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타지 없는 여행 - 환타 전명윤 여행 에세이
전명윤 지음 / 사계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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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 깎는 사람.

대부분 여행지에선 가장 멋지고 좋은 곳만 다니고 오게 마련입니다. 짧은 시간동안 그 이면의 모습을 보는 건 힘들고 깊은 속내를 파악하기도 무리지요. [환타지 없는 여행]의 저자는 인도, 마카오, 최근에 정치적 시위로 소란스러운 홍콩 등을 다니며 우리가 알던 여행지의 환상 너머 현실에 대해 말하는 듯 합니다. 환상이 깨진 여행을 통해 배울점은 무엇인지 기대되었습니다.


저자는 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직접 얻은 여행정보를 담은 가이드북을 썼습니다. sns에 소개된 맛집 중에는 홍보비를 지불한 경우도 있어서 음식의 질과 서비스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지금까지 가이드북 저자로서 내가 가진 자부심은 자비 취재, 그리고 가 보지 않은 식당이나 먹어 보지 않은 요리는 소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나왔다.
나에 대한 평가가 '재수 없고 잘난 척하며 싸가지 없다' 단 세마디라는 데 만족한다. 언제까지고 가이드북 깎는 노인으로 남고 싶을 뿐이다.p31-34


가수 김광석의 꿈을 그는 현실로 이루고 있어서 부럽습니다. 인도에서 기어도 없는 50cc짜리 택트를 타다 300cc를 타고 다니기 시작했고 오키나와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취재를 시도했다고 해요.


가수 김광석은 생전에 자신의 꿈은 환갑에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세계 일주를 하는 거라고 이야기했다. 엔진이 뿜어내는 진동과 배기음을 듣고 있노라면 사람들이 왜 여기에 미치는지 알 것 같았다. p.50


우리가 접하는 해외 뉴스가 다소 오류를 가진 점과 자신이 겪거나 현지에서 들은 실제의 이야기도 말합니다. 인도에서 불가촉천민 출신 대통령은 과장된 표현이고 대통령은 명예직이며 실질 권한은 총리에게 있답니다. 인도에선 흰 암소만 신성시하여 그 외 소는 수출하는 소고기의 세계 2위 수출국입니다.  홍콩에서 범죄인 송환 반대 시위를 직접 목격하여 그 분위기를 전해요.


저자가 가이드북을 읽고 여행 계획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사명감을 갖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여행전에 환타 님의 가이드북을 꼭 읽어보게 될 거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될 여행을 응원하며 다시 만나길 기대합니다.


누군가는 1년 내내 여행을 꿈꾸며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달력에 소중하게 그려놓은 빨간색 동그라미를 보며 사방에서 몰아치는 갑질을 견뎌내고 있다. 그에게 주어질 단 사나흘의 시간을 담보로 내 지갑을 두둑하게 불릴 용기가 나에게는 아직 없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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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20
조지 오웰 지음, 박준형 옮김 / 별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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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래적인 내용.


1984년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과거가 되었지만 소설 1984는 1940년대에 발표된 작품이니 미래를 다룬 셈이지요.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나라가 전쟁의 화마에 휩싸이기 전이라고 생각하면 1984는 상당히 앞선 내용입니다. 마치 미래를 예견한듯한 빅 브라더와 인간의 사생활을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하는 사회에 반항한 주인공의 이야기고요. 7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현실을 투영해 볼 수 있는 앞서간 작품이라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1984년의 윈스턴은 빅 브라더가 사람을 감시하고 증오를 강요하는 획일화된 시대, 고립의 시대, 이중사고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가 부모를 감시하고 문학과 예술은 금지되는 사회에 그는 모순을 느끼고 반감을 갖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냉소적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윈스턴은 당의 슬로건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어요.  


전쟁은 곧 평화이고
자유는 노예를 만들어내며
무지는 힘이 된다.


윈스턴은 자신이 누구를 위해 일기를 쓰고 있는지 또 한 번 궁금해졌다. 미래일까, 과거일까, 아니면 상상 속의 세대일까... 그의 앞에서 기다리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소멸이었다. p.46


그는 증오의 시간에 한 여자와 눈이 마주치고 마치 그녀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있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을 파는 고물상 밖에서 그녀와 다시 마주치고 이후 그녀로부터 쪽지를 건네받습니다.


