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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같은 외출 ㅣ 미래의 고전 59
양인자 지음 / 푸른책들 / 2018년 2월
평점 :
우리는 정말 아픈 만큼 성숙해질 수 있을까? 자꾸 아픔이 다가와 넘어지고 깨지더라도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계속 아픔이 쌓이면 그땐 어떻게 치유를 할 수 있을까? 양인자의 <가출 같은 외출>을 읽으며 청소년기를 지나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마냥 행복하기만 한 가정이 어디 있겠냐만 가정을 지키지 않고 아이들에게 아픔을 주는 어른들, 참 나쁘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부터 들었다. 두 집 살림을 하면서 생활비 주는 것으로 의무를 다한 것처럼 행세하는 아빠, 바람난 남편이 창피하다며 집 안에만 틀어박힌 엄마, 이런 상황을, 가족을 어린 자녀들이 그저 이해해야만 한다면 상상만 해도 너무 끔찍할 것 같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겨야만 할 것 같은 상황을 만드는 부모들, 가족을 지키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는 어른들에 대해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란 생각을 하니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사고이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가족 구성원 중 누구 하나가 사고가 난다면 그 가족은 이미 예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만약 부모 중 한 분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남은 식구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힘들어할 것이고 그리움이 사무칠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외로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편견으로 인해 더욱더 상처받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정말 엄마가 자식을 버리고 나가버릴 수 있을까 란 생각을 하다가도 실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의심을 갖지 않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부모 자격증을 가지고 이는 부모가 아이들을 낳고 양육해야 하는 것일까? 아이들도 하나의 인격체이므로 어리다고 막말을 하는 어른, 선생님이 돼서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날 좀 내버려 둬!"란 말을 절로 하게 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어른의 입장에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결과만 보지 말고 과정에 더 중요도를 놓을 수 있는 용기, 다른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길 바라본다.
솔직하게 말한 내 자신이 한심했다. 엄마에 대한 원망과 함께 날 위해 주는 척하는 선생님도 미웠다.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다. pg104
그동안 내가 불쌍해서 같이 놀았나? 그런 거였나? 엄마가 나가고 생긴 상처가 몇 번이나 반복해서 덧났는데... 바로 같은 자리에 더 깊은 상처가 생긴다. 가슴이 후벼 파이는 것 같았다. pg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