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파리 - 열정 Refresh
이동섭 지음 / 시공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참 오랜만에 별 하나짜리 평점을 줘 본다
어쩌면 이렇게도 무책임하고 형편없는 책을 낼 수가 있는지...
저자는 책을 쓰면서도 부끄럽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면 아무나 책을 낼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함량미달의 책이다
그나마 사진 감상이나 좀 할 수 있을까?
그저 파리라는 말만 갖다 붙이면 책이 된다고 생각하는 출판사의 안일한 자세에 화가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 - 인상파의 정원에서 라파엘전파의 숲속으로, 그림으로 읽는 세상 '근대편'
이택광 지음 / 아트북스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아주 인상깊게 본 책이다
작가가 비교적 글을 잘 쓰는 사람 같다
미학론이라고 하면 진중권이 쓴 책 밖에 안 읽어 봤는데, 다른 사람의 책을 보니까 또 새로운 기분이 든다
진중권만큼 화려한 말발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찬찬하게 그림을 뜯어 보는 맛이 있다
이주헌씨 같은 작가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한젬마와 같은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는데, 왜 이런 좋은 책들은 널리 알려지지 않는 걸까?

인상파는 너무 유명한 나머지 이제는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다소는 지루하다
좋아하는 화가가 누구예요, 했을 때 반 고흐라고 답하기가 좀 미적거려지듯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미술의 장을 연 가장 중요하고 충격적인 화파였음은 분명하다
어찌보면 혁명적인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저자는 프랑스의 인상파와 영국의 라파엘전파를 비교해서 설명한다
사실 라파엘전파의 그림은 모네나 마네, 피사로 등의 그림과는 달리 마음에 확 와 닿지가 않는다
터너의 증기 기관차 같은 그림은 물론 가슴을 아리는 감동이 있지만, 밀레이 같은 화가들의 영국 그림은, 꼭 잘 그려진 이발소 그림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키치 같다고 해야 할까?
세련된 맛이 부족하고 너무 똑같이 베꼈다는 느낌을 준다
취향의 차이일 수 있는데, 하여튼 나는 인상파쪽이 훨씬 마음에 든다

인상파가 중산층의 쾌락을 주제로 여러가지 혁신적인 기법을 시도한데 반해, 라파엘전파는 근대 이전의 중세나 기독교적 소재에서 이상화된 자연을 추구했다
기법 보다는 주제에 집중한 셈이다
러스킨은 자연을 이상화한 그림을 찬양했다
저자는 이데올로기가 예술과 분리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순수 대 참여 논쟁 따위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서정주의 친일 경력은 시와 따로 떼어져 평가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는 얘기다
그러고 보면 피사로가 공화주의자였던 데 비해, 르누아르는 철저한 왕당파였다
예술가의 인격이나 사상을 예술과 떨어뜨려 놓고 비판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얘기라는 말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사상이 나쁘다고 아예 매도해 버리려는 일부 민족주의 진영의 공격은 옳은 건지 모르겠다
서정주가 현대사에 너무 밀접하게 연관된 이라 논쟁이 많은 것인가?

대패질 하는 남자들이나 노젓는 그림 등 주로 남성들의 힘을 상징하는 그림을 그려온 카유보트 역시 전형적인 남성주의자 혹은 철저하게 세속적이었다고 한다
사상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예술가가 철학을 가지고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 그리고 그 철학이나 가치관이 예술에 반영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닐까 싶다
하여튼 순수와 참여 등으로 나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바다