그는 쪽지를 잘 폈다. 거기에는 손으로 서툴게 쓴 커다란 글씨가 적혀 있었다.
당신을 사랑해요.p.167


윈스턴은 기혼자이지만 줄리아와 사랑하게 되고 둘은 금지된 일들을 하며 비밀스런 시간을 공유합니다. 그는 그 끝을 이미 알고 있어요.


결과는 시작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무서웠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죽음의 전조를 느꼈으며 삶을 단축하는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p.245


이퀄리브리엄, 브라질 등 디스토피아를 다룬 다수의 영화가 이 소설를 모티브로 한 게 아닌가 싶어요. 집, 땅, 교통수단 등 사유재산이 몰수되어 공동재산이 되었고 텔레스크린 앞에서 감정이 드러나거나 비판적인 발언과 글만으로도 처벌을 받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감시를 받는다는 설정이 섬뜩합니다. 실제에 이런 사회가 존재하기 때문에 더욱 현실감이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현실의 예언처럼 보이는 내용들이 무섭네요. 2019년에 읽어도 여전히 현대적인 감각을 가진 표현과 도구들이 나옵니다. 비극적인 결말이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명작입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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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하는 삶 - 여성의 몸, 욕망, 쾌락, 그리고 주체적으로 사랑하는 방식에 관하여
에이미 조 고다드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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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으로 사랑하는 방식.


성인용 영화는 대부분 남성을 타깃으로 하여 제작되는 경우가 많아 여성의 입장에선 보기 불편한 내용도 있어요. 여성이 성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면 경박하게 여기는 인식이 강하다보니 여성은 성에 대한 자존감이 낮은 편입니다. '성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아홉 가지 요소를 제안하고,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어본 성과 관련된 수치심, 두려움, 강박, 죄의식, 트라우마 등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니  기대되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첫 경험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주장을 펼칩니다. 우리가 성적인 면을 드러내고 성욕을 인정하는 것을 금기시해왔고 그것이 우리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말해요.

섹슈얼리티는 모든 생명의 핵심이다. 우리의 작지만 아름다운 시작은 생을 향한 에너지로 가득한 욕망에서 비롯된다. p.35


성적인 표현과 섹시하다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인 억압속에 살고있는 거라고 합니다. 섹슈얼리티를 손상시키는 것들은 그릇된 신념, 어떤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강박, 수치심, 죄의식, 트라우마가 있어요. 특히 어린 시절의 성적인 트라우마는 깊은 상처를 입히기 때문에 성적 치유를 위해 삶의 상당 부분을 보내야하고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p.84


우리는 스스로의 감옥을 만들고 있고 그걸 벗어나 자유롭고 즐거운 관계를 위해선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p.255 


이 책은 표지의 핑크색을 포함하여 핑크색 바탕에 흰 글씨, 흰색 바탕에 핑크색 글씨 등 핑크를 상징적인 색상으로 선택하여 표현합니다. 저자는 LGBT의 성정체성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을 할애해 이야기합니다. 여성의 성기관을 설명하는 그림도 있어요. 심리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부분, 성적 기술에 대해서도 다룬 내용이 있어요. 여성의 입장에서 성적인 자유와 자신감을 통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식을 다룬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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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의 모든 것 - 30년 조세 정책 전문가가 보는
김낙회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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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국민주권의 원천.


정치인들의 청문회를 보면 합법적 절세라는 명목으로 일반인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세금을 줄인 경우를 자주 보게됩니다. 부과되는 대로 꼬박꼬박 납세하는 세금이지만 어떤 종류가 있고 세금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모르겠어요. 30년 조세 정책 전문가가 말하는 [세금의 모든것]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이 책은 세금의 의미, 역사 등 기본적인 내용부터 설명합니다. 그 후반부에 우리나라의 통일에 대비해 통일비용이 얼마나 될지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독일은 통일 이후 20여 년간 매년 GDP의 5%이상을 동독의 발전과 사회복지비용 등으로 지출했다고 해요. 서독과 동독의 경제규모가 4:1이었다는데 남한과 북한은 40:1이니 독일보다 훨씬 더 많은 지출이 있을 거라고 합니다. P.53


