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청춘의 일기를 쓰다
나태주 시와그림, 김예원 글 / 시공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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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 대신 나태주 시인의 시를.


누군가를 좋아할 때 누구나 시인이 된다고 하지만 나태주 시인처럼 멋진 시를 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요.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는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기운을 얻은 한 청춘이 5년 동안 써 내려간 기록이 담겨 있다고 하여 세대를 뛰어넘어 시로 이어진 공감과 소통의 이야기가 기대되었습니다.


나태주 시인이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연애편지 대신 쓰기 시작한 시라고 해요. 그런 이유로 시인의 시는 감성을 자극하는 순수한 느낌이 강합니다. 연애편지의 답장 대신 팬인 김예원님과 소통하게 되었어요. 앞 페이지에는 시인의 시와 그림, 뒷 페이지에는 그 시에 대한 김예원님의 감상, 경험 등을 소개합니다.


보도블럭의 틈새로 돋아난 잡초를 보고 생명력에 감탄하는 일이 있는데 시인은 그런 모습을 '한 개의 촉 끝에 지구를 들어올리는 힘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우연히 아스팔트를 뚫고 핀 꽃을 보았다. 순간적으로 '참 고맙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기가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말을 않고 지나갔다

"너도 혹시 아스팔트 사이에 핀 꽃 보면 너무 예쁘고 고맙고 그래?"

문학 덕분에 삶이 아름다워진 건 나뿐만이 아닌가 보다.p.80-81


아주 멀리 헤어져 있을 때 

그의 숨소리까지 듣게 된다면

분명히 당신은 그를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p.160-161 

대학 선배를 좋아한 에피소드가 있어요. 보고 싶고 보면 기분 좋고 서로 보고 웃고.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 지 모르지만 예쁜 추억을 선물해준 것을 고맙다고 해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슬픔과 아픔보다는

배고픈 마음이 더 많아진다는 사실이

문득 나를 슬프게 한다 p.198-199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면 '내 기분이 이랬어'라는 느낌이 듭니다. 내 능력으로는  나타낼 수 없었던 기분을 말로 잘 표현해주세요. 이런 시인의 시에 감동받은 많은 사람들이 팬으로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글이 함께 담겨있어 좋습니다. 전문적이고 날카로운 비평보다 편안합니다. 같이 본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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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죽는 꿈을 꾸었습니까 - JM북스
츠지도 유메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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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성적인 미스터리 스릴러.


자신이 죽는 미래가 보인다면 피하고 싶을 거예요. 나이들어 평안히 자다가 세상을 떠나는 것이 아니고 살해당한다면 더더욱 끔찍하게 느껴지겠지요. [지금, 죽는 꿈을 꾸었습니까]에서 현실같은 꿈을 꾼 주인공의 운명 바꾸기를 다룬 이야기가 어떻게 풀릴지 기대했습니다.


이세는 전철 안에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떠밀려 철로 위에 떨어져 죽는 꿈을 꿉니다. 이후로 자신의 손으로 초등학교 때 동창 카스야를 칼로 찌르는 꿈도 꾸고요. 너무 생생한 꿈에 몸을 떠는 그에게 맞은 편에 앉은 여고생이 기이한 말을 합니다.


우린 결국 죽을 거예요. 꿈에서 본 것처럼. 얼마 안 있어서...전철 사고로.

그녀가 슬퍼하듯 고개를 숙인다.

바꾸고 싶은 데 바꾸지 못해요. 아무리 노력해도.p.21


범죄를 저지르고 소년 교도소에서 5년 복역한 이세는 고등학교 친구 고미부치가 운영하는 비영리 활동 법인 커넥티드에서 장학금을 납부할 대상을 찾는 일을 합니다. 이세는 그 여고생 사요가 자신의 이름을 아는 이유가 인터넷에 미성년자 범죄로 얼굴이 공개되어서라고 생각해요. 


사요는 루시드 드림이 이뤄진다고 말합니다. 사요의 꿈에서 좋아하는 선배와 결혼 약속하지만 7년 뒤에 죽음을 맞는다는 걸 바꾸기 위해 7년 뒤 그날에는 절대 그 장소에 가지 않겠다고 써붙였다고 해요. 그 뒤 꿈에서는 장소만 바뀌었을 뿐 마찬가지로 죽게 되었답니다. 이세의 이름도 꿈을 통해 알게 되었고요. 이세는 사요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습니다. 사요는 그에게 섬뜩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세씨는 아직 과거랑 미래 꿈 말고는 안 꾸었죠? 

