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왕 룽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8
창신강 지음, 김재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성장기 소설을 읽으면서 늘 모순 덩어리의 어른이 되어버린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들의 아픔과 고민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키보다 마음이 훌쩍 커버리는 아이들에게 삶이 주는 행복과 기쁨을 전해주고 싶다.
그들의 마음속에 사랑을 통해서 가득 자라길 바래본다.
아이들은 자신을 이해하는 이런 성장 소설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반성하고 위로받고 또 마음이 자라리라....

<열혈 수탉 분투기>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바라보게 했던 저자 창신강은 이번에는 10편의 단편을 통해서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고 있다.

학교에서는 늘 모범생이고 얌전했던 친구가 방학동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가면 쓴 겨울’은 아이들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추어져 자라는 자신의 모습에서 탈피하고 싶어하는 심정을 느끼게 한다.

청소년 아이들은 한번쯤 꼭 이런 생각을 한다.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 조차 자신을 싫어한다고...특히 부모님과 많은 의견 충돌을 일으키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이런 생각을 종종 하게 한다. ’미운털과 양’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과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이 잘 드러나있다.

나는 스르륵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내가 겪은 일들, 잊고 있었던 수많은 이들을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리고 어미 양이 촉촉한 혀를 내밀어 내 뺨을 햝았다. 부드럽고 따뜻한 그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사실 그것은 내 어굴에 약을 발라 주는 아빠와 엄마의 손길이었다. 나는 그 사실을 끝내 알지 못했다. 41p

’탁구왕 룽산’에서는 어른들에게 상처 받은 룽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룽산의 행복과 희망, 바램을 무너뜨린 어른들...그들은 룽산의 상처를 어떻게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

"룽산, 네가 잘 모르는 게 있어. 네가 그렇게 열심히 탁구를 친다고 해 봐야 얼마나 할 수 있겠니? 이 외진 촌구석에서 탁구를 쳐서 먹고살 수 있을 거 같아? 스스로 잘 생각해 보렴."
"네가 아무리 탁구를 잘 친다 해도 이곳에서는 전망이 없어. 여긴 너무 외졌잖니?"
88p

"선생님, 저도 시합에 나가서 우승할 수 있나요?"
"우승?"
"룽산, 내가 솔직히 얘기해 줄까?"
"네,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나 열심히 하렴."
90p

이 책에서 만나는 10편의 단편소설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 줄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주인공을 만나는 동안 아이들은 한뼘 더 자란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와 손녀의 끈끈한 사랑을 보여준 ’노란 민들레’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한다.
아이들도 이 책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배우게 되리라...
또한 모순 덩어리의 어른이 아닌 진정한 삶을 꾸려나갈 줄 아는 어른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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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남긴 한 마디 - 아지즈 네신의 삐뚜름한 세상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9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이종균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도 찔리지 않는 자, 마음껏 세상을 비웃어라!
위선으로 가득 찬 자는 절대로 읽지 마라. 심장이 터질 수도 있다.
  (책 표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사람들은 ’남보다 더..’ 잘 나고 싶어하는 욕심과 탐욕으로 나를 속이기도 하고 또 남을 속이기도 한다.
나 역시 나의 잘못은 흙으로 덮어버리고 꽁꽁 숨기려고 하면서까지 원하는 것을 갖고 싶어하곤 한다.
물론 그 결과는 늘 나쁘게 다가온다. 그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그 과오를 자꾸 반복하고, 그 과오는 세대로 세대로 이어지면서 계속 악순환을 반복한다.

저자 아지즈 네신은 동물과 파티샤를 통해서 사람들이 반복하고 있는 과오에 대해서 풍자하고 있다. 어떤 글은 비수를 꽂듯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어떤 글은 권력을 쥐로 있는 이들을 비웃어주어 통쾌하고 속 시원한 느낌을 준다.

