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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루이스 레안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읽어본 이루지못한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접했다.
스페인의 작가가 쓴 글은 이전에도 몇 번 읽어 본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가슴이 시린 감정을 느끼면서 읽은 적도 드문 것 같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선 둘 만의 정서 공감도 중요하지만, 그 외적인 상황이 차지하고 있는 요소도 무시 할 수 없다는 씁씁함을 느끼게했다. 그저 사진과 영상으로만 접한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해서 만남과 헤어짐을 화려하진 않지만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서 문득 사하라를 직접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여주인공인 부유한 집안의 소녀인 몬세와 가난한 청년인 산티아고의 이룰 수 없는 청춘시절의 아픈 사랑이야기가 , 의사로서 성공은 했지만, 딸을 죽음이라는 세계로 보내고 , 남편마저도 외도를 함으로서 삶의 희망을 잃고 살아가던 그녀에게 어느날 병원에서 우연히 발견한 환자의 소지품에서 나온 사진만 가지고 풋풋했던 그 시절의 연인을 찾아 나서는 사랑이야기가 영화처럼 펼쳐진다.
서로의 어긋남으로 인해서 그리워 하면서도 죽었다고 믿고 살아온 산티아고가 살아있다는 말에 무작정 사하라로 향하는 여주인공의 심정이 이입이 되면서 위험에 처했을땐 절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시대가 만든 비극앞에서 이룰 수 없었던 두 남녀의 만남은 ,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못 알아보고 마지막 순간에도 독자들에겐 암시를 해 주지만, 정작 몬세나 산티아고에겐 찰나의 순간을 비켜갈 뿐이다.
책을 덮고나서 가슴의 한 켠에서 찌릇한 감정의 숨결이 느껴짐을 느껴본다. 철이 없어서 한 마디 순간에 전장에 지원하고 그것이 그렇게 둘 사이를 벌어지게 할 줄은 아마도 몰랐을 것이다. 작가의 담담한 필체는 그래서 가슴을 울리게 하는 것 같다. 읽고 싶었으나 기회가 없던 차에 바람이 솔솔부는 어느 저녁에 시작해서 날이 새는 줄 모르고 읽었던 간만에 접한 순수한 사랑이야기 겸 시대의 불운했던 두 남녀의 안타까운 운명소설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