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 수아레스, 기어를 바꾸다 - 2019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미래주니어노블 3
메그 메디나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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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이겨나가기.


세발 자전거에서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로 그 다음에 보조바퀴가 없는 일반 자전거라는 단계를 거칩니다. 일반 자전거는 균형잡기가 힘들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탈 수 있어요. [머시 수아레스, 기어를 바꾸다]는 제목은 머시가 성장하는 모습을 자전거의 기어를 바꾸는 것에 비유한게 아닐까 싶었어요. 머시가  전학생의 등장으로 친구들과 어긋나고 할아버지와도 문제가 생기지만 그걸 극복하고 성장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습니다.


머시의 가족은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삼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에요. 머시는 4남매의 둘재로 오빠는 단 한번도 B를 받은 적 없는 우등생이고 쌍동이 동생들은 말썽꾼입니다. 


머시는 전학생 마이클의 학교 적응을 돕는 햇살 친구로 지정됩니다. 마이클에게 호감을 갖게되지만 에드나가 마이클을 좋아하게 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져요. 오빠에게 상담을 하고 싶었지만 언어에 대해 관심이 많을뿐 연애박사는 아니라는 말을 듣습니다. 대신 오빠는 어른스런 설명을 해줘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심지어 싫어하는 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논리적이지 않아. 사랑과 미움이란 감정은 의도적인 모순과 환상에 가려져 있거든.p.155


머시의 할아버지가 조금씩 낯설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날 할아버지가 사라져버려요. 


할아버지가 보일까 싶어 물가로 달려간다. 하지만 해변을 거닐거나 헤엄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돌아서려 할 때 파도에 쓸리는 뭔가가 눈에 띈다.
모래에 반쯤 묻혀 있는 신발 한 짝.
다리가 후들거린다.
나는 물속으로 두 걸음 걸어 들어가 소리쳤다.
할아버지! p.175


다행히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 집으로 무사히 돌아옵니다. 머시는 할아버지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어요.


다들 나를 힐끔힐끔 본다. 그리고 내가 방으로 돌아가면 다시 대화가 시작된다.
아이들은 인생의 흉한 일들을 알 필요 없단다. 앞으로 그럴 시간은 많아. 전에 할머니가 했던 말이다. p.182


머시는 할아버지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계신다는 걸 알게됩니다. 가족들은 그 일로 아주 심각하고 슬픈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머시는 마이클을 다치게 하고 에드나와는 앙숙이 됩니다. 마이클은 머시를 용서하고 이집트 상형문자 표를 이용해 편지를 보내요. p.229


나는 할아버지가 병들지 않기를 바랐고 내 주변의 세상이 늘 그대로 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늘 그대로라는 것은 이네스 고모가 사이먼 아저씨를 사랑할 기회가 없을 거라는 뜻이다. 내가 조금더 성장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늘 그대로 라는 건 할아버지의 변화만큼 슬픈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무슨 일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
조금 더 힘든 기어로 바뀔 뿐이다. 난 그저 크게 숨 한번 쉬고 힘차게 페달을 밟아 나가면 된다.p.417


이 책은 400 페이지가 넘습니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읽을 여유가 충분히 많아요. 머시에겐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요. 슬프고 괴로운 일도 결국엔 함께 이겨내야하는 거죠. 머시는 그걸 받아들입니다. 성장에 대한 현실적이고 희망적인 이야기예요.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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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너머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9
마리아 굴레메토바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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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진정한 우정.


얌전하던 강아지가 집 밖에 나가니 미친듯이 흥분해 돌아다니려 하더군요. 아무리 주인이 잘 대해도 세상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것이 더 좋은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울타리 너머]는 사람과 집안에서 사는 아기 돼지 소소가 야생 멧돼지 산들이를 만나 깨닫는 우정과 자유, 용기를 이야기한다니 기대되었습니다.


소소는 안다와 함께 집안에서 지냅니다. 안다는 소소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소소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혀요. 안다는 제멋대로 소소를 다루어 친구라기보다 소소를 부하나 장난감처럼 대하는 기분이 들어요. 어느날 안다의 사촌이 놀러옵니다. 소소는 그 기회를 틈타 집밖으로 나가게 되지요. 소소는 우연히 야생 멧돼지 산들이를 만납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뒤늦게 알았어요. 안다와 있을 때 소소는 사람처럼 두발로 걷습니다. 높은 구두를 신은 것처럼 발끝을 세우고 있어요.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모습입니다. 반대로 산들이는 돼지답게 네발로 걸어요. 산들이를 만날때의 소소도 네발이 됩니다. 표정도 산들이와 있을 때 훨씬 더 밝아요.