단편들 속에 담겨있는 깊은 속 뜻은 나와 주위를 돌아보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힘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었던 남자는 어느날 한 마음에서 파디샤로 뽑히게 된다.
그 마을은 까마귀가 머리에 똥을 싸주는 사람을 파디샤로 선출을 하는데, 마을 사람들은 까악까악 울어대는 까마귀를 향해서 자신을 선출해 달라고 울며불며 난리를 친다.
그렇게 선출된 남자는 자신을 파디샤로 뽑아준 까마귀에게만 좋은 일을 한다. 까마귀를 배불리 먹여주고 까마귀에게 집을 내어주게 하고, 결국 사람들의 불평을 날로 높아졌고, 배불리 먹인 까마귀는 칠면조만큼 켜져만 갔다.
또 다시 선거철이 되었고, 까마귀들은 자신에게 잘 해준 그 남자의 머리위에 똥을 쌌다.
하지만....그 남자는 거대한 똥 더미에 깔려 숨이 막혀 죽어버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그러나 기쁨에 들뜬 것도 잠시, 사람들은 다시 소리치기 시작했다.
"까마귀 형제여, 나를 파디샤로 선출해 줘. 까마귀 형제여, 제발 나를 파디샤로 선출해 줘."
17p

권력과 돈이 있어야만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일은 권력과 돈이 아닌 마음이 필요하다.
이 이야기는 권력을 쥔 자의 잘못된 정치활동으로 인한 비참한 결말을 풍자하였고, 권력을 탐하는 사람들의 무서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삐뚜름한 모델> 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의 모델로 비추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개미부부는 새끼 개미들에게 말한다.

"우리를 모델로 삼아라.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그대로 믿고 따르려무나."

새끼 개미들은 부모 개미를 그대로 따라 여름이면 부지런히 먹이를 모아 땅 밑에 쌓아 놓았고 겨울엔 겨울잠을 쿨쿨 잤고 때가 되면 알을 낳았다.

"얘들아, 나는 이제 죽는단다. 너희가 아주 자랑스럽구나. 너희는 모두 개미가 되었다. 너희 중 어느 누구도 개미의 본성에서 벗어나지 않았어. 나는 내 본분을 다해 너희를 가르쳤다. 신께서도 너희를 만족스러워하실 것이다." 100p

물고기, 오리, 개, 소, 물소, 멸치, 돌고래, 낙타, 코끼리, 뱀, 양 등....모두 부모를 제대로 따라 했고, 그들의 부모는 숨을 거둘 때 자식들을 모두 자랑스러워했다.

아빠와 엄마가 아이들에게 말한다.

"얘들아,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거라. 절대로 인간의 본성에서 벗어나지 말아라."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거예요? 그 비결을 저희에게 알려 주세요!"
"그건 아주 쉽단다. 우리를 모델로 삼아라. 엄마 아빠만 본받는다면 자연스럽게 되는 거란다."

세월이 흐른 뒤...
"안타깝구나! 너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자라 주지 않았다. 너희 중 어느 누구도 온전한 인간이 되지 못했구나. 됨됨이 역시 형편없어. 이제 곧 우리는 죽는다. 지금까지 기울인 우리의 노력이 모두 헛되었구나. 신이 너희를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왜 우리에게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나요? 우리는 엄마 아빠를 모델로 삼은 채 살아왔어요. 엄아 아빠가 무엇을 하시든지 그냥 그대로 따라 했을 뿐이라고요!"
106p

어른들은 아이들을 질책하고 꾸중한다. 더 잘나고 더 잘하고 더 뛰어나라고...
내 아이를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가만 보면 그 모습이 나를 닮아 있다.
누구를 탓하랴...내가 아이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말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면서 자란다. 부모의 행동과 말투를 보면서.....
아이들의 모습을 탓하기 전에 지금 나의 모습이 아이들의 눈에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양치기의 학대를 참다 못해 도망다니던 아기 양이 늑대로 변해버린 이야기 <늑대가 된 아기 양>은 요즘 사회의 모습을 꼬집었다.
가끔 뉴스를 보면 학대를 받으면 살아오다 참다 못해 자신을 학대한 사람을 살인한 이야기를 접하곤 한다.
학대를 받던 사람은 아기 양처럼 제발 봐달라고 애원했을 것이고, 학대한 사람은 양치기가 양의 말을 듣지 못하는 것처럼 그들의 애원을 무시했을 것이다.

"옛날에는 아기 양이었지. 지금은 아냐. 너 때문에 늑대가 되었어!"
"넌 사랑스럽고, 귀엽고, 온순하고, 앙증맞은 나의 아기 양이야."
"이젠 너무 늦었어, 양치기"

양치기는 도망치려고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늑대가 되어 버린 아기 양의 갈고리 발톱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날카로운 이빨이 양치기의 목을 물었다.
120p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욕심과 주체할 수 없는 이기심과 절제하지 못하는 욕구가 선한 사람을 늑대로 만들 수 있다.

