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년 전만 해도 시애틀 영사관에서 우편으로 여권 발급 신청을 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난 당연히 이번에도 되는 줄 알고 여권기간 만료가 되어 여권 재발급 신청서를 보내 달라고 우편으로 보냈는데 두달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는거다. 그래서 문의를 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아...할 말을 잃었다. 직원말이 이제 우편으로 여권 재발급 신청을 안 받는다고 한다. 직접 영사관으로 와야 한단다. 예전에는 되었는데 안 되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법률이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미국 법률이냐? 아니면 한국 법률이냐?고 물으니 한국 법률이란다.
그런데...
더 웃기는 것은 시애틀까지 가서 여권 재발급 신청을 해도 바로 여권이 나오는게 아니고 자기네들이 여권이 나오면 우편으로 보내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따로 배송비 17불을 내야한단다. 이건 말도 안된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거금을 들여가면 비행기나 운전을 해서 그 먼데까지 가야하는 이유가 달랑 여권 발급 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가야한다니...정말이지 말이 안 된다. 우편으로는 안 된다고 해 놓고선 자기네들은 된다는 말이 되는데...이건 너무 불공평하다.
스포켄에서 시애틀...시애틀에서 스포켄으로...왕복이 934km.
스포켄에서 시애틀...시애틀에서 스포켄으로...왕복으로 9시간 운전이다...
거기다 왕복으로 9시간을 옆지기 혼자서 운전을 해야하는데...그건 무리다. 그럼 모텔에서 하루를 묵어야 한다. 그리고 기름값도 많이 올랐는데...비행기를 타고 간다해도 비행기표값도 그렇고 시애틀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다니는 것도 그렇고 렌트카를 빌리는 것도 무리다. 운전을 해서 가는거나 비행기를 타고 가는거나 이리저리 거금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안 나가도 될 지출이 나가게 생겨서 화가 난다. 무슨 법을 이런 식으로 만든다 말인가...
나중에 옆지기가 이곳에서 퇴직을 하면 한국에 아주 나갈 살 계획이라서 시민권이 필요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민권 시험을 안 봤는데...아무래도 여권때문이라도 시민권 시험을 볼까 싶기도 하지만...언니는 시민권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시험을 보라고 10년을 넘게 나에게 말하곤 했었는데...여러가지 번거롭게 하는 영사관 때문에 화가 난다. 하기사 영주권이 있어도 한국 민증이 없는거나 시민권이 있어도 한국 민증이 없는거는 마찬가지다. 시민권이 있어도 나중에 한국에 나가면 귀화(歸化, naturalization)하면 되지만...이리저리 복잡하니...시민권 문제는 나중에 생각키로 해야겠다.
아유...워싱턴주에는 한국 영사관이 시애틀 밖에 없으니...여권을 재발급 받으러 시애틀 영사관에 가야하는 불편이 너무 많다. 옆지기는 요즘 일이 바빠서 휴가내기도 어려운데...
여권이 당장 필요한 게 아니라서 다행이다...어차피 여권은 한국에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거니까...하지만 미래의 일을 모르니 미리 여권을 재발급해 놓는것도 좋을성 싶지만...지금으로서는 언제갈지 모르겠다...
아유...머리아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