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 고대 문명의 역사와 보물 세계 10대 문명 1
조르조 페레로 지음, 김원옥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재밌을 거라고 기대를 많이 한 책인데 집중하기는 힘들었다.
일단 나는 사진이나 그림이 많은 책보다는, 서술형으로 된 텍스트 위주가 맞는 것 같다.
그림이나 사진이 많으면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하고 풍부한 사례를 볼 수 있어 시각적 효과를 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런 내 바램과는 다르게, 도판이 많이 실린 만큼 텍스트 분량이 줄어든다는 단점을 피하기가 어렵다.
즉, 설명이 상당히 압축되고 부실해진다.
그래서인지 도판 많은 책은, 언제나 내용면이 아쉽고 사진에도 크게 집중하기가 힘들다.

이 책 역시 너무나 화려하고 볼 거리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소문난 집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자꾸 생각난다.
기본적으로 내가 이집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긴 한데, 유물이나 벽화 위주로 설명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
차라리 이집트 역사에 대해 서술한 텍스트 위주의 책이 더 나을 것 같다.
도판은 너무나 훌륭해서, 책 넘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집트의 전 역사를 갈무리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시각적 즐거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책 같다.

피라미드의 위대함은, 직접 가서 보지 않는 이상 실감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항공 사진으로 찍은 모습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인력과 가축 밖에는 이용할 동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저렇게 어마어마한 높이의 건물을 어떻게 세울 수 있었을지 감탄스러울 뿐이다.
오늘날의 마천루는 저런 위대한 공학 기술의 바탕 위에서 세워진 것이라 생각하니, 다시금 우리 조상들의 놀라운 지식과 기술에 머리가 숙여진다.
피라미드는 왕의 무덤인 셈인데, 정말 저렇게 큰 무덤을 만들면 영생하리라 생각했던 것일까?
엄청난 국력을 쏟아 평생을 무덤 만드는데 바쳤던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지금 눈으로 보면 부질없는 노력이고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지만, 결국 오늘날 교회에 돈을 바치는 것도 영생에 대한 욕구 때문이고 보면, 인간의 속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불멸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가 종교를 만들고 위대한 건축물을 세웠다.
이집트의 그 많던 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오늘날까지 살아 남았다는 점에서, 야훼와 알라 등이 가장 위대한 신이라고 생각한다면, 고대인들은 존재하지도 않은 어리석은 형상에 절하고 마음을 바쳤던 것일까?
어쩌면 그 모든 신들은, 그저 형태만 달리 했을 뿐, 결국 하나의 창조자, 불멸의 존재를 의미했던 건 아닐까 싶다.
결국 그런 논리를 확대하면 종교의 형태는 달라도 믿음은 하나니, 교회 밖에서도 구원이 존재한다는 얘기가 되고, 오늘날 기독교나 이슬람교의 광신적 믿음 내지는 배타성, 혹은 성전 등이 다 터무니 없는 얘기가 된다.

고대 이집트 유물이라면 결국 무덤에서 나온 것들이니, 인간의 불멸에 대한 무서운 욕구와 집착이 놀랍기만 하다.
독특한 벽화도 매력적이지만, 후대에 첨가된 인형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장난감 가게에 가면 금방 만날 것처럼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이집트인들의 미적 감각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황금 마스크나 흉배 등도 너무나 화려해 눈이 부실 정도다.
이 위대한 문화를 전해 준 샹폴리옹에게 깊이 감사한다.
이집트의 역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책을 읽어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대 미술의 심장 뉴욕미술 - 뉴욕의 미술관 Art Travel 2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갈수록 현대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르네상스 미술에 열광하더니, 인상파로 넘어갔고 이제는 비구상에도 눈길을 돌리려고 한다.
조금씩 발전하는 태도일까?
고전주의 그림은, 그 정교한 디테일과, 마치 사진으로 찍은 듯한 놀라운 사실성 등이 내 마음을 혹했던 반면, 현대미술은 일단 비구상이라 대체 뭘 그린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흔히 하는 말, 이런 그림이면 나도 그리겠네, 하는 반발심이 들었다.
특히 마티스의 스케치는 너무 형편없어 대체 왜 위대한 화가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현대 미술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은, 역시 직접 전시회장에 가면서부터다.
대상을 묘사하는 능력은, 과거 그림에 비해 부족하다 할지라도 화려한 색깔과 독특한 배열에서 뭔가 울컥 하는 감정이 솟아올랐다.
고흐의 <해바라기> 를 직접 봤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확 솟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누가 그랬던가, 그림의 본질은 조형이 아니라 색체라고.
정말 그 말뜻을 요즘에는 실감한다.
칸딘스키 그림을 봤을 때 그 신선하고 새로운 색체 배열에 기분이 확 달아 오르는 느낌이었다.
날아갈 듯이 고양된 기분, 그림을 보면서 그런 청량감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대상을 모사하지 않고도 관람객의 감정을 이렇게 고양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더욱 위대한 화가가 아니겠는가?