마네야 원래 좋아하는 화가였고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화가가 바로 모네와 피사로다
모네는 수련 그림으로 유명한데 나는 그 수련 그림이 마음에 안 들어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찬찬히 그의 그림을 살펴보니, 내 마음에 딱 드는, 그러니까 상상력과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그림을 많이 그렸다
직접적이고 평면적이고 뚜렷하게 대상을 표현한 마네와는 달리 (나는 그 정확한 표현, 강렬한 느낌이 좋다, 마치 고흐처럼!) 대상을 뚜렷히 표현하지 않고 색체나 명암 등으로 사물을 스치듯이 느낌으로 표현한 그 방식이 마음에 든다
마네와 모네는 이름만 비슷하지 스타일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피사로는 인상파 화가 중에서 유명세가 떨어지는 사람이라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보니 내 스타일의 그림이 많았다
돈이 많다면 이런 느낌의 그림은 사서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인상파나 라파엘전파 같은 화파가 갖는 역사적 의의, 혹은 미학론 같은 건 잘 모르겠다
그냥 흥미삼아 읽는 것이고 아직까지는 나에게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그림이 좋다
마치 좋은 음악을 들으면 저절로 신이 나듯, 좋은 그림을 보면 나도 모르게 흥이 난다
다시 한 번 유럽으로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정복, 고려사를 공부하다 - 고려사의 길목에서 만난 조선의 역사가
박종기 지음 / 고즈윈 / 200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은 참 잘 지었는데 내용은 너무 빈약하다
차라리 안정복이 쓴 동사강목에 초점을 맞춰 책을 썼더라면 훨씬 더 풍부한 내용이 됐을텐데, 안정복이 갖고 있던 고려사라는 역사책 몇 권에 포인트를 두다 보니, 너무 내용이 없다
소재나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가벼운 수필 수준 밖에 안 되는 책이 되버렸다
그나마 역사책에서 아무런 감흥 없이 보던 안정복이나 동사강목 같은 단어가 이제는 구체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이 소득이랄까?

저자는 우연히 안정복이 갖고 있던 고려사 몇 권을 얻게 된다
안정복이 동사강목을 서술하면서 참조했던 고려사, 즉 그의 손때가 묻고 여러 문장이 첨삭된 실제 소유했던 고려사를 얻은 것이다
이런 점은 헌책방의 묘미일 것 같다
저자의 싸인본이나 첫 출판본 같은 것에 큰 의미를 두는 건 아니지만 (즉 책 외적인 부분) 어쨌든 몇 백년이라는 시간의 무게 때문에 감흥이 남달랐을것 같기는 하다
하여튼 저자는 안정복의 첨삭이 가미된 고려사 한 권을 얻은 후 감격해 안정복의 생애와 동사강목에 대해 연국하기 시작한다

동사강목은 사실 국사책에서 크게 중요하게 다뤄지지는 않는 것 같다
그냥 무조건 안정복=동사강목, 이런 식으로 외우고 넘어갔었다
사극이 역사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과 비슷하게 이런 종류의 책은, 대중으로 하여금 특정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하여튼 동사강목이 대체 무슨 뜻인지 이 책을 보고 알게 됐다
뜻밖에도 실학자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그는 철저한 성리학주의자였다
실학이 근대사상의 맹아라는 주장이 허구임을 이미 다른 책에서 보아왔지만, 하여튼 실학자들의 근본적인 주장은 고대 유교로 돌아가자는 것임을 새삼 확인했다
안정복 역시 고려의 역사를 정통과 비정통으로 나누어 서술한다
동사(東史) 그러니까 동쪽의 역사, 즉 중국 동쪽에 있는 조선의 역사를, 기전체로 서술했는데, 여기서 강(綱)은 정통 계승자, 목(目)은 비정통 계승자를 뜻한다
왕위를 찬탈한 부도덕한 임금과 정통 임금을 나누어 등급을 정한 후 서술한 것이다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본뜬 방식이라고 한다
성리학적 역사관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방식이 아닐 수 없다

