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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음 Touch
양세은(Zipcy)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예쁜 책이 왔다. 소장 가치 뿜뿜! arte 출판사에서 정말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고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많은 책들을 아직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책은 정말 새로운 장르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라폴리오 화재의 연재작이라는데, 이 책을 만나기 전에, 그라폴리오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다.
책을 받고 그림도 이쁘지만, 글도 참 이쁘다... 란 생각을 했는데, 모든 한국어 아래 영어로도 번역이 되어 있는데, 영어 문구의 수준이 상당하다. 매우 흡족한 번역이었다. 번역을 했는지, 처음부터 작가가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무너무 좋았다. 이 책은 글로벌하게 전진을 하려나 보다... 란 생각을 했다. 미국에 있는 친구한테 왜 이렇게 유독 BTS 가 유명한 것 같냐고, 노래가 왜 그렇게 특별하냐고 물었더니, 한국어가 영어로 번역이 되면서 유치함과 어색함이 없어서, 문화적으로 블렌딩이 잘 되어서 공감대까지 잘 형성되어 그런 것 같다는 답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을 보며 BTS를 떠올렸다. 앗, 그러고 보니 남자 주인공이.... 누굴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ㅋㅋ 남자 입장에서의 글과 여자 입장에서의 글이 나란히 있어, 두 사람 마음을 독자가 확인할 수 있어, 이 또한 마음이 따뜻해지고 흐뭇해진다.
우선, 그라폴리오 Grafolio가 뭔가 하고 보니,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창작자들의 놀이터란다.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건 다운로드도 할 수 있다. 창작자 후원에 콜라보레이션까지, 일러스트, 사진, 음악 등 전 세계 창작자들의 멋진 작품을 만나는 인프라이다. 아, 이곳에서 몇 시간 동안 놀아도 질리지 않겠구나란 생각부터 들었다. 아, 창작자, 능력자들이 많이 들어와서 배우고 공유하고 노는 공간이구나. 책도 내고 돈도 벌고? 좋다 좋다~ 창작 예술에 소질이 없으니, 난 눈팅만 계속할 듯~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제목부터 어쩜 이렇게 잘 지었을까. 이쁜 순수 우리말이다. (우리말인지 확인하러 사전에 들어가 봤는데, 닿음 이란 단어는 찾을 수 없었지만, 정황상 우리말 맞는 것 같음) 『닿음』 영어로는 "touch." 그림이 살짝 야하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보면 볼수록 오히려 커플이 사랑스럽고 위로해주고 의지하고 남녀 간의 사랑이 충만함을, 그 자체를 표현해주어, 이뻐 보였다.
그림마다 양세은 작가의 펜명인 'zipcy'이 거의 모든 그림에 들어가 있는데, 유독 여자 주인공에 새겨졌는데, 꼭 여자가 자신의 몸에 문신을 한 것 같은 인상을 주어, 은근 섹시해 보이기도 했다.
인간의 정서에 좋다는 스킨십이 그렇게 중요하다던데, 이 책을 보며, 우리 신랑에게도 우리 아이들에도 더 스담스담 부비부비 살과 살을 닿아주는 스킨십을 통해 사랑의 마음을 전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하는 나에게, 작품들이 어떻게 나오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은 너무 신기할 뿐이었다. 윤곽을 이렇게 잡고 대략 스케치에서 점점 제대로 된 스케치로 넘어가고, 거기에 색이 입혀지고 배경이 생기는 과정이, 책 안에 있는 주인공들에겐 신과도 같은 존재였으리라.
너무 예쁜 책이다. 결혼한 부부에게나 연인에게나, 싱글인 사람에게는 연애 감정을 듬뿍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책이다.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한 인생 살다가는 게 궁국적인 목표이자 꿈이고 싶게 하는 책이었다.

