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자비들
데니스 루헤인 지음, 서효령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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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작품을 접한 독자들이라면 그가 추구하는 장르에서 여러 가지 면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



추리 스릴이 추구하는 재미와 반전은 말할 것도 없지만 미국 역사를 토대로 그 안에서 살아가던 인간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탁월한 내용들은 이번 신작에서도 독보적인 실력을 발휘한다.



1974년 보스턴 법 결정에 따라 백인 고등학교 학생과 흑인 학생들의  학교를 인종차별 철폐에 대한 사례로 맞바꾸어 등교할 것을 명한다.



일명 '버싱'이라고 불리는 실제 사건을 토대로 그린 배경 속에서는 저소득층의 불안한 백인가정과 흑인가정들이 주를 이루고 사는 곳이란 점과 이 결정이 부유한 교외에 거주하고 있는 백인층들에 의한 아이러니함을 보인다.



베트남전에서 돌아온 아들이 마약으로 사망한 후 두 번의 결혼 실패를 하고 있는 메리에겐 오직 하나밖에 남지 않은 딸 줄스가 있을 뿐이다.



그런 줄스가 데이트를 나간 후 돌아오지 않은 채 지하철에서는 한 흑인 청년이 죽은 채 발견이 된다.



같은 직장동료의 아들이었던 죽음을 접한 메리는 딸의 행방을 찾기 시작하지만 이내 그 지역 내에서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마티 버틀러에게 암시가 섞인 협박을 받게 된다.



이후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이 있을까?



어떻게 보면 정말 물불 가리지 않는 불도저 같은 여장부(?) 스타일의 모습을 볼 수도 있는 장면들이 읽는 동안 시원하면사도 마음이 너무 아팠다.



보통 스릴장르에서 추구하는 사건의 정당성에 위배되는 행위들을 처단하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주 재미를 주지만 이 작품에서는 같은 동네의 서로가 너무도 잘 아는 사람들의 관계가 어떻게 인종차별로 인한 사건을 매개로 갈라지고 두 사람의 죽음이란 진행으로 이어지면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너무도 공감적으로 그려냈다.







만일 메리가 힘이 있고 잘 사는 백인이었더라면, 드리미가 흑인이 아닌 백인으로서 성실한 직장인으로서 아들을 둔 엄마였다면 이 사건들이 일어날 소재라도 됐을까?



당시 미국의 상황을 지금 글을 통해 읽고 있는 독자로서 그때와 지금의 미국은 얼마나 달라졌는가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 국(동남아인에 대한 멸칭—옮긴이)이라고 불러라, 깜둥이라고 불러라, 카이크(유대인), 믹(아일랜드인), 스픽(스페인계), 웝(이탈리아인), 개구리(프랑스인)라고 불러라. 떠올릴 때 인간의 존엄성을 한꺼풀 벗겨 내는 명칭이라면 뭐든 상관없다. 그게 목표다. 그런 일을 시킬 수 있게 된다면, 당신은 아이들더러 바다를 건너가 다른 아이들을 죽이라고 시킬 수도 있다. 아니면 바로 여기, 집에서 머무르면서도 같은 일을 하게 시킬 수도 있다




순수한 마음에 건네는 말이 위협스럽게 느껴졌다고 행동에 나선 이들, 한순간의 행동이 군중심리 작용으로 한마음이 되어 저지른 일은   경찰 과잉진압으로 생명을 앗아간 일들이 떠오르는 미국 사회의 모습과 겹쳐 보이면서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아무것도 기댈 것이 없는 엄마란 존재,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란 것이 결국 이런 것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에 다다른 미국 공권력에 대한 허점과 지하세력과 모종의 돈거래로 사건의 진실 자체를 마무리하는 실세들의 비판들을 담아낸 작품은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가 살고 있는 동네는 안 되고 나를 벗어난 곳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잣대를 대는 부유층들의 속셈, 그건 가운데 결국 피해자들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들의 자식이었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그려진 소설이라 저자가 한 작품 속에 담아낸 이야기들은 울림을 준다.

(그나마 줄스가 행한 일이 작은 자비였다니... 아이고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저자의 작품 중 '커클린 가문 3부작'을 손에 꼽는데 이번 작품으로 또 한 권 올려본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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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억해
브라이언 프리먼 지음, 최효은 옮김 / 그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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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신나고 기뻐해야 할 날이 핼리에겐 지옥의 날로 기억된다.