분명 얼마 안 있어 시작 될 거예요...<사후꿈>을 꾸는 게. p.103


꿈에서 본 사실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꿈에서 본 날에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남은 생을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예요. p.139


매듭이 풀리듯 마지막에 이르러 모든 의문이 풀립니다. 나쁜 사람의 속은 예측이 가능했지만 이세가 꿈을 꾸게 된 배경과 이유는 전혀 뜻밖이었어요. 이세는 자신이 알던 사실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깨닫게 되지요. 바꿀 수 없는 미래,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건가, 내가 아는 주위 사람들에 대한 인상이 정확한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미스터리 소설이에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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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1%의 기적 - 치열하게 살아온 전여옥의 인생후반전
전여옥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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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약해진 전여옥님의 전투력.


전여옥님의 상당히 공격적이고 강한 모습을 많이 봤었습니다. 이제는 정치생활을 청산하고 유튜버로 활동중이셨군요. 『산다는 것은 1%의 기적』에서 전여옥님이 살면서 달라진 삶의 가치와 인생을 기적으로 채우는 이야기를 한다니 기대되었습니다.


글의 시작에 노래방에서 젊은 남성들과 합석하는 걸 거절하는 내용이 나와 어리둥절했어요. 예전같은 독설과 날카로운 지적을 예상하고 있다가 허를 찔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콩고드 오류, 초코파이 한 개를 다 먹지 못하는 금욕의 삶과 마음편하게 먹고 살찌는 욕망의 삶을 선택하는 이야기부터 이 책은 편하게 읽는 거구나 싶더군요.


20년 만에 만난 독일병정녀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이전의 날카롭고 냉철한 눈빛이 아닌 따뜻하고 배려가 가득한 눈빛이 된 걸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친구는 청춘을 바친 회사가 합병이 되어 업적이 사라진 후 여행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되었다고 해요. 친구의 영향으로 저자도 달라졌다는 말을 듣습니다. 현대인의 명상은 휴대폰을 하루 두 시간 정도 끄는 거라는 말도 와닿아요. p.48


질투는 낙원의 용, 천국의 지옥이며 모든 감정 중에서 가장 쓰라리다 - 선불교

질투가 없으면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 p.89


질투의 업그레이드하기위해 질투의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흥미로워요. 

1. 그 사람이 내가 가장 갖고 싶어하는 것을 소유한 것 - 왜 질투하는가 스스로 분석하라

2. 질투하는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좋아하고 있는 것 

질투를 고차원적으로 승화하여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자기 강화를 하거나 자기 신뢰를 강화하라고 합니다. 질투를 성장과 발전의 밑거름으로 쓴다는 게 긍정적이네요.


강해보이던 저자도 우울증이 있었고 운동을 한 후 에너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좋은 피트니스 센터를 찾는 방법도 알려줘요. 자신을 알아보는 낯선 사람과 함께 수다떨고 음주를 즐길 여유도 생겼고요. 내가 세상을 속이는 것은 없나하고 돌아보고 나 자신부터 누군가를 속이지 않아야겠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나 자신부터 속이지 않아야 한다고 하고요.


진짜는 분명 있다. 그 숫자가 적을 뿐이다. 그리고 진짜들이 세상을 이끌어간다.p.201


표지의 사진을 보고 전여옥님이 맞나 싶게 온화한 얼굴이었어요. 그 모습처럼 책 내용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할 필요없이 느긋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에요. 마흔이 넘어서도 사람이 변화할 수 있고 타인에게 좋은 영향력을 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생각을 하게합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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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놀면서 사는 것 - 지치지 않고 원하는 곳에 도달하는 70가지 방법
와다 히데키 지음, 김현영 옮김 / 센시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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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끝에 오는 건 또 다른 개고생. 


워라밸도 최저 생계를 유지할 형편은 되어야 가능합니다. [내 꿈은 놀면서 사는 것 ]은 욕심을 줄이고 편안히 살고 싶어도 여의치 않은 현실에서 21세기 생산적인 한량이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니 기대되었습니다. 

 

이 책은 지치지 않고 원하는 곳에 도달하는 70가지 방법을 말한다고 해요. 부모세대에 비해 세상은 자동화가 되어 많이 편해졌어요. 인공지능 시대가 되니 빨래를 개는 로봇도 있답니다. 뇌는 원래 노는 걸 좋아하다고 해요. 우리 뇌는 편해질 방법을 궁리할 때 활발히 움직인다고 해요. 


'편해서 좋겠네'라는 말은 게으르다는 의미를 담은 듯하지만 그 안에는 편안함을 나쁜 것으로 여기는 생각이 숨어있다고 합니다. 병간호를 하는 가족에게 미안함을 갖고있다면 차라리 서로에게 편한 방법을 찾는 것이 가족의 행복을 위하는 방법이에요. 


