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란다스의 개
봉준호 감독, 배두나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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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을 그다지 재밌게 보지 못한 탓인지, 천재라고 일컫는 봉준호 감독이 내게는 그저 덤덤하다

데뷔작인 이 영화는, 좀 독특하긴 한데 그렇다고 대단한 주제의식이 있는 건 아니다

재벌 딸이라는 배두나는 어쩜 그렇게 여상 출신 가게 점원 같은 역할을 잘도 소화내 내는 걸까?

원래가 사치스럽지 않은 애인가?

신하균과 너무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는데 안타깝다

시간강사로 떠도는 애환과 분노를 엉뚱하게 호강하는 애완견에게 푸는 주인공의 심리 구조가 섬뜩했다

코메디처럼 처리했지만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 모르겠다

귀엽고 깜찍한 그러나 너무나 소시민적이고 소탈한, 대학생도 아닌 꼭 여상 출신일 것 같은 배두나!!

정말 그녀의 매력적인 큰 눈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김호정도 인상적이었다

두 살 어린 남편을 완전히 깔아 뭉개는 대사들

베짱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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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29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궁금했는데 아직 못 봤어요. 잘 만들었다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 꼭 봐야겠어요^^

marine 2006-09-3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종의 블랙 코메디라고 할까요? 볼 만 합니다
 
잉글리쉬 페이션트 - [초특가판]
안소니 밍겔라 감독, 줄리엣 비노쉬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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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션트가 무슨 비행기 이름인 줄 알았더니, 단어 뜻 그대로 환자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대략 황당...

매우 긴 영화다

2시간 40분이라니...

그래도 지루하지는 않다

줄리엣 비노쉬는 오히려 조연 같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가 생각난다

단순히 사막과 아프리카 초원의 영상미 때문일까?

느낌이 왠지 비슷하다

 

비행기를 가지고 돌아 오겠다는 애인을 기다리며 동굴에서 숨을 거둔 여자의 시신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읽으면서 홀로 죽음을 맞을 때 그 심정!!

긴 헝가리 이름 때문에 적으로 몰려 수용소로 끌려 가는 남자

결국 동굴에서 죽어가는 애인을 살리기 위해 수용소를 탈출해 진짜로 독일군에게 가서 지도를 넘기고 비행기 연료를 얻은 남자는 느닷없이 독일군 스파이로 낙인찍히게 된다

영국군이 비행기만 내 줬더라면!!

캐서린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독일군에게 정보를 넘긴 알마시

영국군의 의심이 어처구니 없게 스파이를 만들어 버린 셈이다

 

마지막에 한나와 킵이 허망하게 헤어진 장면은 무척 아쉽다

킵이 인도인이라 이루어질 수 없었던 것일까?

성당에 그네를 매달아 천정의 명화를 볼 수 있게 해 준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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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바보로 만드는 엉터리 책 비판
미즈노 슌페이.오키타 쇼리 지음, 유준칠 옮김 / 아이디오(IDO)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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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리뷰가 좋아서 읽은 책인데 기대했던 것만큼 좋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전문가가 아닌, 관심 차원에서 비교 분석한 책이다 보니, 이런 책이 있더라, 정도로 그친 점이 아쉽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일본인의 입장에서 본 한국인의 잘못된 일본관이었다 즉, 이러이러한 통설이나 선입견은 잘못됐고, 진실은 이렇다 식으로 정리해 주길 바랬는데 책 내용이 전부 한국에서 출판된 일본 관련 서적들을 인용한 것 뿐이다

문화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면, 즉 역사인식 상의 문제라면 왜 그러한 인식이 틀렸는지, 혹은 일본인은 거기에 대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근거를 밝혀야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된다, 웃기는 얘기다, 이런 식의 논평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신뢰성이 부족하다 이 책 역시 일본인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 역사학자가 근거를 가지고, 한일간 역사 인식의 차원을 짚어 줬으면 좋겠다

