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인정하지 않는 나에게 - 남을 신경 쓰느라 자신에게 소홀한 당신을 위한 자기 수용의 심리학
박예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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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을 진단하는 심리 수업.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데 사실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먼 곳보다 가까운 곳의 사람이 성공하면 더 부럽고 질투도 생겨요. 『나를 인정하지 않는 나에게』는 타인과의 비교에서 열등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모습을 꾸미려하지말고 나답게 살아갈 용기를 주는 내용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저자는 실제 사례를 들고 그 사람을 진단합니다. 아들러의 심리이해에서 도움이 되는 내용을 설명하고 추가로 해결방법을 제시해요.


우리는 유독 결과가 안 좋았던 것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는 데 그것은 아에 대한 믿음을 획득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를 미리 예측하지 말고 선택을 한 그 자체를 믿고 격려해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바로 셀프토크, 자신과의 대화 입니다. 선택을 주저하고 결정을 망설이는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입니다.p.57


무슨 문제가 생기면 어디의 높은 사람을 안다고 으름장을 놓거나 사장 나오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과대 평가와 과장된 행동을 하는 우월 콤플렉스라고 합니다. 우월 콤플렉스는 열등 콤플렉스가 다른 심리형태로 발현한 것이고요. 우월 콤플렉스는 평범한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통상의 생활과 관계에서 만족을 얻을 수 없어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자랑하고 자신의 것을 인정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되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열등감을 발판삼아 더욱 발전하면 됩니다.p.127


좋은 사람은 되고 싶지만 왠지 다른 사람에게 호구가 되는 기분이 드는 경우엔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집착을 줄이라고 해요. 핸드폰이나 sns접속 시간을 줄이고 대화에 참여하는 시간도 줄입니다. 자신의 취미를 새로 찾아가며 소외감을 참고 적응해가는 것이 좋아요. 


우리 삶에는 원하지않는 인간관계도 많습니다. 혼자서 소외되어 지내는 것이 편하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없이는 살 수 없어요. 결국 이러한 인간관계를 인생의 과제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람들을 적이 아닌 친구라 생각하고 기쁨도 인간관계에서 온다고 생각해야 해요.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존재이고 싶은가에 따라 행동한다.

과거에 발목을 잡히기보다 그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p. 235  


저자는 심리상담을 하듯 차분히 설명해줍니다. 문제에 대한 지적보다 이유를 말하고 그 해결로 어떤 방법이 좋은 지 말해요. 관계도 어려움도 자신의 내부에서 치유를 해나갑니다. 더 알아보기에선 상황에 따른  기분과 생각을 글로 써서 객관적인 판단을 돕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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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명연설 - 역사의 순간마다 대중의 마음을 울린 목소리의 향연
에드워드 험프리 지음, 홍선영 옮김 / 베이직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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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운명 숨차도록 계속 나아가리라.

영화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의 연설이 2차 세계대전 중 영국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했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그의 연설이 아니었다면 영국은 독일과의 거짓 평화를 받아들였을테고 유럽은 독일의 손아귀에 완전히 떨어졌을겁니다. [위대한 명연설]에 처칠을 비롯한 역사를 바꾼 지도자들의 명연설이 담겨있다니 기대되었습니다. 보너스로 영어 연설문 육성 파일을 홈페이지에서 다운받는 것도 가능하다니 영어 공부에도 도움될 걸로 보여요.


이 책에는 엘리자베스 1세부터 오바마까지 34인의 명연설을 담았습니다. 20세기 4대 명연설도 있어요. 

프랭클린 루즈벨트 : 취임 연설

처칠 : 나치 침략에 대한 전쟁 독려사

존 F.케네디 : 취임 연설

마틴 루터 킹 : 워싱턴 평화행진 연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전쟁 물자를 살 돈도 운송할 여력도 부족했습니다. 처칠은 미국을 참전시키기위해 노력했고 그의 호소는 미국을 움직였습니다. 영화에 나왔던 연설의 내용입니다. 

