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하2 - 진실을 감당할 용기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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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언젠가는 죽게 되지. 그리고 우리 모두는 자신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죽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지고 있어. 후회하지 않는 삶, 이 말은 너무 진부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말이기도 해."

-제7장 죽음을 선택할 권리 中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감사원 내에서 쳔핑핑에 대한 존경과 위신은 황제를 넘어섰다. 쳔원장의 숭고한 위엄과 명망은 감히 황권이 넘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쳔원장을 위해서는 자신들의 목숨을 포함하여 수십만명의 목숨을 기꺼이 바칠 수 있었다. 그런 쳔원장이 대역죄인의 낙인을 찍은 채 숨만 겨우 붙어 들것에 실려 감사원으로 복귀했다.

감사원 관원들은 슬픔, 비애, 격동, 분노, 절망의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그들은 그들의 목숨이 떨어지얼정 황명을 거역하고 대역죄인 쳔핑핑에게 달려가 비통함을 울부짖었다.

황제의 권위와 군대로 통제가 되지 않던 관원들이 겨우 목숨을 부지한 늙은이의 힘없는 손가락짓 하나에 복종했다.

"대기!"

전율과 슬픔이 느껴져서 눈물이 절로 나왔다.

황제는 쳔핑핑의 존엄마저 용납하지 않았다. 한때 천하를 떨게 만들었던 그를 수만명의 군중들 앞에 발가벗겨서 능욕을 당하게 했다. 그렇게 하면 판시엔이 본인에게 돌아오리라 생각했을까?

아버지같은 쳔핑핑이 그의 치부를 드러낸 채 수만의 군중 앞에서 능욕당하는 모습을 봤을 때 판시엔은 오로지 쳔핑핑만 보이고 그를 감싸 안았다.

판시엔은 분노했고 오열했다.

발가벗겨져 겨우 목숨만 붙은 채 자신을 위해 달려온 판시엔을 본 쳔핑핑의 심정은 어땠을까?

보면서 눈물이 정말 많이 났다.

이것은 뭐라 표현을 해야될 지 모르겠다.

꼭 읽어보길 바란다.

쳔원장의 사건 이후 판시엔은 모든 관직을 박탈당했고 모든 권력을 빼앗겼으며 그의 주변의 모든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은 인질이 되었다.

판시엔은 졌다. 황제는 대동산에서 혼자 우뚝 살아남은 것처럼 이번에도 혼자 우뚝 서 있었다. 황제는 판시엔이 오랜시간 구축해 놓은 모든 기반을 이용하여 자신의 권력의 도구로 사용하였다. 황제는 여전히 판시엔보다 위에 있었다.

천하의 신이 되고자 하는 경국황제에게 부자의 정이란 그저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경국황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상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이지만 가장 외로운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판시엔은 홀로 7일간의 오랜 고민 후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정을 실행에 옮겼다.

판시엔은 더이상 거리낄 것도 잃을 것도 없었다.

설산처럼 우뚝 선 황제와의 담판! 죽음을 각오한 판시엔에게는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렇게 아버지와 아들은 영원히 갈라서는 것인가?

경국황제의 운명은? 그리고 판시엔의 운명은?

경국의 운명은?

경여년 마지막 권은 여태껏 풀어놓은 이야기를 잘 해결하며, 판시엔이 경국을 위해 노력한 여정의 대단원을 잘 마무리하고 있다.

가슴 먹먹한 장면이 너무 많아서 울면서 넘긴 장이 많이 있다. 책장을 넘김에도 막힘이 전혀 없다.

경여년 시리즈 6권 중 정말 최고의 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렇게 미웠던 경국황제에게도 나름 가슴 먹먹하게 동정심같은 것을 느끼게 하는 장면들이 있다. 그는 외로운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가슴아팠다. 밉지만 신같은 존재로 남아주길 개인적으로 바랐었나 보다.

결국 누구를 위한 천하통일의 노력이었던가? 승자도 패자도 없다.