욕심,탐욕,권력 등으로 사회는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간다. 그 이기심의 비침한 결과는 결국 나에게 돌아오게 되어있다. <당신을 선출한 죄>에서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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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7
이현경 옮김, 문지나 그림, 로베르토 피우미니 외 글 / 대교출판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서 요즘은 문자와 이메일로 인한 소통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빠르게 서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와 이메일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문자는 짧은 글로 함축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하다보니 서로 오해하는 부분도 생길 수 있고 마음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을 다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몇달전 생각지도 못한 동생에게 한통의 편지를 받았을 때, 그 기쁨과 반가움은 말로 표현할 수 가 없다.
그 사람의 마음과 진심이 담겨있고, 한자 한자 정성스럽게 쓴 글씨체는 받는 사람에게 마음까지 보낼 수 있는 듯 싶다.

<안녕 친구>는 편지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담았는데, 편지글로만 구성된 책이다.
저자 베아트리체 마시니와 로베르토 피우미니가 서로 주인공이 되어 편지를 주고 받으며 완성한 책이라고 한다.

청소년인 남학생과 여학생의 마음이 편지 속에 잘 담겨져 있는데, 친구와 가족,학교 그리고 이성간의 문제 등이 두 아이의 편지를 통해서 잘 담아 놓은 듯 하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늘 당면하는 문제들을 서로 이야기하는 내용인데, 편지를 쓰는 동안 자신의 고민을 스스로 해결하기도 하고, 자신이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편지를 쓰는 동안 느끼기도 하고, 반성해보기도 한다.

이야기는 미켈레의 가방 속에 담겨있는 한 통의 편지에서부터 시작한다.

내가 누군지 맞혀 볼래?
나를 찾아봐. 나에 대해 알아봐!


자신이 누군인지 밝히지 않은 채, 미켈레를 좋아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 한통을 보낸 여학생.
미켈레는 그 여학생이 누군지 찾아보는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고 미켈레는 칠판 뒤에 편지를 끼워 놓는 식으로 답장을 한다.
자신의 성적과 가족이야기,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등이 편지를 통해서 가방과 칠판 뒤로 오간다.
미켈레는 이름 모를 여학생에게 ’엠마’라는 호칭을 만들어주고, 서서히 마음을 열어 간다.

비록 글로만 만나고 있긴 해도, 너는 그런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어쩌면 내가 변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
네 덕인지도 모르지.
너를 위로하려는 건 아니야. 하지만 만약 정말 그렇다면 (아아, 평상시에는 이런 말을 자주 사용하지 않아.), 고마워
25p

편지는 ’마음’을 잔뜩 담은 선물과도 같다.
편지를 쓰는 내내 그 사람을 생각하고, 그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을 표현하고, 그 사람을 걱정한다.
그리고 편지를 읽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이다.
읽는 내내 그사람의 마음을 읽고, 위로를 받기도 하며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고등학교를 진학 후 낯설고 힘든 학교 생활에서 우연히 날아든 편지.
이 편지 속에는 청소년 아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을 뿐더러, 오래된 친구에게 편지 한장을 써 보고 싶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렇게 편지를 주고받는 게 좋은 점이 있어. 나는 네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를 집중하고 있다고 확신하거든. 넌 다른 곳을 보지 않았어. 종이만 보았지. 넌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어. 편지가 어떻게 끝나는지를 알고 싶어 했지. 넌 화제를 바꿀 수 없어. 그럴 수 없어. 이건 내 이야기니까.  27p

미켈레는 편지의 주인공이 누군인지 알게 되었고, 여학생에게 새로운 게임을 제시한다.

조금 있다 네가 편지의 끝 부분에 이르러도 뒤를 돌아보지 마. 대신 편지를 다 읽었다는 신호로 종이를 접어. 그리고 눈을 감고 셋까지, 아니 열까지 천천히 세. 그런 다음 눈을 뜨고, 그때 뒤를 돌아봐. 나도 눈을 뜰게. 일 초를 더해도, 일 초를 빼도 돼. 그럼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는 거야.

