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It Up! - Music Craft Studio, 남무성·장기호의 만화로 보는 대중음악만들기
남무성.장기호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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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록이 탄생하고 성장기를 거쳐 2000년대에 이르는, 록 역사의 대장정을 그리고 있는 《PAINT IT ROCK 1·2·3》은 해박한 음악적 지식을 위트 넘치는 만화로 그려내며 마니아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작가 남무성의 록 역사 만화 3부작으로 방대한  록의 역사와 장르의 흥망성쇠를 일목요연하게 짚어내면서도 작가 특유의 거침없는 풍자와 비속어가 뒤썩여 역사서가 주는 편견을 말끔히 씻어내는 남무성 작가의 대표 시리즈다. '록은 시끄러워서 싫어'라고 했던 내가 이 시리즈를 통해 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탓인지 저자와 책 제목만으로도 흥미로운《POT IT UP!》에 눈길이 갔다.

 

이론서와 카툰이 합쳐진 새로운 시도의 Pop It Up!.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대중음악의 모든 것을 정리해 준다. 김종진 (봄여름가을겨울, 서울재즈아카데미 부원장) (책 뒷표지中)

 

'만화로 보는 대중음악 만들기'라는 부제를 단《POT IT UP!》은 대중음악에 대한 핵심적인 지식과 실제 노래 만드는 법을 다루고 있으며, 팝 음악사를 장식한 히트곡의 비밀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작곡의 팁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독보적인 음악 만화 작가이자 재즈평론가인 남무성과 한국 대중음악계 산증인으로 뮤지션이자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오래 강의해온 교수 장기호가 심혈을 기울인 합작품이기에 더욱 기대를 모은다.

 

 

《POT IT UP!》은 음악 상식을 넓히고자 하는 독자에게 또는 장차 뮤지션을 꿈꾸는 이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막연하던 음악의 속내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감성과 이성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다. 조금 집중해서 보면 짜릿한 재미가 있다. _남무성

이 책은 그동안 기본적인 음악 교육좌 받지 못했던 많은 대중을 위한 음악 입문서이다. 즉, 음악을 이루는 기초를 이해하고 한발 더 나아가 제대로 감상하는 단계까지 안내하는 내용이다. 우리 음악 문화의 수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흥미롭게 풀어내려고 최선을 다했다. _장기호

 

 

이 책은 PART 01 대중음악 너는 누구냐, PART 02 히트곡의 조건, PART 03 대중음악의 3가지 형식, PART 04 실용음악 따라잡기, PART 05 흥미로운 스케일 이야기, PART 06 표절, PART 07 반드시 알아야 할 실용음악 용어들로 나누어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가상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주인공 강화성은 한 권의 책을 건네받아 읽어나가는데 책 속의 또 다른 책이라는 액자 구조의 구성을 가진다. 그리하여 주인공은 이야기에 말미에 스스로 노래를 만들게 되는데 이 노래는 장기호 밴드가 2004년도에 녹음한 실존 곡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동안 기본적인 음악 교육조차 받지 못했던 많은 대중을 위한 음악 입문서로 저자는 음악을 이루는 기초를 이해하고 한발 더 나아가 제대로 감상하는 단계까지 안내하고자 하고 있다.

 

 

《POT IT UP!》은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 뿐만 아니라 음악 상식을 넓히고자 하는 독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자곡가이자 프로듀서인 김형석은 이 책 한 권이면 팝음악의 흐름과 작곡 기법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고 단언할 만큼 음악 이론을 배울 수 있는 그야말로 획기적인 책이 아닐까 싶다. 만화책으로 되어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들리는 법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음악을 좀더 섬세하게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이미지출처: 'POT IT UP!'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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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서평쓴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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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철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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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
세이노 아쓰코 지음, 김윤수 옮김 / 라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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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견주 2- 사모예드 솜이와 함께하는 극한 인생!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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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붙이의 구출 대작전
마쓰오카 다쓰히데 지음, 김정화 옮김, 주희영 감수 / 다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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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삼킨 사물들 - 보이지 않는 것에 닿는 사물의 철학
함돈균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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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흔한 일상의 사물에 대한 고정적 시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보여주었던 함돈균 저서의 《사물의 철학》을 읽어본 바 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뻔한 사물에 대한 확고한 상식이 뒤집히는 순간, 세상은 다르게 보이는 느낌이었고, 쳇바퀴 돌아가듯 평범하고 지루하기만 했던 일상 속에 다른 시간의 통로가 조금씩 조금씩 열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 저자는 또 한번《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을 통해 계단, 칫솔, 단추, 사다리 등 67가지 익숙한 일상 사물들을 새롭고 낯설게 사유하고자 한다.

