럼을 싣기는 했지만, 저자들의 체계적인 주장이나 비교가 없어 많이 부족해 보인다.
소트프웨어가 부실하다고 해야 할까?
TV 다큐멘터리 시간에 한 시간 정도로 내 보낼 만한 내용이다.
책으로 엮는다면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물가가 비싼 서유럽 국가들은 대체적으로 일주일 식단에 30~40만원 정도를 소비한다.
모든 음식을 전부 마트에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꽤 많은 돈을 지출한다.
반면 남미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시골 마을은 5만원 미만의 적은 식비를 지출하는데, 대부분 집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유는 소에게 직접 얻고 계란도 닭이 매일 낳는 식이다.
아프리카 빈민국들은 곡식도 직접 재배하여 키질을 하기 때문에 1주일 식단이 거의 몇 천원에 불과하다.
개발도상국, 이를테면 중국이나 멕시코 같은 국가에서는 패스트푸드 문화가 굉장히 보편화 된 것에 비해, 오히려 프랑스나 영국 등지에서는 가능하면 유기농으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려고 애쓰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카우치 포테이토는 가난하고 돈 없는 사람들이 소비하는 음식인 것 같다.
건강 상태가 이렇게 경제력에 따라 나뉜다는 사실이 슬프다.
아예 못 사는 나라에서는 패스트푸드를 접할 기회조차 없지만, 적당히 발전 중인 나라에서는 서구 문화에 대한 동경이 아이들을 패스트푸드점으로 이끄는 것 같다.

내 경우는 혼자 살기 때문에 거의 100% 외식에 의존한다.
아침은 출근 후 회사 구내 식당에서 빵과 우유로 해결하고, 점심도 구내 식당을 이용한다.
저녁은 거의 약속이 있고 없는 날은 과일이나 빵 등으로 먹는다.
내 식생활을 보면 쌀 소비량이 급감한다는 말이 충분히 이해된다.
1주일 식비는 거의 외식비로 다 나가고 마트 가서 장 보는 것은 기껏해야 우유와 과일 약간 정도?
그나마 썩어서 버리는 날이 많아 요즘은 아예 트럭 같은데서 아주 소량으로 산다.
내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품목은 커피다.
나는 인스턴트 커피를 너무 좋아해 거의 물처럼 계속 마신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세계 각국의 사람들도 커피를 기본적인 식음료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아주 가난한 나라에서조차 커피는 기본적으로 장보기 목록에 포함되어 있었다.
또 홍차 역시 아주 유용한 식음료로 이용된다.
우유도 마찬가지.
전세계 사람들의 마시는 기호는 거의 비슷한 모양이다.

나는 고기를 안 좋아하기 때문에 요즘 광우병 열풍이나 육식에 대한 별 관심이 없다.
달걀이나 우유 같은 낙농 제품은 잘 먹는데 닭고기는 또 안 좋아한다.
돼지고기는 돈까스나 먹을까 삼겹살 같은 건 아예 안 먹고 소고기도 정말 어쩌다 한 번 장조림 고기를 집어 먹는 정도다.
당연히 햄버거나 치킨 튀김도 싫어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의 패스트푸드 열풍도 좀 낯설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생선이다.
우리 식구들이 죄다 생선을 좋아해 매 식사마다 탕이 나오고 생선구이도 꼭 한 마리씩 있다.
그런데 의외로 외식을 할 때 생선으로 요리된 음식이 드물어서 메뉴 선택 때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생선도 요즘에는 남획으로 많이 줄어 들고 항생제 사용 등이 문제라는데, 지나치게 풍요로워진 지구인들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아예 육식을 포기하고 살 수도 없고...
가끔 그런 생각은 해 본다.
먹는 것은 본능이니 어쩔 수 없다지만 가죽 제품이나 모피 코트 등의 사용 정도는 자제할 수 있지 않을까?
인조가죽도 잘 나오는 마당에 가죽을 벗기기 위해 사육한다는 것은 약간의 죄책감이 느껴진다.
인권의 발달 덕분에 이제는 동물들의 권익도 보호되는 시점이니 모든 생물들이 보다 자연적인 생태 환경에서 살게 될 날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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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6
알레산드라 프레골렌트 지음, 임동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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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 무척 흥분하면서 열심히 도서관에 신청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보니 생각만큼 흥미롭지 않았고 집중력도 상당히 떨어져 몇 권 읽다가 포기했다.
이번에 다시 읽게 된 계기는, 그 동안 그림에 대한 지식을 쌓았으니 이제 각 미술관에 어떤 그림들이 걸려 있는지 개별적으로 알아 볼 필요가 있어서다.
먼제 제일 유명한 루브르 미술관 편을 집어 들었다.
역시 다시 읽어도 문장의 완결성이나 집중도가 떨어진다.
저자 자신이 좀 지루하게 서술했을수도 있고 아니면 번역자의 번역 솜씨가 미흡해서일 수도 있다.
우피치 미술관 편도 번역했다고 하는데 읽어 보고 판단해야겠다.

