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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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저 모퉁이를 돌다가 무슨 일을 만날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야."   

    살면서 누구나가 한 번쯤은 겪게 될 내 주위의 사람들을 잃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이가 들면서 그것이 점차 횟수가 많아지고 한 두명씩 입에서 옛 과거 시제가 될 만큼의 세월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는 근간의 사랑이란 말에 대해선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거리가 많지만 유독 이별 이란 단어앞에선 감정처리라든가, 시선처리, 마음의 정리까지 우리가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해서 심리적인 측면에서 에세이 형식으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치면서 '맞아! 그 때의 심정이 나도 그랬었는데..." 하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구절이 많다. 항상 곁에 계실 줄 알았던 작가의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작가가 차를 몰고가면서 생각하는 방식이나, 바로 장례식장에 들어서지 않고 타 장소로 가서 배회한 점은  이별의 준비를 하고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너무나 어이상실한 상태에서 오는 이별의 공존성과 받아들임에 익숙해지기까지의 과정이 보태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남성들의 코메디 섞인 식의 자신의 유년시절에 겪었던 애완개와의 이별이야기는 그것이 비록 남성이란 허울아래 진정으로 흐느끼고 소리치고 싶은 울컥한 심정을 다소 반어적인 어법으로 역설한 것을 두고 그것 또한 그나름대로의 이별을 고하는 방식임을 알려준다. 애완견과의 유대감은 어릴 적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아련한 슬픔의 첫 경험을 갖고 있을 세대들에겐 아주 가슴에 와 닿는 글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별도 그 과정에 있어서 분노가 사라지고 가슴 내면에서 일으키는 모든 과정을 소리없이 쏟아 붙는 과정부터 자신의 자리로 오기까지 작가는 자신의 체험적 정신 상담을 토대로 레시피란 목록을 따로 적어서 두고두고 필요할 때 모든 부분을 펼치지 않더라도 꼭 집어서 이용할 수 있는 센스도 마련했다. 2009년도 얼마 남지 않는 이 때에 우리의 인생에서 있어서 무엇이 소중한가 ?하는 물음과 함께 이별을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미련없이 깨끗한 맘으로 솔직하게 아플땐 아프다고 말하고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는 적극적인 자세와 그 나름대로의 이별을 서서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정말 저 모퉁이를 돌다가 무슨 일을 만날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야" 란 말이 입에 맴도는 것은 인생이야 말로  우리에게 기쁨, 슬픔, 아픔, 비련, 상실, 분노, 웃음... 모든 감정의 혼합으로 우릴 몰고 가는 지게차이므로 우린 이에 대응하는 방식도 그 나름대로의  지혜로 맞아야 할 것임을 알려주는  메신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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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시대 -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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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세계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 란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지구상에서 행해지고 있는 수많은  인간 군상들의 이기적인 행동의 결과가 초래한 무시한 반 인륜적인 행태 고발을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전직 유엔 식량자문위원으로서 보고 듣고 겪은 것은 토대로 이번엔 좀더 강한 팩션으로 저술한점이 눈길을 끈다. 각 장마다의 제목이 결코 무심히 넘어가지 못하게 단 것도 눈길을 끈다. 