제가 드릴 것은 피, 땀, 눈물과 노력밖에 없습니다. 우리 앞에는 비통하고 극심한 시련이 놓여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길고 긴 투쟁과 고통의 나날이 놓여 있습니다.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어떤 공포를 맞닥뜨리더라도 가야 할 길이 제아무리 멀고 험하더라도 우리에겐 승리뿐입니다. 승리가 없으면 생존도 없습니다. 우리의 대의는 절대 패배하지 않으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이제 모두 모여 힘을 합해 앞으로 나아갑시다. P.156

존 F.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준 인물로 유명합니다. 그의 취임 연설에서 영어를 배울때 자주 나오는 문장이 나옵니다.

국민 여러분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묻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물으십시오. 

올바른 양심이 유일하고 확실한 보상을 해주리라 믿고 최후의 순간에는 역사가 우리를 심판하리라 믿으며 사랑하는 이 대지를 이끌어 앞으로 나아갑시다. P.258

존 F.케네디의 동생이자 미국인이 사랑한 정치인의 표상인 로버트 케네디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 이후 한 연설이 있습니다. 목사를 암살한 범인이 백인이어서 흑백간의 갈등은 최고조였다고 합니다. 그의 연설이 흑인들의 분노와 광기를 잠재우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 미국에 필요한 것은 분열이 아닙니다. 증오가 아닙니다. 폭력도 무법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지혜, 서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 나라에서 흑과 백을 막론하고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위한 정의입니다.  

우리는 힘든 시간을 만날 것입니다. 과거에도 힘든 시간을 보냈듯 미래에도 우리는 힘든 시간을 만날 것입니다. 이것이 폭력의 끝은 아닙니다. 무법의 끝도 아니요 무질서의 끝도 아닙니다. 이 땅의 수많은 백인, 흑인은 함께 더불어 살기를 원합니다. 삶의 질을 높이며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정의가 실현되기를 원합니다. P.300


이 책에 실린 연설이 설득하려한 청중들의 대다수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연설들은 여전히 감동을 주고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처형직전의 왕, 불평등한 대우를 받던 노예와 여성, 전쟁에 이겨야하는 리더 등 연설을 하는 사람이 위기의 상황에서 처절한 진심을 담아 호소하기도 합니다. 인류가 원하는 보편적인 정의와 평화에 대한 열망에 공감할 수 있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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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게네프의 햄릿과 돈키호테 교양 고전 Pick 1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임경민 옮김 / 지식여행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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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과 돈키호테의 불멸에 대하여. 

햄릿은 우유부단함을, 돈키호테는 생각없이 무모한 행동을 대표한다고 생각해요. 『투르게네프의 햄릿과 돈키호테』에서는 러시아의 문호 투르게네프가 햄릿과 돈키호테을 비교하며 인간 본성과 인생의 매커니즘을 들여다본다니 기대되었습니다.


작가가 다른 작가에 대해 평전을 쓴다는 건 상당히 드문일입니다. 투르게네프처럼 뛰어난 작가가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의 작품을 비교했다는 자체로도 관심을 불러일으켜요.


셰익스피어는 16세기의 사람인데 그의 삶은 의문투성이라고 합니다. 그의 초상화, 무덤 속 주검도 그의 것이 아니라고 해요. 엘리자베스 여왕이 연극을 좋아하여 당시 사회상황을 선구자적으로 재현하여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벤자민 존슨은 셰익스피어는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찬양했어요. 토머스 칼라일은 언젠가 인도제국을 잃게 되겠지만 셰익스피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햄릿은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 위선, 사악함, 그로 인한 햄릿의 인간적 고통과 고뇌를 다룬 비극입니다. 괴테는 그를 훌륭하고 숭고한 가장 도덕적인 인간이지만 영웅적인 기력이 부족하여 스스로 짊어지지도 못하고 던져버리지도 못하는 무거운 짐을 진 채 거꾸러진 인간이다라고 평했습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잔인한 운명의 화살을 맞고도 죽은 듯 참아야 하는가

