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성정체성 확인을 위해 들른 클럽에서 눈 맞은 남자와 3년을 동거하고 이유를 모르는 상태로 헤어짐을 겪은 정수현은 얼마 다니지 못했던 대학에 복학해서 잘난 후배 이연과 새로운 삶을 살려 하지만, 떠나간 남자 김지석이 그를 잊지 못하고 찾아오는데...지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나 이연과 새로운 생활을 하며 설레는 마음이 잘 묘사되어서 좋았습니다. 지석을 잊지 못해 그와 만남의 계기가 된 장갑을 버리지 못하다가 그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결국 분리수거함에 넣는 장면은 짠했어요. 이연과 나름 알콩달콩 하는 것도 좋았고요.씬이 꽤 많은 편인데 좀 뚝뚝 끊긴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지석의 감정이 크게 와닿질 않네요. 이연하고 둘이 시귀는 것은 그럭저럭 납득할 만 한데, 수현이에게 어떤 매력이 있기에 김지석은 무리해서까지 수현을 다시 만나려고 하는걸까요. 장갑 씬은 애절했지만 그것만으로 다 설명하기엔 지석과의 감정교류가 너무 없어서 그냥 지질한 남자로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매우 긴 이름을 가진 니키는 아버지의 유언장에 나와 있는 여자 유진 리를 찾아 캐나다의 작은 섬을 찾아 갔다 기억을 잃고, 혼자 사는 처녀이면서 경계심이 많았던 유진은 운명의 이끌림 처럼 의심 없이 그와 한 집에 살다 기억을 되찾은 닉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 가고 유진을 잊은 닉에게 이번엔 유진이 찾아 가서 내기를 제의하는...것이 20년 전 읽은 할리퀸을 떠오르게 해서 추억 소환하며 읽었습니다. 아주 고전적이고요. 슬프게도 신선함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작자 후기에 프린스 에드워드섬을 10년 전 2007년 몽고메리 여사가 빨간 머리 앤을 탄생시킨 섬이라고 적으셨는데 출판사는 출간 전 작가 후기는 검수 안합니까? 저는 내용 중간에 나오는 모럴헤저드나 역선택을 보고도 내 전공책이 잘못되었나 아니면 내가 공부를 날림으로 했던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작가 후기는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집에 있는 앤 전집도 산지 십 년은 넘었는데...------------------------------------------------------------------------------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출생1874. 11. 30. 캐나다사망1942. 4. 24.데뷔1908년 소설 '빨간 머리 앤'------------------------------------------------------------------------------작가님 블로그를 찾아가보니, 작가 후기에 오류가 있었다는 글이 있네요. 이북으로 재출간하면서도 안고치다니. 흠흠. 그건 좀 그렇지만 암튼 오해는 풀렸습니다.
잘생긴 외모와 운전면허증밖에 없는 아버지를 따라 대기업에 회장님 댁에 앉혀 살게 된 유노을은, 자신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는 강진헌을 따르지만 그는 유학길에 올라 노을을 방치합니다. 그런 노을을 돌봐주던 진헌의 동생 진흔마저 노을을 방치하고 아버지마저 죽은 후 기댈 곳이 없던 노을은 연예인이 되고자 하나 그마저도 쉽지 않아 마약중독 상태에 빠져 희망을 잃어 가던 그 어느 날...끝까지 다 읽고, 재미있다는 다른 분들의 의견도 다 읽었는데 저는 진흔의 사연도 너무 뻔하고 존재감 공기같은 진헌이도 그닥이며 장점이라고는 예쁜 것 외엔 찾기 힘든 노을이에 몰입이 참 어려웠습니다. 책 세 권 읽는데 6시간 넘게 걸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얘네 감정에 몰입이 잘 안되었어요. 특히 마지막에 별로 후회 안한 것 같은 진헌이를 받아 주는 노을은(후회 할 시간도 없었다) 너무 퀵한 화해라서 정말 놀랐습니다.진흔이는 집착남이라는데 그냥 성격 드런 놈이고(미친놈과는 다르다, 미친놈과는) 노을이는 마음만 알아 달라더니 이것 저것 원하는 것도 많고 얘가 자살할까 마음졸이는 진흔의 태세전환도 와닿지 않고...진흔의 서류상 부인이 나타나서 어 그랬을 것 같아 스러운 사연을 다다다 말하더니 다 부셔버릴거라고 말하고는 존재감도 없고...제가 연예인물을 잘 보지 않게 만드는 삼대장 마약 스폰 난교가 나온 것도 마이너스 요소이지만, 그래서 뭘 하고 싶은 것인지 참 공감하기 어려운 둘의 상황도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어머니를 방치한 아비를 용서할 수 없으니 그룹을 망가트릴거고 넌 그 도구인데 난 너를 사랑하는 것 같고 내 맘 나도 모르는데 독자는 알겠니...? 싶은 진흔이나 상무님만 있으면 되는데 연기혼이 죽지 않아 유리가면을 찾는 노을이나, 얘는 딱히 잘못한 것은 없는데 어쨌든 복수에 휘말려 어버버하는 진현이나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몰라 언어영역 공부하듯 읽었는데, 제가 이런 것에 참으로 약하여 결국 실패했네요.비록 저는 행복하지 않지만 주인공 둘이 행복하다니, 다행이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