사서하는 고생은 건강을 해치고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믿으면 괴로움을 참게되는데 이건 자학적인 사고방식이랍니다. 지금 편하면 나중에도 편하고 지금 고생하면 나중에도 고생한다는 뜻이에요. p.37


결심이 무너지는 이유를 자기 관리를 못한 탓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저자는 진정한 자기 관리란 무리하지 않는 거라고 해요. 근면한 데다 건강까지 챙기는 사람을 자기 관리가 뛰어나다고 하지만 현실에선 일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취미나 다른 걸 병행하는 건 더 힘들지요. 목표 달성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잊지 않고 계속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라고 해요. p.91


포기보다 꾸준한 작심삼일이 낫고 꿈을 이루는 데 정해진 기한이 없다고도 합니다. 목표에 다가가는 기한을 너무 짧게 설정해 중간에 포기하기보다 멀리 두면 실현 확률도 높아지고 즐길 시간도 길다고 해요.


인간관계도 내가 편한 상대와 불편한 상대를 가려내고 촌철살인과 모독의 경계를 지키랍니다. 상대와 허물없이 지내더라도 상처입히는 말이나 모욕하는 말은 주의해야해요. p.119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의 삶은 갈수록 편해지고 나중엔 국가의 복지만으로 사는 사람이 더욱 증가할거라고 합니다. 인공지능을 영리하게 이용하고 당장 지금 이 순간부터 편하게 살자고 해요. 저자의 말은 느슨하고 여유롭게 들립니다. 그 속에서 편한 삶을 살기위해 머리를 쓰고 스트레스도 내려놓는 삶을 사는 게 좋다는 지혜를 주네요. 그 주장처럼 21세기 창의적인 한량이 되고 싶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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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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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몰아치는 코미디에 감동까지 담겼다.


요즘은 명절에도 해외여행 등의 이유로 자녀들이 연세드신 부모님을 방문하는 것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암 선고를 받고 마지막 생일 파티를 준비하던 70세 빅 엔젤이 생일 일주일 전, 100세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생일 파티와 장례식을 함께 치러야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고 되어 있어요. 가족의 사랑과 의미를 담은 코믹한 가족 드라마를 기대했습니다.


빅 엔젤은 멕시코 이민자로 지각 한 번 없이 성실히 일했습니다. 그는 의사에게서 시한부 선고를 받고 마지막 생일 파티를 하려했어요. 그 생일 전에 모친 아메리카가 세상을 떠나 친지들을 모아놓고 생일과 장례식을 함께 치르려합니다. 


이 책은 빅 엔젤, 아내 페를라, 딸 미니 등 등장인물 각자의 관점에서 본 상황과 인물들에 대한 생각을 말합니다. 빅 엔젤은 자신이 시한부가 된 걸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페를라에 대한 애정도 있습니다. 페를라의 입장에서 빅 엔젤은 그녀를 멕시코 빈민가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해준 영웅인 동시에 그녀의 아들들을 학대한 사람이기도 해요.


페를라는 자신이 얻어낸 것을 잃을까 봐 너무 두려운 나머지 무조건 남편 편을 들기 시작했고 아들들에게 엔젤이 언제나 옳다고 주장했다.p.69



빅 엔젤은 자신이 멕시코인이라는 생각이 강하고 그의 동생 리틀 엔젤은 그와 생각이 다릅니다. 거의 50년이나 되었으니 미국인이라고 생각하죠. p.170


빅 엔젤은 죽음이라는 무도의 슬픈 스텝을 인식하고 있었다. 죽는다는 건 조금씩 이루어지는 것이다. p.412


빅 엔젤을 비롯해 이 글에 나오는 사람들은 조금씩 엉뚱하고 의외의 상황에 코믹합니다. 마치 술을 마신후 약간 취한 상태에서 지난 일들을 두서없이 말하는 걸 듣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미국으로 밀입국한 멕시코인들의 삶을 묘사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그들은 멕시코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고 스페인어를 쓰고 미국에 대한 호감도 거의 없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활에 대한 불만이 많고 입이 험하고 가족끼리도 화목하기보다 티격태격하며 삽니다. 너무 솔직하게 드러내다보니 오히려 읽다보니 당황스러울 정도예요. 시간순으로 진행되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과거의 일이 나오기도 해요. 


마지막의 사건은 정말 상상초월입니다. 빅 엔젤은 자신이 평생 가책을 느낀 일을 만회할 기회를 갖게되지요. 다들 과거의 잘못을 고백해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합니다. 미국에 정착한 히스패닉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같은 유쾌한 소설이에요. 마지막 한 장까지 감동을 주니 더 좋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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