명색히 국제법이 있지만 인권면에선 구속력행사를 실제론 할 수가 없는 유명무실의 구실을 하고 있으며 다만 결의안을 표시하는 것으로 무마된다는 것에는 답답함이 밀려온다. 더군다나 1948년의 프라하 쿠데타로 인해서 점차 냉전체제로 가는 길목에서 인권에 대한 국제적 논의는 더욱 얼어붙게 했으며, 세계의 다국적 기업들이 펼치는 (지글러는 이들을 세계지상주의자 라 불렀다.)에 그나마 대결한 만한 상대로 지목한 단체로는 울며 겨자먹기로 알카에다를 지목한 점은 현재 지구상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딜레마에 빠진 현실을 어김없이 보여준다. 전체 지구를 북반구와 남반구로 나뉠때 전체 북반구의 인구를 살리는 몫은 전적으로 남반구의 사람들이며 이들은 가난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굴레인 부채라는 짐을 지고 평생을 살아간다. 부채를 제공하는 원인으론 세계화지상주의자들(외국 채권자들). 과 국가의 지배계층 구성원, 즉 매판상인이라고 불리는 콤프라도르(사들이는 사람들 이란 뚯이란다.)가  보호하는 지도자급 사람들이다. 이들은 제국주의 산물로서 제국시절 그들을 돕다가 자주를 찾은 후에도 유대관계를 지속함으로써 자신의 지위와 권위, 부를 축적한 사람들을 말한다. 위의 사람들은 모두 채무국 현지에서 지도자와 현지 간부들의 지배를 받으면서 상호 보완 작용을 통해서 서로의 이익을 추구해나간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아무리 농작물이 천연적인 자연의 재해를 입지 않고 무사히 풍년을 이룩했다해도 부채라는 짐을 이고있는 시지프스의 거인처럼 자국의 교육, 도로, 항만, 병에 대한 예방 처방을 위해 쓰일 자금을 모일 새가 없이 바로 빠져나가는 뫼비우스 띠의 형태를 벗어날 수가 없다. 이런 부채가 낳은 부산물인 기아는 현실 세계에서, 특히 아프리카, 방글라데시, 인도 등에 널리 퍼져있는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특히 이디오피아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소규모의 가족 단위로 이루어지는 농작경영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거대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외에 여러 커피 메이커의 대명사인 회사들의 기막힌 상술에 의해서 거의 거리에 내몰릴 상황까지 몰아간다. 가격 폭락을 조장하고 그 커피로 다시 여러 형태의 커피를 생산함으로써 다른 나라에서 막대한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고발한다. 생산지에서의 이루어지는 이익금을 그 나라에서 소화시키는 것이 아닌 달러나 그에 상응하는 다른 화폐로 바꾸어 본사가 있는 스위스 바젤에 입금시키는 과정을 거침으로서 이디오피아 사람들은 가격 폭락속에서도 어디에 하소연 할 수도 없이 내몰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살기위해서 서로 협동하는모습인 이디르(장례모임). 이쿠브(소액대출 네트워크), 데바(노동조합 동업자) 를 통해서 약간의 희망의 모습을 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남미의 전형적인 라티푼디움은 브라질을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고질적으로 내려져오는 농장 경영방식이다. 이것은 끝없이 헤어나올 수 없는 노동의 노예로서 평생을 살아가게 만드는 것으로 브라질의 대통령 자신이 어렸을 적부터 겪은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가아제로 프로그램실사를 하고자 했으나 현재로선 실패했다는 말이 거의 기정 사실이란 글엔 인간의 어떤 불굴의 의지도 수 백년간 지속된 악습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결코 쉽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몇 십년 전만 해도 그다지 많지 않던 부채의 액수가 현저히 계속 늘어나는 구조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다. 국가의 치안과 통합발전이란 두 가지로 인해서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룰라 대통령은 완전 자유방임주의와 극빈 가정들에 대한 지원을 동시에 진행하는 정책을 실시한다. 즉, 최소힌 굶주린 자들을 먹여 살리는 일은 가능하다는 일말의 희망 정책을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지역에 쓰레기더미와 쥐들 , 가종 병충들로 범벅이 된 브라질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은 먹는 것의 중요함은 물론이고 제국주의에 물든 관료들과 공무원들의 행태가 어디에고 있는 인간 말종들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내내 씁씁함을 지울 수가 없다.  