아니면 성난 파도처럼 밀려오는 재앙에 맞서 싸워야 하는가 p.16


세르반테스는 군에 입대하여 전투에도 참전하였고 부상으로 왼손을 평생 쓸 수 없었습니다. 고향에 돌아와 궁핍하게 지냈고 세금 징수관으로 일하다 세금 배달 사고로 징역형을 받았어요. 돈케호테 1권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생활고로 출판업자에게 저작권을 넘겼습니다. 2권을 낸 후에는 수종증의 악화로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세르반테스는 스페인이 신대륙 진출로 열강대열에 합류한 시기에 성장했고 스페인 무적함대가 영국에 패배한 뒤 몰락할 시기에 사망했습니다. 돈키호테와 그의 조수 산초 판사는 세르반테스가 살았던 영웅적 가상 세계와 환멸의 현실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모든 소설가는 어떤 형식으로든 모두 세르반테스의 자손들이다 - 밀란 쿤데라 p.25


돈키호테의 분량이 상당하여 스페인에서도 끝까지 읽은 사람은 10명에 2명 정도라고 해요. 

그 용기가 하늘을 찌른 강인한 이달고 이곳에 잠드노라

죽음이 죽음으로도 그의 목숨을 이기지 못했음을 깨닫노라

그는 온 세상을 하찮게 여겼으니 세상은 그가 무서워 떨었노라

그런 시절 그의 운명은 그가 미쳐 살다가 정신 들어 죽었음을 보증하노라 - 돈키호테의 묘비명 

p.32


햄릿과 돈키호테는 신기하게도 같은 1605년에 출간되었습니다. 햄릿은 부유한 왕자에 매력적인 외모이고 돈키호테는 초라한 차림에 뭔가 홀린 듯한 나이든 사람입니다. 햄릿은 분석과 진단과 자기중심과 그에 따른 불신을 갖고 있고 전적으로 자신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는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자신의 자아 역시 의심에 대상에 올려요. 돈키호테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그 무언가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고 필요하다면 고통을 견디고 생명까지도 바칠 준비가 되어있는 이타적인 사람입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돈키호테는 미치광이라고 조롱당하니 전혀 닮고 싶은 인물이 아니에요. 산초 판사조차 그가 정상이 아님을 압니다. 그럼에도 산초는 돈키호테를 위해 가정을 버리고 모든 고난을 견디며 죽을 때까지 헌신해요. 


돈키호테들은 무언가를 창안하고 햄릿들은 창조된 것들을 활용한다. 삶은 이 두 극단의 어느 한쪽을 향해 움직이지만 그들 중 누구도 한쪽에 도달하지는 않는다. p.74

19세기의 투르게네프에겐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수백년 전의 사람이지만 그들의 작품이 여전히 사랑받는 사실이 부러웠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작품도 세기를 넘어 사랑받길 바랐을테지요. 그가 애정과 존경을 담아 분석한 햄릿과 돈키호테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 자체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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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 24시 - 하
마보융 지음, 양성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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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가한 반전이 폭발한다!

1권에서 정안사가 불타고 장소경은 배신자로 몰려 관군의 표적이 됩니다. 이필이 납치된 상황에서 정안사의 책임자는 우상의 수하가 맡아요. 


요여능은 혈기왕성하지만 아직 미숙한 청년에서 장소경과 함께 한 이후 냉정을 찾고 계략을 꾸밀줄 아는 성격으로 변모합니다. 페르시아 왕자에서 아무것도 없는 경교의 집사가 된 이사가 장소경을 돕습니다.


아무리 장소경이라도 정안사의 상황을 듣고 정안사가 적이 되어 혼자가 되니 절망해요. 그가 죽어도 그의 이름을 기억할 사람도 없고 명분도 없으니까요. 내적 갈등 끝에 그는 마음을 정리합니다.  

