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아버지의 사진이다. 모두가 병원에서 찍은 사진밖에 없어서 그 중에 웃고 계시는 사진이 있어 올려본다.(울랑과 시아버지는 괜찮다고 하셨지만 아픈 사람 사진을 올려도 되는건지 잘 몰라서 망설였다.)난 시어른을 부를 때 엄마(mom), 아빠(dad)라고 부른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틀려서 호칭을 모두 이름으로 부르는데 난 이상하게 시어른 이름을 부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 괜찮은지 여쭈어 보지도 않고 엄마, 아빠라고 불렀는데 두 분께서 활짝 웃으시면 좋아하셨다. 물론 놀란 사람은 형님(큰동서)이시지만. 100년을 내려오면서 남편 집안에는 딸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 집안은 여자가 귀하다.
시 외할머니가 아직까지 살아 계시는데 연세가 100세이시다. 그리고 시아버지가 팔순이시고, 시어머니은 78세이시다. 시 외할머니는 현재 노인 병원에 계신다. 지난 주에 있었던 일이다. 병원에 사탕가게가 있는데 매달 십만원치가 넘는 사탕을 사 가신다는 연락을 시어머니께서 받으셨단다. 시 외할머니한테 당뇨병(diabetes)이 있는데 의사가 처방해 주는 약은 안 드시고 몰래 사탕을 드셨단다. 그래서 울 시어머니 열 받으셨다.
이제 울 시아버지 이야기로 넘어 가야겠다.
2008년 3월19일날 뇌종양 수술을 받으셨다. 그 뒤로 계속 항암치료를 받고 계셨는데 문제는 한기가 많이 나시고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시고, 허리까지 움직일 수가 없으셨다고 한다. 계속 시어머니 홀로 병간호를 해 오셨다. 그런데 병간호를 하시다가 시어머니조차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시는 것이다. 한 번은 너무 피곤하고 해서 사람을 하나 고용을 했는데 하루 쓰는 비용이 엄청나서 바로 보냈다고 하신다. 그래서 내가 병간호 하려 한달간 가 있을까 하고 울랑과 상의를 하다가 시어머니께 여쭈어 보니 반대를 하신다. 지도 건강이 안 좋아 골골거리는 사람이 먼 이곳에 와서 병간호를 하다가 나마저 병원신세 진다면서.
2월26일날 아침에 시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시숙님한테서 들었다. 시숙님은 아직 대학생들 봄방학 전이라서 강의가 많았는데 동료교수에게 맡겨두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갔더니 허리에 통증이 심하여 모르핀(morphine)주사를 맞고 주무시는 시아버지를 보고나서 우리한테 전화를 한다면서.
의사 말로는 많이 안 좋단다. 항암치료가 암세포를 죽이는 반면에 시아버지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계속 항암치료를 하느냐 마느냐에 의사들의 의논이 오고가는 중에 우선 시아버지를 노인병원으로 모시기로 결정을 했다. 시어머니 혼자서 도저히 병간호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저께 의사가 계속 항암치료를 하기로 결정을 봤단다.
울랑이 시아버지 살아 계실적에 보려갈까 하는데...시아버지와 시어머니은 괜찮다고 오지 말라고 하신다. 돈 많이 든다면서. 차를 몰고 가면 일주일이 넘을 것 같고, 비행기값이 백만원이 넘으니...답답하다. 시댁이 펜실베이니아주(Pennsylvania)에 있다. 정말 먼 곳에 있는 셈이다.
시댁에 다녀 온지가 3년이 되어간다. 그래서 내가 다른 걱정 하지 말고 다녀 오자고 했다. 그래서 가기로 결정은 봤는데 시아버지께서 괜찮다고 노인병원에서 이주동안 치료받고 나면 더욱 건강해져서 집에 갈 것이니 오지 말라고 하시는 것이다. 또한 건강해져서 다시 운전도 할 수도 있고, 또 계속 해 오시던 보이스카웃에 동참도 할 수 있으면, 보이스카웃 아이들도 여전히 가르칠 수 있다고 마음이 들떠 계시는 시아버지이시다.
요즘 영 힘이 없어 보이는 울랑이다. 시아버지와 늘 함께 다녔던 보이스카웃 야영...많은 추억이 난다고 한다.
에구구...오지 말라고 한다고 안 갈 수도 없고...결국에는 울랑이 좀 더 두고 보자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