유엔의 각종 회의가 시작될 즈음이면 보이지 않는 적들의 일사 분란한 매수 작업이 시작이  되고 인사 결정권에까지 침투하는 강대국과 그 곁에서 각종 이익을 추구하는 네슬레를 비롯해서 노바티스란 거대 제약회사의 이중적인 양면성의 기업형태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다발적으로 지속적인 형태의 질병인 수면병, 댕기열의 경우엔 인명을 앗아갈 수 있는 질병이 분명한데도 수요가 극히 적고 이익이 적다는 이유로 제약 개발을 서두르지 않는 제약회사의 악형태엔 어떤 유엔 차원에서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소위 말하는 "소홀히 다뤄지는 병" 이란 이름이 붙은 이 질병들은 가진 것이 없는 자는 어떤 기본적인 권리 조차도 박탈당한다는 기본 원리가 깔려있다 . 책 구절중 "뉴욕에 말라리아가 생기지 않는 것이 유감" 이란 말엔 소수의 강대국들의 이기심과 극히 이중적인 면에서 극에 달함을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한다. 유전자 변형으로 큰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종자회사인 몬토사의 소송행태는 99를 가진 자가 1을 더 해서 100을 채우고자 하는 놀부심보랄수 밖에 없는 행동을 보여준다. 개인 농부를 고발하고 그 소송에서 승소하기 까지, 그리고 모유보단 소에서 나온 우유가 더욱 좋다는 식으로 일부 아프리카 병원에서 행해지고 있는 분유무상제공형태, 그것이 끊김으로서 모유도, 분유도 먹을 수 없게 된 영아가 사망하게 되는 과정은 손에 주먹이 절로 쥐어지게 만든다. "세계의 절반은...에서는 할아버지나 , 아버지가 곁에 손자 , 자녀들을 옆에 앉혀놓고 차분히 세계의 돌아가는 식량정세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라면 이 책은 좀더 과감히 세부적인 이름까지 나열해서 가면을 쓰고 행하는 이중적플레이에 대해서 쓰고있다. 몰랐다면, 그러려니 했을 세계의 돌고 도는 식량에 대한 원조와 그 뒷면에 감춰진 강대국들의 이익에 맞춰서, 아니 거대 다목적 기업의 위협에 두 손든 강대국들이 전방위적으로 행해지는 꼭두각시 놀음에 힘없고 순수하게 오직 자신의 할 일만 추구하는 소박한 민초들의 삶만 여지없이 사라져간다. 이들의 악랄한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선 지금도 조금스런 움직임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안되고, 좀더 적극적인 활동을 하자고 외친다. 인도사람들의 미국회사를 상대로 한 법정이야기나, 베트남의 고엽제로 인해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법정투쟁같은 것은 좋은 예가 아닐까 한다. 이처럼 깨어 있는 의식들의 단결을 통해서 전 지구적인 새로운 시민의식이 생겨나고 활동이 활발해 진다면 먼 미래가 결코 어둡지만은 아닐것이란 희망의 메세지를 던짐으로써 이 글을 끝맺지만 , 책을 덮고서도 쉽게 놓을 수가 없는 휴유증을 남긴 책이다. 과연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즐겨 마시던 커피를 다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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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사랑 이야기 - 깨달음의 나라 인도가 전하는 또 하나의 특별한 선물
하리쉬 딜론 지음, 류시화 옮김 / 내서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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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라는 작가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도"라는 나라가 주는 어떤 환상적인 이미지도 간직하고 있기도 하고, 무질서 속에 내면해 있는 영혼의 구원의 나라란 인식이 강했던 탓도 내재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두말 없이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에는 공통된 소재의 이룰 수 없었던 네 쌍의 연인의 사랑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카스트의 경계를 허물고 기본적인 인간 대 인간으로서 느낀 사랑이란 감정앞에서 충실했던 남.녀의 이야기다. 모두 수천세기를 거슬러 올라가서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후대에 이르러 정리한 것을 책으로 엮었다. 영화화 되기도 한 것도 있다고 전해지는 이 이야기는 북 인도와 오늘날의 파키스탄에 걸친 북 펀자브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고 무덤까지도 존재하는 실존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어서 흡사 우리나라의 애절한 남.