하여튼 저자나 역사책에 대해 안 점은 매력적이다
이런 소외된 인물에 대해서도 사극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염병의 세계사 히스토리아 문디 4
윌리엄 맥닐 지음, 김우영 옮김 / 이산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너무 재밌게 읽은 책
작년에 읽은 비슷한 주제의 책인 "질병의 역사" 보다 더 재밌게 읽었다
지난 번 책은 학술적인 느낌이 강하고 주로 질병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 책은 문화사까지 같이 아울러 훨씬 흥미진진했다
대신 학술적인 부분은 "질병의 역사" 보다 다소 부족한 편이다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 하고, "총균쇠" 와는 겹치는 부분이 많다
제레드 다이아먼드가 밝힌 바대로, '총균쇠'의 전염병 부분은 거의 완벽하게 이 책을 참고한 것 같다
윌리엄 맥닐이라는 저자에 대해 무한한 신뢰감이 생기는 바다
그가 쓴 다른 책들도 함께 읽어 볼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
개빈 멘지스 지음, 조행복 옮김 / 사계절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기대했던 바에 아주 못미치는 책이었다
두께를 보고 긴장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읽기 시작했는데, 과장과 비약이 너무 심해 계속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비전문가의 한계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중국인이 아메리카를 먼저 발견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누구는 또 바이킹이 발견했다고 하고 누구는 또 중국인이라고 하고, 이런 전설들이 믿을 수 없는 소리라고 치부했는데 이렇게까지 강력한 주장이 책으로 존재할 줄은 미처 몰랐다
얻은 점도 분명히 있다
그저 하나의 명사로만 알던 정화 원정대와 영락제가 구체적인 인물로 다가왔으니까
15세기 초반 영락제 시대의 명이 얼마나 부유하고 강성한 국가였는지 새삼 확인하는 기분이다
정화 원정대가 희망봉을 최초로 돌았고 아메리카나 오세아니아 대륙까지 발견했으며 한 술 더 떠 남극과 북극까지 갔다 왔다니...
이건 좀 너무 오버가 아닐까 싶다
근거로 제시하는 것들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라 믿을 수가 없다
해군 장교였던 저자의 상상력이 너무 나간 건 아닐까 싶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콜럼버스나 바스코 다 가마, 쿡 선장 등은 이미 각 대륙이 그려진 해도를 가지고 항해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험심을 가지고 용감하게 최초의 항해를 시작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아메리카와 희망봉 등이 그려진 정화 원정대의 지도는, 포르투갈 비밀 금고에 보관되어졌다고 한다
바스코 다 가마는 그 지도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희망봉을 지나 인도로 갔고, 콜럼버스는 그 지도를 훔쳐 아메리카로 건너갔다고 한다
비밀주의야 말로 음모론의 가장 기본적인 배경이 아닌가?

누가 최초로 발견을 했든 간에, 신대륙이 세계사의 한 자락으로 편입된 공로는 어찌 됐든 유럽의 발견자들이라고 생각한다
발견 후로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면 최초인가 아닌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대항해 시대 이후에서야 비로소 세계는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연결되어 돌아가지 않았는가?
일회적인 방문으로 끝난 항해는 비록 그것이 최초였다고 해도 큰 의의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닫혀있는 국가는 망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도 했다
정화 원정대가 화교의 시작이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영락제의 죽음 이후 해안선을 폐쇄하고 외국과의 교역 자체를 중지해 버린 명나라의 국수주의가 안타깝다
그렇게 생각하면, 문화대혁명이나 공산주의도 현대 중국의 발전을 얼마나 늦췄는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원정대의 거대한 규모 때문에 재정이 파탄날 지경에 이른 국내 사정은 이해가 가면서도 이렇게 위대한 발견을 이용하지 못하고 버린 당시 정치인들의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이 안타깝다
정화는 이슬람 교도였다고 한다
당시 중국에는 이슬람 출신들이 꽤 있었던 모양이다
중국이 최초로 아메리카를 발견하고 더 나아가 오세아니아 대륙과 남극, 북극까지 갔다 왔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역사 속의 인물이 구체적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는 유익한 책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마천 2007-09-27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메리카 대륙의 바이킹 발견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근거를 갖춘 설이 있습니다. 대구 어장을 발견해서 이를 활용하면서도 비밀로 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실크로드가 거대한 교역의 장이었기에 이슬람권에 대한 중국 사람의 친밀도도 꽤 강합니다. 당나라시절의 도자기에도 이슬람권 사람들 모습이 나오죠. 참 신라까지도 넘어와 살았죠.
바스코 다 가마의 항해에도 이슬람 사람이 항해사로 큰 도움을 준 것처럼 그들은 동서교류를 통해 큰 이익을 거두었고 국제적인 면모가 많았습니다.
명나라는 아무래도 스케일이 작아서 만리장성도 다시 만들어 그안에 갖혀 살았고 바다도 폐쇄 해버렸죠.

쿠자누스 2007-09-29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화가 이슬람 교도라는건 처음 알았네요. 누가 먼저 어디를 갔는가 하는 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자료도 많을 테니까 교과서 이야기를 믿을 필요는 없겠지요. 태평양 섬에 고대 이집트 유물이 있다는 걸로 보아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지구 일주를 했을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