확실히 현대 화가들은 상상력이 뛰어나다.
아마 요즘에 르네상스 그림처럼 정밀한 모사를 한다면 달력 그림 그리냐고 비웃음을 살 것이다.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시대, 그게 바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다다이스트의 그 장난 같은 작품들은 도저히 감동받기가 힘들다.
누구는 또 인식의 전복이라고 감탄할 수도 있겠으나 예술의 본령에서 한참 벗어난 그림으로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앤디 워홀이나 잭슨 폴록 등의 작품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
혹시 모마에 가서 직접 그 작품들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올 여름에 뉴욕에 가지 않을까 싶어 도서관에 신청한 책인데, 생각만큼 아주 재밌지는 않았다.
이주헌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감탄했던 것에 비하면, 그의 글쓰기 패턴에 너무 익숙해져서인지 별로 신선하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책이 매력적인 것은, 덜 알려진 분야를 소개해 준다는 점에 있다.
지난 번 러시아 미술 소개도 좋은 자극제가 됐는데, 이번 뉴욕 현대미술도 신선했다.
현대미술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좋아하는 데이빗 호크니의 수영장 그림은 없어서 아쉬웠다.
로스앤젤레스를 좋아해서 거기 산다는데, 뉴욕에는 대표작이 없는 모양이다.
책 표지로 사용된 거트루드 밴더빌트 휘트니 여사의 초상화는 무척 매력적이다.
사진으로 찍은 듯한 앵그르의 초상화와는 또다른 매력을 준다.
이런 책을 보고 나면 항상 하는 불평이지만, 문화의 향기를 마음껏 마시고 사는 뉴욕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파리의 미술관 설립에 자극을 받아 국가의 중대사로 인식하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세웠다는 일화에서, 다시 한 번 문화 선진국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해외 유명 미술관의 작품들이 내한하면 관객들이 몰릴 만큼 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니, 그럴듯한 미술관 운영에 더 투자를 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해철의 쾌변독설
신해철.지승호 지음 / 부엔리브로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해철을 무지하게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교 1,2 학년 때까지는 새 앨범이 나오면 줄서서 음반 가게 앞에서 기다릴 정도로 열렬한 팬이었다.
뭔가 때려 부수고 소리를 질러대는 시원한 맛이 있으면서도 왠지 철학적으로 느껴지는 가사 등이 마음에 들었다.
신해철이 솔로로 활동할 때는 내가 어리기도 했고 특별한 관심이 없었는데, 넥스트를 결성하면서부터 팬이 됐던 것 같다.
특히 재수 시절에 들었던 FM 음악도시는, 일종의 청량 음료 같은 역할을 해서 내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킬 정도였다.
앨범을 사면 속지의 땡스 투에 신해철 개인 후원회인 관제탑이 꼭 들어 있었는데, 나도 커서 돈 벌면 이 후원회에 가입해야겠다고 굳게 다짐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의 음악은 내 관심 밖으로 멀어졌고 지금 발표하는 노래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넥스트 역시 옛날 같은 대중성을 획득하지 못한 걸 보면,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도 든다.
밴드의 수준이 높아진 건지, 아니면 내 수준이 하락한 건지...
책에서 신해철이 한 말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라젠카> 음반이 제일 좋았었던 것 같다.
만화 영화의 주제곡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웅장하고 박력있는 사운드가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유치하지 않은 가사가 좋았다.
비록 만화 영화는 매우 지루했고 막상 주제곡과 영상 자체는 크게 어울리지 않았지만 말이다.
<정글 스토리>도 무척 좋았다.
오토바이를 타고 찍은 CD 재킷도 멋있었고, <백수가> 나 <70년대에 바침> 같은 노래를 좋아했다.
오히려 <날아라 병아리> 같은 건 요즘 들으면 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지금은 신해철 노래에 별 관심이 없고, 그래서인지 그가 주장하는 말도 특별한 관심이 없다.
인터뷰어인 지승호는, <무릎팍 도사>에서 이승철이 신해철에게 했던 말이 꽤 기분나빴다고 하지만 난 그 말이야 말로 정곡을 찌르는 말 같다.
조용필이 위대한 것도 다른 무엇도 아닌 노래로 승부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신해철 역시 음악으로 이름을 날리는 게 가장 현명한 태도일 것 같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좀 불편할 때가 많았다.
차라리 그의 음악 철학, 혹은 창작 과정, 이런 거 가지고 얘기하면 더 흥미로웠을텐데 자꾸 사회적인 이슈를 거론하니, 왠지 옆길로 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가수의 사회 참여는 각자의 생각에 따라 선택하면 될 문제니, 이러니 저러니 하고 싶지 않지만, 하여튼 나는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낼 만큼 대단한 사회 운동가인가 하는 것에는 의심이 간다.
뭐, 자기 블로그에나 올릴 만한 형편없는 글도 책으로 묶어내는 판이니 이 정도면 점잖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국가의 간섭이 싫고,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며 특히 소수자의 권리 옹호라는 점에서는 나와 생각이 비슷하긴 하다.
탈권위적이고 비가부장적인 태도, 이런 건 마음에 든다.
이를테면 간통죄 폐지라든가, 체벌 금지, 대마초 합법화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이런 이슈들은 젊은 사람이라면 대부분 찬성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냥 개인의 견해를 표명하는 정도라면 음, 괜찮은 사람이네, 하고 넘어갈텐데, 자꾸 주변에서 사회 운동가로 대접하는 분위기라 영 불편하고 껄끄럽다.
명실상부 하지 못한 느낌이랄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e 2010-04-18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관제탑 후원회 아님 그냥 팬클럽이었음 ..
 