녀 사랑이야기와도 비슷하다. 지금처럼 통일된 나라 인도가 아닌 각 부족들이 다스리고 있던 시기에 나이차를 넘어선 지순한 사랑의 이야기인 소흐니와 마히잘의 이야기는 조강지처를 두고서도 소흐니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처지까지도 떨어뜨린 마히잘 신분이 된 사랑얘기, 조강지처의 남편의 안위를 위해서 기꺼이 이혼을 감수하는 사랑법이 가슴이 아프게 전해진다. 사씨와 푼누의 부족간의 명예때문에 희생양이 된 사씨와 푼누의 뭉클한 사랑얘기는 과연 사랑앞에서 명예란 것이 그토록 목숨보다 소중히 여겨져야만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미르자와 사히반의 얘기 또한  사랑하는 그녀의 오빠를 무찌를 수 밖에 없는 정당방위 앞에서 비참한 사랑의 보편적 진리를 행하는 미르자의 행동 또한 가슴이 아려온다. 마지막 히르와 란자의 이야기는 사실과는 다르게 후세 사람들이 함께 살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단 말엔 불멸의 사랑이란 단어 앞에선 그 어떤 장벽도 아무 소용이 없단 사실을 내세운다. 전체적으로 인도인의 정신세계인  자신이 이승에서 베픔의 정신은 훗날 내세에 가선 그 보답이 반드시 내게 돌아온다는 실천적인 가르침을  알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두 남녀의 아름다운 행동 실천이 나온다. 결국엔 모두 이룰 수 없는 아름다운 인간의 사랑 이야기로 마무리 되지만 지금도 이런 어려운 사랑을 함으로써 힘든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  

 

*****  우리 모두는 운명의 손에 들려진 장난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믿지 않는다. 우리는 꿈을 꾸고,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획을 하고 구상을 하지만, 단 한 번의 손짓으로 신은 우리의 모든 꿈을 부수고 우리의 계획들을 산산조각 낼 수가 있다. 다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 우리에게 있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일뿐이다. - '소흐니와 마히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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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촌에서 - 골목길에서 만난 삶, 사람
김유경 지음, 하지권 사진 / 민음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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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 500년 역사에서 수도 한양이 차지하는 의미는 실로 그 의미가 엄청크다. 영국이나 일본,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입헌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다면 아마도 이 책에서 언급된 것 외에도 실로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많은 살아있는 역사를 보고 듣고 느끼는 기회가 더 많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보단 글이 더 많이 수록이 되어있고 건축적인 면에선 문외한이기에 읽어가는 도중에 글을 곁들일 사진 해설이 더 피부에  와 닿았다. 요즘도 부촌이라고 일컬어지는 성북동을 위시해서 세검정, 남산, 덕수궁, 삼청동, 피맛골, 광화문, 보신각 종, 숭례문, 동대문, 궁궐의 여인네들, 성돌이, 영산제, 국사당등,,, 이렇게 북촌에 명소가 많은 줄은 몰랐던 것이 글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진 골목골목마다의 나무대문이라든지, "이리 오너라!" 하고 문고리를 잡고 흔들면 언제라도 버선발로 손님을 맞이 할 것 같은 한옥의 모습이 정겹게 그려진다. 어린 시절, 숨바꼭질 했던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지금은 그나마 도시 계획이라고 해서 일부를 소방차가 다니게끔 도로가 매끈한 허리처럼 펼쳐진 모습을 표현한 것을 보고 , 굳이 옛 것을 고집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것은 아니지만,  로마의 수 천년 된 아피아 가도나 지금도 살고 있는 후대 자손들이 이용하고 있는 거리의 도로처럼 우리의 옛 골목길도 다른 방안을 연구해서 길이 남을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존되었음 하는 바램이 든다.  한,중.