소득세가 지나치게 높으면 일할 의욕을 낮추고 여가활동이 증가하고 저축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상위 20%의 소득이 전체 소득의 절반이 좀 넘지만 소득세 비중은 90%이상입니다. G7 국가와 비교시 우리나라 상위 소득계층의 소득세 집중도가 가장 높고요. P.119


법인세는 기업에게 부과하여 일반 국민에게는 법인세에 대한 조세 저항이 낮고 외국인 주주와 해외 소비자도 세금을 부담하는 셈이어서 법인세를 조정하는 것이 쉬운 일처럼 보입니다.
법인세율이 수출 주도형 대기업이 내수 중심 중소기업과는 달리 이익이 기업 내부에 남아있어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자는 G7국가 모두를 경쟁국으로 보고 경쟁국에 비해 법인세율이 높아선 안된다고 합니다. 법인세율을 높이면 기업들의 해외이전이 늘어나고 우리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법인세 인상을 통해 들어오는 세금 총액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P.216

 


소비세, 부가가치세를 비롯해 국제조세, 관세 등 흔히 다루지 않는 세금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세금과 관련된 기사들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개념을 저자는 각 단원별로 상당한 자료를 근거로 하여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세율을 다른 나라와 비교한 표로 정리하여 우리나라의 세율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어요. 세율이 높아지고 낮아지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이해가 되고요.

 


[세금의 모든것]이라는 제목에 맞게 세금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부터 현실에 맞는 방향까지 제시해주는 좋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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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의 심리육아 -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경험하고 배운 것들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현정 옮김 / 스타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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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의 심리육아.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들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잘 이해하니 육아도 능숙할거라 생각했습니다. 저자는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하고 가르치지만 육아는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저자가 육아 경험을 살려 교육이라는 주제로 아들러 심리학을 풀어 쓴 책이라니 아이와 부모가 행복해지는 양육 방법이 기대되었습니다.


저자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데리러가기위해 일을 줄여야했고 기분이 우울해지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관계가 좋아지고 많은 걸 배웠고요. 저자는 그런 경험을 구체적으로 썼습니다.


"그 아이가 이렇게 된 건 제 탓이에요."
하지만 부모가 어떻게 생각하든간에 아이에게는 자신의 의지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부모의 영향이 아이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습니다.p.32


집에선 엄청나게 싸우던 남매지만 밖에선 오빠가 여동생에게 점퍼도 벗어주고 방과후 함께 오는 등 잘 지내는 건 귀여워요. 육아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부모는 기저귀 광고처럼 소변이 파랗지 않다고 걱정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아이의 행동이 달라지고 숙제를 하지 않는 일이 발생합니다. 선생님은 집에서 부모가 조치를 취해야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자의 말로는 아이 행동이 학교에서 교사를 상대역으로 행해졌음을 이해한다면 아이가 가정에서 애정 부족이라 할 지라도 학교에서의 행동과는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논리적입니다. p.75


오히려 선생님에게 아이를 대할 방법을 제대로 알려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밖에서 떼쓰고 울면 대부분 못이겨 들어주는데 저자는 "그렇게 울지 않아도 되니까 말로 부탁할래?"하고 -해주지 않을래나 -해주면 정말 좋을것 같은데 처럼 부탁형으로 말하라고 해요. p.87


아이가 흘린 우유를 부모가 닦으면 아이는 도대체 뭘 배울 수 있을까요? 실패하더라도 부모가 뒷수습한다는 걸 배울 뿐입니다. 가능한 한 원래의 상태로 돌리는 것, 이것이 실패의 책임을 지는 한 방법입니다.p.115


저자는 혼내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고 감정적으로 말하지 말고 스스로 알고 책임지게하라고 합니다. 위압적이지 않고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걸 부모도 배워야하고요. 
부모의 견해는 유일하거나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인생 과제에 맞서지 않으려고 결심하는 아이는 부모의 영향력이 크고 자신에 대해 단점만을 보는 일을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입니다. p.156


저자가 아이의 성장에 따라 경험한 일들을 토대로 육아시에 어떤 점이 필요하고 어떻게해야 좋은지 알려줍니다. 부모가 겸손하게 아이를 동등한 존재로 대해야하고 함께 내면을 성장시킬 수 이는 내용이에요.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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