"경교든 불교든 위대한 신도 스스로 책임을 떠안고 직접 지옥에 뛰어드는데 한낱 인간이 무엇을 마다하겠소? 사실 포기하려 했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사형수라 사력을 다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사형수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해야 옳을 것이오."

그의 호기로운 웃음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당황해서 장소경을 주시하던 이사는 문득 그의 웃음이 눈부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p.23 


장소경은 사건의 배후에 자신의 전우가 관계된걸 알게됩니다. 그가 사형수가 된 것도 전우인 문무기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내쫓으려던 영왕에 의해 살해당해서였어요.  

지원군은 올 기미가 없고 적군은 점점 더 많이 몰려왔다. 지금 남은 사람으로는 지키나 안 지키나 결과는 똑같을 것이다. 

문무기가 오른 주먹으로 왼쪽 어깨를 쾅쾅 두드렸다. 이것은 8군단의 수신호로 아홉 번 죽어도 후회 없다는 뜻이었다. p.108

장소경은 적의 우두머리가 누군지 알고 경악합니다. 그가 절대 해칠 수 없는 상대였기 때문이죠. 부패한 관리들과 권력층의 탐욕이 살아남은 자들의 삶을 망가뜨렸고 악마로 만들었습니다. 조정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이용당하고 지키려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았지요. 


"이것이 한 사람의 불행이라면 그저 운이 나쁜 거겠지. 다섯 사람의 불행이라면 간악한 자의 농간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100명, 500명, 그 이상이 같은 불행을 겪었다면 이 나라 조정이 이미 썩었다는 뜻이야!" p. 121


무시무시한 범죄를 계획한 자들의 그 이유는 욕심이 아닙니다. 온당히 받아야할 댓가 대신 잘못된 결과가 이어진 때문이었어요. 장소경은 절대 악이 아닌 상대를 맞아 싸워야하는 아이러니를 마주합니다. 그의 선택과 소설의 결말이 안타까웠어요.   


소설에서 장소경은 한쪽 눈을 잃었지만 드라마에선 흉터뿐입니다. 8군단의 처절한 전투는 드라마에서 잘 표현했어요. 치열한 생존 경험으로 동물적인 직감을 가진 장소경과 예리하고 이지적인 이필을 드라마에선 소설 속 이미지대로 캐스팅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설 속 장안의 모습을 거대한 셋트와 소품들로 구체화했어요. 대낮처럼 밝았다는 원소절 등롱제의 풍경은 감탄하게 합니다. 


소설에서 한 페이지 정도로 지나가는 장면이 드라마로 더 자세히 표현되는 걸 보는 재미가 있어요. 과거의 장안을 굉장한 현실감으로 그려낸 작가와 그 모습을 실제로 구현한 중국 드라마에서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 이 리뷰는 중화 TV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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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 24시 - 상
마보융 지음, 양성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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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핏빛 추격전!

드라마<장안12시진>의 마차 추격씬이 굉장해서 입을 쩍 벌리고 봤습니다. 폭탄 테러위기의 당나라 장안을 배경으로 장소경과 이필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지 두근두근하며 보고 있어요. 드라마가 결말로 달려가고 있어서 원작 소설이 스포가 될거 같아 드라마가 끝나면 읽으려다 유혹을 이기지 못해 읽었습니다.  


당나라 수도인 장안에 원소절 등롱제가 열리면 야간 통행금지가 해제되어 야간에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요. 그날을 노린 의문의 움직임이 시작됩니다. 서역 도적의 침입을 막기위한 특수조사기관인 정안사의 리더 이필은 용의자들을 함정에 빠뜨릴 계획에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그 계획이 실패하고 유능한 인재마저 잃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게 되지요.


비상한 기억련의 서빈이 한 인물을 추천하는데 그는 사형수인 장소경입니다. 장소경은 군대 십장에서 큰 공을 세워 장안의 치안담당 불량수로 승급되었지만 수색과 체포는 장안 최고지요.