일의 정원 구조 자체가 그 나라가 갖는 특성에 맞게 모두 다르단 것을 얼핏 본 적이 있는데, 일본의 조밀조밀하고 치밀한 , 깍아지른 둣한 일률적인 조경이 (예로 분재를 보면 알 수 있다.) 대표적이라면, 중국은 광대한 대륙답게 큰 스케일이 있는 반면, 우리의 정원은 일본처럼 오밀하지도, 크지도 않지만 자연에서 물 흐르듯 친화적인 자연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보여주는 조경이 가히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고 한것을 읽은 적이 있다.  흥선 대원군의 별장 석파정의 한 정자만 봐도 그것을 보는 순간, 자연과 같이 묻어나오는 고요적적함 속에 우뚝 솟은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세검정이 옛 학창시절에 소풍으로 가는 단골 장소였다는 점도 더욱 친근감이 들게 한다. 우리의 예쁜 말인 "성돌이"는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하루가 모자랄 지경인 서울 근방의 성벽 여행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책을 덮고 가벼운 산책을 겸해서 사색의 나락으로 빠지고픈 유혹을 느끼게 한다. 또한 지금의 인사동이 많은 도시 발전으로 거리의 도로가 옛 맛을  느낄 수 없는 추억으로 묻혔지만, 피맛골 사람들의 자긍심으로 버틴 가게의 이야기, 이것도 철거 장소로 서서히 그 모습이 사진으로 남을 것이란 생각엔 서민의 심장부 한 곳을 도려낸 듯한 아픔을 느낀다. 모든 예술인들이 모여서 술 한잔 들면서 추억과 노랬말과, 인생의 노래가 깃든 그곳이 멀지않아서 후손들에게 18세기~20세기 초의 도성 안.밖의 모습을 사진으로 밖에 접하지 못하는 우리네 심정과 같겠지 하는 생각이 든 것은 현재도 진행중인 개발의 암면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세종문화회관의 건축부터 현재의 길상사로 바뀐 요정의 사연, 삼청각의 뒷 얘기, 보신각을 지키는 사람들의 마음 하나하나가 현대화 속에서도 유유히 흐르는 우리네 맥을 그나마 지탱해 주는 장소가 아닐까 쉽다. 근대에 들어와서 벌어지는 열강들의 야심 속에서 그나마 교육의 필요성을 알고 학교를 세운 대궐의 여인들의 얘기며, 궁중 복식을 연구한다는 말에 기꺼이 왕비의 복식을 내준 이야기는 처음엔 흐뭇한 마음이 들었지만, 왕족이 무너졌다 해서 그 안에 살던 사람들의 존재조차도 신경쓰지 않고 무심히 바라만 봤던 국민의 자세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나 한다. 불교, 유교, 유학의 삼박자가 맞아 들어가면서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됬듯이 생활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민속신앙의 모습과 조계종의 선 구도 자세와 다른 몸으로 표현한 영산제의 모습도 시간이 나면 꼭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 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건, 잠시 머문 외국인이건, 한국의 가장 잊을 수 없는 특색 중 하나가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도심 속에 언제라도 찾아가서 볼 수 있는 궁궐과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한 건물이 조화롭게 유지해 간 모습이란 말을 많이 들었다. 북촌의 이렇게 볼 것, 느낄 것이 많은 곳에서 론리 플랫 책자처럼 한국의 참 모습을 보고자 하는 외국인에게 하나의 여행 지침서가 되도 손색이 없단 생각이 들었다. 반기문 유엔 총장이 머물 집에 한국에서 공수해 간 자재로 한국의 모습을 담을 저택을 마련한단 소식을 듣고 뿌듯했던건, 일본인 조차도 우리의 자기 문화의 우수성을 위해 보존하려는 노력이 있었듯이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란 말처럼 소소한 우리네 일상 생활도 소중히 알고 지켜 나가는 자세도 필요한단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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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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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으로서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자로서 깊은 통찰력과 세심한 묘사 필치가 돗보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흡사 우리의 이민 1세대와 1.5세대, 그리고 2,3세대로 이어지는 한인 가족들이 겪을 듯도 싶은 일상의 나락 표현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였다. 많은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 인도인과 우리네의 의식이 다른 면도 보인다. 