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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유럽여행 ㅣ 교과서 여행 시리즈
홍수연.홍연주 지음 / 길벗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이공계 엄마라 그런가, 인문학에 관한 지식과 지혜가 현저히 떨어진다. 역사, 지리, 사회, 음악, 미술, 정말 잘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아이도 무미건조하게 성장하는 것 같아 (나처럼) 마음이 걸린다. 여행, 해야지! 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알아보다, 그냥 알아만 보다 만다. 게으른 것이 첫째고, 아는 게 있어야 어딜 가든지 하지는 두 번째 핑계일 것이다.
결혼 10주년에 꼭 하와이 여행을 가자던 신랑과의 약속이, 철저히 게으름 (숙박, 비행기표, 여행 일정 짜기 귀찮음)으로 무산되었다. 여전히 못 가고 있는 건 비단 신랑도 나와 비슷하리라.
미국에서 10년 이상 살았다. 하지만 실제 미국 내에서도 가본 곳이 별로 없다. 심지어 가봤어도 명칭을 거의 다 잊어버렸다. 살았던 동네 조금, 중고등학교, 대학교가 전부이고, 중고등학교는 더욱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다는걸, 나중에 다시 방문하고 알게 되었다.
그래,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자! 책에서만이 아니라 여행을 가자! 하며 자극제로 이 책을 데리고 왔다.
우선, 이 책 정말 마음에 든다. 나같이 완전히 무지한 사람에게는 더욱더. 아이도 나도 이 책을 읽으며 바깥세상에 대해 동경하고 꿈을 꾸게 한다.
해외 마케팅 근무를 잠시 하며 본의 아니게 유럽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한번 출발하면 여러 나라를 돌고 와야 했는데, 일정을 짜며 민망했던 기억이 났다. 나라 이름은 다행히 아는데 수도를 모른다는. ㅋ 실제 방문하고도 유명한 유적지, 배경 지식을 전혀 몰라, 내가 뭘 보고 있는지도 몰랐었다. 나중에 다녀오고 그곳이 그렇게 유명한 곳이었어?라고 깨달았으니 말 다 했지 뭐. ㅋ
우리 아이와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해 경의감을 함께 느끼고 싶다.
이 책은 교과서와 밀접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 좋았다. 이렇게 소중하고 알찬 정보가 가득인데, 이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엄청 고생을 했었을 것 같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시야와 꿈을 넓혀주는 비옥한 텃밭이 되긴 진심으로 바라는 홍연주 작가의 마음이 너무 나와 흡사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실천하는 자와 실천하지 않고 말만 하는 자라는 점이지만. 반성해야지. 하는 마음에 아이와 포스트잇 부쳐가며 함께 가고 싶은 곳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참으로 소중했다.
유럽 출장으로 영국, 스페인,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이탈리아에 다녀왔는데, 교과서 사진으로만 봤던 건물들을 실제로 보며 그 사이즈에 압도당해 입을 다물 수 없었던 기억이 소록소록 났다. 역사적 배경 지식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웠던 기억도.
이 책엔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여행 소개가 되어있다. 아~ 다 가보고 싶다.
가족여행을 꿈꾸며 열심히 저축을 해야겠다 싶기도 하다. 미리 펀딩을 만들어 야무진 꿈을 빠른 시일 내에 실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