한 가지 그림을 여러 책에서 보는 것은 색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미처 몰랐던 것, 혹은 새로운 느낌 때문에 미술책은 아무리 똑같은 그림을 계속 봐도 지루하지가 않다.
이 책에 나온 그림들은 워낙 유명해서 모르는 그림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새로운 그림이 나오면 또 신나고 즐겁다.
여러 책을 섭렵하다 보면 직접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접했을 때 더 많이 감동하고 행복할 것 같다.
이제 한 권을 읽었으니 다음 미술관에 도전해야겠다.
dvd로 나온 미술관 시리즈도 괜찮을 것 같아 볼 생각이다.
미술관의 소장품에 대한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유파나 화가를 설명하는 책과는 별개로 한 미술관의 소장품만 모은 책도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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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스마일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마이크 뉴웰 감독, 줄리아 로버츠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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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보고 있는 영화 중에는 비교적 최근 것에 속한다.
일단 컬러라는 점이 그렇고, 아직도 활동하는 배우가 나왔으며, DVD 서플도 풍성하다.
그런데 배경은 1953년대이다.
아이젠하워가 지배하는 시기, 2차 대전이 끝난 상황, 군수물자 보급에 동원됐던 여성들은 이제 참전용사들을 위해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시대!

영화 자체가 아주 재밌거나 흥미롭지는 않지만, 미국의 명문여대를 배경으로 담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고,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져 줬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반 고흐 따라 그리기가 기술적인 면의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영화 속의 캐서린 왓슨처럼 남의 것을 베끼는 것은 어쩌면 예술이 아니라 그냥 기술일 따름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학생들이 자기들의 관점으로 그린 해바라기를 선물한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고흐의 해바라기에 열광하는 것도 실물과 똑같은 훌륭한 묘사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욕망과 고뇌를 느끼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잭슨 폴락의 그림은 사실 예술로써 공감하기 어려웠으나 어쨌든 캐서린 왓슨의 예술론은 동의하는 바다.
규범적인 것, 기술적인 것, 똑같은 것, 시대가 인정해주는 것, 이것만이 예술은 아니다.
정말 예술이 이런 것만 추구한다면 예술가라 대접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강인한 정신력과 자유로운 사고 방식을 사랑한다.
줄리아 로버츠처럼 잘 어울리는 배우도 없을 것이다.

항상 이 배우를 볼 때면, 키만 크고 입만 덩그레한 좀 못 생긴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인지 오히려 굽힐 줄 모르는 강인한 이미지를 풍겨서 독특한 개성을 분출한다.
캐서린 왓슨가 비슷한 캐릭터를 주변에서 본다면 분명히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영화 평론에서는 2% 부족하다고 평했던 기억이 나는데 나로서는 1950년대 미국 사회를 잘 그려냈다는 점에서, 또 예술과 여성의 역할에 대해 생각할 꺼리를 줬다는 점에서 의의있게 다가온다.

1950년대라면 한국은 6.25를 막 끝낸 전후 상황이었고 여성의 사회 진출 이따위는 화두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기껏해야 나혜석의 에피소드 정도가 회자될 뿐이었으니.
미국 여성들은 지금의 눈으로 보면 꽤나 구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유분방하고 진취적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여성도 대학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점, 주부가 되든 뭐가 되든 간에 고등 교육이 필요하다고 믿은 점이 일단 그렇다.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비록 이들은 졸업 후 아내가 되야 한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지만, 그래도 기숙사 내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고 섹스를 즐기며 연애를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흡연이 문제가 되는데 말이다.
확실히 미국은 한국보다 훨씬 덜 경직된 사회다.
문화의 차이라고 할까?
미니 스커트는 아직 유행할 때가 아니라 그런지 다들 무릎 아래로 내려온 치마를 입고 신나게 댄스를 춘다.
원정온 하버드생들은 우스광스럽게도 가슴에 H 라고 쓰여진 조끼를 맞춰 입었다.
영화 속의 조앤은 예일대 법대에 합격할 정도로 똑똑하다.
그런데도 그것은 그저 명예일 뿐 진짜로 변호사가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대신 결혼을 선택해 집에 안주한다.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 완벽하게 자유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좀 더 사회가 발전한다면 이제 남자들도 자유롭게 주부라는 직업을 택할 날이 올까?

