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사랑 직지 눈높이 어린이 문고 96
조경희 지음, 박철민 그림 / 대교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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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는 최소한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는 78년, 중국의 「춘추번로」보다는 145년이나 빨리 금속활자로 찍어낸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2001년 6월27∼29일까지 청주서 열린 제 5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 심사에서 2001년 9월 4일 「직지」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http://www.jikjiworld.net 참고)

언젠가 텔레비전을 통해서 우리 문화 유산 찾기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각지에 반출된 문화 유산을 찾아보고자 했던 내용이였습니다. 현재는 ’우리 문화 유산 찾기 운동’을 통해서 외국으로 반출된 문화 유산을 찾고자 노력하는 운동이 있다고 하네요.

또한 「직지」찾기 운동을 통해 1996년 5월 유네스코 충북협회의 <유네스코와 고인쇄문화> 에서 「직지」의 원본을 찾기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직지」 금속활자본이 하루 빨리 우리 앞에 나타나 주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직지」가 현존하는 금속활자 중 가장 오래되었다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을 뿐,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소중함을 미처 느끼지 못했습니다. 
큰 아이 학교에서 독서퀴즈대회 도서로 선정된 이 책을 통해서는 저는 「직지」에 대한 소중함과 안타까움을 비로서 알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는 ’직지’를 찾고자 하는 작가의 간절한 마음이 녹아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마음을 우리 아이들과 수많은 독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나중에 버선목 뒤집듯 세상이 뒤집어져서 귀하고 천한 것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겨. 그때 가서 우리 만복이가 높은 벼슬자리라도 턱 허니 한자리 꿰차고 앉았음 원이 없겠어요.’
’쉿! 말조심혀. 지체 높으신 양반님네가 들으면, 죽도록 경을 칠지도 몰러.’
11p

신분제도가 극심했던 시절, 문둥병으로 엄마 아빠를 잃고 누이와 함께 살아가던 만복이는 누이마저 문둥병에 걸리자 마을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마을에서 쫓겨나 헤매이던 중 누이마저 병이 들고, 만복이는 아픈 누나를 등에 업고 절에 도착하였으나, 슬프게도 누나를 잃고 말았습니다.
슬픔과 분노가 마음에 자리잡은 만복이는 백운스님에 의해 달잠스님이 됩니다.
그러던 만복이는 들기름이 배어든 헝겊으로 부처님을 닦다가 부처님의 손가락이 선명하게 찍힌 헝겊을 보고 깨달게 됩니다.

"쇠로......., 쇠로 글자를 만든다면! 누야가 가지고 싶어하던 불경을 천 권이고 만 권이고, 끝없이 찍어 낼 수 있을 거야.". 126p

"스님, 쇠로 글자를 만들 수는 없습니까?"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느냐?"
129p

수행을 하러 떠난 만복이는 우연히 장쇠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서 대장장이 봉사 할아버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하여, 쇠로 글자를 만들겠다는 만복이의 꿈은 조금씩 펼쳐지게 됩니다.

"화지요. 사람의 마음속에도 화가 있듯이 쇠의 마음속에도 화가 있다우. 사람이나 쇠나 마음속에 든 화를 삭이지 않으면 온전치 않은 게유."
"저 뜨거운 기운이 화입지요. 저렇게 화를 빼 줘야 쇠가 제 구실을 하는 게유. 쇠를 끓일 때도 그럽지요. 화가 빠져나갈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가 써야 되는 게유."
176

쇠처럼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 인 듯 싶습니다. 마음속에 담겨진 ’화’’분노’를 담고서는 모든 일이 온전치 않습니다. 화가 또다른 화를 부르듯이, 마음속에 용서와 자비가 있을 때, 모든 일이 제 구실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직지」를 통해서 우리는 두가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진심이 담겨진 마음과 또하나는 누나를 사랑하는 혈육의 정입니다.
누나의 죽음이 가져온 만복이의 ’화’가 누그러지면서 누나에 대한 사랑이 더욱 두드러졌고, 그로 인해 「직지」는 완성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쇠글자가 누나의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진 누름 솔을 통해 완성되었을 때, 그것은 누나의 머리카락이 아닌 사랑으로 완성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집어든 순간 긴장감과 감동과 재미가 책을 놓을 수 없게 했습니다. 「직지」가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경이로움과 그 속에 담겨진 진심과 사랑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책을 읽은 후 인터넷 검색창에 조심스레 「직지」를 쳐봅니다.