누구나 알아야 할 서양 중세 101가지 이야기
클라우디아 메르틀 지음, 배진아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어제는 왜 그렇게 피곤했을까?
도서관에서 가서 책 펴놓고 앉았는데 한 두 시간은 잔 것 같다.
그럼 일어나서라도 집중해서 책을 보는 게 정상인데, 일어나서도 전혀 개운하지가 않고 계속 졸렸다.
책이 재미가 없어서 그런건가?
평소에 흥미를 가진 주제이고, 책도 얇고 그럭저럭 재밌을 것 같았는데, 왜 그렇게 집중을 못했나 모르겠다.
전날 발표 준비 때문에 새벽 4시 반에 잔 게 가장 큰 화근이었던 것 같다.

대충 살펴 본 바로는, 중세는 여전히 나에게 가까이 하고 싶지만 먼 대상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신라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니, 사실 우리 역사도 중세는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있다.
조선 특히 임진왜란 후에나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그 이전 시대는 추상적이고 막연한 느낌이 많이 든다.
그러니 내가 서양의 중세에 대해 모호한 느낌을 갖는 게 당연하다고 위로해 본다.
그리고 아무리 유럽 역사라고 뭉뚱그려 본다고 한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조금만 깊게 들어가도 복잡해진다.
마치 외국 사람이 한국의 고대 역사를 공부한다고 할 때 신라, 백제, 고구려에다가 옥저, 동예, 가야 등으로 깊이 들어가면 복잡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중세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영국은 윌리엄의 정복 이전까지는 덜 알려진 편이니 제쳐 두고, 결국 프랑스와 독일이 갈라지기 전인 프랑크 제국의 역사가 제일 중요할 것 같다.
<이야기 프랑스사> 나 <이야기 독일사> 를 읽어 볼까 싶기도 한데, 잘 모르는 분야라 지루할까 선뜻 손이 안 간다.