결국 캐서린 선생은 재임용 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떠나 유럽으로 간다.
미술사를 전공하면서도 한 번도 유럽에 가 보지 못했다는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녀는 유럽 여행 후 훨씬 더 성숙해져 돌아올 것이다.
결혼이 여성의 가장 큰 목표가 아님을 그녀는 삶으로써 보여준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결혼을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기지 않고 가족과 이웃 집단과 심지어 사회에서마저 압력을 가한다.
독신은 나쁜 것이고 아이를 안 낳는 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혼전관계는 도덕적으로 부당하다고 역설한다.
섹스가 본능적인 것이라면 독신으로 사는 이상 여성은 결국 본능을 포기하란 얘기니, 독신이야 말로 매우 비도덕적인 것이 된다.
결혼이 개인의 전적인 선택이 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요원한 문제지만 말이다.
동성애도 조금씩 허용해 주는 분위기를 보면,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도 존중받을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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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 - 몸과 의학의 한국사
신동원 지음 / 역사비평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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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읽은 책인데 다시 읽어 봐야 할 것 같아 집어 들었다.
솔직히 지난 번처럼 의미있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일단 여기저기 발표한 글을 묶어서 내다 보니 통일성이 떨어지고 저자의 논점도 흐릿한 것 같다.
워낙 우리나라의 전염병 역사를 개괄한 책이 없다 보니, 그 점에서는 의의가 있는 책이지만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윌리엄 맥닐의 <전염병의 세계사>를 재밌게 읽다 보니, 이 책의 수준이 더욱 한 수 아래로 보이는 것 같다.
그렇지만 심청전을 소재로 전국의 맹인 실태를 파악한다거나, 의녀와 의관의 실제 수를 추정하는 등의 시도는 신선했다.
광혜원에 대한 폄하는 솔직히 불편했다.
인간의 어떤 동기든 100% 순수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약간의 이기심과 목적이 없다면 누가 남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겠는가?
심지어 남에게 봉사면서 한 평생을 바친 사람에게조차 남을 도우면서 느끼는 그 기쁨을 얻기 위해 한 것이니, 즉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 한 일이니 특별히 고마워 할 필요없다는 말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선교사들이 서양 의료를 도입해서 여기저기 병원과 학교를 세워 근대화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민족주의적인 입장에서 지나치게 이 점을 깎아 내리는 것은 우리 민족의 위대함을 드러내기는 커녕 매우 옹졸한 처사로 밖에는 안 보인다.
실제적인 분석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외국의 도움을 받았다는 점에 대해 특별히 부끄러워 하거나 자존심 상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따지면 한의학도 마찬가지다.
현대의학을 서양의학이라고 부르는 것도 좀 우스운 일인데, 한의학을 마치 민족 전통의 고유한 것으로 이해해 애국심이나 민족의 자부심과 연결지어 생각하는 건 매우 부당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민주주의는 서양에서 왔고 왕조는 우리 전통이니 민주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는 말도 나올 수 있다.
질병의 치유에 있어서 왜 민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의료야 말로 매우 보편적인 행위가 아니던가?