크게 1,2부로 나뉜 글 구성이지만 끝에는 결국 캘커타, 영국, 로마, 미국의 메사츠세츠주를 돌고 돌아 여행을 하고 온 느낌이 든다. 작가 자신이 피부의 특출한 점이 눈에띈 가운데 보이지 않는 미국의 사회에 정서를 뿌리내리고 성공하기 까지 많은 경험을 했을 느낌이 곳곳에 느낌으로 다가온다. 부인과 사별한 아버지의 거취를 두고 동양적인 시각에서 모시고 살아야한단 의식과 같이 부대끼고 살아야할 앞날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 고민하는 루마의 심정이 아버지의 동거 거절을 계기로 한편에선 안도의 숨을 내쉬지만 아버지가 생각하는 자식과의 동거는 어떤 면에선 이해가 된다는점도 눈에 뛴다. 결혼하고 가정이 생기면서 하나, 둘 짐이 늘어가는 생활을 하다 한쪽의 반려자와의 이별을 통해서 비로서 집안의 무거운 짐을 덜어가는 와중에 다시 딸과의 합치는 생활은 자신의 뒤늦게 남은 노년의 생활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자유의 의지로 해석이 될 듯 하다. 여행 중 만난 새로운 여인을 두고 느낀 부녀지간의 감정엔 딸의 입장에선 서운함도 있을 법 하지만, 그래도 묵묵히 구겨진 엽서을 다시 펴고 우표를 붙여 부치는 딸의 행동에선 아버지의 노년의 사랑을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 소설책에선 흔히 말하는 특출한 기술이나 학업성적을 가지고 벵골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도인이 미국에 와서 정착하고 자녀들도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학업성적으로 모두 좋은 직업을 가진 이민의 자녀로 등장한다. 우리네 부모들이 고생해서 타국에서 힘들여 공부시킨 결과를 보는 듯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 가운데에는 인도의 보수적인 결혼관이 보여지는데, 얼굴도 모른채 결혼한 부모세대의 이야기나 그 대물림 속에서 자식들까지도 그대로 이어지는 결혼 풍속도는 상황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우리네 결혼 풍속과도 일맥 상통한 점도 보인다. 미국식으로 자란 자녀가 인도인이 아닌 미국에 동화되서 음식, 결혼까지도 미국인과 하는 것을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이나, 그것에 대해서 생각이 다른 자식들의 가치관도 세심히  나타내 보여준다. 그저 좋은 사람에 머물기는 한 순간일수도 있고, 영원히 자식의 기억속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엄마와 아기의 유대감은 읽는 동안 내내 "품안의 자식"이란 우리네 말이 떠오른다. 감히 동생이 알콜중독자라고 밝히지 못했던 그녀로서는 영국인 남편의 영국식 태도가 서운하면서도 이제는 남편조차도 자신을 믿지 않게 될 거란 예감을 느낀 장면은 동양적인 끈끈한 가족 유대감의 괴리에서 올 수 있는 안타까움으로 번진다. 지옥과 천국은 말 그대로 한 여아가 타국에서 만난 같은 민족의 사람을 만남으로서 쉽게 삼촌으로 맺어지고 눈에서 몸으로 느끼는 엄마의삼촌에 대한 행동이 ,삼촌에 대한 보이지 않는 사랑에 대해서 써내겨가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엄마의 비밀스런 고백을 들었단 글에선 엄마 나름대로의 인생 저 편 어딘가에 놓고 오기 힘들었던 , 한 때나마 자신만의 사랑을 놓기 쉽지 않았음을 말한 장면은  그야말로 자신의 존재가 오늘날 있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그야말로 지옥과 천국을 연상케한 작품이다. 2부에서의 각기 다른 소녀, 소년이 미국에서 부모들의 사정에 의해서 만나고 헤어지고 엄마를 보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동안 성인이 되서 다시 해후하지만, 한 때의 열정적인 사랑을 뒤로 하고 청혼을 하지도, 받지도 못한채 자신들의 어떤 이기적인 사랑으로 인해 헤어지는 안타까움을 서술하고 있다. 훗날, 자신이 사랑하던 그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 사실을 받아들이고, 애도하는 가운데 자신의 몸 안에선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어 가고 있단 사실로 끝을 맺는다. 물론 여기엔 그 사람의 아이가 아니란 확신에 찬 말로 끝을 맺지만 ... 작가가 말한 가족. 연인. 형제의 사이에서 오는 각종 갈등들이 여기 저기 여느 이민 세대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예로 글을 골라낸 솜씨가 참으로 부드럽단 생각이 많이 든 작품이다. 보이지 않는 인종의 벽 앞에서 플리쳐상을 수상한 이력답게 우리 이민세대에게도 이런 좋은 소식을 받을 수 있단 희망이 엿보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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