고대사는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비단 한일 양국간의 인식 차이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중국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지만) 국내 역사 문제 역시 상반되는 입장을 보일 수 있다 그러므로 국가간의 역사인식은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고 일정 부분은 자국에 유리하게 기술되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밝히는 것이다 이 책도 그렇지만, 책에서 인용되는 한국의 일본 관련 서적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편견이나 감정에 기초해 쓴 책들이라 솔직히 논평할 가치가 없다 인용된 책의 수준이 워낙 낮아서 뭘 저렇게까지 분석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다 그나마 유명한 책이 있다면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 정도인데, 이 책 역시 당시는 베스트셀러였을지 모르지만, 현재로써는 표절 시비에까지 휘말린 문제가 많은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환단고기나 기타 여러가지 입증안된 역사적 편견 내지는 상상에 의거해 쓴 책들에 대해 뭘 분석씩이나 했는지 좀 우습다 한국인들도 한심하게 생각하는 이런 책들 말고, 한국인들 사이에서 상당히 신뢰를 얻고 있는, 널리 유통된 일본에 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 등을 분석했으면 좋을 것 같다 이를테면, 이 책에서도 언급된 바인데 호류사의 금당 벽화를 담징이 그렸다고 알고 있는데 일본 학계에서는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모양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밝혀 줬으면 좋으련만, 저자는 단지 한국인들이 착각하고 있다고 한 줄로 끝내서 매우 서운하다 아무래도 이런 작업들은 전문가들이 나서 줘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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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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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노튼과 피터의 만남을 담은 첫 권을 읽은 뒤, 다음 권은 뻔한 얘기의 반복일 것 같아 마지막 권을 먼저 집어 들었는데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주제가 담겨져 있어 많은 생각을 했다
애완동물이 죽어서 슬퍼하는 사람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
"한 마리 더 사면 되죠"
그 말은 꼭 딸이 죽은 어머니에게 한 명 더 낳으시죠, 이렇게 말하는 것과 똑같다
물건은 대체될 수 있을지 몰라도 (물건 역시 내가 애정을 쏟아 부으면 그 때부터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특별한 것이 된다) 생명을 가진 동물은 절대로 절대로 대체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존재라면, 우리는 굳이 그 고생을 해 가며 애완동물 따위를 키우지 않을 것이다

 

노튼은 1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개나 고양이의 나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려면 고양이 나이*4+16을 하면 된다고 한다
그 공식에 따르면 노튼은 80세니까 적정 수명을 다 누리고 간 셈이다
물론 자연사 했으면 좋았으련만 간암으로 1년 정도 투병 생활을 하다가 갔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던 피터씨에게 고양이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은 받아들이기 힘든 고통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 고양이가 보통 고양이인가?
두 권의 책까지 쓰게 만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타 고양이가 아닌가
실제로 노튼이 죽었을 때 뉴욕 타임즈는 부고 기사까지 냈다고 한다

 

노튼의 마지막을 돌본 수의사 다이안씨는, 애완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유일한 단점은, 인간 보다 먼저 죽는 것이라고 하지만 난 반대로 생각한다
수명이 사람만큼 길다면, 즉 내가 애완동물 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다면 남겨질 동물 때문에 쉽게 눈을 못 감을 것 같다
마치 아직 어린 자식을 두고 눈을 감아야 하는 부모의 심정처럼 말이다
난 애완동물이 충분히 내 보살핌 속에서 평생을 보낼 수 있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대체의학에 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사람에게만 대체의학이 있는 줄 알았더니, 동물들에게도 대체수의학이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
역시 미국은 대단하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자연식을 먹이고 약초 등으로 치료를 하는 것 같다
노튼이 간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후, 피터는 암 전문의에게 (고양이 암 전문의라니! 미국 수의학의 세분화에 깜짝 놀랬다) 화학요법을 받게 만들 것인지, 아니면 대체의학자에게 약초 등으로 치료를 받게 할 것인지 고민에 빠진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일반 수의사가 고양이에게 불친절 하고 사무적인 반면, 대체의학자는 매우 친절하고 정서적으로 교류를 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나는 늘 왜 환자들이 입증되지 않는 위험한 이론에 자신을 맡기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약간은 의문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환자들이 의사에게 바라는 것은 단순히 질병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다
질병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약해진 몸과 마음을 함께 추스려 줄, 인간적인 관심을 보여 주는, 소통이 가능한 치료자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한낱 키우는 고양이에게만 불친절 해도 화가 나는데, 자신의 몸을 다루는 의사가 자신을 사람이 아닌, 조치를 가해야 하는, 고장난 자동차 쯤으로 생각한다면 과연 누가 진료를 받고 싶겠는가?
치료의 효과라는 효율성을 떠나서 의사들이 환자에게 보다 인간적인 관심을 가져 줄 필요가 있다
나는 대체의학을 신뢰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들이 환자에게 보이는 전인적인 관점, 스스로 병을 이겨내게 도와 준다는, 환자가 주체가 되게 하는 인간적인 관점에 대해서는 깊이 동의하는 바다
피터가 대체의학 얘기를 꺼내자 의사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암 전문의 같은 이는, 들을 필요도 없는 미신이라고 일축한 반면, 노튼을 어린 시절부터 돌봐 온 트레츠키나 다이안 같은 이는 그런 방법도 있겠네요 하면서 관심을 보인다
누가 더 성숙한 의사인지는 금방 알 것이다

