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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지금보다 10배 빨리 책을 읽는다 - 속독 챔피언이 알려주는 1일 10분 속독법
쓰노다 가즈마사 지음, 이해수 옮김 / 좋은날들 / 2019년 5월
평점 :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척 공감할 수 있을 것이 있다면 책탑을 쌓아놓고 쌓인 책을 마냥 바라만 봐도 흡족해하는 그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도 내가 데리고 온 책을 쌓아올리고 애지중지하며 사진도 찍고, 여러 이웃의 책탑을 보며 함께 좋아한다. 그러다 책탑을 바라보고 언릉 하나 둘 읽어보고 싶은데 제한된 시간 속에서 읽고 싶은 책들의 리스트가 늘어나는 속도를 실제 읽는 속도가 따라와주지 않는다. 실제 필자도 읽고 싶은 책 목록은 거의 1,000권에 다다르고, 문제는 계속 신간이 나오고 몰랐던 작가들의 책을 읽고 팬이 되면, 읽고 싶은 책 목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책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 어떻게 좋은 책을 잘 고를까, 와 어떻게 빨리 책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을까? 란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속독은 항상 로망처럼 여겼고, 마침 속독에 관련한 신간이 #좋은날들 출판사 나왔다고 해서, 살펴보게 되었다.
우선 이 책은 속독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의부터 내려준다. 책을 '읽다'와 '속독'은 어떻게 다를까?라는 질문에,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해보았다. 막연히 난 읽다=속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읽다의 뜻은 무엇일까?
저자는 세분화해서 시선을 이동한다 -> 글자를 본다 -> 내용을 인식한다로 정의한다.
그렇다면 속독은?
그냥 동일한 행위에 빠르게 가 붙는 것이 속독이라는 점이다. 여기까지만 읽고 살짝 실망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뭐야...
근데 의미심장한 한 문구로 인해, 이 책을 꼼꼼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자를 '읽으며 이해'하는 게 아니라 '보며 이해'하는 것이다. pg 19 라는 점이다.
책을 읽으며 난 어떻게 이해를 하는 건인지, 나의 독서 방법? 행태를 회상하기도 했다. 나는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고 있었던가? 몇 권을 읽는 숫자 말고, 실제 어떤 방식으로 읽나, 나의 독서 행위 방법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러며 평소 '읽을' 때의 시선 이동이 저자가 말하듯 단어 하나하나 꾹꾹 눌러 읽는 나를 발견했고, 행여 엄청 빨리 읽는 SF 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을 슝슝 건너뛸 때도 있다는 점, 즉 시선을 쓰윽 아래로 내려서 대충? 읽을 때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 너무 이야기 중심으로, 진행 상황이 너무 궁금해서, 슝슝 휘리릭 보며 넘길 때 적잖은 죄책감 같은 것이 있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속독은 "글자 인식 범위를 넓혀 빠르게 읽는 것(속독)을 목표로 해야 한다." pg 25 그리고 "빠른 읽기 속도를 감당해내는 인식력을 높여야 한다." pg 141. 그러면서 어떻게 그 트레이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단원을 통해 설명이 되어 있다. 한가지 독특했던 건, 저자의 경험으로는 전자책은 속독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사실 난 전자책과 종이책 둘 다 즐겨 읽는데,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읽을 때 더 기억이 오래 남는다고 생각해서 종이책을 선택하지만, 실제 책 읽기 속도로만 따지면 전자책이 적어도 1.2배속은 되는 것 같다. 전자책이 책장 넘기기도 편하고 (클릭 클릭), 그냥 더 술술 읽힌다. 그래서 괜히 책을 덮고 난 후, 내가 저자의 의중을 잘 파악했는지, 내가 이 책을 통해 배운 점을 충분히 만끽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또 재밌는 건, 뭐 이런 것까지 설명을 해주나.. 할 정도로 디테일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책장을 "빨리" 넘기는 방법 같은 것이었다. 그냥 빵 터졌던 것 같다. 그러며 의식적으로 난 어떻게 책장을 넘기던가? 어떤 자세로 독서를 하던가... 이 모든 것이 독서를 하는 시간에 모두 포함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 (책 읽기 전에 마셔야 하는 커피 내리는 시간, 이런 것도 다 포함을 시켜야하낭? ㅋㅋㅋㅋ 책 읽는 중간중간 커피 마시고 핸폰 만지작거리고, 그 시간만 사실 줄여도... ㅋㅋ) 이렇게 말하면 속독의 정의를 잘못 파악한 것이다. 속독은 단순히 어떻게 빨리 책을 읽는지에 대한 노하우일 뿐, 독서를 하는 행위의 시간을 초재기 시계로 재는 것이 아니다. 이상하게 이 책을 읽으며 그저 다양한 엉뚱한 생각이 자꾸 들었던 것 같다.
독서를 하며 속도에 대해 의문이 드는 독자라든지, 속독을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분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필자 역시 한번 연습을 해보겠으나, 그 인식력이 부족하기에 빨리 속독을 마스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크지는 않다. 시야 넓히는 연습 등을 통해 좀 더 효율적인 시간을 들여 독서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