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섬 의사의 사계절
문푸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섬마을을 다니던 의사를 다룬 영화가 떠오르네요. 연인을 두고 섬으로 떠난 의사의 연애담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저자는 연인과 떨어져 섬에서 1년간 공중보건의 생활을 해야 했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제주도도 기상 악화로 항공기와 배가 움직일 수 없을때는 고립되고 맙니다. 섬으로 물건을 배송하는 것도 육지보다 하루는 더 걸리고요. 배송료도 추가로 부가됩니다. 아무래도 불편한 점이 있게 마련이죠. 사람과 사람의 거리도 그만큼 멀어지고요.
이 책에선 섬이란 공간은 때때로 잔혹하다고 해요. 육지는 오지라도 급하면 새벽같이 달려갈 수 있지만 섬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야 할 때도 있구요. 50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한 후 연인과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 더 절박할 수 밖에 없었어요.p. 143

가장 애타는 시간은 섬을 방문한 연인이 아팠을 때 였답니다. 아픈 연인을 위해 야채를 사와 한 번도 끓여본 적 없던 죽을 끓이면서 어린 시절 새벽같이 죽을 쒀 주시던 어머니 생각을 했어요. 아파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뒤 돌아 눈물을 훔치시던 어머니가 떠올랐다고 해요.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이 있어서 연인에게 더 잘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p. 184

연인의 집에 도착해 시린 발을 감싸고 발등을 어루 만지니 그녀의 시린 마음이 느껴졌답니다. 그녀는 투정 부려 미안했다고 했고 서늘했던 둘 사이가 비로소 따뜻해지기 시작했고 아무 말 없이 안아 주었어요. p.260

아무리 사랑해도 서로 만나지 못하고 1년간 떨어져 있다면 그 마음이 지속되긴 힘들어요. 저자는 도시에 비해 많은 것이 부족한 섬이란 공간에서 외로움과 업무의 무거움에 힘든 시간을 보내며 연인에게 심적으로 의지하고 있었던 걸로 보여요. 연인도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를 믿고 견뎌 주었습니다. 사랑은 서로에 대한 책임감이 없이는 지켜내기 어렵죠. 두 사람이 함께하는 행복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에는 섬에서 만난 환자들로 인한 희로애락이 있어요. 제주도와는 다른 더 오지 섬에서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인지 알게 해주었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