7월 4일, 정확히 독립기념일 날 직장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고 남친이 자신의 룸메이트와 눈이 맞아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았으며  거처는 없어졌으니 그야말로 진퇴양난, 다시 재취업을 하기 위해 파티에 참석하게 되고 그곳에서 그녀는 약 남용으로 심정지를 당한 채 죽는다.



아니 죽었다 살아났다. 현장에서 어느 의사의 기지로 심장박동은 다시 뛰게 되지만 그날 이후 자신의 머릿속은 뭔가 이상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누군지 모르지만 막연하게 떠오르는 얼굴들, 가보지 못한 장소를 생생히 기억하고 말할 수 있을 정도, 결정적으로 누군가의 시선을 계속 느끼거나 미행을 당하고 있다는 기시감, 여기에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까지 이르는 상황까지 이어지는데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심리서스펜스 스릴이 주는 진행의 정도를 차고 차곡 쌓아가면서 결정적 한방으로 독자들에게 허를 찌르는 반전의 맛이 좋다.




자신의 뇌 속에 누군가의 기억이 자리 잡고 그 기억으로 인해 행동이 따라간다?



자신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갇힌 봉인된 기억과 아픔들과 함께  몸은 하나이되 뇌 활동은 두 개의 인격체로 이뤄져 이 모든 정황들을 기억하고 그 기억의 장소로 이끌면서 밝혀지는 진실의 내막은 발전하고 있는 뇌과학에 대한 연구와 그 연구의 실험대상으로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사건으로 내몰리는 핼리란 여성의 기막힌 인생 이야기는 많은 것들을 드러낸다.




선의의 과학 연구가 비록 인간의 정지된 뇌나 기억을 백업하고 다시 복구하는 연구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인 도덕관에 관한 문제점을 간과하거나  비밀리에 각축전을 벌이는 첩보를 방불케 하는 회사들의 경쟁, 결정적으로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을 극한으로 내몬 이들의 아픔들이 진행을 거듭할수록 촘촘히 조여 오는 긴장감의 압박을 드높인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영원한 기억을 간직하고자 한 이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것의 방법철차에서 오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욕심은 물론  불륜과 인종차별, 여기에 결정적인 범인의 등장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 충격적인 반전의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만일 핼리 같은 경우를 당했다면 정말 아찔할 것 같은데, 저자의 심리의 변화를 완충조절해 가며 이어가는 흐름들의 좋았던 작품, 심리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만족할 듯싶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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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기름
단요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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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요 작가의 '다이브'로 작품을 대한 이후 저자가 본격 스릴러를 표방하며 출간된 작품이다.



주인공 우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긴박함과 종교, 철학, 윤리에 관한 여러 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은 등장하는 인물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빠져들게 된다.



15살에 물에 빠져 죽을 뻔했던 우혁을 살린 소년, 이후 도박중독에 빠진 서른이 넘은 우혁이 겪는 진행은 자신을 살려준 소년을 다시 만나면서 사이비 종교 단체와 그 안에서 미래를 예언할 수 있으며 죽은 자도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과의 관계가 이어진다.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다는 소년의 정체 이도윤은 우혁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이들을 뒤쫓는 세력들을 두고 우혁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작품 속에는 사회 속에서 이단 종교로 등장하는 사이비 종교 집단의 모습과 그 안에서 믿음이란 실체, 세상의 종말이란 것을 원하는 새천년파 치리회와 원년 초대 교주인 조강현, 여기에 주변인물들까지 모두가 곧은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푹 빠진 모습들을 보인다.








그나마 가장 이상적인 인물이라고 한다면 김형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그들 사이에서 도드라져 보인다는 것일 뿐, 그 안에서 주장하는 평등한 죽음이란 과연 있을까에 대한 의문과 모두가 죽음이란 것을 맞을 때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안긴다.




신박한 소재 설정을 통해 오늘날 종교가 가진 힘, 그릇된 종교에 빠진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통해 신학적 접근으로 세계관을 엿볼 수 있게 그린 저자의 글이 신선했다.









제목에서 예시된 피와 기름, 성경과 관련된 듯한 말인 것 같은데 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한 작품이지만 저자가 풀어낸 세계관을 통해 오늘날 여전히 많은 문제점과 메시지를 던진 내용을 통해 독자들 스스로도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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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거두는 시간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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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대필작가로 이모의 부름을 받은 윤지는 이모의 요청에 따라 자서전 대필을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라온 이야기부터 시작해 이혼하지 않은 채 별거부부로 살아온 세월과 아들과의 연락도 끊은 지 오래, 결혼준비 소식을 듣긴 했지만 아직 며느리에 대한 모습도 보지 못한 상태다.