사랑과 열정과 감동이 만들어낸 우리의 소중한 유산「직지」가 하루 빨리 우리 곁에 나타나 주기를 바라며, 아이들이 우리 문화 유산이 가지고 있는 뜻과 마음과 조상의 얼을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천년의 사랑 직지>를 통해서 아이들이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또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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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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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딸을 둔 엄마라서일까? 유독 청소년 문학소설이나 성장소설에 관심을 갖는다. 사춘기를 겪고 엄마가 되었지만, 요즘 아이들을 이해하기란 참으로 어렵고, 이미 어른이 된 나는 사춘기 시절의 고민이나 감정을 잊어버린지 오래되었다. 이런 나에게 성장 소설은 딸과 나를 이어주는 끈 중 하나가 되었다.

낯선 세상으로 뛰어든 열다섯 살 세 애송이들이 펼치는 ’개판’ 여행이라는 글귀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십대들의 풋풋한 사랑과 그 비밀스러운 성장의 기록이라는 문구 역시 나를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읽다보면 책을 놓을 수가 없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전개가 흥미진진하다. 한마디로 재미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3명의 애송이들은 각각 다른 환경 속에서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출발하지만, 그들은 ’성장’ 이라는 같은 결말을 얻으며,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결론을 찾은 듯 보인다.

1986년 8월 14일..

엄마의 재혼 그리고 엄마 뱃속에서 자라는 동생, 6년전 금방 오겠다고 집은 나섰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는 아빠...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준호는 친구 규환의 심부름을 가게 된다.
운동권 학생으로 경찰에 쫓기는 형을 도피 시키기 위한 규환의 계획을 준호가 실행하게 된다.
하지만, 그 시작부터 준호의 계획은 엉망이 되어버린다.
늘 아빠에게 심한 구타를 당하는 정아, 광주학생운동으로 딸을 잃고 순식간에 범죄자가 된 정체를 알수 없는 할아버지, 부모의 과잉보호를 견디다 못해 뛰쳐나온 승주, 정아네 사냥게 루스벨트까지.
준호는 이들과 어쩔 수 없는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던 이들은 여행을 통해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그들이 갖은 고통을 나누어 갖는다.
형을 도와주겠다는 목적으로 떠난 준호, 아빠에게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정아, 엄마의 지독한 과잉보호를 벗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살고픈 승주.
각자 속해있던 울타리를 떠나 낯선 세상으로 달려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두려움을 떨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용기가 보인다.
나도 모르게 그들을 격려하고, 그들과 함께 조마조마해 하며 책을 읽어내려 갔다.

"네가 규환이 대신 어딜 간다는 거 알고 있어. 중요한 일인가보다, 짐작하고. 승주가 혹이고 나는 혹 위에 붙은 혹이라는 것도 알아. 알면서도 결심이 서질 않았어. 엄마를 생각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막상 가야지 하면 그게 죽기보다 싫었거든. 그 소굴로 돌아가는 게 너무나 끔찍해서.... 그냥 너 따라서 가는 데까지 가 보자는 생각만 들었어. 너도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가겠지만, 그러면 나도 어떤 결정을 해야겠지만, 그때까지 철판 깔자 생각했어. 시간이 필요했어. 엄마한테서 떨어져 있을 시간. 냉정하게 내 인생만 계산해 볼 시간." 266p

형을 구하기 위한 시간이 촉박해지면서 이들은 더욱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들은 하나로 묶는데는 정체를 모를 할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죄인이 아닌 죄인이 되어버린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이 사회의 모순을 보여주며, 또한 그 시절의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준다.

힘겨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는 준호의 모습은 저자가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였을 것이다. 어쩌면 무모한 여행이였을지도 모르지만, 준호에게는 또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는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이 또래의 아이들은 무수히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이들처럼 가족문제 일수도 있고, 성적, 미래, 이성, 친구에 대한 문제일수도 있다. 미래는 늘 낯선 세상이다.
낯선 세상으로의 여행은 두려움과 있지만, 희망도 함께 있다. 두려움을 떨쳐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이 주인공들을 통해서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긴박한 스토리 속에서 긴장감이 흐르지만, 그 긴장감 속에 유익함이 묻어난다. 나도 주인공을 따라서 함께 낯선 세상으로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그 여행을 딸에게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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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뀌는 하늘공원
정성란 지음, 방대훈 그림 / 세상모든책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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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시절 우리 동네에는 ’망태할아버지(?)’가 있었다. 커다란 망태를 어깨에 메고 쓰레기를 줍던 아저씨는 왠지 무서워보여서 친구들과 길을 가다가 아저씨들을 보면 멀리 돌아서 길을 가거나, 막 뛰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무렵 말을 잘 안 들으면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 라는 자주 말씀하시던 어른들 때문은 아니였나 싶다.