 

같은 사물을 '모자'로 보는 어른과 '코끼리를 숨긴 보아뱀'으로 보는 아이의 시선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어린 왕자와 예수와 철학자 벤야민의 공통된 사물 인식은 무엇일까. (뒷표지中)

 

저도 함돈균은 문학평론가로 2006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이래 문학 고유의 정치성과 예술적 전위를 철학적 시야로 결합시키는 이론·문학사연구와 현장비평에 매진해 왔다. 그는 비평적 글쓰기를 시민의 일상으로 확장하고 교육적 방법론으로 공유하고자 『사물의 철학』을 썼다. 또한 인문정신에 담긴 공공성을 사회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실천적 생각발명그룹 시민행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시대정신과 미래전망, 지구적 네트워크를 지닌 새로운 융합형 대안독립진학으로 진화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나는 사물을 다룬 이 두 번째 책에서 계단, 칫솔, 스쿨버스, 단추, 사다리, 좌변기, 텀블러, 콘센트 등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인공 사물들에 대해 또 한 번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러나 대화의 목표는 역시 새로운 시각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마치 낯은 사물에서 빛나는 비유를 창조하는 시인처럼 가장 익숙한 것으로부터 낯선 질문을 발명할 수 있다면, 이는 얼마나 흥미진진한 지적 여행이 될 것인가. 내가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독자들도 이 책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주변의 사물들은 외양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실은 '코끼리를 삼킨(숨기고 있는) 어떤 것들'임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면 참 좋겠다. (본문 12p)

 

이 책은 가위에서 확성기까지 ㄱ,ㄴ,ㄷ 순서로 67개의 사물을 이야기한다. 각 사물마다 저자는 해시태그(#)를 달았는데 이를테면, 가위는 #누가 사용하는가, 계단은 #과정과 권태, 고궁은 #역사는 현재와의 대화다, 고글 #불가능한 싸움, 교과서 #교본이 되는 인문 정신, 구루프 #뻔뻔함의 현상학, 귀도리 #과잉 귀여움, 나무 펜스 #보호하는가, 배제하는가, 노란 리분 #사건 이후, 다이어리 #반짝이는 건 출발의 순간, 단추 #머뭇거림의 존재 양식 등 67가지 익숙한 일상 사물들을 가장 힙하고 낯설게 사유하는 인문적 훈련을 유도한다.

 

등산 스틱 #감각을 바꾸는 미디어

지팡이-스틱을 짚고 걷는 이는 요즘 흔히 '어르신'이라 불리는 경로우대 대상으로서의 노인이 아니라 외부 활동을 즐기는 한 명의 '현대인'으로 보일 뿐이다. 이렇듯 사물-미디어는 사용자의 감각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한 존재에 대한 인상과 관념을 간단히 바꾸는 힘을 가지기도 한다. (본문 75p)

 

주변 사물은 우리가 흔히 일상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사물이 어떤 추억과 얽혀져 있다면 그 사물은 추억을 떠올리는 매개체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 사물에 대한 고찰을 한다는 것 자체를 생각이나 해볼 수 있었을까? 도대체 평범한 사물을 보고 어떻게 철학을 논할 수 있는가 말이다. 《사물의 철학》이어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을 읽으며 평범한 사물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라는 놀라움에 더해진 역사와 문화의 맥락을 통한 저자의 철학적 성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세상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사물로 채워져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저 인간의 도구로만 존재하는 사물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독자의 바람처럼 우리는 이 책으로 인해 모자가 아닌 코끼리를 삼킨 어떤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조금이나마 뜰 수 있을 듯 싶다.

