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자주 생각하는 질문을, 이 책을 통해 또다시 읽게 된다. 독서활동을 통해, 더 이상 "한순간도 행복하지 않아"라는 모드에서 많이 개선이 된 것 같지만, 여전히 순간순간 우울감이 주는 상실감과 좌절감, 그리고 끝없이 하락하는 자존감에서 이겨내고자, 멘탈 갑이 되고자 또 하루를 지탱할 때가 있다. 이젠, 행복할 때가 더 많아진 요즘이지만, 여전히, '너 뭐하는 거야? 뭐하고 있냐고?'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면 잠을 못 자고 답도 없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밤을 지세울 때가 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소명이 무엇인가? 난 뭘 하고 있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지? 왜 난 다시 일어서지 않았지? 안주하고 있나? 열심히 안 사나?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 왜 이러고 있는거냐고!?1?' 이런 생각을 종종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서두부터 나와 비슷한 사고를 가진, 대책 없어보이는 마리안을 보며 그녀의 삶이 더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자기계발서, 나도 한창때 많이 읽었지.. 하며 공감대 형성부터 된다. 마리안은 자기계발서를 계기로 자신의 삶을 바꿔놓으려 한다. 그게 과연 좋은 방향이었을지?는 등장하는 자기계발서대로 직접 살아보는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판단을 하라는 듯 숙제처럼 주어진다. 책에 등장하는 자기계발서를 살펴보니, 어머나, 나도 읽어본 서적이 3권이나 등장했다. 수전 제퍼스, <도전하라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 론다 번의 <시크릿>, 그리고 스티븐 커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시 습관>을 이미 읽어봐서,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나서 반가웠다. 사실 위의 책들의 내용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결국 메시지는 비슷하다. 마리안의 여동생 실라의 말처럼, 결국 다 똑같은 얘기를 한달락으로 요약할 수 있는걸, 200페이지씩이나 들여서 왜 쓰는지 모르겠다란 말도 참 일리가 있다. 내가 자기계발서를 그만 읽게 된 계기는, 시누이의 말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시누이는 남들 자기계발서를 절대 읽지 않는단다. 그 이유는 결국 자기 잘난 얘기를 쓰고 자기 자랑하고, 저자처럼 열심히 살면 독자 너도 나처럼 될 수 있다(있겠냐?)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그런 책을 굳이 돈 들여서, 시간 내서 보기 싫다고. 관점의 차이지만, 신선하게 다가왔다.
<딱 1년만, 나만 생각할게요>는 자기개발서를 바탕으로 '오로지 행복해지겠다는 일념으로 도전한 내면 탐구 프로젝트'이다. 그냥 시작되는 다짐부터 웃기다. 행복해지겠다는 일념이라... 이 책을 읽으며 번역가의 센스 때문인지, 말투가, 발상이 너무 웃겼다. 상황도 웃기고, 엉뚱 발랄한 그녀의 모습이 웃길 때가 많아서, 읽는 내내 아이고야~하며 읽은 부분이 있다. 자기계발서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나 역시 읽으면서 저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곤 했던 것 같다. 종교가 그래서 나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것도 그 이유일지도.
<시크릿 The Secret>에 따르면, 역사상 최고의 지성들 - 플라톤, 다 빈치, 아인슈타인 등등, 근데 그들 사이에 전해진 '위대한 비밀'이 존재하는데 그건 그럴 수 있다고 믿기만 하면 삶에서 원하는 게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란다. 이런 비슷한 내용의 국내 자기계발서도 많다. 원하는 꿈을 매일 노트에 적어라, 그러면 정말 이루어진다 같은...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대체 우리는 왜 그렇게 인생을 복잡하게 살았담? 그럴 수 있다고 믿기만 하면 삶에서 원하는 게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충분히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면 다 내거란다. 일도, 공부도, 진짜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 그냥 바라기만 하면 된다. pg92" 이 대목에서 어찌 빵 터지지 않을 수 있으랴. 저자의 말처럼 '노력'이란 개념을 살짝 뭉개고 넘어가는 건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긍정의 힘이란 것은 믿기도 한다. 밑져야 본전이다란 말처럼, 짐 캐리처럼 나도 원하는 액수의 가짜 수표를 써서 넣어 다녀야 하나보다. 금액은.... 흠.... 1000억? 하하
<딱 1년만, 나만 생각할게요>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서적들에 대한 저자의 서평을 읽는 기분이고 책을 통해 의도적으로 인생을 변화시키려는 액션을 취하는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한 번? 이라는 생각에 몸이 근질근질해진다. 이유야 어쨌든 간에 내 마음이 평온해지면 되니까. 재밌다. 저자 매력 있다. 색다른 또 하나의 에세이를 만났다.
<시크릿>에서는 무슨 내용이든 부정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자꾸 불평하다 보면 끌어당김의 법칙 때문에 불평할 거리가 늘어나므로 불평하지 말라는 논리다.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꿔야 한다. 행운을 끌어당기는 진동수를 만들려면 누구든 사랑스럽게 봐야 하고 무엇이든 가마하게 여겨야 한다. 지금 가진 게 없다고 계속 징징대면 '모자라다'라는 신호를 내뿜게 되고 앞으로도 모자란 감정만 느끼게 된다. pg 104
완벽한 나는 걱정하지도 망설이지도 않을 거야. 일을 뚝딱 해치우겠지. 제일 잘나가는 신문이랑 잡지에 기사를 쓰고 어마어마한 돈을 벌 거야. 지금이 11월이니까 오는 1월부터 시작하면 되겠다. 새로운 해, 새로운 내가 탄생하는 거야. pg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