어느 인물 하나 버릴 인물이 없고 어느 이야기 하나 구멍난 곳이 없이 모두 잘 해결했다. 단, 왕13랑과 예링알의 이야기는 하1권 이후로 좀 더 진행되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다.

여전히 이 책의 내용을 곱씹으면 가슴 먹먹하다고 끝이 나서 아쉽다라는 표현말고는 달리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

아직 경여년을 모르는 독자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소설을 시작하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다.


무겁지만 결코 무겁기만 하지 않은 큰 천하의 이야기가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우리는 그냥 그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즐기면 된다.




*출판사 이연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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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 읽기 쉽게 새로 편집한 자본론의 핵심이론 만화 인문학
야마가타 히로오 감수, 코야마 카리코 그림, 오상현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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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에서 19세기부터, 만약 자료가 허락한다면 더 멀리 18세기부터의 자본과 재산, 부의 분배 역사를 보여 주고자 했다. 이 작업은 공동 작업으로 토니 애킨슨, 이매뉴엘 사에즈, 장-로랑 로장탈 등 수많은 학자가 참여하여 수많은 자료, 특히 프랑스의 상속과 관련된 기록들을 수집했다. 프랑스 혁명이 이상적인 국가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아주 훌륭한 소위 ‘재산 관측소’를 만들어 냈다. 즉 혁명 후부터 프랑스는 금융재산, 부동산 등을 기록하기 시작해 현재 그 기록들을 연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1세기나 더 늦게, 1910년대부터 상속세법이 만들어졌고 이때부터 ‘흔적’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적당한 자료도 없이 부의 불평등에 대해 언급해 왔던 것이다.

-p.204


엘리트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주류 경제학의 “놔두면 경제 성장으로 불평등이 다~아 해소돼~”라는 식의 접근 방식에 반기를 들고 쓴 현실적인 책 『21세기 자본』.

이 책에서 그는 r>g라는 부등식, 즉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크다는 부등식이 항상 성립해 왔다는 것을 언급하며 이러한 상황이 결국에는 과거 귀족 사회와 같은 부의 극심한 불평등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예견하였다. 게다가 아무리 기술과 노동이 발전하여 생산하는 가치가 증대되더라도 자본 또한 노동을 대체할 수 있게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결국 자연적인 메커니즘 속에서는 자본에 비한 노동의 중요성이 증가할 수 없다고 한다.

이를 막거나, 그러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그는 자본세, 또는 누진과세라는 것을 통한 세계적인 부의 편중화를 투명화시키는 것을 언급하였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격차를 줄이는 방법은 교육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평균 생산성과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경제성장률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는 단기간이 아닌 10년에서 30년 정도를 단위로 두고 판단을 해나가야 한다는 게 피케티의 주장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간단해 보이면서도 막상 설명을 읽으면 복잡해 경제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내용을 만화와 연계시킴으로써 독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접근하며 자연스러운 이해를 이끌어낸다.

『21세기 자본』 주요한 요점들이 내용에 잘 녹아 있어 간단하게 만화를 읽는 느낌으로 책을 펼쳐서 똑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넘길 때에는 이미 머릿속에 책 내용이 들어와 있게 된다.





*출판사 스타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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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문 특서 청소년문학 19
지혜진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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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몸으로 녹록치 않았을 조선시대 두 소녀의 삶. 그 삶을 이겨내는 의지를 같이 느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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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새움 세계문학
조지 오웰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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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작의 구두점 하나까지 살린 직역의 결정판이라니 너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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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
드로 미샤니 지음, 이미선 옮김 / 북레시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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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가까워지는 것 말이에요. 나를 흥분시키는 것은 섹스가 아니라 가까워지는 것이에요. 어느 순간 갑자기 새로운 누군가와 나누는 진짜 친밀감 말이에요. 이전에는 몰랐지만 점차 모습을 드러내는 누군가와요. 그게 바로 나를 흥분시키는 것예요. 그렇지 않아요?"