이 책을 읽다보니, 어린 시절의 망태할아버지가 문득 떠올랐다. 
환경에 대한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다보니, 아이와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도서가 참으로 많이 출간된다.
얼마전 ’미나마타의 붉은 바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환경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 가볍게 읽으려고 들었던 동화가 또 한번 환경을 생각해 보게 한다.

’하늘공원’은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를 개발하여 만든 공원이다.
원래 난지도는 난초와 지초가 피는 아름다운 꽃섬이였는데, 어느 순간 쓰레기로 만신창이가 되었고, 뒤늦게 난지도를 살리기위해 노력한 결과 하늘공원이 탄생했다.

지금 하늘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아이들이 뛰어놀며, 꽃과 새들이 찾아온다.
다시 본디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하늘공원에 사람들은 먹고 난 쓰레기를 버리고 가곤 한다. 하지만 다행이 이곳에 ’양심할아버지’가 계셔서 하늘공원은 여전히 아름답게 유지되고 있다.

"이런, 양심 없는 사람들 같으니!" 
고원을 해치는 사람들한테 야단을 치는 할아버지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에게 호통을 치신다.
인라인 연습삼아 하늘공원에 온 동화는 처음으로 양심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고, 작년에 같은 반이였던 김송이네 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라인 연습만 했던 동화는 자주 왔던 하늘공원이지만, 잘 몰랐던 하늘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할아버지를 통해서 듣게 된다.

"여기는 그 많은 쓰레기를 헤쳐 가며 살던 사람들이 있었단다. 서울의 각 구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수거해 온 쓰레기를 부려 놓으면, 그 쓰레기를 뒤져서 폐품도 팔아 쓰고, 심지어는 양식도 얻어서 하루하루 꾸려 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지" 41p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완식에 대한 이야기는 난지도가 쓰레기 매립지였을 때 그 곳에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쓰레기 냄새에 구역질이 나는 그 곳에 사람들은 쓰레기를 주우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던 이야기는 힘들고 어려웠던 그시절의 아픔과 슬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허나, 그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기도 하다.

"나만큼 기구한 팔자들이 난지도에 널려 있더란 말이야. 그런데도 나처럼 절망에 빠져 있거나, 스스로를 자책하며 살지 않고 희망을 갖고 살고 있더란 말이야. 그 뿐인 줄 아나. 비록 쓰레기를 파먹는 사람들이지만 누가 사고를 당해 입원이라도 하면 기꺼이 병원비를 보태라며 가진걸 내놓을 줄 아는 사람들이 바로 난지도 사람들이네. 그 사람들에 비해 나는 얼마나 인생을 낭비했던가. 난 난지도에 와서야 비로소 사람이 된 것 같네." 58p

난지도의 화재로 인해 친구를 잃었던 할아버지는 하늘 공원으로 변한 난지도를 사랑했다. 동화는 할아버지와 송이와 함께 하늘공원을 산책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와 명아주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게 되었다.
인라인을 타다가 다친 팔다리의 흉터를 보면서 동화는 생각했다.

’지금 검은 딱지 속에서 상처가 아물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의 쓰레기산 속에서도 끊임없이 예전의 난지도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닐까? 한쪽에 갈대밭이 바람에 흔들리고, 산 아래 그림 같은 집이 몇 채. 집 앞으로 땅콩밭이랑 채소밭이 푸르던 예전의 난지도.’ 141p

동화는 공원길을 지나다 누군가 버린 과자 봉지를 발견하고 ’이런 양심이 뻥 뚫린 짓을 하다니.’ 하며 과자 봉지를 주워들었다.

자연을 훼손하는 일은 아주 쉽지만, 다시 돌이키는 일은 몇배 몇백배는 더 힘이 든다고 한다. 우리가 아차! 순간에 자연은 쓰레기 매립지로 변해버릴 수도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자연을 되돌리는 노력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그 동참은 어른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해야한다. 자연의 보존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리라.