 

이 책은 문명의 도구를 통해 정치와 예술과 인문과 테크놀로지의 만남을 일상 시간 안에서 유머러스하게 주선하고, 그 새로운 만남을 시민(詩民)의 언어로 번역하고 싶은 내 일관된 소망의 산물이다. 군중의상투적 감수성을 넘어 미래의 시간을 예감하는 질문이 담긴 '모자-컨테이너-책'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본문 12,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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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하포드의 경제학 팟캐스트 - 현대 경제를 만든 50가지 생각들
팀 하포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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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밀러언셀러 《경제학 콘서트》저자의 신작 《경제학 팟캐스트》가 세종서적에서 출간되었다.〈파이낸셜 타임스〉 올해의 책,〈타임스〉 세계 10대 팟캐스트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 올해의 책로 선정된 이 책은  '현대 경제를 만든 50가지 생각들'이라는 부제로 우리가 일하고, 놀고, 살아가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발명들을 살펴본다. 불과 10년 전과 지금의 생활을 비교해보면 참 많은 부분에서 우리의 삶이 달라져있음을 느낄 수 있다. 조금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 차이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발명품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리라. 이에 저자는 시계와 면도기, 냉장고와 냉동식품, 지하철과 엘리베이터, 스마트폰과 구글 검색 서비스, 바코드 등 일상 속 작은 것들은 어떻게 세계경제를 움직이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저자 팀 하포드는 경제학자이자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의 가장 인기 있는 수석 칼럼니스트로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 등에서 경제학을 강의했고, 세계은행과 옹립경제학회 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왕립통계확회의 명예 회원이자 옥스퍼드 너필드 칼리지 객원 연구원으로 있다. 그는 2014년 올해의 경제해설자상, 2015년 비즈니스 경제학자협회을 받았으며 재능 있는 경제 저널리스트들에게 수여하는 바스티아상은 2006년과 2016년에 걸쳐 두 번 수상한다 있다. 팀 하포드의 BBC 라디오4 방송

 

빠져들 만큼 재미있다. 하포드는 어려운 전문용어와 어지러운 도표 없이도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러한 재능이야말로 또 하나의 발명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이 책은 I 승자와 패자, II 삶의 방식을 바꾸는 혁신, III 새로운 시스템의 발명, IV 아이디어에 대한 아이디어, V 발명은 어디서 오는가?  VI 보이는 손, VII 바퀴를 발명하다 총 6장으로 나뉘어 축음기, 철조망, 구글 검색, 여권, 로봇, 분유, 냉동식품, 피임약, 에어컨, 전기 발전기, 바코드, 컴파일러, 아이폰, 디젤 엔진, 시계, 레이더, 플라스틱, 모바일 머니, 보험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나는 종이와 바코드, 지적재산권, 글씨기를 포함한 50가지 발명을 하나씩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세계경제가 움직이는 흥미로운 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 걸음 다가서거나 물러설 때 예기치 못하게 마주하게 되는 진실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몇몇 신선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본문 15p)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발명이 단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것은 생각의 함정이며 발명은 해결책 그 이상이라고 강조한다. 발명은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었고 누군가에게는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문제를 안겨다준 것이라고 말한다. 50가지 발명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단지 더 많은 물건을 더 싸게 만들도록 해주었기 때문만은 아니며 각각의 발명은 복잡하게 얽힌 경제 그물망 안에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저자는 이들 발명은 때로 기존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단절시키기도 하며 때로은 완전히 새로운 패턴을 짜기도 한다고 말하고 있다.

 

냉동식품이 상징하는 식품 산업화 현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우선 여성들을 집안일에서 해방시켜 사회생활을 게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다음으로 높은 칼로리를 쉽게 섭취하도록 함으로써 허리둘레를 크게 증가시켰다. 다른 많은 발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냉동식품의 남은 과제는 그 혜택을 최대한 누리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본문 85p)

 

저자는 이처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우리에게 양날의 검이 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기술혁신이 가져온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여기에 저자는 국가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태어나는 토양이 되어야 하며 정부가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발명품들에 대해 풀어놓은 팀 하포드는 이 책을 통해 유형과 무형, 상업적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이들 발명은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여주었기에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모습을 그려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일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을 듯 하다. 놀랍도록 간결하고 명쾌한 시선으로 주변을 살피는 책,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현재 우리가 풍요롭게 편리한 생활을 어떻게 영위할 수 있으며,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에 맞서기 위해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뒷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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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팝니다 - 상업화된 페미니즘의 종말
앤디 자이슬러 지음, 안진이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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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여러가지 측면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여성 조차들도 묵인해왔던 아주 오래전부터 스며들어있던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와 행동들에 대해 이제와 비로소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남성들은 그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성차별, 성비하 발언이 유머로 소비되면서 어린 학생들조차 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에 초중고등학교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화하자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으며 청원에 등록되기도 했다.

