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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곰탕>의 책 구성은 총 두 권인데 그중 한 권만 가지고 있다. 어설프게 먼저 시작했다가 너무 재밌어서 뒷이야기가 궁금한데 정작 책이 없을 때의 그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겼지만, 화려한 수식어로 인해 너무 궁금했다. 결국 시작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역시나 첫 번째 책이 끝나고 짜증이 났다. 아 궁금해! 뭔가 시작하려는데 더 읽을 수가 없다. 이제야 뭔가 알아냈는데, 2권이 집에 없다. 이런. 바로 사서 읽어야겠다.
문장이 주는 박진감을 느낄 수 있었고, 몰입감은 말하나 마나다. 각각의 등장인물의 심리묘사, 이야기, 대화들이 너무 신선하고 파격적이다. 시작부터 매우 독특하다. 왜 하필 곰탕이었을까?를 생각하고, 하도 곰탕 곰탕 하다 보니 곰탕이 먹어보고 싶어졌다. 언제 마지막으로 먹어봤더라... 곰탕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잔잔한 그리고 진한 감동도 왔다.
여기저기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건 다 이유가 있을 텐데, 초반부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하나 둘 맞아지면서 소름이 쫘악 끼친다. 2권에선 흩어진 정보들이 모아질 텐데, 너무 궁금하다.
오랜만에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구성이나 전개 방식도 새로웠고,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이 상황 속에서 구수한 맛을 느끼게 하는 소설인 것 같다. 어차피 현실도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되지 않는가. 읽는 내내 만약 <곰탕>을 영화로 만든다면 어느 배우들을 캐스팅하면 좋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김영탁 작가가 유명한 영화감독이시기에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우선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 씨를 캐스팅해야지. 이러면서 머릿속에선 이미 영화 촬영이 시작되었고, 책을 읽는 내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단숨에 읽어버렸다.
<곰탕>은 스포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반전에 반전이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영화감독 겸 작가인 김영탁 씨의 <곰탕>을 이준익 감독이나 만화가 강풀처럼 꼭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꼭 스포일러를 조심해야 한다.
말은 적은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경우가 많다. 말이 적은 사람이 말귀를 잘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말을 적게 해보면 안다. 입을 좀 닫고 얼굴에 달린 다른 것들을 활용해보면 훨씬 더 많은 게 보이고, 많은 걸 알게 된다. 말로만 말하고 말로 오해를 만들고 말로 싸움을 걸고 말로 인생을 망치는, 문제는 언제나 말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pg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