한의학의 접근법은 확실히 서양 의학, 혹은 현대 의학과 다르다는 걸 많이 느낀다.
현대의학의 기본은 감염, 즉 미생물에 의한 병인론이다.
심지어 간암이나 위암 같은 경우도 미생물이 일정 부분 기여한다고 알려졌다.
자궁경부암도 마찬가지다.
책에서 다뤄지는 전염병은 거의 100% 미생물에 의한 질병이다.
한의학은 관념적인 방법으로 질병에 접근한다.
그래서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
왜냐면 사변적인 철학이니까.
증명을 하라고 하면 그 때부터는 왜 서구의 방식으로 자신들을 재단하려 하나고 공격한다.
입증할 수 없는 것을 대체 어떻게 믿어야 할까?
한의학의 효용성은, 경험의학적인 측면에서 생약과 어우러져 일정 부분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약학계에서 생약학이라는 측면에서 한의학을 포용하려고 하는 까닭을 알 것 같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존재를 부인하면서 어떻게 전염병이나 치료의 개념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대립을 불러 일으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
특히 민족 고유의, 이런 단어를 앞에 붙이면 이건 분명히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다.
의학은 환자의 치유에 관여할 뿐, 민족의 자부심을 높히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두 번 읽기는 했지만 굳이 재독할 필요는 없는 책이다.
가벼운 환기가 됐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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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 리딩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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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법에 있어 실제적인 도움을 준 책이다.
생각보다 얇아서 좀 놀랬다.
읽고 보니 오히려 군더더기가 없어서 내용이 알차고 읽기 편하다.
뒷쪽 실전 문제 쪽은 사실 실제적인 조언을 얻기는 힘들고 솔직히 시험 공부 하지 않는 이상 이렇게까지 자세히 본문을 분석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그냥 하나의 예시로써 받아들였다.

이것저것 유용한 정보가 많았는데 제일 좋았던 점은 역시 책을 읽는데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전제였다.
그냥 책을 펼쳐 들고 무조건 활자를 읽어 내려가는 게 아니라, 문장을 구조화 시키고 주변 지식을 섭렵하고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면서 작가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분으로 읽으면 보다 입체적인 독서가 된다.
내 경우를 비춰 보면, 처음 책을 폈을 때는 호기심으로 몇 장 읽어 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지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책이든 마지막 장까지 100%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읽을 수는 없다.
갑자기 지겨워지고 대충 읽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이 시점을 잘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무섭게 몰입하게 되서 나중에는 확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내 수준에서 아주 벗어난 책이나, 혹은 문장력이나 구성이 아주 형편없는 책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책은 지루해지는 포인트를 잘 넘기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다소 어려운 책이라면 저자의 조언처럼 며칠로 나눠서 조금씩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려운 책일수록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짧아지니까.

사전을 찾는 습관은 나 역시 매우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영어 사전 뿐 아니라 국어 사전, 옥편 등도 꼭 찾아 보려고 한다.
책을 읽다가 찾게 되면 문맥의 흐름이 끊기기 때문에 따로 메모를 해 놨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찾게 된다.
그렇게 찾아 본 어휘는 잘 안 잊어 버린다.
띄어쓰기나 맞춤법도 마찬가지다.
요즘에는 온라인 써비스가 잘 되어 있어 글을 쓰다가 애매한 단어가 있으면 바로 인터넷에서 찾아 보고 정정한다.
특히 나는 생활한자는 이런 방법으로 많이 익힌다.

포탈 싸이트를 이용해 여러 신문을 보라는 충고도 유용했다.
사실 나는 정치에 별 관심이 없어 신문은 거의 안 보는데 어떤 신문이든 논조가 있기 마련이므로 비교해서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신문에 대해서는 빠른 읽기를 해도 된다고 한다.
선택 독서도 결국은 내가 받아들여야 할 나의 한계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읽고 싶은 욕심 때문에 조금이라도 많은 책을 보려고 애썼지만,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에서도 나온 바지만 인간의 수용 능력은 한계가 있고 우리의 지적 호기심은 끝이 없다.
그러니 선별해서 읽을 수 밖에 없다.
기왕 선택 독서를 해야 한다면, 좋은 책을 천천히 읽자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확실히 어떤 책이든 분석해서 마음을 주고 읽으면 기억에도 오래 남고 느끼는 감동도 커진다.
그렇게 생각하면 책을 사서 소장하고 다음에 또 읽어 보고 이렇게 해야 하는데 나처럼 도서관에서 대출만 하는 사람은 일종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내 책이라 생각하고 줄 긋도 색칠하고 메모하면서 읽으면 다음에 다시 보기도 편하다.
도서관 책에 이런 만행을 저지르는 사람도 가끔 보이긴 하지만, 하여튼 나는 대출한 책에 줄을 긋는 대신 메모지에 열심히 적으면서 읽는다.
그러면 집중력도 높아지고 구조화도 더 쉽다.
감상문을 쓰는 것도 리마인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얇은 책이지만 내용은 알차다.
독서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고 고전을 읽을 때 저자의 충고를 따라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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