 

이렇듯 페미니즘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요즘 우리는 이 단어에 익숙해져 있다. 페미니즘에 관한 많은 상품들이 등장하고 연예인들도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여성 억압적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지만 이 책은 그동안 언급되어 왔던 페미니즘의 정의를 넘어 페미니즘 운동의 성과라고 착각할 수 있는 작금의 페미니즘 열풍을 재검토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촉구하고자 한다. 즉, 화려하게 보이는 페미니즘과 현실과의 간극을 냉철하게 보여줌으로써 페미니즘의 현주소에 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완전한 평등을 위해 페미니즘을 어떤 방식으로 지속시켜야 할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자 한다.

 

평등한 삶을 위해 여전히 여성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세상에서, 우리에게 판매되는 페미니즘을 이런 식으로 조명하는 작읍은 우리의 관심을 끌고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페미니즘 운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버스트 BUST》

 

이 책의 저자 앤디 자이슬러는 작가이자 문화비평가로 20년 넘게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영화나 TV 프로그램, 광고, 잡지가 어떻게 여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만들어내는지 분석하고 있으며 수많은 신문과 잡지에 페미니즘, 대중문화, 언론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 페미니즘 운동에 관해 강연하고 있다.

 

대중문화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무 찬양하는 갖가지 신호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미'의 기준에 관한 홍보용 동영상,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강력한 여자 주인공들, 그리고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매니큐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와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가치는 여전히 가장 논쟁적인 영역으로 남아 있다. 언제나 페미니즘의 중심에 놓여 있었던 질문, "여자들은 남자들과 똑같은 권리와 행동의 자유를 가진 인간인가?"라는 질문은 이미 수십 년 전에 해결됐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질문을 요즘 더 자주 던지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진정한 페미니즘과 하나가 된 것 같지는 않다. (본문 18,19p)

 

이 책은 1부 페미니즘, 시장에 동화되다, 2부 과거의 잣대로 나누어 소개된다. 책의 앞쪽 절반은 과거와 현재의 페미니즘이 대중매체와 대중문화에 영향을 미쳐 '방송 페미니즘'을 탄새시킨 과정을 살펴보고, 책의 뒤쪽 절반에서는 아직 완수하지 못한 과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하여 현대사회의 페미니즘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사회에 동화했는지, 그리고 시장 페미니즘이라는 새롭고 이상한 조류 속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대중문화 속에서 페미니즘이 발언권을 얻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발언권은 언론 친화적인 페미니즘에게만 허용된다. 그것은 이성 간의 연애와 결혼, 그리고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에 도전하지 않는 경제적 성공, 매력적인 외모와 신체의 자율성을 동시에 가질 권리에 집중하는 페미니즘이다. (본문 17p)

 

이 책은 사회에 만연한 성희롱과 여성 폭력, 남녀 임금 격차, 육아 휴직 등 우리를 불편하고 거북하게 하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페미니즘이 인터넷을 점령했다는 이유로, 페미니즘이 마케팅업계의 유행어가 됐다는 이유로, 유명한 사람들 몇몇이 페미니즘의 상징 역할을 기꺼이 떠맡는다는 이유로 페미니즘이 성공했다는 담론은 잘못된 것임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상품으로서의 페미니즘, 가치의 유무를 측정하는 개별적인 척도로서의 페미니즘, 상품 판매의 전략일 뿐 살아 움직이지 않는 페미니즘. 이런 페미니즘을 기준으로 페미니즘이 "유효한가 아닌가"를 평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런 페미니즘은 페미니즘보다 자본주의에 가깝기 때문이다.  (본문 391p)

 

페미니즘의 열풍이 반갑다고 생각했고 사회가 변화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는 페미니즘이 아닌 자본주의에 가까운 시장 페미니즘만을 알고 있었던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시장 페미니즘이라는 가면 속에서 우리는 정말 중요한 여성 억압적 현실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런지. 이 책은 시장 페미니즘 열풍에 가려진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페미니즘의 진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는 페미니즘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이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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