 

책에서 관심을 가지고 본 또 하나의 이야기는 피터의 결혼관이다
독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요즘, 피터의 독신 라이프는 관심을 갖게 만든다
1권을 출판한 후, 피터는 항의 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결혼도 하지 않고 어떻게 잠자리를 하느냐는 것이다
확실히 미국은 유럽과 또다른 느낌이다
청교도가 여전히 위세를 떨친다고 하던데, 새삼 확인한 기분이 든다
1권에서 진실한 사랑의 단계에 접어든 피터와 재니스는, 그러나 노튼이 죽기까지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애인 관계다
그렇다고 동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각자의 집에서 각자 생활을 하면서 연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결혼을 해서 애를 낳고 스위티 홈을 이루는 게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우리 사회도 다양한 형태의 삶을 인정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피터와 재니스가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길 빈다

 

내가 키우는 똘이는 이제 겨우 세 살이기 때문에 아직은 죽음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마지막 날이 올 것이다
피터처럼 책으로 낼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똘이와의 행복한 시간들을 조금씩 기록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언젠가는 우리 식구 곁을 떠날 똘이, 더 많은 추억을 남기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오랜 시간 함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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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9-27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성숙하게 이별을 맞이했다고 하더라도 전 이 책 읽을 자신이 없어서, 1,2권만 사놓았답니다. 큰맘먹고 리뷰 읽은걸로 대신할래요. ^^

DJ뽀스 2006-09-27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은 읽었고 2~3권은 천천히 읽으려구요. 노튼때문에 고양이도감에서 귀접힌 스코티쉬폴드 고양이 찾아봤는데 정말 귀엽더군요.

marine 2006-09-28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전 아직 똘이가 어리니까 마치 남의 일인양 읽었답니다^^

DJ 뽀스님, 천천히 야금야금 읽어도 참 맛깔나는 책 같아요 저도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많이 바뀌었답니다^^
 
이스라엘, 평화가 사라져버린 5,000년 성서의 나라 타산지석 9
김종철 지음 / 리수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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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다 읽은 책은 아니고, 예상했던 것과 달라 띄엄띄엄 읽었다
내가 생각했던 책은, 이스라엘의 국내 사정이나 생활 습관, 전통 같은 걸 소개하는 책이었다
당연히 저자는 이스라엘에 일정 기간 이상 산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여행기라고 할 수 있다
예루살렘 여행 갈 때 들고 가면 좋을 책이다

 

유대인 예찬은 하도 많이 들어 온 주제라, 새롭지도 않다
유대인은 애국심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고, 장사 수완이 좋고, 교육을 잘 시키고,...
나열하면 끝이 없겠다
이슬람교도들인 팔레스타인과 대립되기 때문인지, 아무래도 기독교와 연관이 있는 유대인들에게 더 호의적이고 거기다가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대인에 대한 일종의 환상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유대인이 얼마나 훌륭한 민족인가를 장황하게 설명한다
이런 설명은, 솔직히 이제 지겹다
모든 인간은 크게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보편적인 존재라는 걸 생각해 보면 과연 얼마나 뛰어나고 대단한 민족이 특별히 있을까 싶다
오히려 그 민족이 그런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지리적 배경 등을 설명해 주면 좋을 것 같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쓴 "사색기행" 의 이스라엘 소개편이 나에게는 오히려 더 유용했다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에 시의성에 뒤떨어진 면도 있으나, 오히려 그 사람이 관찰한 이스라엘 사회가 훨씬 더 생생했다
이 책을 통해 본 이스라엘 사회는 지극히 단편적이고 여행갈 때 가이드 투어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책 편집은 잘 됐다
사진도 많고 1부에서 예루살렘의 성지를 꼼꼼하게 짚어 준 것도 읽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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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27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데 지금 이 페이지의 리뷰가 모두 별 셋이에요. 그것도 놀라워요^^

marine 2006-09-27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쁘지 않다면 별 세 개를 주거든요 거의 대부분이 별 셋이예요 별 둘은 짜증나는 책, 별 넷은 정말 인상적이고 두 번 볼 필요가 있는 책, 그러니까 90% 이상이 다 별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