 
소소가 집으로 돌아오고 사촌이 돌아간 후라 안다는 다시 소소와 놀려고 합니다. 하지만 소소가 블럭으로 만든 집을 부수어 버리네요. 안다는 그리 착해보이지 않아요. 소소는 산들이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되자 밖으로 뛰어나갑니다.


책의 표지가 바로 산들이를 기다리는 소소의 뒷모습입니다. 나타나지 않는 산들이에 대한 걱정과 소소의 쓸슬함이 느껴져요. 많은 내용이 담긴건 아니지만 그림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채우게 하네요. 편안하지만 자유롭지 않은 안다의 곁과 덫에 걸릴 위험이 있지만 자유로운 산들이의 곁 중에서 소소는 선택을 했어요.


앞으로 소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자유를 찾아 떠난 소소의 모습이 훨씬 행복해보여요.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의 최종 후보작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요. 무슨 상인지 잘 모르지만 수많은 그림책 중에서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소수의 작품으로 손꼽힐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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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나라의 수수께끼 탐험대 - 마녀의 성으로 맛있는 공부 5
윤수진 지음, 장연화 그림 / 파란정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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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가지 수수께끼.


수수께끼는 재치와 추리력을 키울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동화 이야기와 함께 아이들의 생각 폭을 넓히는 재미있는 수수께끼들이 기대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아이들이 동화책으로 집을 만들면서 시작됩니다. 동화에 나오는 마녀를 흉보던 아이들이 갑자기 동화책으로 만든 집으로 빨려들어가 사라지고 말아요. 집을 짓는데 쓰인 동화책은 백설공주, 인어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헨젤과 그레텔, 라푼젤 등입니다.  맨 처음 수수께끼는 아기돼지 삼형제가 냅니다. 정답을 곰곰히 생각해도 맞히기 힘들어요. 답은 페이지 아랫쪽에 있어요.


물고기 중에서 가장 학벌이 좋은 물고기는?
고등어입니다. 전 문어인줄 알았어요.


백설공주가 내는 문제를 풀고 개구리 왕자의 문제를 마주합니다.
한 곳으로 들어가서 두 곳으로 나오는 것은? 정답은 바지입니다.


아이들은 라푼젤, 잭과 콩나무의 잭, 그레텔 등 동화책의 많은 캐릭터들을 만납니다. 길을 헤매고 수수께끼 문제를 풀면서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기도 하고요. 마침내 마녀를 만나고 마녀와 화해하여 집에 돌아옵니다. 삼총사가 만나는 상대에 따라 어떤 동화 이야기인지 떠올리게 됩니다. 상당히 많은 동화의 등장인물이 나와요.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데 여기서도 그 특징이 그대로입니다.


상대가 어느 동화에 나온 누군지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수수께끼가 알쏭달쏭하고 난이도가 있어서 삼총사처럼 단번에 모두 맞히고 목적지인 마녀의 성까지 도착하는 건 무리가 있어요. 답을 보고서도 잠시 생각한 뒤에야 아 그렇구나 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 책에 실린 수수께끼를 반복해서 보다보면 답과 이유를 이해하게 되겠지요. 추리와 암기력, 재치를 키워주는 모험이야기예요. 동화를 바탕으로 해서 이어지는 내용이 잘 엮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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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평화와 종교를 말한다
하비 콕스.이케다 다이사쿠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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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종교와 철학의 만남.


불교는 종교라기보다 철학에 가까운 느낌이 듭니다. 기독교와는 종교적 관점에서 많은 차이가 있어요. 『21세기 평화와 종교를 말한다』는 불교와 기독교, 동양과 서양의 석학이 나눈 대담을 담았다고 되어 있군요. 서로의 생각 차이를 뛰어넘어 평화와 종교에 대한 궁극적 해답을 기대했습니다.


대담의 주인공은 불교와 동양을 대표하는 불교 사상가 이케다와 종교학자인 콕스 박사입니다.