이 책은 중세에 관한 의문점을 101 가지로 나눠서 문답식으로 설명한다.
<하루 10분 중세 여행> 은 분량이 작고 간단하게 설명되서 금방 이해가 됐는데, 이 책은 좀 깊이 들어가는 편이라 금방 흥미를 읽었다.
특히 프랑크 제국이 동서로 분열되면서 오토 1세가 즉위하고 선제후가 나오고, 이런 식으로 독일 역사가 따로 전개될 때부터는 제대로 아는 내용이 하나도 없어서 꾸벅꾸벅 졸았다.
아무래도 사전 지식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대충 초벌 독서를 한 뒤 다시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
아니면 좀 더 쉽게 만화로 그려진 <십자군 이야기>를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눈 - 영상프라자 고객감사 가격할인
프레드 진네만 감독, 게리 쿠퍼 외 출연 / 플레이스테이션 월드 코리아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게리 쿠퍼는 명성만 들었지 실제 영화에서 본 건 처음이다.
다른 출연진에 비해 키가 껑충하게 크고 체격에 좋긴 한데, 흑백 영화라 그런지 그렇게 썩 잘 생겼다는 느낌은 안 든다.
꽃미남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거칠고 야생적인 서부 사나이 이미지가 풍긴다.
그러면서도 왠지 모를 순수함 혹은 어리숙함이 있다.
아카데미상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1952년 작품이니, 지금으로부터 무려 56년 전의 영화다.
해방이 막 됐을 때, 그 먼 옛날의 영화...
아빠가 아니었으면 제목만 듣었을 뿐, 직접 보기를 어려웠을 것이다.
이래서 또 인식의 지평이 넓어진다.

그레이스 켈리 역시 이 영화에서 처음 봤다.
막연하게 모나코의 왕비가 된 헐리우드 여배우로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무척 고상하고 아름답다.
처음에는 누군지 모르고, 굉장히 날씬하고 가냘프게, 곱게 생겼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유명한 그레이스 켈리였다.
꼭꼭 동여맨 원피스 사이로 몸매가 훤히 들어나는데 요즘 같은 섹시미나 관능미보다는 청순함이 돋보이는 외모다.
아마 요즘 세상이었으면 가슴 확대 수술 정도는 했을 것이다.
마지막에 그레이스 켈리가 게리 쿠퍼를 구하기 위해 악당의 얼굴을 짖이기는 장면은 매우 빨리 진행되면서 순간적이라 퍽 놀랐다.
보통 인질로 잡힌 여성 때문에 그 동안 잘 싸운 용사가 어이없이 잡히고 마는데, 놀랍게도 이 연약한 아가씨는, 악당의 얼굴을 가격하고 남편으로 하여금 총을 쏘게 만든다.
시원한 결말이었다.

보안관으로써 마을을 지킨 용감한 케인은, 결혼식 날 자기가 잡은 살인범 프랭크 밀러가 풀려나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들 싸움을 피하기 위해 케인을 마을에서 떠나 보내려고 한다.
그러나 밀러가 마을에 난동을 피우고 자신을 끝까지 쫓아올 것을 아는 케인은, 악당을 피하지 않고 신혼여행을 포기하면서 지원자를 모집해 악당과 싸우려고 한다.
그러나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케인만 마을에서 떠나면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분위기로 봤을 때 밀러는, 케인이 없다고 해도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 나쁜 놈이다.
그렇다면 마을 사람들의 어처구니 없는 배신은, 매우 이기적이고도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가엾은 케인,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친구들에게 같이 싸울 것을 부탁하지만 모두 숨기에 바쁘고 그나마 지원했던 한 명도 자기 혼자라는 걸 안 뒤 집으로 돌아가 버린다.
결국 그의 아내만이 남편을 지키려 돌아온다.
퀘이커 교도인 아내는, 처음에는 굳이 싸움을 피하지 않는 남편이 싫어 기차를 타고 떠나려고 한다.
그러나 총소리를 듣는 순간 그녀는 기차에서 뛰어내려 다시 마을로 돌아가 남편을 위해 싸운다.
가냘프지만 용감한 여성이다.

밀러 일당이 쓰러지자 그제서야 마을 사람들은 안심을 하고 우르르 달려 나오지만, 케인은 이 비겁한 무리들 앞에 보안관 뱃지를 던져 버린 후 아내와 마차를 타고 떠난다.
정말 시원했다.
어리석고 이기적인 사람들!

흑백 영화지만 사건 전개가 빠르고 무리한 구성이 없어 재밌게 봤다.
또 19세기 미국의 시대상을 볼 수 있었던 점도 큰 소득이다.
총기 소유도 전통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느끼게 한 영화이기도 하다.
스스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어 마을을 세우고 돈을 모아 보안관을 고용했던 전통은, 아무리 총기 사고나 난무해도 쉽게 제한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독립적인 나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