자, 편지는 여기서 끝이야. 준비됐니? 종이를 접고, 눈을 감고, 숫자를 세고 봐.
넌 내가 누군지 알잖아!
90p

이 부분은 두 주인공의 설레임과 행복이 잘 표현되는 부분인 듯 싶어 아주 마음에 드는 구절이다.

힘들고 지친 시기에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자신의 마음을 열게 해주는 친구....서로 의지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친구.
두 주인공의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내용이였으며, 이 시기의 아이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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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기 5분 전 마음이 자라는 나무 20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학창 시절은 공부,진로,성적 등의 문제보다는 ’친구’가 차지했던 비중이 더 컸었다. 부모님의 말보다는 친구의 말을, 가족과 함께하기보다는 친구와 함께 하고 싶었던 사춘기 시절.
친구와 다투고 친구와 웃으며 우정을 쌓아갔던 그 시절은 힘들었던 사춘기 시절이지만 친구와 함께여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던 시절이기도 하다.

지금 내곁에서 늘 나의 고민과 즐거움, 슬픔을 함께 나누어주는 친구는 고등학교 때 만났고 우리는 어느 덧 1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했다.
가장 마음이 잘 맞고, 가장 날 잘 이해해주던 그 친구와 친구가 되기 5분전...우리는 어떤 상황이 전개되었던 걸까?
그래..기억난다. 좋아하는 가수가 같다는 이유로 그 친구에게 호감이 갔던 내 모습이...
지금 만남보다는 전화로 이야기를 더 많이 하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그 친구의 표정 하나하나를 그릴 수 있다.

’너’라는 이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가는 이 책은 학교를 배경으로 하여, 친구와 선후배 등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질투심, 그리고 소외감과 행복 등을 그려냈다.
’친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비 오는 날 에미짱의 우산 하나에 친구들이 모여든다. 결국 우산 바깥으로 튕겨 나간 에미는 몸이 약해서 학교보다는 병원이 더 익숙해져 있어 친구들 사이에게 외톨이로 지내는 유카의 우산으로 달려간다.

"이게 다 너희 탓이야!"

라이트 밴의 운전자보다 오히려 우산을 빼앗은 친구를 원망한다. 그 아이들만 우산 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고. 친구니까, 라며 양보하는 바람에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고...
13p

그렇게 목발을 짚게 된 에미는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었고, 유카와의 새로운 우정이 시작된다.

에미와 유카의 우정을 시작으로 이 책속에는 그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등장하면서 친구간의 우정과 질투, 공존과 소외를 그려낸다.
소외감에서 시작된 에미와 유카의 우정은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는 소외된 자의 결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은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있는 듯 보인다.

단짝 친구에게 소외감을 느끼던 하나는 심인성 시력 장애가 온다. 정신적인 원인으로 시력이 떨어지고 ’근시’라는 진단을 받으면 무의식 중에 마음이 안정되어 시력이 되돌아오는 병명이다.
그런 와중에 하나는 에미와 유카에게 잠시 스쳐 가듯 아주 잠깐 친구가 된다.

"유카가 없어서 쓸쓸하지 않니?"
"별로 외롭지 않아."
".........친군데?  단짝이라면 적어도 떨어져 있을 땐 쓸쓸한 거 아니니? 친구가 된다는 건........그 애랑 쭉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래서 친구가 되는 거 아니야? 그런 애를 친구라고 하는 거 잖아? 그게 단짝이잖아?"

"나는 떨어져 있어도 쓸쓸하지 않은 상대를 진짜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192p

주문을 외워본다. 에미와 유카의 우정처럼 나와 내 친구의 우정이 그렇게 눈부시길...

’모두’에게 버림받았거나 뒤처진 누군가를 위해서...
"뭘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가 ’괜찮아, 천천히 걸어가지 뭐.’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걸로."
"친구가 대체 뭐지, 하고 친구의 의미를 모르는 아이에게 힌트를 줄 거지?
378p

친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단순히 친구라는 의미만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학교’’사회’ 라는 공간에서 ’함께’ 라는 의미와 ’모두’ 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아갈 수 있는 책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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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라 그리고 로사 그리고...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9
벌리 도허티 지음, 고수미 옮김 / 대교출판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얼마전 TV에서 차인표 신애라 부부가 둘째 딸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입양’ 하여 키우고 있는 둘째 아이는 엄마 품에 안겨 있었고, 신애라는 그런 아이의 모습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차인표는 엄마만 찾는 딸에게 서운함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입양’이라는 어색한 문화에서 이들은 용기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두 아이를 입양하였고 새로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행복한 삶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입양’ ’가족’  ’가난’ ’에이즈’라는 여러가지 문제를 두 소녀를 통해서 감동적으로 표현했고, 슬픔에 대한 표현을 절제하는 듯한 글 속에서 오히려 슬픔을 느끼게 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아프리카’라는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두 아이지만, 그들은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9살의 아벨라는 탄자니아에서 가난과 에이즈의 고통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13살 로사는 영국에서 엄마와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다.