동화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달아간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서 자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깨달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사진출처: '방귀 뀌는 하늘공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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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톰 높이나는 새 문학선 4
샐리 프루 지음, 이영 옮김, 이지선 그림 / 높이나는새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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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인간 세계와 다른 요정의 세계를 꿈꾸어 본다. 예쁜 외모에 날개를 달고 천사처럼 살아가고 있을 듯한, 아무 걱정도 불행도 없이 편안하기만 할 듯한 요정의 세계를 상상하며 동경하기도 한다.
만약 요정의 세계가 있다면, 그들은 우리 인간 세계를 어떻게 상상하고 있을까? 그들이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은 어떨까? 

작가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스코틀랜드 민요에 상상력을 더하여 이 책을 탄생시켰다. 요정들이 바라보는 인간 세계의 모습을 '톰'을 통해서 그려낸 이 소설은 판타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 세상이 얼마나 따뜻한 곳인가를 알려준다.

톰은 다른 요정들과는 달리 좀 둔하다. 악마들이 다가오면 위험을 알려야하는 톰은 감각과 행동이 둔한 탓에 종족이 위험에 빠질 뻔했다. 종족들 모두 그런 톰을 비난했고, 엄마 아빠마저 톰을 죽이려했다. 에드린처럼...
톰은 어쩔 수 없이 악마의 세계로 달아났고, 그곳에서 애나와 조를 만나게 된다.
요정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악마의 세계는 바로 '인간의 세계'를 말한다. 애나에게 보살핌을 받던 톰은 조를 통해서 악마란 비열하고 끔찍하다는 것을 체감한다.
톰이 자신의 종족에서 버림받은 것처럼, 실제로 조는 아빠의 사랑에 목마른 여린 인간일 뿐이다.

톰은 애나를 통해서 '노예 밧줄'에 묶인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를 묶는 노예 밧줄.

역겨웠지만 톰은 애나가 자신 때문에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톰은 서서히 애나의 노예 밧줄에 묶이고 있었다. 그 사실이 톰을 더욱더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 82p

창고가 폭발하면서 톰은 옆집에 사는 에디 할머니의 도움으로 살아남게 되었고, 애나는 톰이 죽었다고 생각하며 슬퍼하고, 이복오빠 조를 탓한다. 애나가 톰을 찾아 헤매이고 슬퍼하는 것을 본 톰은 자신이 애나의 노예 밧줄에 단단히 묶였음을 느끼며, 애나로부터 자유로와지고 싶어한다.

톰은 자유를 찾기위해 인간 세계를 떠나 요정에 세계로 돌아가지만, 애나의 노예 밧줄과 종족에 대한 의구심에 힘들어한다. 노예 밧줄에 얽매여 악마처럼 살 수도 없고, 종족의 일원도 아니며, 더 이상 별과 닿을 수도 없었던 톰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요정의 세계로 돌아가 아빠에게 은빛작살을 맞게 된다.
죽음이 눈앞에 다가오는 순간 자신을 부르는 애나의 슬픈 목소리를 들었다. 
비로소 눈을 떴을 때, 톰은 에디의 집에서 살갗이 흰색에서 쿠키 색으로 바뀌어진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톰은......그토록 싫어하던 인간의 모습이 되었다.

세상은 악마로 가득하다. 몇몇 어리석고 불행한 악마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악마들은 두려움에 떨지 않는다. 수백만 수천만의 악마들이 함께 얽혀 살며, 그들은 대개 행복하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 익숙해지면 기분이 좋아진다.
악마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비결은 가족이다.
205p

노예 밧줄....사람들은 사랑, 정으로 꽁꽁 묶여있다. 가족일 경우 그 밧줄은 더 단단히 묶여 있다. 우리는 요정의 세계를 동경하며 아름답게 상상해 오곤 한다. 반대로 요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악마의 세계, 즉 인간의 모습은 어떤가? 비열하고 탐욕으로 가득 찬 사람, 서로를 의심하고 범죄가 끊이지 않는 세상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과 함께여서 행복한 세상이다.
판타지라는 형식을 빌어 요정이 바라보는 인간 세상을 보면서, 노예 밧줄에 묶여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를 새삼 깨달게 된다.