-p.242


이 소설은 한 남자의 범죄와 관련된 세 여자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다 읽은 지금 표지의 일러스트가 세 번째 여자와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첫 번째 여자는 오르나로 이혼한지 얼마되지 않은 교등학교 교사이다. 이혼한 독신자들을 위한 만남 주선 사이트를 통해 변호사가 직업인 길이라는 한 남자를 만났다.

계속된 연락과 만남으로 두 사람은 깊은 관계까지 발전하게 되는데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친 그는 이혼하지 않고 단란한 가정을 유지한 유부남이었다. 그녀 자신의 상황이 힘든 이혼으로 인해 너무 절망적이었기 때문일까. 오르나는 길과의 관계를 끝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길에게는 불륜을 부인에게 폭로하겠다는 마음에도 없는 협박을 하며 만남을 유지해 나간다. 물론 오르나 주변의 길과의 관계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와의 관계를 끝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만남을 계속 유지하는 가운데 길은 오르나에게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로의 여행을 제안하는데…….

두 번째 여자는 라트비아에서 이스라엘로 온 에밀리아로 나훔의 간병인으로 일했다. 나훔의 막내아들이 바로 길이다. 2년간의 간병끝에 나훔은 죽고, 에밀리아는 다른 일자리를 찾아봐야 되는 상황이 된다. 이에 나훔의 아내 에스더는 외국에서 온 에밀리아를 도와주기 위해 변호사인 자신의 아들 길과 만나보라고 권유했다.

길에게 법률상담을 하기 전 에밀리아는 전일제 간병인 일자리를 얻게 되었지만 굳이 상담을 취소하지 않았다. 그리고 에밀리아는 길에게 자신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추가적인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길은 그녀에게 자신의 아파트를 청소하는 것을 제안한다. 물론 이때 길은 자신이 별거중이며 곧 이혼할 거라 말한다.

길의 집을 청소해주며 길과의 잦은 만남 가운데 둘은 깊은 관계가 된다. 그러나 에밀리아는 청소중에 만지면 안되는 길의 물건에 손을 대고 만다.

길은 오르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에밀리아에게도 둘만의 비밀여행을 요구하고…….

세번째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경어체로 이야기가 서술된다. 누구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야기일까?

길은 첫 번째 여자 오르나를 만났던 기바타임 카페에서 엘라를 만나고 그녀에게 접근한다. 엘라는 지금 자신이 결혼한 상태라고 소개를 했고 이번에는 길도 자신이 결혼한 상태라고 사실대로 말한다. 둘은 아무런 신체접촉 없이 아침에 카페에서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전부였는데, 길이 엘라에게 따로 만날 것을 제안하며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소설은 평소 읽어 왔던 범죄 추리 소설과는 다르게 고요한 긴장을 계속 유지시키며 '왜 범죄가 일어나지 않지?'라고 범죄 장면을 생각하며 가슴을 졸이며 소설을 읽게 된다. 심리 서스펜스에 더 가까운 전개를 보인다. 소설이 끝났다 싶을 때 갑작스레 오는 반전.

그렇게 범죄들은 해결되지 않고 지나가는 듯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에서 또 반전.

확실히 우리가 흔히 보던 형식의 소설은 아니다.


길은 왜 범죄를 저지르는가? 딱히 이유는 명확히 나와있지 않아 독자로서 읽고 추측해 봐야한다.

그는 안정적이고 단란한 가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다른 여자들을 만나 복잡한 상황을 만드는가? 아마 여기 적어놓은 소설 속 대사처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흥분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그것이 본인의 평화로운 일상을 깨뜨려 버리거나 위협이 된다면 가차없이 제거해 버린것이 아닐까?

마지막 세 번째 여자에서 상황과 인물의 막판 반전은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 추리 소설을 읽게 되어 신선했다.




*출판사 북레시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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