온몸에서 거칠고 강인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이때 하늘 높이 떠오른 태양이 쏟아낸 강렬한 햇살이 장소경의 왼쪽 눈을 비췄다.

"하늘이시여, 안녕하셨나?"

장소경은 하늘을 향해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p.40


장소경이 계획의 오점을 단번에 잡아내자 이필은 그를 신임하고 일을 맡기기로 합니다. 장소경은 특별사면에는 반응하지 않다가 백성의 목숨이 달렸다는 말에 움직여요. 이필은 원소절 등롱제에 뭔가가 일어난다는 것만 짐작할 뿐 누가 어떻게 일을 벌일지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상태예요. 네시진안에 돌궐인들을 잡아야해서 이필은 장소경이 그의 방식대로 하도록 허락해요. 대신 요여능이 그의 감시겸 조력자로 동행합니다.


장염라로 불렸던 이력답게 장소경의 이름은 암흑가에 더 잘통합니다. 그는 돌기시대군에 맞서 9일간 작은 봉화 보루를 지키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3인 중 하나였어요. 상관을 죽인 죄로 사형수가 되었구요. 


장소경이 사형수라는 점은 그의 발목을 잡습니다. 이필의 스승이자 정안사의 명목상 수장인 하지장은 노골적으로 반대해요. 이필의 묘수로 장소경이 다시 움직일 수 있지만 이필조차 장소경의 저돌적인 방식에 완전히 찬성하지 못해요. 


장소경은 지하세계 대부인 갈로에게 정보를 얻기위해 자신이 심은 첩자 소을을 직접 죽이고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자릅니다. 그는 요여능에게 소을과 자신의 결정에 대해 말합니다. 

"한 명을 죽이면 백 명을 살릴 수 있어. 한 명을 죽이겠는가 백 명을 죽게 내버려둘 텐가?"

"장 도위는 어떻게 할 겁니까?"

"한 사람을 죽이겠네. 이건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분명 잘못된 일이야. 다시 같은 상황이 벌어져도 난 똑같은 선택을 할 거야. 잘못은 분명히 잘못이야. 언제까지 군자의 길을 고집할 건지 빨리 결정하는 게 좋아. 그러지 않으면 장안성에 온 이상 여기 사람들처럼 괴물이 되지 않으면 괴물한테 잡아먹히는 거지." p.203-204


이필은 그 일에 대한 장소경의 결정을 듣고 냉정하게 말합니다.

"만약 그게 나라면 날 죽여야 한다면 그냥 죽이게. 죄책감 따위 느낄 필요 없어. 대세가 중요하거늘 그게 무슨 죄가 되겠는가?"

두 사람은 속마음을 텋어놓는 성격이 아니었고 다른 누구와 자신의 삶을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어색한 눈빛이 마주치자 두 사람은 슬며시 후회가 되었다. 두 사람은 이상적인 동료는 될 수 있어도 친구가 되기는 힘들었다. p.402


장소경이 쓰는 방법은 지독할 정도라 보는 사람마다 욕을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고 억지로 진실을 끄집어내는 악당이에요. 그렇다해도 백성들의 목숨을 구하기위해 비난을 감수하고 자기 목숨을 거는 모습이 멋집니다. 이필은 방식은 다르지만 백성들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작가는 당나라 장안이 마치 현실에 존재하는 것처럼 놀라운 디테일로 그려냈어요. 화려한 장안의 풍경, 어두운 뒷골목의 구조, 정안사를 비롯해 등장하는 사람들이 모두 생생합니다. 묘사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놀라운 속도감으로 격투씬과 추격씬을 그려냅니다. 


중국 작가들이 주로 호흡이 긴 작품에 강한 대신 여유있게 풀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은 그런 선입견을 완전히 무너뜨리네요. 미드 24의 중국판이라는 말대로입니다. 치밀한 고증과 놀라운 글솜씨로 굉장한 스릴러를 만들어냈습니다. 


* 이 리뷰는 중화 TV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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