책을 손에 잡기시작하자 놓을 수 없었다. 흥미로움에 책장을 넘기게 된다. 판타지로서의 재미 속에 인간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저자의 상상력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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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오늘의 역사 - 세계사편
이환주 글, 이동철 그림 / 조선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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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이 정말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어색한 듯 싶은...그래서 그냥 카렌다라고 해야 맞을지도 모르겟다.
초등 5학년 딸아이는 역사책을 읽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학습만화로 역사에 재미를 느끼게 해주려고 노력했으나, 만화 스토리에만 즐거워하고 정작 역사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데는 많은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역사책을 읽으라고 한다면 부담을 느꼈을 딸아이가, 카렌다라고 내민 이 역사책에는 흥미를 느낀다. 책이라는 느낌이 전혀들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하루에 한페이지를 읽는데에 그닥 부담을 느끼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책상위에 올려진 카렌다를 하루에 한페이지만 읽는다해도 365페이지의 역사책을 읽을 수 있다. 부담없이 그리고 즐겁게 말이다.

1년 365일...세계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면 365일을 보내고 있다. 하루하루 어떤 역사가 만들어졌는지 펼쳐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역사와 친해지는 <365 오늘의 역사> 활용법!

01 책상 위에, 탁자 위에 세워 두고 하루에 한 장씩 넘겨 보세요
02 내 생일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03 나만의 역사를 기록해 보세요.
04 역사 퀴즈를 내고 맞혀 보세요.


날짜별로 주요 뉴스를 한가지 다뤄놓았고, <오늘의 역사>를 통해서 연대별 있었던 일을 기록했다. 또한 <나의 역사>에는 스티커를 통해서 오늘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즐거움이 담겨져 있다.
간단한 일기를 쓴다면 멋진 나만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어 역사에 대한 또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교해 보세요>에는 그 날짜와 비슷한 역사를 지닌 다른 날짜의 역사를 비교할 수 있어 역사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지닐 수 있도록 한다.
역사 속에는 비슷하거나 혹은 비교가 되는 역사들이 있다. 두 역사를 비교하다보면 역사를 보는 눈이 생기면서 역사를 이해하는 폭도 넓어질 수 있으리라.

   

우리는 오늘 모여앉아 우리 가족의 생일에 맞는 역사를 찾아보았다.

가장인 아빠의 생일 10월 9일에는 <세종대왕, 훈민정음 반포> 에 대한 우리나라의 역사가 담겨져 있다. 또한 스페인에서는 돈키호테를 쓴 소설가 세르반테스가 출생했으며, 캄보디아가 1151년간의 군주제를 종결했고, 미얀마에서는 아웅산 묘소 폭발 사건이 발생한 날이다.

이 책을 통해서 역사에 흥미를 느끼길 바라는 사랑하는 딸의 생일 11월 2일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NO.5, 1948>에 대한 사건을 주요 기사로 다루었다. 영국 BBC  세계 최초 TV 방송을 시작했으며, 노벨문학상을 받은 극작가 버나드 쇼가 사망한 날이며, 우리나라에 울진과 삼척에 무장공비 1백여 명이 침투한 날이기도 하다.

 

애교덩이 막내아들 5월 12일은 스터블필드가 휴대폰 특허를 획득한 뉴스가 주요 기사로 떴다. 이 날은 영국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출생한 날이기도 하며, 소련에서는 (서)베를린 봉쇄가 322일 만에 해제된 날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TV 광고가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책살라구의 생일 2월 14일성 밸런타인 주교가 사망한 날이다. 영국 제임스 쿡 선장이 하와이에서 원주민에게 피살된 날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안중근 의사가 뤼순지방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영국 생물학자 플랭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했던 날이다.

 

우리 가족의 생일을 찾아가며 역사를 배우는 또다른 방법을 찾아냈다. 역사를 배우는 일이 그다지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다는 것을 우리 딸에게 깨우쳐 준 책이였다. 
나의 역사에 스티커를 붙이며, 오늘 하루 즐거운 역사를 만들었던 딸아이.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역사를 배우는 또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즐거워했던 시간은 우리 집의 또 하나의 역사는 아니였나 싶다.


요즘은 즐겁게 학습하고, 즐겁게 독서하며, 색다른 독서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책이 많이 출간되는 듯 싶다.
독특한 구성이 마음에 든 이 책은 지루한 독서가 아닌 재미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할 수 있는 즐거움을 알려준 책이다.  

(사진출처- '365 오늘의 역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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