아벨라의 바바는 에이즈로 일찍 돌아가셨고, 마마와 동생 니요타는 에이즈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우리 아벨라, 강해야 한다."
영국으로 떠났던 외삼촌은 추방당해 영국인 여자친구와 돌아왔고, 영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 아벨라는 영국으로 밀입국 시킨다.

로사는 아프리카 출신의 아빠와 영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빠는 영국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어 고향으로 돌아갔고, 로사는 그렇게 엄마와 단둘이 살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과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엄마와 함께하는 스케이트를 유난히 좋아하던 로사는 어느날 엄마가 입양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에 슬퍼진다.

"이 일에 대해 계속 말하지는 않으마. 하지만 너도 옮은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니? 나는 로사가 버려졌다고 느끼는 게 싫다."
엄마의 대답은 듣지 못했지만 할머니가 정확하게 맞았다. 나는 정말로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버려졌다고.
73p

아벨라와 로사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전개시키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드라마처럼 움직인다.

아벨라는 밀입국으로 영국으로 와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도 엄마의 바램처럼 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의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겠다는 희망을 갖으면 온갖 아픔을 견디어 낸다.

로사는 입양에 찬성을 하였지만, 탄자니아에서 태어난 앤서니가 입양절차를 위해서 집에 방문하며 가족들의 사랑을 받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네가 귀여운 척하면서 바보같이 실실 웃는 게 정말 싫어.

하지만, 앤서니가 자신의 아픔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우는 모습을 보고 앤서니를 받아들이지만, 앤서니 아빠가 잘못을 뉘우치고 앤서니를 찾으로 오면서 앤서니와의 가족 만들기는 실패로 끝난다.

앤서니가 낚시대를 떨어뜨리고 남자에게 달려갔고, 남자는 허리를 굽혀 앤서니를 번쩍 들어 올렸다. 두 사람은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듯 꽉 끌어안았다.
"아빠, 아빠." 앤서니는 자꾸만 되풀이해서 말했다.
"아빠, 우리 아빠."
남자는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얼굴은 눈물로 젖어 있었다.
247p

’가족’이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였다. 가족은 함께할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아벨라는 영국 사회복지사를 통해서 입양 절차를 밟게 되었고, 로사의 엄마는 로사에게 필요한 아프리카 출신의 여동생을 입양하는 절차를 다시 밟았다.

그렇게 해서 아벨라는 내 여동생이 되었다. 나한테나 엄마한테나 아벨라한테나 아직도 쉽지는 않다. (중략) 우리는 가끔 싸우기도 한다. 나는 아벨라 머리를 쥐어뜯고 아벨라는 나를 할퀸다.
(중략)이제 아벨라 없이는 못 살 것 같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나는 아벨라를 사랑한다. 정말로 좋아한다. 그리고 아벨라도 우리를 사랑한다. 아벨라는 내 동생이고, 우리는 언제나 한 가족이다. 아벨라는 우리 식구다.
325p

아무도 없는 영국에서 결코 절망하지 않으며 의사가 되겠다는 희망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아벨라의 모습을 통해서 희망이 주는 커다란 선물을 보았다.
또한 로사를 통해서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여야 하는 로사의 슬픔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아벨라와 로사는 그렇게 가족의 소중함을, 희망이라는 선물을 느끼게 하는 작은 천사였다.

지금도 아프리카 곳곳에서는 가난과 아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다. ’100원의 행복’이라는 저금통을 학교에서 받아들고 온 딸의 저금통에는 100원짜리 동전이 수북히 쌓여가고 있다.
우리의 작은 동전 하나하나가 그들에게는 희망과 꿈을 선물할 수 있다.
에이즈를 갖고 태어난 아기들과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그들의 안타까운 눈망울 속에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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