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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페터 빅셀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 / 2009년 10월
평점 :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시간이 차지하는 단어는 말 그대고 시간이고 ,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성공과 좌절, 희망, 실패, 두려움, 분노... 아주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이있는 , 우리 인생에 있어서의 끝마침을 이루어 낼 때까지 같이 갈 친구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시간의 느림을 생각케 하는 여러 글들이 들어 있다. 제목부터가 나를 정말 강하게 이끌었다.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정말 뿌리치기가 힘든 제목이다. 매일 똑같이 이루어지는 생활에서 내가 느끼는 여유로움에 대해선 과연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이 여유인지, 조급함인지조차 모를 때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대부분 기차 안에서 글을 쓴다고 했다 . 그것도 정해진 시간이 아닌 그저 흘러가는 풍경과 같이 내적으로 조급함을 느끼지 않게 조절하면서( 그것을 느끼는 순간 느림과 기다림의 시작은 끝이 난 것처럼 썼다. 아주 고개가 끄덕여 진다. ) . 여기엔 자신이 살아왔던 유년시절에 겪었던 같은 현상을 보고 현대에 와서 그것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보기가 다뤄진다. 왜 사람들은 기차를 타고 내릴 정거장이란 안내방송이 나오면 그 전까지는 느긋이 있다가 5분내지 7분정도 기다려 서서 내려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못참는지, 또 예전의 일기예보를 표현한 사람들의 말은 "일기예보가 눈을 원한다더군" 이란 따스함이 묻어나오는 말이 , 지금은 거의 정확성을 달리고 있는 일기예보를 보고 있노라면 아득한 과거가 그려짐을 나타낸다.그 시절엔 예보가 맞더라도 눈이나 비가 오길 바란 사람들의 바램이 깃들여 있었다. 또 옛 기차역에선 엄마가 기차역에 다녀왔단 것을 알 만큼 냄새나고 손에 묻은 것을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 검은색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지금은 너무 깨끗해져서 오히려 그 시절이 그립단 생각이 들게도 한다( 깨끗한 것이 나쁘단 것이 아니라 그 시절에 누릴 수 있었던 아련한 향수적인 냄새가 그리워진다고 했다. )
선거투표에 대해선 옛 시절엔 기다림이란 것에 의지 하자면 내 표의 가치가 높았던 반면 지금은 정확한 도착시간으로 운행하는 기차표가 내 기다림을 우습게 보듯이 이제는 컴퓨터의 예측을 입증할 뿐이란 구절엔 구구절절 맞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글은 "편안하고 질서 있는 무질서" 란 부분이다. 남들이 보기엔 무질서 해 보이는 어릴 적 아저씨의 일하는 모습에선 그것이 오히려 무질서 속에 질서가 숨어있었단 얘기를 전해주면서 무질서 만이 아니라 질서 때문에 환경을 더 많이 파괴한 것이다. 우리 마음에 들어야 할 뿐 환경의 동의는 얻지 않는 질서 때문에 그것의 의미가 없어짐을 안타까워 한 부분에선 무단위 적으로 환경을 파괴해 가는 인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경종의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 간간이 스위스 안에서 살아가는 스위스식 독일인이 겪는 스의스적 독일인의 말하기 방식이 독일인을 만났을 때의 표현법이 서툴름을, 그리고 여러 언어로 살아가는 자신의 나라에 대해서 정작 같은 나라 안에서 살고는 있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독일어권 지방에서 오히려 타 지방말을 들을 수 없단 사실을 입가에 미소 짓게끔 글을 쓰고 있다.
tv매체가 주는 이기적인 이로움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점차 그 속에서 빠려들어감으로써 tv가 세상을 자기 집으로 가져다 준다고 생각할 지 모른단 구절엔 이기적인 문명의 다양한 이로움이 있는 반면 그것이 가져다 주는 점점 큰 세상이 작은 세상으로 변해간단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오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꼬집는 듣기와 이해란 편에선 듣기에는 관용이 필요하고 선입견이 없어야 한단 말엔 스스로의 대화 방식을 돌아보게 한다. 작가 자신이 청각 지적 장애인에게서 그들이 보여준 듣기를 알고 느끼게 된 경위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과거에 정보 수집이 발견이란 형태로 이루어졌다면 지금은 그저 배울 것 밖에 없는 학습밖에 없다는 말엔 세상의 돌아감을 다시 보게 만든다.
책의 가장 끝 부분에 해당하는 글에선 권력이란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두 번째로 공감이많이 온 부분이다. 자신이 어릴 적에 겪었던 황소와의 이야기를 곁들여서 권력은 자신이 퍼뜨리는 공포를 먹고 살며, 이에 떠는 사람들은 안전을 약속하는 이들의 말을 믿고 뒤를 쫓는다는 볼합리성에 대해서 얘기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권력자의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스스로 권력이 있다고 믿는 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융합이란 문제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효율만을 목표로 삼는 사회의 문제라는 점, 결국 효율은 결국 비인간 적이고 폭력적이 되기에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글에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축구 경기를 통한 자신이 태어난 나라, 고향에 대한 생각을 묻고 그것이 어떻게 결정되어졌건 간에 뉴욕의 한 여성이 워싱턴에서 태어났지만 비로소 뉴욕에 와서 사는 것처럼 살게 됬단 의미에서 뉴욕태생이라고 말한 부분에서 , 또 다른 해법을 찾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자신의 추억과 현대에서 행해지고 있는 다양한 제도에 대해서 글을 쓴 점은 읽어가는 동안 할아버지의 옛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진솔하게 느껴진다. 기다림에 익숙해지지 않고 더욱 빨리란 병에 깃든 현대인들에게 진정 시간이 주는 여유로움을 찾고자 노력해 보는 생각도 들게 하고 , 자신을 관찰자라곤 하지만 실상은 그저 선술집에서 바라만 본다는 작가의 말에는 시간의 여유로움이, 기차에선 느긋이 기다려 내리는 행동엔 기다림의 미학을 볼 수 있어서 마음의 한가로움을 잠시나마 느끼게 해 준다.
2005년도 부터 2008년도 사이에 쓰여진 글이고 컬럼난에 소개된 내용을 간추려서 낸 책이지만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1~2시간 정도 투자해서 잠시나마 느긋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