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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승자 - 김대중, 빛바랜 사진으로 묻는 오래된 약속
오동명 지음 / 생각비행 / 201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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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사랑은 진실로 너그러운 강자만이 할 수 있다.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힘까지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언제나 기구하자.
그리하여 너와 내가 다같이 사랑의 승자가 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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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102쪽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말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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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집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사진집이죠. 오동명이란 사진 기자가 찍은 정치인 김대중의 사진을 모아 추려 엮은 사진집입니다. 오동명의 짤막짤막한 멘트가, 때로는 기억의 한 조각으로 때로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진과 함께 박혀있는 사진집이지요.
오동명(글, 사진), 사랑의 승자:빛바랜 사진으로 묻는 오래된 약속, 생각비행, 2010.
* 본문 131쪽, 총 142쪽.
제 기억으로 2010년 8월25일(수)부터 읽었던 것 같습니다. 늘 독서에 관한 메모를 하는데요. 이 책은, 읽기 시작할 때 메모를 하지 못했네요. 오전 시간 화장실에서 사색의 시간^^을 함께 했기에 메모를 하기 어려웠다죠. ^^ 8월 31일(화)에 읽기를 마쳤습니다.
1. 정치인의 사진(집)은 항상 엄숙해야 하나?
이 사진집은 내 어렸을 때의 장난기처럼 한 위인의 평범한 모습,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어수룩한 모습, 이와 함께 내게 감동을 준 남다른 사랑과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광장'이 되도록 세상에 내놓고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12쪽, <국민과 영원히 함께 하는 대통령을 꿈꾸며>에서)
오동명은 '높은 사람들'의 사진은 왜 항상 엄숙해야 하냐는 반문을 던집니다. 이 책은 김대중의 평소 모습들, 신문에 실리지 않을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오동명은, 뭐랄까, 무의미한 평범함이 아니라 의미와 감동이 있는 평범함을 좇습니다.
2. 김대중에 대한 오동명의 기본적인 인식은 존경.
나는 김대중이란 사람을 우리 5000년 역사에서 세종이나 이순신 같은 국내의 위인이 아닌, 국제적 위인으로 손꼽을 선인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금 단지 정치-이해적 알력이나 그를 적대시하는 권력자들의 득세로 감춰지고 있을 뿐, 먼 미래의 우리 역사에선 그의 역할이 십분 드러나지 않을까 희망하며 믿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11쪽, <국민과 영원히 함께 하는 대통령을 꿈꾸며>에서)
김대중을 적대시하는 권력과 세력에 의해서 난도질 당해서 그렇지, 김대중은 대한민국과 세계 역사에 남을 위인이라고, 오동명은 생각합니다. 책의 중간 중간에 안타까움을 담은 반문과 아쉬움을 토로하지만 오동명의 기본적인 인식은 김대중에 대한 존경입니다. 위인에 대한 존경 그 이상의 존경!
3. 책 전체에 배어 있는, 오동명이 품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은?
난 그가 ... 죽어서는 국민의 곁을 떠나 박정희와 이승만 사이에 들어가서 쉬고 있다는 사실이 못내 못마땅하다.
(14쪽, <국민과 영원히 함께 하는 대통령을 꿈꾸며>에서)
'가장 작은 자에의 헌신을 우리들의 당신에 대한 충성의 척도로 판단하겠다'던 예수의 유언을 당신의 편지에서 읽었습니다. 그렇게 하시겠다는 다짐의 말씀 아닌가요? 지금 당신은, 당신의 몸은 어디에 뉘어 있습니까? 소위 가장 큰 자들의 곁 아닌가요? 보호받지만 국민과 멀리 떨어져 있는 차갑고 쓸쓸한 땅을 떠나 작은 자들에게로 돌아오셔야 합니다. 작은 자들에게로 돌아오셔야 희망이 이루어집니다.
(131쪽, <끝내면서, 다시>에서)
오동명은 김대중 대통령이 국립현충원에 누워있음을 안타까워 하고 아쉬워합니다. 그의 말대로 박정희나 이승만과 함께 누워있는 것이 싫은 겁니다. 높은 사람들과 함께 누워 있으면 되겠냐고, 낮은 자들과 작은 자들과 함께 해야 하지 않겠냐고, 안타까워 합니다. 그것이 인간 김대중의 삶과 가장 어울리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책 전체 곳곳에 묻어납니다. 때로는 드러나게 때로는 은근히.
4. 김대중에 대한 오동명의 어떤 실망, 어떤 반문.
일산 동네에서 상당수 주민이 이런 비슷한 말을 했다. 살던 집으로 그대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기대와 염원이 담긴 말이었다. 욕심을 내다가 다른 전직 대통령이나 그들의 자녀가 그랬던 것처럼, 감옥에 가는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소망했다. ... 그러나 주민의 기대와 달리 김대중 대통령은 ... 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일산집은 임시 거처에 불과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목적을 둔 임시 전입에 불과할 뿐이었다.
(119쪽, <우상화>에서)
이 책에서 군데군데, 오동명은 기자로서 다른 사람들의 입을 빌어 자신의 실망감을 표현합니다. 왜, 그건 처음에 약속했던 대로 지켜주지 못했는가? 왜, 그건 그렇게 서둘러 진행했는가? 하는 류의 물음들인데요. 위에 인용한 대목처럼 (딴나라당의 잘 나가는 정치꾼들이 하는 위장 전입도 아니고 그저 임시 전입일 뿐인데도 그게) 임시 전입이 아니었냐며 투정 어린 질타를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대목에서는 (리뷰가 스포일러로 전락하면 안 되므로 세세히 적지는 못하지만^^) 좀더 무게감 있는 비판을 내놓기도 합니다. 오동명은 실망을 전하지만 (제 생각으로) 김대중은 또 김대중대로 자신이 처한 상황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