그런 이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윤지 자신의 학창 시절의 이야기와 함께 이어지면서 작품 속 내용은 사랑의 모습과 그 행동에 대한 책임감,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들과 함께 펼쳐지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인다.




70대에 이른 이모의 남다른 사랑의 실체, 그런 이모 곁에서 근 30년간을 지켜온 사랑의 실체는 사회 속에서 많은 변화가 흐르지만 여전히 그들이 감내하는 사랑은 힘겹다.



남편과의 합의 이혼하지 못한 채 각자에게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과연 관습과 규제, 사회에서 용인된 모습에서 벗어날 용기는 무엇이며 이모가 실제 겪었던 일들을 통해 후회와 자신의 곁에 남아 있는 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내지는 사랑의 모습을 보이려 한 용기를 낸 것은 아닐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여기엔 이미 오래전 중성적 이미지를 갖고 있던 선재와 수진과 자신이 겪었던 사랑에 대한 느낌과 그 마음의 흔들림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됐는가를 그린 여정은 인간의 '기억'이란 것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본 시간이었다.








마치 방어기제처럼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의 잔재를 더 이상 떠올려보고 싶지 않았던 마음의 근저리에는 아직까지도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암묵적인 용기를 낼 수 없었음을, 그런 이미지가 이모의 눈에 비쳐 보인 것인지 모르겠으나 작품에서 두 사람이 겪은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랑을 용인하는 부분에는 여전히 용기가 필요함을 느껴보게 한다.




자신이 스스로 펼친 그물에서 찬찬히 하나씩 거두어 올라오는 진실의 내막들, 정작 가장 고통을 준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는 말엔 두 인물의 마음속 고민들과 상층 하는 부분들도 담겨 있다.




누군가에겐 찬란한 햇빛과도 같고 축하를  받을 사랑의 모습들이  단지 사회에서 용인하는 모습이 아니란 것만으로도 자신들의 마음을 그물에 가두었던 이들, 이제는 이모나(이미 시작하고 있지만) 윤지 그들 스스로 그물을 걷어올려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뒤늦은 참회와 속죄를 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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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학년, 요약 잘하는 아이가 앞서갑니다 - 10세부터 시작하는 SKY 필승 플랜
이현실.남상욱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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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입시철이 시작되면 부모와 학생 당사자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미래에 닥칠 예비 수험생들에게도 주요한 전략 내지는 성적과 나에게 맞은 학과를 선택하는 일들은 아마 모르긴 몰라도 태어나서 처음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이 말을 먼저 서두에 꺼내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기초가 중요하다는 것과 상통하는데, 이 책에서 보인 '요약 잘하는 아이'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공부의 기초부터 성장하면서 주요한 공부법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살펴보게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일단 두 저자가 다룬 내용들을 살펴보니 문해력과 독해력이 뛰어난 분들이란 점과 실제 상위 1%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살펴본 결과 '요약력'이  좋았다는 것이다.



요약력이란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과 집중력을 통해 나만의 요약을 정리해 가면서 공부하는 실전의 지름길, 특히 타인이 어떤 공부법이 좋았다는 것에 현혹되는 것이 아닌 내용 이해, 정리, 여기서 내가 이 모든 것을 흡수하면서 본격적인 공부법에 몰입하는 것이기에 수긍이 간다.



저자들이 제목에 초등 3학년이라고 한 이유는 학교에서 읽기 교육 시작 연령대란 점과 아무리 기기가 발달해 AI가 대변해 주는 세상이 된다고 할지라도 결국 첫 발자국의 시작은 인간의 힘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 여기서부터 기초적인 요약의 발달 과정이 요구된다는 점은 앞으로도 더욱 중요한 것으로 인식된다.



더 나아가 결국 이 모든 것들을 원활히 내가 주도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하기 위해서는 독서와 문해력의 중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은  더 말할 나위도 없겠다.







스마트폰, 동영상, TV를 통해 재미난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독서에 대한 중요성은 말에 그치지 않는 행동으로 모범을 보일 수 있는 어른들의 모습 또한 중요하다는 것과 이는 비단 어린이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어른들도 참고가 될 만한 유용한 정보가 있는 책이라 온 가족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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