지금 인류는 세속적 시대의 종식을 맞이하려 한다 p.29


문명의 충돌을 일으키는 중심에 종교가 있다는 견해가 있었고 두 석학은 그 견해가 사람들의 편견을 주장해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다른 문화와 대화가 필요하고 21세기를 대화의 문화, 대화의 문명이 꽃피는 시대로 하고 싶다고 합니다.


콕스 박사는 마틴 루터 킹 박사와 동년배로 인종차별의 부당함에 동감하여 킹 박사와 우정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비폭력 데모일지라도 폭력을 선동할 우려가 있다하여 데모 행진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콕스 박사와 킹 박사는 계획을 실행했고 체포되었습니다. 콕스 박사는 서약을 쓰고 석방되었다고 합니다. 이케다 회장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몰려 체포되어 수감된 경험이 있습니다.


콕스 박사는 킹 박사를 두 가지 이유로 존경합니다. 첫째, 그가 비폭력주의의 신봉자라는 점입니다. 오직 비폭력만이 다른 사람에게 굴욕감을 주지 않고 인류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둘째, 그의 진정한 용기 때문입니다.

 

 


폭도들이 닥치는 대로 물건을 집어던지고 모욕을 주는 말을 해도 그는 조금도 흥분하는 기색없이 사람들을 이끌었습니다.
내가 겁 먹은 것 같았는가?
아니오 조금도 그렇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당신을 모욕하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때로 상처입혀도 그들에 대한 미움을 행동으로 나타내거나 마음에 담아두면 안됩니다. 그들에게 사랑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천할 수 없다면 이 운동에 참여하면 안됩니다. p.71
 


훈시로 사람들을 단련할 수는 없습니다. 비폭력은 설교로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늘 실천해야 합니다. - 간디 p.73

 


우리가 미국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분열이 아닙니다. 증오가 아닙니다. 폭력이나 무법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사랑이자 영지이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입니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도 괴로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정한 감정입니다. - 로버트 케네디 p.79

 


비폭력을 주장하던 킹 박사와 로버트 케네디가 암살당한 건 아이러니한 비극입니다. 콕스 박사는 훌륭한 사람들을 잃고 너무 상심하여 이 나라에 희망이 남아 있는가 하는 생각마저 들어 멕시코로 도피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과학으로 인해 급속도로 변화해도 인간의 보편적 가치는 긴요성이 높아졌습니다. 불교의 자비라는 개념이 기독교의 네 이웃과 적을 사랑하라는 가르침과 비슷한 것처럼 말이지요. p.115


이 책에서 두 석학은 물질 가치, 인터넷 시대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종교의 가치와 의미 등을 토론합니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진리를 함께 찾는 대화내용이 유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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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진민영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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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소신.


가끔 무언가에 미친듯이 열중해 있다가 어느 순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든 일이든 마음을 쏟아도 그다지 돌아오는 건 없을때 허무해지지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는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며 가늘고 길게 가는 법에 대해 말한다고 되어 있어요.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내면을 닦게 해준다니 기대되었습니다.


저자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주위 사람들은 부럽다고 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희생한 시간보다 지급된 자유가 더 값이 나간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회사에 다니라고 말하고 싶다고 해요.


금전적 물리적 정신적 자유를 일에서 추구할 자유보다 가치 있게 평가하는 사람이 더 많다.
쓸쓸함과 외로움은 덤, 책임과 원망의 화살도 모두 나로 끝난다면 그때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냐 물으니 별일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몇 없다.p.29


스스로 자존감이 낮을 때는 봉사를 하라고 합니다. 봉사가 자존감 형성의 기본이자 자기애의 뿌리라고 해요.

 

 


자신만을 보고 달린 인생은 결코 당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
타인을 더 사랑할 필요는 없다 그들의 삶을 내 삶보다 소중히 여길 필요도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타인의 삶을 기름지게 만들수록 내 삶도 함께 기름져진다는 사실이다.  p.77


누구나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내 삶이 가치 있다고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는 건 오직 나 자신의 만족도뿐이다.p.141


나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얼마든지 목적과 수단을 이리저리 이동해 보기를 주저하지 말자.행복의 각도에 맞게 목표를 설정했다면 나머지 영역은 도구가 된다. p.177


저자는 중국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국제학교를 다녔다고 합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정체성의 혼란이 사라질거라 기대했지만 현실이 달라 힘들었고요.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힘들었지만 그건 대화와 만남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충고해요. '다름'을 무기로 모든 것을 이해받으려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의미가 책을 읽으면서 더 이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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